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6. 19. 선고 2024구합68590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은 의약품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22. 1. 3.부터 참가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해외영업 업무를 담당하던 근로자이다.

나.

참가인은 인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2023. 9. 15. 아래 사유로 원고를 징계해고하였다.

다.

원고는 2023. 9. 15.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강원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1. 30.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징계양정도 적정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F). 원고가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5. 3. ‘제8징계사유를 제외한 나머지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나머지 징계사유만으로도 징계양정이 적정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1, 2호증, 을가 제2, 7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1)

이 법원이 인정하는 징계사유

갑 제1, 2, 40, 45∼47, 108, 159, 161호증, 을가 제3, 4, 7∼13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제1∼4, 6, 7, 9징계사유와 같은 원고의 비위행위를 인정할 수 있고, 이는 참가인 취업규칙 제62조 제10호에서 정한 ‘복무규정을 위반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모두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할 수 있다.

가)

제1징계사유(강제추행)

행정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에서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형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9. 9. 9. 선고 2019두31730 판결 등 참조).

원고는 ‘자신의 거주지에서 룸메이트로 들어온 피해 여성(19세)을 추행하기로 마음먹고 2022. 9. 16. 피해 여성이 덮고 있는 이불 속으로 손을 넣어 피해 여성의 손을 만져 강제추행 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되어, 형사재판 제1심에서 강제추행죄를 인정하여 원고를 벌금 500만원의 형에 처하는 판결이 선고되었으며(춘천지방법원 2023. 8. 22. 선고 2023고정67 판결), 원고의 항소와 상고가 모두 기각되어 2024. 7. 23. 제1심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춘천지방법원 2024. 5. 3. 선고 2023노801 판결, 대법원 2024. 7. 23.자 2024도7915 결정). 형사재판의 결과 및 피해 여성의 진술에 의하면 원고의 강제추행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는 ‘품위를 지키고 회사의 명예와 신용을 손상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참가인 취업규칙 제11조 제1항 제3호를 위반한 것이다.

나)

제2징계사유(각종 송사, 근태불량으로 인한 업무 소홀)

원고는 2023. 6. 25.부터 2023. 8. 5.까지 총 11건의 소송을 진행하면서 상당한 시간을 참가인의 업무와 무관한 소송수행에 할애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는 2022년 총 16회 지각을 하였고, 2022. 10. 31.에는 증빙 없는 지각, 조퇴, 외출로 인하여 주의를 받아 개인연차가 차감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행위는 ‘맡은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여야 한다’는 참가인 취업규칙 제11조 제1항 제1호를 위반한 것이다.

다)

제3징계사유(회사 비품의 무단 사용·반출)

참가인은 2023. 8. 11. 원고에게 대기발령을 하였는데, 원고는 대기발령을 받자 아무런 사전 승인 없이 자신이 사용하던 참가인 소유 노트북을 그대로 집으로 가져갔다. 이러한 행위는 ‘회사의 시설, 기계, 기구, 기타 물품의 반입․반출은 사전에 회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참가인 취업규칙 제11조 제1항 제6호를 위반한 것이다.

라)

제4징계사유(실적 부재)

원고는 2022년 인사평가의 하향·수평·상향식 평가에서 모두 팀장급 직원들 중 최하위 점수를 부여받았고, 그중 업적평가의 ‘목표달성도’ 항목에서는 10점 만점에 1점을, ‘업무추진실적’ 항목에서는 3점을 부여받았다. 또한 원고에 대한 평가의견으로는 ‘목표 대비 달성률이 저조하다’, ‘영업업무와 관련하여 열심히 하는 것 같지만, 원활한 업무진행을 위해서는 사내 업무환경·프로세스 등 기초지식 습득이 필요하다’, ‘중간관리자급인데도 업무처리에 있어 팀원처럼 행동한다’는 등의 부정적 의견이 다수였다. 원고는 참가인이 2022년 인사평가를 위조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다. 결국 원고의 현저히 부족한 실적이나 업무수행능력은 ‘맡은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여야 한다’는 참가인 취업규칙 제11조 제1항 제1호를 위반한 것이다.

마)

제6징계사유(내부 문건 작성에 관한 반복적인 오류)

원고가 2022. 3. 16.부터 2023. 5. 19.까지 작성한 총 25건의 기안서·품의서에는 결재선 지정 오류, 사전 보고 없는 결재 상신, 첨부문서 누락 등의 잘못이 있었고, 그 중 일부 오류는 상사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반복되었다. 이러한 행위는 ‘맡은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여야 한다’는 참가인 취업규칙 제11조 제1항 제1호를 위반한 것이다.

바)

제7징계사유(해외출장 시 부당 아르바이트 비용 청구)

원고는 참가인으로부터 사전 승인을 얻지 않고 G을 임의로 ‘H’에서 도우미로 근무시킨 후 2022. 9. 19. 참가인에게 G에 대한 아르바이트 비용을 청구하였다. 이러한 행위는 ‘담당 직무상 권한 외의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참가인 취업규칙 제11조 제1항 제2호를 위반한 것이다.

사)

제9징계사유(동료 간의 불화조성, 진정·고소·고발 남발로 인한 업무방해)

원고는 2022. 10.경 연구실 이전 과정에서 E 이사로부터 부당하게 지시를 받았다는 이유로 2023. 4. 12. 및 2023. 6. 5. E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진정하였지만, 중부지 방고용노동청 강원지청은 법위반 사항이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진정을 종결하였다. 이후 원고는 E를 폭행, 강요, 업무방해, 모욕 등으로 고소하였으나, 춘천경찰서는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하였다. 원고는 자신의 상급자를 상대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반복적으로 진정을 제기하고, 수사기관에 고소까지 하였는데, 이러한 행위는 ‘직장의 풍기와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참가인 취업규칙 제11조 제1항 제6호를 위반한 것이다.

2)

이 법원이 인정하지 않는 징계사유

가)

제5징계사유(겸업금지 위반 및 정보유출)

갑 제16호증, 을가 제3호증에 의하면, 원고가 참가인에 재직하던 2023. 1. 11.부터 ‘D’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하였으나, 이와 관련한 2023년 부가가치세 신고·납부 세액은 없었던 사실이 인정되므로, 원고가 비록 참가인의 승인을 받지 않고 사업자등록을 하였으나 독자적인 영리활동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가 ‘허락 없이 다른 직업에 종사하거나 자기 명의의 영업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는 참가인 취업규칙 제11조 제1항 제9호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결국 제5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

나)

제8징계사유(내부규정 위반, 직무유기 및 업무방해)

중앙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재심판정에서 제8징계사유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고, 이 사건 소송에서 참가인도 이 부분 판단을 특별히 다투지 않고 이에 관한 추가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 법원이 기록을 살펴본 결과에 의하더라도 제8징계사유에 관한 구체적인 증거가 없으므로, 중앙노동위원회의 이 부분 판단은 정당하다.

나.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

1)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으나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도 당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그대로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않다.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안에서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4두35799 판결 참조).

2)

앞서 든 증거, 갑 제50호증, 을가 제14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제1∼4, 6, 7, 9징계사유에 따른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

가)

제3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는 해외영업 업무를 담당하는 경력직으로 입사하여 팀장 직급을 부여받았는데도 실적이나 업무수행능력이 현저히 부족하였고, 중간관리자로서 극히 낮은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도 원고는 자신의 업무수행능력을 보완하기 보다는 인사평가 결과를 부인하며 오히려 참가인 관계자들을 사문서위조 혐의로 고소하는 등의 태도로 일관하였다.

나)

제9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는 내부 절차 등을 통해 자신의 고충을 해결하려는 시도 없이 참가인 관계자에 대한 노동청 진정, 수사기관 고소를 반복적으로 제기하였고, 대부분 행정종결 또는 불송치 결정으로 마무리 되었다. 이처럼 반복적인 진정·고소로 인하여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신뢰관계는 이미 크게 훼손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다)

제1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가 여성 룸메이트를 구한다는 광고를 통해 피해 여성을 집으로 유인한 뒤 강제로 추행한 사안으로 비난가능성이 크고, 피해 여성을 모해위증 혐의로 고소하는 등 범행 후의 정황도 좋지 않다는 점에서 이는 중대한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해당한다.

라)

나머지 징계사유들 역시 그 비위의 정도가 결코 가볍지 않고, 원고의 행위가 참가인의 적정한 업무수행을 방해하거나 직장 내 질서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던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패소한 원고가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재판장) 오민관 방민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