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1. 23. 선고 2024구합68866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20. 3. 원고에 경력직으로 입사하여 2023. 6. 12.부터 평택시 소재 D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이하 ‘이 사건 공사현장’이라 한다)에서 시공부장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나.

이 사건 공사현장의 현장관리부장 E은 2023. 7.경 지게차 업체 대표 F에게 “참가인에게 밥을 사줘라.”라는 취지로 말하였고, 참가인은 F으로부터 30만 원(이하 ‘이 사건 금품’이라 한다)을 받았다(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 또는 ‘이 사건 비위행위’라 한다). 참가인은 2023. 8. 29. F에 30만 원을 입금하여 돌려주었다.

다.

2023. 9. 11. 인터넷 신문에 “공사에 참여시켜주겠다고 하여 F이 참가인에게 30만 원을 입금하였으나, 결국 공사에 참여할 수 없었다.”라는 취지의 기사(이하 ‘이 사건 기사’라 한다)가 게재되었다. 원고의 인사팀장 G은 다음 날인 2023. 9. 12. 이 사건 비위행위에 관하여 참가인과 면담하였다(이하 ‘이 사건 면담’이라 한다).

라.

원고는 2023. 10. 5.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였고, 같은 날 참가인에 대하여는 ‘금품수수(배임), 직무를 이용한 사리도모’를 이유로 2023. 10. 6.자 해고 처분(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을, E에 대하여는 견책 처분을 각 통지하였다.

마.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는데(H),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3. 29. 이 사건 해고는 징계사유가 존재하고 징계절차상 하자는 없으나 징계양정이 과하여 부당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

바.

이에 원고가 불복하여 재심을 신청하였으나(C),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4. 12. 위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5 내지 16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참가인의 금품수수 행위는 중대하고 심각한 비위행위인 점, 참가인이 F에게 돈을 돌려준 이유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F의 지게차를 사용할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인 점, 이 사건 해고는 인사규정 제57조에 따른 징계심의기준을 준수한 점, 이 사건 비위행위는 참가인 스스로 작성한 A윤리헌장 서약서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인 점, 참가인은 과거 다른 공사현장에서 시공부장을 맡던 중에도 향응을 제공받아 경고를 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의 징계양정은 적정하다.

나.

이 사건 해고의 징계양정에 관하여

1)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두10852 판결 등 참조). 그중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7두979 판결 등 참조).

2)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갑 제17 내지 2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 위법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원고 취업규칙 제12조 제8호는 ‘직원은 회사거래처로부터 사례, 증여, 향응을 받거나 금전거래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90조 제7호는 ‘직무를 이용하여 사리를 도모한 때’를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근로자의 어떤 비위행위가 징계사유로 되어 있는지 여부는 구체적인 자료들을 통하여 징계위원회 등에서 그것을 징계사유로 삼았는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고, 그 비위행위가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는 취업규칙상 징계사유를 정한 규정의 객관적인 의미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6두5604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공사현장의 시공부장이었던 원고가 그 현장에 지게차를 투입하고자 하였던 업체 대표 F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하는 행위는 직무를 이용하여 사리를 도모한 경우로서 위 각 취업규칙 조항에 의한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있다.

나)

다만, 참가인이 먼저 F에게 주도적으로 금품을 요구하여 수령하였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고, 오히려 E이 먼저 F에게 참가인에게 밥을 사주라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인정될 뿐이다. 참가인은 이 사건 금품을 수수하고 약 1달 여 뒤로서 이 사건 기사 등으로 언론에 보도되기 전인 2023. 8. 29. F에게 임의로 이 사건 금품과 같은 금액인 30만 원을 그대로 입금함으로써 돌려주었다. 이 사건 금품의 액수나 이를 돌려준 시점 및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이 과도한 이익을 얻었다고 볼 수 없는바, 이 사건 비위행위는 통상적인 금품수수보다는 그 비난가능성 내지 불법성이 다소 낮아 그 자체만으로는 해고 사유로 삼을 정도의 중한 비위행위라고 보기 어렵다.

다)

참가인은 F이 준 이 사건 금품에 이 사건 공사현장에 지게차를 투입할 수 있게 해주거나 적어도 다른 업체를 소개해달라는 뜻이 담겨있다는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을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참가인이 이 사건 면담 당시 G에게 한 발언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은 자신이 F의 지게차 투입을 결정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었음을 명확하게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청탁 여부 등 이 사건 비위행위에 이른 경위와 참가인이 F의 지게차 투입을 결정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는지 여부 등은 참가인에 대한 징계양정을 정함에 있어 고려할 결정적인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F이나 이 사건 기사를 작성한 기자를 조사하는 등 사실관계를 면밀히 파악하기 위한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다.

라)

참가인은 ‘고객과 협력사와의 관계에서 어떠한 형태의 금품이나 향응 및 편의를 제공하지도, 제공받지도 아니한다’는 원고의 A윤리헌장을 성실히 실천할 것을 서약하였음에도 지위를 이용하여 직무관련자로부터 금품을 수수하였으므로, 이러한 행위를 엄중하게 다룰 필요가 있음은 인정된다. 그러나 E의 경우 F에게 미리 언질을 줌으로써 금품수수의 빌미를 제공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후 F에게 착공식 쌀 지원 요청을 하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계속하였음에도, 원고는 E에 대하여는 가장 낮은 수준인 견책의 징계를 하였을 뿐이다. 상대적으로 비위행위가 중한 참가인에 대하여 더 무거운 징계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의 징계양정은 명백히 형평에 반하는 것이라고 판단된다.

마)

참가인이 2020년경 다른 공사현장에서 레미콘 협력업체로부터 향응을 제공받은 사실이 문제된 적이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원고는 당시 참가인에게 구두로 경고하는 것 외에 별도의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이는 금품ㆍ향응수수 행위가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지속하게 하는 것이 현저하게 부당하다고 인정될 정도의 비위에 해당한다는 원고 스스로의 주장에 배치될 뿐만 아니라, 위 비위사실을 징계양정에 있어 참고자료로 고려하더라도 원고로서는 취업규칙 및 인사규정상 징계의 종류 중 가장 중한 해고보다는 낮은 수위의 징계처분을 통해 참가인에게 이 사건 징계사유에 관한 책임을 물음으로써 조직질서나 근무기강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

소결론

이 사건 징계사유만으로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참가인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이와 같은 결론을 내린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어떠한 위법이 없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