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6. 13. 선고 2024구합69692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1999. 1. 1. 참가인에 입사하여 서귀포지사 C부 과장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참가인은 2023. 8. 23. 원고의 다음과 같은 행위들(이하 아래 표 기재 각 순번에 따라 ‘제○ 비위행위‘라 한다)이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전제 하에 참가인의 인사규정 제25조(성실의 의무), 제27조(품위유지의 의무), 제35조(근무기강의 확립), 임직원행동강령 제33조(성희롱 금지)를 위반한 행위로 인사규정 제63조 제2호에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를 들어 원고에 대해 파면처분(이하 ‘이 사건 파면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다.

원고는 이 사건 파면처분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E로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1. 12. 제1 내지 7 비위행위(이하 ‘이 사건 각 징계사유’라 한다)는 참가인의 정관 제26조(임․직원의 직무수행상 의무) 및 인사규정 제25조(성실의 의무), 제27조(품위유지의 의무), 제35조(근무기강의 확립), 임직원행동강령 제33조(성희롱 금지)를 위반한 것으로, 인사규정 제63조(징계의 사유) 제2호에서 정한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하고(제8 징계사유에 관하여는 명시적으로 판단을 하지 않았다), 징계절차에 하자가 없으며, 징계양정이 과중하지 않다는 이유로 이 사건 파면처분이 정당한 해고에 해당한다는 판정(이하 ‘초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라.

원고는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B로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4. 12.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2호증, 을나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제1 내지 5, 8 비위행위는 피해자의 주관적인 감정만을 기초로 한 것이거나 성희롱으로 인정할 수 없는 행위이므로 징계사유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고<각주1>, 제6, 7징계사유도 파면 사유에 해당할만큼 중대한 성희롱 행위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파면처분은 부당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이 사건 각 징계사유의 존부

1)

관계 규정 및 관련 법리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12조는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 내 성희롱을 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정하여 직장 내 성희롱을 금지하고 있고, 같은 법 제2조 제2호는 ‘직장 내 성희롱’을 “사업주ㆍ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근로조건 및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같은 법 시행규칙 제2조, [별표 1] 비고는 “성희롱 여부를 판단하는 때에는 피해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하되,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사람이 피해자의 입장이라면 문제가 되는 행동에 대하여 어떻게 판단하고 대응하였을 것인가를 함께 고려하여야 하며, 결과적으로 위협적ㆍ적대적인 고용환경을 형성하여 업무능률을 떨어뜨리게 되는지를 검토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인정될 경우 성희롱이 성립한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제1 내지 7 비위행위는 남녀고용평등법이 정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는바, 참가인의 정관 제26조(임․직원의 직무수행상 의무) 및 인사규정 제25조(성실의 의무), 제27조(품위유지의 의무), 제35조(근무기강의 확립), 임직원행동강령 제33조(성희롱 금지)를 위반한 것으로 이 사건 각 징계사유의 존재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피고와 참가인은 제8 비위행위가 징계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하여 실질적으로 다투고 있지 않으므로 이에 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1)

원고는 이 사건 각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언동을 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원고는 1999. 1. 1. 참가인에 입사하여 서귀포지사 C부 과장으로 근무하였고, 피해자는 같은 지사 C부 6급갑으로, 원고가 직장 내에서 우월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 또한 원고와 피해자는 5개월 가량 함께 근무했던 사이로 일반적인 직장 동료 관계를 넘어서는 특별한 친분을 쌓았다고 보기 어렵다.

2)

원고의 행위는 근무시간 또는 이와 인접한 시간에 피해자의 팔뚝을 만지거나 꼬집고, 옆구리, 가슴, 귀, 목 등 민감한 신체 부위에 접촉한 것으로, 대부분의 경우 피해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기습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약 5개월 간의 기간동안 수차례 행해졌다. 이와 같이 단기간에 계속되는 신체에 대한 접촉 내지 추행행위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느낄 것으로 보기에 충분하다.

3)

피해자는 원고의 행위에 대해 하지 말라고 말하거나, 팔꿈치로 원고의 손을 쳐내고 몸을 움츠리는 등 명시적․묵시적으로 이를 거부하는 표시를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는 참가인의 감사 과정에서도 원고의 행위에 대해 ‘성적 수치심과 굴욕감을 느꼈고, 성추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각주2>

4)

원고는 이에 대해 ‘제1 내지 5 징계사유 기재 행위는 일상적인 상황에서도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 있으므로 성적인 행위라고 볼 수 없고, 동성인 직장 동료 사이의 신체접촉은 장난으로 할 수도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타인의 의사에 반하여 반복적으로 신체의 민감한 부위에 접촉하는 행위를 자연스러운 행위 내지 장난에 불과하다고 평가하기 어렵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은 원고와 피해자의 연령, 직급, 친분 정도 및 원고 행위의 반복성과 심각성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는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신체적 접촉 수준을 초과한다고 판단된다.

다.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1)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한편 징계처분에서 징계사유로 삼지 아니한 비위행위라고 하더라도 징계종류 선택의 자료로서 피징계자의 평소의 소행과 근무성적, 당해 징계처분사유 전후에 저지른 비위행위 사실 등은 징계양정에 있어서의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파면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이 사건 각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는 성희롱 행위로서 참가인의 인사규정 제63조 제2호에서 정한 ‘직무상 내외를 불문하고 직원으로서 위신이나 체면을 손상하는 행위를 한 때’에 해당하고, 특히 그러한 행위가 자신보다 나이나 경력이 적은 후배를 상대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비난가능성이 적다고 할 수 없다.

나)

피해자는 원고의 행동으로 인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피해자는 원고에게 ‘앞으로 신체접촉을 하지 말아달라. 굉장히 기분이 나쁘다. 가볍게 말씀드리는 게 아니라 경고성으로 말씀드린다. 집에서도 생각나고, 기분 나쁘게 생각이 난다’는 취지로 말하고, 감사 과정에서도 성적 수치심과 굴욕감을 느꼈다고 진술하였다.

다)

참가인은 국민연금법령의 규정에 의한 사업을 수행함으로써 국민의 생활안정과 복지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서 참가인의 설립과 그 임․직원의 임면에 관한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는 국민연금법의 입법 취지와 참가인의 공적 책임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 소속 직원에게는 일반 기업에 비해 더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되고, 그러한 점이 징계양정에서 고려될 필요도 있다. 원고는 1999. 1. 1. 참가인에 입사하여 이 사건 각 징계사유의 행위가 있었던 2023년경에는 약 24년의 경력을 보유한 과장의 직급에 있었고, 자신보다 경력이 적고 나이가 어린 피해자를 상대로 근무시간 또는 이와 인접한 시간에 성적 행위를 하였다는 점에서 그 비위의 정도 역시 결코 가볍지 않다.

라)

참가인이 내부적으로 마련한 국민연금공단 인사규정 시행규칙 제75조, 제77조, 별표 10(이하 ‘징계기준’이라 한다)에 의하면, 비위의 유형이 성희롱에 해당하는 경우,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파면,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파면 내지 해임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원고의 비위행위(특히 제6, 7 비위행위)는 강제추행 또는 업무상위력에 의한 추행으로 인정될 정도로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행위 또는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인 행위에 해당하는바, 이 사건 파면처분은 징계기준의 범위 내에 있고, 위와 같은 징계기준이 현저히 불합리하거나 법률에 위반된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마)

그 밖에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은 이미 고려되었거나 감경사유로 삼을 수 없는 내용들이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양상윤(재판장) 정한영 조약돌

[별지]

각주1) 원고는 소장에서 제3 비위행위를 인정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2025. 1. 7.자 준비서면에서는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으므로 위와 같이 정리하여 기재한다.

각주2) 피해자는 원고의 행위를 성추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하면서도, 귓불을 잡아당긴 행위와 목조름은 직장내 괴롭힘이라고 생각한다고 하였으나 그와 같은 진술만을 이유로 원고의 행위를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것은 아니다. 나아가 설령 성희롱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더라도, 이 사건 파면처분이 부당하다고 할 수도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