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4. 5. 20.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18. 5. 25. 설립되어 상시 약 11,8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택배업, 기타통신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23. 11. 15. 원고에 입사하여 서울 중구 소재 D캠프 및 E 캠프(이하 '이 사건 각 캠프'라 한다)에서 현장지원직(Flex Assistant) 업무를 수행하던 사람이다.
참가인은 2023. 12. 2. 이 사건 각 캠프의 캠프리더 F와 논쟁을 한 후 퇴근하였고, F는 같은 날 참가인을 제외한 채 다른 3명의 현장지원직이 교대근무하는 내용으로 근무일정표를 변경하였다.
참가인은 위와 같은 근무일정표 배제행위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G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가 2023. 12.5. 이후 참가인을 근무일정표에서 제외한 행위는 해고에 해당하고,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하면서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른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으므로 해고절차가 적법하지 않아 해고가 부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이하 '초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C로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5. 20.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3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관련 법리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 해고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한 해고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노무 수령 거부 경위와 방법, 노무 수령 거부에 대하여 근로자가 보인 태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용자가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할 확정적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인정사실
원고는 캠프 등의 운영과 관련하여 부서장급에 해당하는 관리자로 캠프매니저를 두고 있고, 그 하위 직급의 중간관리자로 캠프리더를 두고 있다. 한편, 이 사건 각캠프 소속 현장지원직 근무자들은 사전에 휴무일과 출근지를 조정하여 이를 근무일정표에 반영하며, 해당 근무일정표에 기재된 일자에 근무한다.
참가인은 2023. 12. 2. 이 사건 각 캠프의 캠프리더 F와 논쟁을 한 후 퇴근하였고, F는 같은 날 참가인을 제외한 채 다른 3명의 현장지원직이 교대 근무하는 내용으로 근무일정표를 변경하였다. 참가인은 2023. 12. 2. 이후 출근하지 않았다.
F는 2023. 12. 2. 저녁 및 2023. 12. 6. 참가인에게 전화를 하였으나, 참가인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 사건 각 캠프의 다른 캠프리더 H은 2023. 12. 9. 원고의 퇴직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인 Retirement Support팀에 직원 무단결근에 따른 후속 조치 절차를 요청하였고, Retirement Support팀은 2023. 12. 11. 및 2023. 12. 13. 참가인에게 카카오톡, 이메일, 등기우편 등을 통해 출근통지서를 발송하였다. 위 출근통지서에는 '참가인이 2023. 12. 5.부터 무단결근 중인데, 참가인의 명확한 근무 의사 확인을 위하여 출근및 퇴직 의사가 있다면 회신하라'는 내용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참가인은 2023. 12. 14. 및 2023. 12. 15. 원고의 Retirement Support팀에 '원고 측이 일방적으로 퇴직하라고 한 것으로, 참가인은 무단결근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답변 메일을 발송하였다.
이 사건 각 캠프의 다른 캠프리더 I은 2023. 12. 15. 참가인에게 'D캠프로 09:00에 출근하기 바란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고, 참가인은 '출근일이 언제인지, 문자를 보낸 사람은 누구인지 알 수 없어 믿을 수 없으며 원고가 참가인을 부당하게 퇴사처리하였다'는 취지로 회신하고 출근하지 않았다.
원고는 참가인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하였고, 인사위원회는 2024. 1. 9. 참가인에 대하여 징계해고를 의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내지 9, 3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10 내지 13, 15, 20, 23 내지 27, 29, 30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직원 F가 참가인을 근무일정표에서 제외한 것만으로는 원고가 묵시적으로 참가인을 해고하였다고 평가할 수 없으므로 해고의 존재가 인정되지 않는다. 이와 달리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하였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근무일정표는 사전에 근무 일정을 계획하는 일종의 계획표에 불과하다. 근무일정표는 이 사건 각 캠프 소속 직원들이 사전에 휴무일과 출근지를 조정한 결과에 따라 작성되었을 뿐이고,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근로관계의 형성이나 종료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활용되었다고 볼 만한 정황이 없다.
F가 근무일정표를 조정한 것은 일시적 · 잠정적 조치로, 참가인과의 근로관계를 종국적으로 종료하겠다는 의사표시로 해석되지 않는다. 특히 원고의 업무 특성이나 이 사건 각 캠프의 인력현황, 배송 권역 · 노선 · 규모 등을 고려할 때, 배송 업무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현장지원직(Flex Assistant)의 근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바, 참가인의 향후 출근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현장지원직의 공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근무일정표 조정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설령 근무일정표 조정이 부당하다고 보더라도, 그것이 근로자에 대한 다른 부당한 행위에 해당함은 별론으로 하고, 이를 근로관계 종료의 의사표시로까지 확대하여 해석하기는 어렵다. 사용자가 근로자를 일시적 · 잠정적으로 근무에서 배제하는 데에는 해고 이외에도 다양한 조치들(직위해제, 대기발령, 정직 등)이 있는데, 일시적 · 잠정적 근무 배제 행위를 모두 해고의 의사표시로 보는 것은 해고의 범위를 지나치게 확장하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다.
참가인은 2023. 12. 2. 이후 원고 측과 특별한 연락 없이 출근하지 않았고, 달리 노무 제공의 의사표시를 하지도 않았는바, 원고가 노무 수령을 거부하였다고 할 수도 없다. 피고는 이와 관련하여 '근무일정표의 변경을 통해 사전에 노무 수령 거부의 의사표시를 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단순히 일회적 · 잠정적으로 근무일정표를 변경한 것만으로는 확정적인 노무 수령의 거부로 볼 수 없다.
F는 캠프리더의 직책을 갖고 있는데, 원고의 조직체계를 고려할 때 F가 원고에 대해 근로관계 해지의 의사표시를 할 권한이 있다고 보이지 않고, 원고가 이를 추인하였다고 볼 만한 정황도 없다.
피고는 이에 대하여 'F가 근로자의 노무수령과 관련한 상당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거나, '참가인이 Retirement Support팀에 회신 이메일을 보낸 후에는 최소한의 확인조치 내지 근무일정표 편성 고지 등의 행위라도 행해졌어야 할 것인데 단순히 원고의 직원 I이 문자메시지를 보냈을 뿐이므로, F의 행위는 종국적 · 최종적으로 원고의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무일정표는 사전에 근무일정을 조정하는 계획표에 불과하여 해고권한이 없는 직원에 의해서도 충분히 작성 · 변경될 수 있으므로, 근무일정표를 작성하는 직원(F)이 해고 권한(노무수령거부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또한 원고의 다른 캠프리더들 및 Retirement Support팀은 참가인에게 근무의사를 명확히 하여달라고 하거나 출근을 독려한 것에 불과하므로, 그 대응양상을 두고 원고가 F의 행위를 종국적 · 최종적으로 승인한 것이라고 할 수도 없다.
원고의 직원들은 참가인의 마지막 출근 후에도 여러차례 전화연락이나 이메일등을 통해 참가인에게 근무의사를 묻거나 출근할 것을 요청하였고, 참가인의 고용보험 피보험자 자격도 원고가 징계해고를 의결한 날(2024. 1. 9.)까지 유지되었다(갑 제23호증 참조). 이는 원고와 참가인 간 근로관계의 존속을 전제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
판사 양상윤(재판장) 정한영 조약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