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4. 17. 선고 2024구합72957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은 2012. 3. 26. 설립되어 상시 근로자 12명을 사용하여 전산시스템 용역의 제공 및 판매업 등을 주로 영위하여 온 회사로, 2021. 12. 1. 상법 제520조의2 제1항에 의하여 해산간주되었고, 이 사건 계속 중이던 2024. 12. 2. 상법 제520조의2 제4항에 따라 청산종결간주되어 청산종결등기를 마쳤다.

나.

원고는 2023. 7. 26. 참가인과, 계약기간을 2023. 7. 31.부터 2024. 1. 31.까지로 정하여 별지 1 기재와 같은 용역계약서 및 별지 2 기재와 같은 근로계약서를 각각 작성하였다.

다.

원고는 2023. 7. 31.부터 참가인의 지정에 따라 D저축은행에 출근하여 그 디지털 전담팀의 '과장'으로서 시스템 유지관리 업무를 담당하여 왔고, 참가인과 개발용역 계약을 체결한 주식회사 E(이하 'E'이라 한다) 소속 F 부장, G 과장 등 직원 10명가량이 위 디지털 전담팀에서 원고와 함께 위 업무를 담당하였다.

라.

F 부장은 2023. 9. 5. 원고에게 '공통업무를 함께 수행하기 어려우니 이번 주 금요일까지만 근무하라.'고 말함과 동시에 참가인에게 원고에 대한 업무종료를 통보하였고, 참가인의 H 팀장은 2023. 9. 6. 원고에게 전화하여 '고객사에서 기대하는 만큼의 업무 진행이 어렵다는 요청이 있어서 원고와 참가인 간 계약을 종료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였다(이하 '이 사건 계약종료통보'라 한다). 이에 원고는 2023. 9. 8.까지 근무하였다.

마.

원고는 2023. 12. 1. 이 사건 계약종료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1. 26.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위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I).

바.

원고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5. 14. 위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또는 음성,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원고와 참가인 간에 근로관계에 관한 처분문서인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었고 별도로 작성된 용역계약서는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다. 여기에 더하여 원고는 참가인이 지정한 업무내용·근무장소·근무시간에 구속되었던 점, D저축은행 및 E의 지휘·감독을 받아 업무를 수행하여 왔던 점, 참가인으로부터 임금으로서 매월 6,700,000원가량의 고정급을 지급받아 왔던 점, 스스로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지도 않았던 점, 참가인을 사업주로 하는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고, 보수 중 일부가 근로소득세로 원천징수되기도 하였던 점 등의 사정까지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참가인의 근로자이고, 단지 파견사업주인 참가인에 의하여 D저축은행 또는 E에 파견되었던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2)

나아가 원고에게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존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책임 있는 해고 사유가 없었고, 참가인은 원고를 해고하는 과정에서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이 정한 서면통지의무도 위반하였으므로, 이 사건 계약종료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참가인의 근로자가 아니라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이 근로자가 사용자에 대한 종속적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이 적용되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 시간·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를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도록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해 스스로 이윤을 창출하거나 손실 등 위험을 부담하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 인정되는지 등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9두50168 판결 등 참조).

다.

인정사실

1)

참가인은 2023. 6. 14. IT 아웃소싱 플랫폼인 위시켓에 '발주처에서 수주한 프로젝트에 필요한 인력을 구인한다.'라는 취지의 모집공고를 게시하였고, 원고가 이에 지원하여 원고와 참가인이 2023. 6. 19. 화상미팅을 실시하였다.

2)

참가인은 2023. 7. 3. 원고에게 위 프로젝트가 취소되어 그 진행이 어렵다고 안내하였는데, 이후 2023. 7. 25. 다시 원고에게 D저축은행 시스템 개발업무 프로젝트 진행을 제안하였고, 원고가 이를 수락하였다.

3)

참가인의 H 팀장은 2023. 7. 25. 원고에게 전화하여 월 670만 원을 지급받는 조건의 '프리랜서 계약' 체결을 제안하였는데, 원고는 '저는 다른 것보다 근로자성을 갖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최근에 안 좋은 일들이 있었다. 그래서 제가 근로자로 인정을 받고 안 받고가 굉장히 중요하다. … 저는 반프리로 하고 싶다.'라고 말하면서 4대 보험 가입을 요구하였다. 이에 원고와 참가인은 4대 보험에 가입하되 참가인이 부담하여야 할 보험료까지 모두 원고가 부담하는 조건의 '반프리랜서 계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한 후 2023. 7. 26. 계약기간을 2023. 7. 31.부터 2024. 1. 31.까지, 용역대금을 월 460만 원, 근로계약에 따른 임금을 월 210만 원으로 각 정하여 용역계약서 및 근로계약서를 각각 작성하였고, 참가인이 원고를 4대 보험에 가입해주는 대신 원고가 보험료를 전부 납부하였으며, 원고가 월급으로 지급받은 210만 원에 대해서는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되었다.

4)

이후 참가인은 2023. 8. 11. E과, 계약기간을 2023. 8. 1.부터 2023. 12. 31.까지로 정하여 'D저축은행 디지털 전담반 운영 관련 개발용역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계약 제3조 제2항은 '파견근로자의 중대한 과실이나 고의로 원고에게 손해를 끼쳤을 경우 참가인이 책임진다.', 제4조 제1항은 '용역투입기준: 원고 외 1명', 동조 제2항은 '부적절한 작업인원에 대하여 E은 참가인에게 인원교체를 요구할 수 있으며 참가인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해야 한다.', 동조 제3항은 '참가인은 프로젝트의 원활한 진행을 위하여 작업인원을 용역 도중에 교체하는 경우 E과 필히 협의한다.'고 각각 정하였다.

5)

원고는 D저축은행에서 근무하면서 '디지털 전담반 주간업무보고서'를 작성하였고, 사내 메신저를 통하여 E의 F 부장 및 G 과장으로부터 업무지시를 받거나 이들에게 결과를 보고하면서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출퇴근 시에는 D저축은행 소속 사원증을 태그하는 한편 출퇴근기록부에 출퇴근 시간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6)

원고는 D저축은행에서 근무할 당시 D저축은행 매뉴얼 등의 내부규정 및 복무규율을 숙지할 것을 권유받기도 하였다.

7)

원고는 참가인으로부터 노트북 1대를 제공받았고, 그 외 업무 수행에 필요한 책상, 비품, 도구 등은 D저축은행 또는 E으로부터 제공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6, 9 내지 11, 14 내지 21, 25호증의 각 기재, 영상 및 음성, 변론 전체의 취지

라.

구체적 판단

1)

위 인정사실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참가인에 대한 종속적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참가인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할 수 없고, 원고가 참가인을 파견사업주로 하여 D저축은행에 파견된 것이라고 볼 수도 없으며,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은 위 인정에 방해가 되지도 아니한다.

가)

참가인은 E으로부터 D저축은행의 전산 관련 개발용역을 도급받았는데, 그 용역계약상 계약기간이 5개월로 단기였기 때문에 굳이 원고를 근로자로 채용할 필요 없이 원고에게 위 용역을 다시 도급하면 충분하였으므로 원고에게 프리랜서 계약 체결을 제안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형식상 참가인의 근로자로 인정받기를 희망하였고, 참가인은 원고의 요청을 수용하여 원고와 용역계약 및 근로계약을 동시에 체결하는 일명 '반프리랜서 계약'을 체결하였다. 이와 같은 용역계약과 근로계약의 체결 경위 및 동기, 용역대금이 임금보다 2배 이상 많은 점, 임금이 월 210만 원에 불과함에도 법정수당을 별도로 지급받지 않기로 정하였던 점, 참가인이 4대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근로계약은 원고의 필요에 따라 원고가 참가인의 근로자라는 외관을 작출하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체결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나)

원고는 E 소속 F 부장, G 과장으로부터 업무 수행에 관한 구체적 지시를 받았고, 원고의 근태 역시 D저축은행이 관리하였으며, 이와 달리 참가인이 실질적으로 원고의 업무 수행 내용이나 근태를 관리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원고가 2023. 8. 7. 참가인의 H 팀장에게 한 차례 반차 허가를 받은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갑 제9호증 참조), 위와 같은 사정 또는 증거만으로 참가인이 원고의 업무 수행 내용이나 근태를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하였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하다].

다)

원고는 참가인이 아닌 D저축은행의 취업규칙 등을 적용받으며 근무하여 왔던 것으로 보인다.

라)

원고는 노트북 1대를 제외하고는 책상, 비품, 도구 등 업무 수행에 필요한 물품 대부분을 참가인이 아닌 D저축은행 또는 E으로부터 제공받았다.

2)

따라서 이 사건 계약종료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원고가 참가인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으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진현섭(재판장) 이현우 백송이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