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고 B(C생, 이하 '망인'이라 함)의 사망
망인은 2014. 5. 16.부터 ERP시스템 유지 · 보수 등을 하는 D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함)에서 영업이사로 근무한 자임
망인은 2018. 3. 12. 18:02경 사무실 옆 외부 옥상 테라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되어 119구급대에 의해 의료기관에 이송되었으나 회복하지 못하고 사망하였음
시체검안서상 직접사인은 '급성뇌출혈(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함)', 중간선행사인은 '상세불명의 뇌혈관계 질환', 선행사인은 '고혈압'임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가 피고에게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임을 주장하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유족급여 및 장례비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4. 4.18. 원고에게 '망인의 업무시간이 발병 전 4주간 주당 평균 34시간 4분, 발병 전 12주간 주당 평균 38시간 31분으로 관련 법령 및 고시에서 정하는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하는 기준에 미달하고 12주간 주당 평균 시간이 40시간 미만인 점, 단기 과로를 비롯한 만성적 과중업무에 노출되지 않았던 점, 망인의 업무 특성상 정신적 스트레스가 다소 있었을 것으로 보이나 이 사건 상병 발병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 그 외 업무부담 가중요인 또한 확인되지 않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을 때, 이 사건 상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다수 위원의 의견 등을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함)을 하였음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망인이 피고가 산정한 업무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근무한 점, 이 사건 사업장이 재정난을 겪어 영업이사인 망인의 정신적 부담이 컸던 점, 망인의 연봉, 특히 마지막달 월급이 260만 원 가량 삭감되었던 점, 망인이 중요한 계약 성사에 연달아 실패하였고, 사망하기 직전까지 중요한 계약들을 성사시키기 위해 고분군투하였으나 실패한 점, 장거리 출장이 잦았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에게 육체적 · 정신적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여 사망에 이르렀으므로, 망인의 업무와 사망 간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 4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E병원장(직업환경의학과)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과로 또는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라고 추단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에 위법이 없다.
망인의 사망 전 업무시간은 발병 전 1주간 41시간 14분, 발병 전 2~12주간주당 평균 38시간 17분, 발병 전 4주간 주당 평균 34시간 4분, 발병 전 12주간 주당 평균 38시간 31분으로, 이는 고용노동부 고시에서 정한 '단기간 동안 업무상 부담 증가'의 기준(발병 전 1주간 업무시간이 발병 전 2~12주간의 주당 평균 업무시간보다30% 이상 증가),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로서 업무와 질병 사이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되는 기준(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주당 평균 60시간 초과, 발병 전 4주간 업무시간이 주당 평균 64시간 초과) 및 업무시간이 길어질수록 업무와 질병의 관련성이 증가하는 기준(발병 전 12주간 주당 평균 업무시간이 52시간 초과)에 각 현저히 미치지 못하므로, 망인이 업무로 인하여 단기간 또는 만성적 과로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려움
원고는, 망인이 영업이사로서 출퇴근에 자율성이 있었고, 사업주도 망인이 평소 08시 40분에 출근하여 19시 내지 20시에 퇴근하였고 21시까지 근무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진술하였으며, 망인은 2018. 3. 1. 휴일에도 업무용 노트북을 들고 F도서관을 방문하여 업무를 하였는바, 망인의 실제 업무시간은 피고가 인정한 시간보다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함. 그러나 피고 역시 망인의 근로계약서상 근로시간을 기준으로만 업무시간을 산정한 것이 아니라 망인의 교통카드 및 법인카드 이용내역을 근거로 원고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추가 근무시간을 포함시켜 업무시간을 산정한 것으로 보이고, 그 밖에 2018. 3. 1. 휴일 근무 여부 및 그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려움
망인의 사망 당일 업무량이 증가하였다거나 업무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있었다는 등의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아니하므로, 사망 전 24시간 이내에 망인의 신체에 뚜렷한 생리적 변화가 생길 정도로 업무와 관련한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긴장 · 흥분 ·공포 · 놀람 등과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움. 원고는, 망인이 사망 직전에 중요한 계약이 무산되면서 극심한 업무상 스트레스를 느꼈다고 주장하나, 갑 제15호증의 기재만으로 망인이 사망 당일 거래처 상대방과 통화한 내용이 계약 무산에 관한 것이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망인에게 사망 당일 극심한 정서 반응이나 신체적 긴장이 유발된 정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없음
이 사건 사업장이 2017년부터 재정난을 겪어 망인의 영업이사로서의 책임감, 계약 무산으로 인한 좌절감을 느꼈을 수 있고, 망인의 2018년 연봉(56,410,000원)이 2017년 연봉(60,823,200원)에 비해 약 441만 원 감소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위와 같은 연봉 삭감은 회사가 겪은 경영상 어려움에 따라 발생한 사안으로 망인에게만 국한되어 발생한 일이 아니었던 점, 망인의 2018. 2. 급여가 전월에 비해 250만 원 이상 감소한 것은 연말정산 결과에 따른 일시적 공제 등의 영향으로 보이는 점, 망인의 지방출장 빈도는 사망 전 1개월간 주 1회, 12주간 평균 주 1회에 미치지 못하므로 업무 강도가 심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2018. 3. 3. 산행은 친선 도모 차원에서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이고 망인이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망인의 업무상 스트레스가 이 사건 상병을 급작스럽게 유발할 정도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움
오히려 망인에게는 이 사건 상병을 유발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개인적인 소인이 있었던바, 이러한 개인적인 소인이 이 사건 상병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을 수 있음
2016년 건강검진에서 고혈압성 혈압수치(136/87)가 확인되었고 2016. 5. 3.부터 2017. 8. 31.까지 7회 고혈압 진료를 받았음
2012년 건강검진에서 이상지질혈증(총콜레스테롤 217mg/dL, HDL 39mg/dL, 중성지방 277mg/dL)이 관찰되었고, 2014년 건강검진에서 이상지질혈증(HDL 33mg/dL, 중성지방 198mg/dL), 간기능이상(ALT 64U/L, 감마지티피 88U/L)이 관찰되었으며, 2016년 건강검진에서도 간기능이상(ALT 111U/L, 감마지티피 144U/L), 이상지질혈증(HDL38mg/dL, 중성지방 186mg/dL), 공복혈당 상승(119mg/dL) 등의 대사이상 소견이 관찰되었음
2015년경 금연하기 전까지 20년간 하루 10개비의 흡연력이 있고, 건강검진 문진표상 주 1~2회, 소주 1~2잔이라는 음주력이 있으며 망인의 간기능 수치를 고려할 때 음주 빈도와 양이 더 많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
이 법원의 감정의는 '망인의 업무시간이 고용노동부 고시에서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업무상 정신적 긴장 요인이 일부 확인되나 극도의 긴장 · 공포 반응은 확인되지 않아 이 사건 상병의 주된 유발 인자로 작용했을 개연성은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망인은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공복혈당 상승, 간기능 이상, 흡연, 음주 등의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심혈관계 질환의 고위험 상태로 이 사건 상병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 병태생리학적 기전을 가지고 있었다'라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피고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판단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음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강상우 이슬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