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 보조참가인 C 주식회사(이하 ‘참가인 회사’라 한다)의 직계는 관리직, 일반직, 지도직, 기사직, 특수직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직계별 수행 업무와 임금체계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관리직, 일반직은 2022. 1. 1. 관리ㆍ일반직으로 통합되었다).
참가인 회사 내의 노동조합으로는 1987. 7. 27. 설립된 피고 보조참가인 B노동조합(이하 ‘참가인 노동조합’이라 하고, 참가인 회사와 통틀어 ‘참가인들’이라 한다)과, 기사직을 제외한 근로자들, 특히 관리ㆍ일반직을 주요 조직대상으로 하여 2022. 2. 17. 설립된 원고가 조직되어 있었다.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된 참가인 노동조합은 2023. 9. 21. 참가인 회사와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2023년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단체협약 중 제1조, 제32조, 제50조 제7항, 제66조 제3항, 제72조의 각 단서 규정들(이하 통틀어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이 원고 조합원들에 대한 차별행위에 해당하여 참가인들이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2. 2. 이를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고(E), 중앙노동위원회도 2024. 5. 29. 이 사건 규정이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D,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4호증, 을가 제1, 2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참가인들의 공정대표의무 위반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과 을가 제3~5호증, 을다 제1~8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규정이 기간제 근로자나 연봉제ㆍ월급제 근로자를 다른 근로자와 다르게 취급한 것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므로, 참가인들이 이 사건 규정을 포함하여 이 사건 단체협약을 체결한 것이 원고에 대한 공정대표의무위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와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참가인 회사 내에서 관리ㆍ일반직은 주로 사무업무를 담당하는 근로자인 반면, 기사직은 현장에서 직접 생산업무를 담당하는 근로자로, 서로 수행하는 업무의 성격이 현저히 다른 것은 물론이고 임금형태조차 연봉제ㆍ월급제(관리ㆍ일반직)와 일급제(기사직)로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그 외에도 양자는 임금이 기본급과 수당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은 유사하지만, 시간 외 수당이 고정된 금액으로 지급되는지(관리ㆍ일반직과 달리 기사직은 실제 근로시에만 지급받는다), 생산품질수당이 지급되는지(기사직에만 지급된다), 상여금의 기본급 산입 여부(관리ㆍ일반직은 정기상여가 통상임금에 반영되어 기본급에 산입된다) 등의 여러 항목에서 차이를 보이고, 평균 근속연령, 평균 연 보수액도 상당한 차이가 있으며, 포상의 종류, 호봉승급, 승진가점의 내용 등도 동일하지 않다. 이처럼 수행 업무의 성격, 임금체계, 포상ㆍ승진체계 등 여러 항목에서 관리ㆍ일반직과 기사직이 구별되는 점을 고려하면, 단체협약에서 정하는 근로조건들이 반드시 양자에게 모두 그대로 동일하게 적용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참가인 회사 내의 단체협약은 이미 1987년경부터 설립된 참가인 노동조합에 의하여 주로 기사직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을 정하는 내용으로 체결되어 왔고, 원고가 2022년경 설립된 이후에도 여전히 참가인 노동조합이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되어 체결한 2022년 단체협약 및 이 사건 단체협약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관리ㆍ일반직과 기사직 사이에는 포상, 임금, 수당 항목에 관하여 명백한 직종 간차이가 존재하므로, 종전부터 기사직 근로자들에게 적용되어 온 이 사건 단체협약의 관련 규정들이 관리ㆍ일반직에게 그대로 적용되기는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였고, 이 사건 규정 중 제32조(포상) 제1항 단서, 제66조(임금) 제3항 단서, 제72조(제수당) 단서는 이러한 측면을 고려하여 해당 사항들을 연봉제ㆍ월급제 조합원에 대하여는 별도로 정하도록 하였을 뿐이다.
이 사건 규정 중 제1조는 단체협약의 적용범위를 정하는 규정에 불과하다. 특히 정규직 근로자와 기간제 근로자의 근로조건 사이에 현격한 차이가 있음은 명백하므로, 제1조 단서에서 기간제 근로자에 대하여는 단체협약 대신 별도로 규율하도록 정한 것에도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기간제 근로자들이 실제로 원고 소속 조합원에 해당하여 위 규정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는 부분이 있는지조차 의문이다.
원고는 위 규정들이 연봉제ㆍ월급제 근로자에 대하여는 취업규칙보다 상위규범인 단체협약으로 규율하지 않는 결과를 야기함으로써 그 자체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취업규칙도 사용자가 근로자 과반수의 집단적 동의 없이 임의로 근로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할 수 없는 점, 이 사건 단체협약 제6조도 ‘이 협약에 누락됨을 이유로 기존의 조합활동 권리 및 기존 근로조건을 저하시킬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는 점, 이 사건 단체협약에는 그 외에도 근로자들에게 적용될 일부 사항들을 단체협약 외에서 별도로 규율하도록 정하는 규정이 있는 점(제33조, 제65조, 제85조 등) 등을 고려하면, 원고 주장처럼 단체협약에 연봉제ㆍ월급제 근로자에 적용될 일부 근로조건이 직접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사정만을 들어 해당 근로자들에 대한 보호가 미흡하게 이루어지는 차별행위가 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이 사건 규정 중 연봉제ㆍ월급제 근로자에 대하여 연차 유급휴가 사용 촉진 시미사용휴가를 보상하지 않는다는 제50조 제7항 단서는 이 사건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비로소 추가된 문구이기는 하다. 그러나 참가인 회사는 그 이전부터 기사직 근로자에 대하여는 일정한 수의 근로자가 반드시 업무를 수행하여야 하는 생산업무의 특성 등을 고려하여 연차 유급휴가 사용 촉진 조치를 실시하지 않았던 반면, 위와 같이 휴가 사용으로 업무에 지장이 발생할 우려가 덜한 관리ㆍ일반직에 대하여만 연차 유급휴가 사용 촉진 조치를 실시하여 왔던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참가인 회사가 연차 유급휴가 사용 촉진 조치의 시행에 관하여 관리ㆍ일반직과 기사직을 다르게 취급한 것은 직종간 차이를 고려한 것으로서 충분히 합리적이라고 보이고, 이 사건 단체협약 제50조 제7항 단서는 위와 같은 종래의 관행을 단지 명문화한 것에 불과하여, 관리ㆍ일반직의 처우를 종전보다 불리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패소한 원고가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재판장) 김찬미 방민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