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등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회사'라 한다)은 1969. 3. 1. 설립되어 상시 약 17,0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항공운송사업을 경영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1993. 3. 8.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객실 승무원으로 근무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2023. 9. 27. 원고에 대하여 별지1 징계사유(이하 각 순번에 따라 '제○항 징계사유'라 한다) 기재와 같은 사유로 권고사직 처분(이하 '이 사건 권고사직'이라 한다)을 하였고, 원고는 권고사직 통보 후 7일 이내에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아 취업규칙에 따라 2023. 10. 4. 파면되었다.
원고는 참가인 회사의 이 사건 권고사직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2. 19. '부적절한 신체 접촉은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고 부적절한 발언 및 업무태만 등 일부 인정되는 징계사유만으로는 징계양정이 과도하여 부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M).
참가인 회사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6. 12. '신체적 · 언어적 성희롱 및 일부 업무태만 등 대부분의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적정하다'고 보아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L,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참가인 회사의 내부 규정은 별지2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호증, 을가 제1, 2, 9호증, 을나 제4, 5, 9,10, 1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징계사유 존부
재심판정의 요지
제1항 징계사유에 관하여, 원고가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직장 내 성희롱으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피해자 7명, 목격자 3명의 진술이 매우 구체적이고 일관적이며 신빙성이 있다. ② 피해자들의 신고 및 진술이 원고에 대한 위해 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만한 정황이 확인되지 않는다. ③ 참가인 회사와 노동조합이 함께 행한 노사공동위원회 조사에서도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었다. ④ 원고가 A승무원의 다리를 손으로 스친 행위 및 점프시트에서 B, D승무원의 몸에 밀착한 행위는 손으로 만지거나 잡는 행위가 아니더라도 성희롱 행위에 해당한다. ⑤ A승무원의 다리를 손으로 스친 횟수에 차이가 있는 것은 A승무원의 최초 진술 내용을 오해하여 기재한 것으로 오기에 불과하고, 두 차례의 부적절한 신체접촉이 있었다.
제2항 징계사유에 관하여, 원고가 부적절한 발언을 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성희롱으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원고는 승무원들에게 '예쁜이'라고 지칭한 사실을 자인하였다. ② 원고의 음주 제안 발언이 있었다는 B승무원의 진술은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을 정도로 구체적이다.
제3항 징계사유 중 일부는 인정되지 않고, 나머지 일부는 인정된다. ① 원고는 시트 포켓 점검지시에 대하여 "해야 해?"라고 반문하기는 하였으나 결국 점검을 이 행하였으므로, 지시에 불응하였다는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② N편 승객 탑승시점에 화장실에 머무른 행위는 1회성으로 발생하였고 생리현상으로 볼 여지도 있으므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③ 그 밖에 원고가 승객 콜을 받지 않거나 안전점검을 수행하지 않는 등으로 본인의 업무를 다른 승무원들에게 전가한 사실은 인정된다.2) 징계사유 기재 사실의 존부
원고는 여승무원에 대하여 "예쁜이"라고 말한 사실은 인정하나, 나머지 징계사유에 기재된 사실은 모두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갑 제5, 6, 7호증, 을가 제4 내지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나 제1, 2, 3, 11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징계사유 기재 사실은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피해자및 목격자의 일관되고 구체적인 진술에 의해 뒷받침되고, 각 진술의 주요 내용이 서로 부합하며, 진술인들이 원고를 음해할 목적으로 서로 공모하여 허위 진술을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으므로(진술인 대부분은 신고를 주저하고 고민하던 차에 사건이 공 론화되어 조사대상이 되자 답변에 응한 것으로 보이고, A승무원의 경우 원고가 복직해도 자기는 같이 근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해당 징계사유 기재 사실이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징계사유 기재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징계대상 행위의 징계사유 해당 여부
원고는 신체 접촉 사실이 있었더라도 좁은 공간에서 의도치 않게 발생한 것이고, '예쁜이' 발언은 오랜 동료로서 친근함과 반가움의 표시였을 뿐이므로,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위 인정사실에 더하여 앞서 든 증거들, 갑 제8호증, 을가 제8호증, 을나 제17,21, 23, 24, 26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제1항 징계사유인 부적절한 신체 접촉은 성희롱에 해당하나, 제2항 징계사유인 부적절한 발언은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 제3항 징계사유 중 화장실 사용과 시트 포켓 점검지시 불응을 제외한 나머지 업무태만 부분은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A, B, D, G 등 승무원들은, 기내 주방이나 점프시트는 구조와 폭, 사용방법 등에 비추어 객실 승무원 간에 신체 접촉이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장소가 아니고, 승무원들이 평소 신체 접촉을 주의하여 업무를 수행하는 점에 비추어 원고의 신체 접촉 행위는 매우 이례적이고 처음 경험하는 일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B는 원고의 행위가 이상하다고 생각되어 애플워치로 녹음을 시도하는 등 스스로를 보호할 방법을 준비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원고는 비교적 마른 체격을 가지고 있어 점프시트에 앉는 경우 옆자리 승무원과 신체 접촉이 불가피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N편 비행 후 프라하 호텔 복도에서 B에게 "○○ 술 좋아한다며, 한잔 해야지"라며 음주할 것을 권유하였으나, B가 "사무장님, 저 한국에서 자주 마셔가지고 살쪄서 안 돼요. 저 오늘은 쉬어야죠."라고 거절하자, "어, 그래? 그럼 난 한국에서 가져온 아사히나 한 캔 하고 자야겠네."라고 말하였다. 원고의 발언이 B를 당황하게 하거나 불쾌감을 느끼게 하였을 수는 있으나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유발할 정도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위 발언은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
F와 G는 원고가 자신들에게 '예쁜이'라고 지칭하는 것을 듣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고, F는 원고와 그러한 뉘앙스의 대화를 한 것으로 기억하나 특별히 불쾌한 느낌은 아니었다고 진술하였다. 따라서 원고의 발언으로 인하여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발언은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
징계양정 당부
관련 법리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 다만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근로자에 대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는 해당 기업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사용자가 징계처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주된 징계사유, 전체 징계사유 중 인정된 징계사유의 내용과 비중,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은 이유, 해당 징계처분의 종류, 해당 기업이 정하고 있는 징계처분 결정 절차, 해당 기업의 규모 · 사업 성격 및 징계에 관한 기준과 관행 등에 비추어 인정된 징계사유만으로 동일한 징계처분을 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고려하여 해당 징계처분을 유지하는 것이 근로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1.28. 선고 2017두57318 판결).
판단
앞서 든 증거들, 을가 제13호증, 을나 제1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 인정되는 일부 징계사유만으로도 이 사건 권고사직의 정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하므로, 원고의 부당징계 구제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지 않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부적절한 신체 접촉, 일부 업무태만 행위의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원고의 비위행위는 참가인 회사의 특수한 작업환경과 근무형태, 직장 내 우위관계 및 업무수행에 편승하여 은밀하고 교묘하게 이루어졌다. ① 참가인 회사의 객실 승무원은 밀폐된 공간에서 팀 단위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좁은 기내 주방에서 승객 식사를 준비하거나 이착륙 시 점프시트에 착석하는 등 업무를 수행하는 동안 동료 승무원과 신체 접촉이 발생할 경우 이를 회피하기 어렵다. ② 원고는 정년을 2년앞둔 고참 직원이고, 피해자들은 주로 저년차 승무원들로서 원고의 부적절한 신체 접촉이나 업무태만에 대하여 이의제기를 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③ 원고는 2023.6.경부터 7.경까지 불과 약 2개월의 짧은 기간에 다수의 피해자에게 반복적으로 비위 행위를 저질렀다.
객실 승무원의 90% 이상이 여성 직원인데다가, 원고가 징계사유를 대부분 부인하고 있어, 원고가 복직할 경우 향후 유사한 사례가 재발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참가인 회사는 위와 같은 점을 고려하여 최근 이 사건과 유사한 성희롱 사례를 엄정하게 징계해왔고, 특히 신체적 성희롱이 인정되는 경우 그 수위와 무관하게 권고사직 또는 파면 처분을 해왔다.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 즉 참가인 회사에 30년 이상 근무하여 왔고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사정 등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권고사직이 지나치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준영(재판장) 유경민 김성기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