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5. 15. 선고 2024구합75529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23. 9. 1. 참가인과 사이에 수습기간을 3개월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참가인은 그 무렵부터 원고의 기획마케팅팀 대리로서 번역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나.

참가인은 2024. 1. 5.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로부터 2023. 10. 6.자로 부당해고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며 구제를 신청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2. 29. '원고가 2023. 10. 6. 참가인을 일방적으로 해고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하므로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D).

다.

참가인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에 불복하여 2024. 4. 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6. 12. '원고가 2023. 10. 6. 참가인을 일방적으로 해고한 것으로 판단되고,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른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여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2023. 10. 6.자 해고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하면서, 원고로 하여금 참가인에게 참가인이 해고 다음 날부터 재심판정일까지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포함한 34,292,516원을 지급하라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2호증의 1, 을가 제1호증의 1, 2, 3, 을가 제2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원고의 E 이사는 2023. 10. 6. 참가인과의 면담에서 참가인에게 사직을 권고하였으나, 참가인이 사직을 거절하자 사직권고를 철회하였고, 이후 참가인이 2023. 10. 13.까지 무단결근을 함에 따라 원고는 같은 달 16. 참가인에게 근로계약 해지 통지를 하였다. 따라서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2023. 10. 6.자 해고는 존재하지 않는다.

2)

설령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2023. 10. 6.자 해고가 존재하고 위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은 2023. 9. 1.부터 같은 해 12. 31.까지 수습기간 중에 있었고, 위와 같은 수습기간 종료 후 본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할 경우 근로관계가 곧바로 종료된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에서 해고 다음 날인 2023. 10. 7.부터 수습기간 종료일인 2023. 12. 31.까지의 기간을 초과하여 재심판정일까지의 기간에 대한 금전보상을 명한 것은 부당하다.

3)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2023. 10. 6.자 해고의 존부 및 해고의 위법 여부

1)

관련 법리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 해고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한 해고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노무 수령 거부 경위와 방법, 노무 수령 거부에 대하여 근로자가 보인 태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용자가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할 확정적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두57695 판결 등 참조).

2)

인정사실

가)

E 이사는 원고의 사업부 이사의 지위에 있는 자로, 참가인의 상사로서 참가인에 대한 지도·감독 및 복무관리를 하였다.

나)

E 이사는 2023. 10. 6. 오전경 참가인과 면담을 하였다. 참가인은 면담 시 대화 중 일부를 녹음하였는데, 녹음파일(을가 제13호증의 2) 및 녹취록(을가 제13호증의 1)에 의하여 확인되는 대화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원고는 위 녹음파일 및 녹취록이 위조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다)

참가인은 위와 같이 E 이사와 면담을 마친 후 F 차장에게 E과 대화한 내용을 전달하면서 그동안 작업 중이었던 업무 파일을 공유하였고, G 부장에게 '갑작스럽게 사직을 권고받았고, 오후 반차를 신청했기 때문에 오전 중에 업무와 관련된 사항을 정리하고 떠나야 할 것 같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자신이 사용하던 업무용 PC의 로그인 비밀번호를 전달하였으며, 그 직후 곧바로 퇴근하였다.

라)

참가인은 2023. 10. 6. 오후 무렵 퇴근한 이후부터 2023. 10. 13.까지 출근을 하지 않았고, 원고는 2023. 10. 16. 참가인을 상대로 '참가인이 2023. 10. 10.부터<각주1> 무단결근을 하고 있으므로 2023. 10. 16.자로 참가인을 해고한다.'는 내용의 근로계약해지통지서를 발송하였다.

마)

참가인은 2023. 11. 8. H 차장에게 급여명세서의 전달을 요청하면서 급여 산정 내역에 대해 문의하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발송하였고, 이때 2023. 10. 6.자 해고 여부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호증, 을가 제3, 4, 6, 7, 8,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내지 음성, 변론 전체의 취지

3)

판단

가)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2023. 10. 6. 참가인의 의사에 반하여 일방적으로 근로계약관계를 종료하여 참가인을 해고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1)

앞서 본 녹음파일(을가 제13호증의 2) 및 녹취록(을가 제13호증의 1)에 의하면, E 이사는 2023. 10. 6. 참가인과의 면담 과정에서 참가인에게 '참가인은 원고와 업무 성향이 맞지 않는 것 같다. 원고로서는 참가인과 더 이상 근로관계를 지속하기 어렵겠다는 판단을 하였으니 정리를 해주었으면 좋겠다.', '일단 사직서를 쓰든지 아니면 권고사직 처리하겠다.'는 취지를 분명하게 전달하였음을 알 수 있고, 이는 원고가 참가인의 직속 상사인 E 이사를 통해 참가인에게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고자 하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2)

반면 참가인은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달리 참가인이 원고에게 자발적으로 사직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참가인은 2023. 10. 6. E 이사와의 면담 직후 동료 직원들에게 'E 이사로부터 갑작스럽게 사직권고를 받았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그동안 작업 중이던 업무 파일을 공유하거나 업무용 PC의 비밀번호를 전달한 뒤 곧바로 퇴근하였고, 이후 더 이상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는데, 이는 참가인이 E 이사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인지한 후 그에 따라 업무 인수인계 등의 후속처리를 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3)

원고는 E 이사가 2023. 10. 6. 참가인이 사직권고를 거부하자 참가인에 대한 사직권고를 철회하였다고 주장하나, E 이사가 참가인에 대한 사직권고를 철회하였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 오히려 앞서 본 녹음파일(을가 제13호증의 2) 및 녹취록(을가 제13호증의 1)에 의하면 참가인이 면담 과정에서 E 이사에게 억울함을 호소하였을 뿐 사직의 의사를 전혀 밝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E 이사는 참가인에게 '사직서를 쓰지 않으면 권고사직으로 처리하겠다.'고 말하고는 곧바로 면담을 일방적으로 종료하였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만약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참가인에 대한 사직권고를 철회하였다면, 참가인이 E 이사와의 면담 직후부터 2023. 10. 13.까지 결근하고 있음에도 원고 측이 참가인을 상대로 출근명령을 하거나 결근사유를 묻는 등의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은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4)

한편 원고는 참가인이 해고 이후인 2023. 11. 8.에도 급여 산정 내역에 대해서만 문의한 사실이 있을 뿐이므로 참가인에게 사직의사가 있었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참가인이 2023. 10. 6.자 해고 통지에 대해 적극적으로 항의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참가인이 사직권고에 동의하였다거나 원고에게 자발적으로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하다.

나)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 2항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 그런데 원고가 2023. 10. 6. 참가인을 해고하면서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 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한 절차적 하자가 있으므로 무효이다.

다)

따라서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2023. 10. 6.자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 2항을 위반한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이와 달리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하지 않았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금전보상명령 부분의 위법 여부

1)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퇴직처분이 무효인 경우에는 그 동안 근로계약 관계가 유효하게 계속되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아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02. 5. 31. 선고 2000다18127 판결 등 참조).

2)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인정한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와 참가인은 2023. 9. 1. 계약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되, 최초 입사일로부터 3개월을 수습기간으로 정하며, 수습기간 중 또는 수습기간 만료 시 업무수행에 부적격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약정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런데 위 근로계약에서 정한 3개월의 수습기간이 만료된다고 하여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이 당연히 종료되는 것은 아니므로, 참가인은 원고를 상대로 해고 다음 날부터 이 사건 재심판정 시까지 참가인이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의 지급을 구할 수 있고, 금전보상 금액 산정과 관련하여 수습기간 만료일을 기준으로 해고기간의 종기를 산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3)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에서 수습기간 종료일인 2023. 12. 31.까지의 기간을 초과하여 금전보상을 명한 것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라.

소결론

이상 살핀 바와 같이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진현섭(재판장) 이현우 백송이

각주1) 2023. 10. 6.은 금요일이었고, 2023. 10. 9.은 공휴일이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