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11. 14. 선고 2024구합76874 판결

부당재택근무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참가인은 2017. 1. 2. 원고(2024. 6. 5. 상호를 ‘주식회사 D’에서 현재와 같이 변경하였다)에 입사하여 2022. 1. 1.부터 수도권 본부 내 영업지원 부서에서 사무경비관리 업무 등을 담당하였다.

나.

원고는 2023. 11.경 참가인의 직장 내 성희롱 등에 대한 신고를 접수하여 이를 조사한 후 2023. 12. 19. 인사위원회를 거쳐 참가인이 별지 1 기재와 같은 비위행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참가인에게 정직 6개월(이하 ‘이 사건 정직’이라 한다) 및 재택근무(이하 ‘이 사건 재택근무’라 한다)를 명하였다.

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3. 11. 이 사건 정직에 관하여는 ‘참가인에게 이 사건 정직의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으며, 징계절차상 하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사건 재택근무에 관하여는 ‘참가인의 업무형태에 대한 개선과 조직 내 구성원들의 안전한 근로환경 보장, 조직 문화 개선을 통한 향후 피해 예방 및 신고인들에 대한 2차 피해 예방과 피해자 보호 등을 위한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이 사건 재택근무로 참가인에게 발생하는 생활상 불이익이 참가인이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부당정직 및 부당재택근무 구제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E, 이하 ‘초심판정’이라 한다).

라.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6. 24. 이 사건 정직에 관하여는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으나, 이 사건 재택근무에 관하여는 ‘이 사건 정직 및 이후 전보 등 다른 인사발령으로도 충분히 원고가 주장하는 업무상 필요성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점, 참가인이 원고의 ‘후선발령직원인사관리지침’(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에서 정한 재택근무 대상자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에게 이 사건 재택근무를 명하여야 할 업무상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이 사건 재택근무로 참가인에게 발생하는 생활상 불이익이 지나치게 크며, 원고가 참가인과 이 사건 재택근무에 관하여 사전 협의도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초심판정 중 이 사건 재택근무에 관한 부분을 취소하고, 참가인의 이 부분 구제신청을 받아들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마.

원고는 2025. 3. 19. 참가인에게 이 사건 재택근무를 마치고 원직에 복귀하여 원고의 하양지점에서 근무하라는 인사발령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7 내지 10, 13 내지 17, 19호증, 을가 제1 내지 4호증, 을나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규정

별지 2 기재와 같다.

3.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재택근무는 이 사건 지침에 따른 인사명령으로, 참가인과 피해자들 간의 분리, 참가인의 현업 복귀 시 예상되는 잠재적 피해자 발생의 예방, 참가인에 대한 교육 및 교육 효과에 관한 사후 검증 및 원고의 질서 유지·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서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이 사건 재택근무로 인하여 참가인에게 발생한 생활상 불이익은 통상 근로자가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이 사건 재택근무가 위법하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4.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가 아니고, 인사명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인사명령을 할 업무상 필요성과 그에 따라 근로자에게 끼칠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 측과 협의 등 인사명령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7다54498, 54504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재택근무가 징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1)

참가인은, 이 사건 재택근무가 실질적으로 징계처분에 해당함에도 원고가 이 사건 재택근무를 명하는 과정에서 참가인에게 소명할 기회를 제공하는 등 징계에 필요한 절차를 준수하지 않아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2)

그러나 근로관계에서 ’징계‘란 사용자가 근로자의 과거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징벌적 제재를 말하는 것으로, 사용자의 인사명령을 통해 근로자에게 생활상 불이익이 발생하더라도 이는 징계와 개념상 구별되는 것이다. 재택근무는 직무수행능력 부족, 사고의 우려, 근무태도의 불성실 또는 기타의 사유로 정상적인 직무를 부여하기 곤란한 직원에 대한 인력관리의 효율성과 임금관리의 합리화를 도모하기 위해 원고의 취업규칙인 이 사건 지침에 따라 이루어지는 후선발령으로서 징계와는 구분되고, 원고의 인사규정 등에는 재택근무를 징계의 종류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지도 않다. 이 사건 재택근무가 징계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참가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이 사건 재택근무의 정당성 유무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지침은 후선발령직원을 ’역직 및 직무제한행원 대상자‘, ’대기 대상자‘, ’재택근무 대상자‘로 분류하면서, 재택근무 대상자를 ‘역직 및 직무제한행원 발령 후 소속장의 근무상황평가 결과가 지극히 불량하다고 판단되는 직원’(제1호), ‘대기발령 후 최장 1년 이내에 대기사유가 소멸되지 아니하거나 대기 사유에 대한 상당한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아 현업에 복귀하지 못하는 직원’(제2호), ’은행 경영상의 목적에 의한 명령, 지시 또는 권유를 위반하거나 불응한 자로서 그 정도가 극히 심한 경우‘(제3호)로 규정하고 있다(제1장 2. 후선발령직원 분류).

2)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8, 24, 28호증, 을나 제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재택근무는 그 업무상 필요성에 비해 참가인에게 발생하는 생활상 불이익의 정도가 지나치게 과중하므로, 원고의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인사명령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정당하다.

①

이 사건 지침은 ‘업무수행능력 부족, 사고의 우려, 근무태도가 불성실한 직원’을 ‘문책성 역직 대상자’고 정하고 있고, 문책성 역직 대상자 중 해당 사유로 감봉 이상의 징계를 받은 직원을 ‘징계성 역직 대상자’로 정하여 ’재택근무 대상자‘와 구분하고 있으며, ’사고, 징계, 직무수행능력의 부족 또는 기타의 사유로 직무를 수행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를 대기발령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규정 내용 및 체계에 비추어 보면, 직원이 직장 내 성희롱 금지 등의 규정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곧바로 재택근무 대상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②

참가인과 피해자들을 분리하기 위해 반드시 이 사건 재택근무가 필요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부족하다. 이 사건 정직만으로 참가인과 피해자들을 분리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 정직 이후 참가인에게 전보 등 다른 인사발령을 명함으로써 참가인과 피해자들을 분리하는 것이 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재택근무는 참가인과 피해자들 간의 임시적인 분리조치에 불과하다. 실제 원고는 이 사건 재택근무가 종료된 후 참가인을 원근무지가 아닌 원고의 하양지점에서 근무하라는 인사발령을 하였다.

③

참가인은 이 사건 재택근무 기간 동안 일정 교육을 받기도 하였으나, 기본적으로 이 사건 재택근무 기간 동안 원고로부터 부여받은 과제는 교양서적에 관한 독후감의 작성이다. 그런데 이러한 재택근무 과제가 직장 내 괴롭힘 내지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교육 내지 교화와 관련이 깊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가 참가인의 교화 또는 반성의 정도를 검증하고 확인하여야 할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정직이 종료될 무렵 이 사건 정직을 통해 이루어진 교화 및 반성의 정도를 평가하여 참가인에게 후선발령 여부 및 그 수위를 결정하는 방법을 통해서도 원고가 주장하는 업무상 필요성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④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재택근무를 명하여야 할 업무상 필요성이 크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반면, 참가인은 이 사건 재택근무로 인하여 원고로부터 독후감 작성 외에는 별다른 업무를 부여받지 못하였고, 이 사건 재택근무 기간 평소 급여의 약 40퍼센트만을 지급받았으며, 재택근무 기간은 호봉 승급기간에 산입되지 않고(이 사건 지침 제2장 4. 호봉승급기간 제한), 재택근무자는 후선발령 해제일로부터 1년 6개월 간 승격이 되지 못하는바(이 사건 지침 제3장 4. 승격제한), 이 사건 재택근무로 인하여 참가인에게 발생한 생활상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해야 할 정도를 현저히 벗어났다고 보인다.

원고는 이 사건 재택근무로 인하여 참가인이 정직기간 중에도 일정한 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었으므로, 이 사건 재택근무로 참가인에게 발생한 생활상 불이익이 크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재택근무는 이 사건 정직과 구별되는 별개의 인사명령이고, 이 사건 재택근무는 이 사건 정직기간이 끝난 이후로부터 9개월이 경과한 2025. 3. 19.에야 해제되었다. 원고가 이 사건 재택근무를 통해 이 사건 정직기간 중 참가인에게 일정 급여를 추가로 지급한 사정이 존재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참가인이 이 사건 재택근무에 따라 받은 생활상 불이익이 상쇄되었다거나 참가인이 겪는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적으로 수인할 수 있는 범위 내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5.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준영(재판장) 유경민 김성기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