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8. 28. 선고 2024구합78283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4. 7. 24. 원고와 피고 보조참가인들 사이의 E 부당해고 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매년 기간제근로자 신규채용 공고를 통해 원고의 사업 또는 시설관리 등의 특정 업무를 담당할 기간제근로자를 채용해왔고, 채용된 기간제근로자와 근로기간 1년 이하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 보조참가인들(이하 각각 ‘참가인’이라 한다)은 2020년 또는 2021년 아래 업무에 관한 원고의 기간제근로자 채용시험에 합격해 최초 입사일부터 2021. 12. 31.까지 기간제근로자로 근무하였다.

나.

참가인들은 2021년 동일한 업무에 관한 기간제근로자 채용시험에 합격해 2022. 1. 1.부터 2022. 12. 31.까지 근무하였고, 2022년에도 같은 채용시험에 합격해 2022. 1. 1.부터 2023. 12. 31.까지 근무하였다(다만 참가인 B의 경우 2023. 1. 1.부터 2023. 1. 31.까지 단기 사역 형태로 근무하다가 2023년 채용시험에 합격하였다).

다.

참가인 B, D은 2023년에 실시된 기간제근로자 채용시험에 응시하였으나 불합격하였고, 참가인 A은 위 채용시험에 응시하지 않았으며, 참가인 C의 경우 사업종료로 인해 원고가 I 업무를 담당할 기간제근로자를 더 이상 채용하지 않았다. 이로써 참가인들의 근로관계는 2023. 12. 31.자로 모두 종료되었다.

라.

참가인들은 자신들이 2년을 초과하여 근무하였으므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약칭: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되었고, 원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강원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4. 9. ‘기간제근로자 채용절차는 형식에 불과하여 참가인들의 계속 근로기간은 2년을 초과하므로, 참가인들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되었고, 이들에 대한 해고에는 정당한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K). 원고가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7. 24.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E,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5∼13, 15, 16, 21호증, 을가 제1, 2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되었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기간제법 제4조는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계속 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고(제1항 본문), 사용자가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제2항)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기간제법 규정 내용과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근로자의 지위를 보장하려는 입법취지 등을 고려하면, 기간제 근로계약이 반복하여 체결되거나 갱신되어 일정한 공백기 없이 기간제근로자가 계속적으로 근로한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최초 기간제 근로계약에서부터 최종 기간제 근로계약에 이르기까지 기간 전체가 기간제법 제4조에서 말하는 기간제근로자의 사용 기간으로서 ‘계속 근로한 총기간’에 포함되어야 한다. 다만, 기간제 근로계약의 대상이 되는 업무의 성격, 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과 관련한 당사자들의 의사, 반복․갱신된 기간제 근로계약을 전후한 기간제근로자의 업무내용․장소와 근로조건의 유사성, 기간제 근로계약의 종료․반복․갱신 과정에서 이루어진 절차나 그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당사자 사이에 기존 기간제 근로계약의 단순한 반복․갱신이 아닌 새로운 근로관계가 형성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기간제근로자의 계속된 근로에도 불구하고 그 시점에 근로관계가 단절되었다고 보아야 하고, 그 결과 기간제법 제4조에서 말하는 ‘계속 근로한 총기간’을 산정할 때 그 시점을 전후한 기간제 근로계약기간을 합산할 수 없다(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7두61874 판결 등 참조).

2)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14, 18∼20, 22호증, 을가 제4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들이 근로계약을 반복 체결하여 오면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인정되긴 하나, 매년 이루어진 기간제근로자 채용절차를 단순한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각각의 근로계약 체결을 통해 새로운 근로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참가인들의 계속된 근로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근로계약 체결을 통해 근로관계가 단절되었으므로, 참가인들의 계속근로기간은 2년을 초과하지 않았고 그에 따라 참가인들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이에 참가인 C가 담당한 I 업무가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5호에서 정한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①

원고는 매년 채용인원을 정하여 기간제근로자 채용공고를 했는데, 채용절차는 1차 서류전형과 그 합격자를 대상으로 한 2차 면접시험으로 이루어져 있다. 원고는 채용 시마다 면접위원과 출제위원을 위촉하고, 채용공고에 명시된 평정요소를 반영하여 면접시험의 기본 질문요지 등을 미리 준비했으며, 평정표도 제작해 면접시험 과정에 활용했다. 또한 원고는 면접위원의 과반수가 응시자의 5개 평가항목 중 2개 이상을 2점 이하로 평정하는 경우 해당 응시자의 순위, 응시인원과 관계없이 불합격 처리하여 채용 경쟁률이 1:1인 상황에서도 채용심사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운용했다.

②

참가인들이 담당한 업무에 관한 채용 경쟁률은 2021년의 경우 1.5:1∼3:1, 2022년․2023년의 경우 1:1 또는 2:1, 2024년의 경우 2:1 또는 4:1이었고, 그 이외 다른 업무에 관한 채용 경쟁률 역시 1:1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8:1의 경쟁률에 이르는 경우도 있는 등 기간제근로자 채용과정에서 응시자 사이 실질적인 경쟁이 존재했다. 나아가 특정연도에 기간제근로자 채용에 합격했으나, 다음연도에 불합격하고, 그 다음연도에 다시 합격하는 사례가 관찰되는 점(L도서관 관리를 담당한 M, 임도관리를 담당한 N 등)에서 원고가 기간제근로자 채용을 실질적인 공개경쟁채용 방식으로 운영해왔다고 볼 수 있다. 비록 참가인들의 채용 경쟁률이 1:1에 그치는 경우도 있었으나 이는 응시자격을 횡성군에 주소를 둔 주민으로 제한하였기 때문에 발생한 부득이한 결과일 뿐, 이를 원고가 채용자를 내정했거나 기간제근로자 채용절차를 형식적으로 운영한 결과라고 보기는 어렵다.

③

원고가 채용절차에서 현재 재직 중인 기간제근로자를 우대하거나 그들이 채용에 특별히 유리할 만한 조건을 마련해 놓았다는 사정은 찾을 수 없다. 또한 면접위원들이 참가인을 평정한 내역을 보더라도 일괄적으로 동일한 점수 또는 다른 경쟁자에 비해 압도적으로 유리한 점수가 부여되었다는 등의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④

원고가 기간제근로자를 채용하여 수행한 업무는 민간위탁 또는 공무직 배치 등으로 인해 기긴제근로자의 필요성이 없어지거나 필요인원이 조정되는 경우가 잦았고, 참가인 B, C가 담당한 H, I 업무도 예외는 아니었다. 원고는 인력수요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기간제근로자를 채용하는 방식으로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영했던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가 상시․지속적 업무에 관하여 기간제법을 잠탈하기 위해 매년 기간제근로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⑤

원고가 2021. 12. 31. 참가인들과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도 퇴직금 정산을 하지 않았고, 참가인 A, B, C에 대한 고용보험 상실신고를 하지 않았으며, 근로기간 1년의 기간제근로자에게 부여될 연차휴가는 최대 11일인데도(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21다227100 판결 참조) 2022년 참가인들에게 15일의 연차휴가를 부여한 사실이 인정되긴 한다. 그러나 원고는 과거 업무처리 방식을 시정하여 2022. 12. 31. 및 2023. 12. 31.에는 참가인들에 대한 퇴직금 정산과 고용보험 상실신고를 모두 이행했고, 2023년에는 참가인들에게 11일(참가인 B에게는 10일)의 연차휴가만을 부여했으므로, 이로써 기존 근로관계를 종료하고 새로운 근로관계를 개시한다는 원고의 의사를 충분히 추단할 수 있다.

나.

갱신기대권의 인정 여부

1)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두45114 판결 참조).

2)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24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 즉 ① 원고의 「공무직 및 기간제근로자 관리 규정」, 참가인들의 근로계약서나 원고의 채용공고 등에도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점, ② 참가인들은 매년 새로운 채용절차를 거쳐 비로소 개별 근로계약을 체결한 점, ③ 참가인들은 최초 입사 이후 2회 재계약을 거쳤을 뿐이고 전체 근무기간도 최대 3년 정도에 불과한 점 등을 종합하면, 참가인들에게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참가인들의 근로계약은 기간 만료로 이미 종료되었으므로, 원고의 근로관계 종료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참가인들이 부담하며, 나머지는 패소한 피고가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재판장) 오민관 방민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