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4. 7. 30.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또는 ‘참가인 재단’이라 한다)은 제주 지역의 전통계승, 지역문화예술 진흥을 통한 제주의 정체성 확립 및 문화교류 사업을 통한 지역간, 국가 간 상호이해와 협력의 기틀 마련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원고는 2017. 10. 10. 참가인 재단에 입사하여 경영지원팀, 공간사업기획단TFT, 미래문화팀, 지역문화확산팀 등에서 팀장으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23. 3. 12. 18:00경 서귀포시 D에서부터 서귀포시 E 앞 도로에 이르기까지 약 18km 구간에서 혈중알콜농도 0.116%의 술에 취한 상태로 (차량번호 1 생략) 아이오닉 일렉트릭 승용차량을 운전하다가 경찰관의 음주단속을 받았다(이하 ‘이 사건 음주운전’이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음주운전에 관하여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의 범죄사실로 제주지방법원에 약식기소되었고, 위 법원은 2023. 5. 31. 원고에게 벌금 1,000만 원의 약식명령을 선고하였으며(제주지방법원 2023고약1614), 원고가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아니하여 위 약식명령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참가인은 2024. 1. 16. 원고가 참석한 가운데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가 이 사건 음주운전을 하여 참가인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하고 공공기관 근무자로서 품위를 훼손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2024. 1. 24.자 해임을 의결하였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2024. 1. 22. 원고에게 이를 통보하였다.
원고는 2024. 2. 22. 제주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제주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4. 26. 원고의 신청을 기각하였고(F), 원고가 이에 불복하여 2024. 5. 21.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7. 30.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4호증, 을가 제1 내지 8,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절차적 하자에 관한 판단
징계의결서 미교부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는, 참가인의 징계절차 및 양정 등에 관한 내규(이하 ‘이 사건 내규’라 한다) 제15조 제2항에 의하면 징계의결을 집행하는 때에는 징계대상자에게 징계처분사유설명서와 징계의결서 사본을 교부하여야 하는데,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를 하면서 원고에게 징계의결서를 교부하지 아니하여 집행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하자가 있다고 주장한다.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를 집행하기 위하여 2024. 1. 22. 징계처분사유설명서, 징계의결서, 해고통지서가 첨부된 공문을 발송하였고, 원고는 같은 날 해고통지서를 수령하였다는 취지의 수령증에 서명‧날인한 사실, 참가인이 사용하는 징계처분사유설명서 기본 서식의 ‘이유’란에는 ‘별첨징계의결서 사본과 같음’이라고 부동문자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는 징계처분사유설명서와 해고통지서를 수령하였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는데, 참가인이 징계처분사유설명서, 징계의결서, 해고통지서를 하나의 공문에 첨부하여 발송하면서 그중 징계의결서만 제외하고 원고에게 교부할 특별한 이유를 찾기 어려운 점, 참가인의 징계처분사유설명서는 징계의결서가 첨부되어 있음을 전제로 작성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은 원고에게 징계처분사유설명서, 해고통지서와 함께 징계의결서도 교부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설령 참가인이 원고에게 징계의결서를 교부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앞서 든 증거와 을가 제9,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 즉, ① 징계대상자에게 징계처분사유설명서와 징계의결서 사본을 교부하도록 규정한 이 사건 내규 제15조 제2항은 징계대상자에게 징계처분의 사유를 고지하여 당사자가 이를 토대로 이의신청 여부 등을 검토하고 후속 절차에서 방어권을 적절히 행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규정으로 이해되는 점, ② 원고는 이 사건 해고를 심의‧의결한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징계사유를 고지받은 후 소명기회를 부여받고 자신의 의견을 충분히 진술한 점, ③ 해고통지서에도 이 사건 해고의 근거 규정, 징계사유 등 원고가 후속 절차에서 방어권을 행사하기 위하여 필요한 내용이 징계사유서와 동일한 수준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 ④ 참가인이 원고에게 징계의결서를 교부하지 아니하였다면 이는 공문에 첨부된 서류를 출력하여 전달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실수로 볼 여지가 많고, 징계의결서의 기재 내용에 비추어 참가인이 이를 고의로 원고에게 교부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 보이는 점, ⑤ 원고는 징계의결서를 교부받지 아니하였다면 즉시 재교부를 요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징계의결서와 관련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재심을 청구하였고, 재심 절차에서는 원고에게 징계의결서(재심)가 이메일로 송부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 당시 피고가 징계의결서를 교부하지 아니한 것이 이 사건 해고를 무효로 할 정도의 중대한 절차적 하자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인사위원회 구성 관련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해고를 의결한 인사위원회가 기관 편향적인 인사들로 구성되었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해고를 의결한 참가인 인사위원회의 구성이 편향적이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는, 초심과 재심 인사위원회의 위원이 동일한 인물들로 구성되어 실질적인 재심사의 기회가 박탈되었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① 이 사건 내규 제17조 제1항은 ‘징계처분을 받은 직원이 그 처분에 불복할 경우 징계의결 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다음 각 호의 서류를 첨부하여 인사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재심에 대한 의결은 본 내규 해당 가 조문을 적용한다’고 규정하여 인사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고 재심에 관하여는 초심 인사위원회의 규정이 준용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이 사건 내규나 참가인 인사관리 규정, 취업규정에 재심 인사위원회를 초심 인사위원회와는 다른 인사로 구성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은 없는 점, ② 재심에 관한 참가인의 제반 규정을 종합하면, 참가인의 재심절차에서 재판절차와 같이 재심위원회를 초심위원회와 달리 구성하여 징계사유 또는 징계양정 등을 다시 판단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해고를 심의‧의결한 인사위원회와 재심위원회가 같은 위원으로 구성되었다고 하여 이 사건 해고 절차가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징계양정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관련 법리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7두979 판결 등 참조).
판단
원고는 이 사건 음주운전을 하기 전에도 2018. 4. 1. 음주운전을 하여 2018. 8. 3. 제주지방법원에서 벌금 3백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전력이 있고, 위 음주운전으로 인하여 2020. 3. 24. 감봉 3개월(2020. 4. 1. ~ 2020. 6. 30.)의 징계를 받았으며, 2020. 7. 17. ‘2019년 지방공공기관 채용비리 특정감사에 따른 징계’로 감봉 1개월(2020. 8. 1. ~ 2020. 8. 31.)의 징계를 받았다. 이 사건 내규 [별표1의 3]에 의하면 2회 음주운전을 한 경우의 양정기준은 ‘파면~강등’에 해당하고, 이 사건 해고가 위 양정기준의 범위를 초과하지는 않았다(원고는 참가인이 이 사건 내규 제20조 제2항의 가중규정을 적용하여 통상의 양정기준보다 1단계 위의 징계를 적용한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해고는 통상의 양정기준 범위 내에서도 두 번째로 중한 징계일 뿐이고 참가인이 위 내규 규정을 적용하여 징계양정을 가중한 것이 아니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원고가 일반적인 근로자보다 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공기업의 간부급 직원임에도 2차례 음주운전을 한 점, 이 사건 음주운전 당시 원고의 혈중알콜농도가 운전면허 취소 사유에 해당하고 주행거리도 상당히 긴 편인 점, 음주운전을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고, 공공기관의 음주운전에 대한 징계기준이 강화되는 추세인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음주운전 관련 비위행위는 그 비난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해고는 비위행위의 정도에 비하여 지나치게 과중하여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 판단된다.
원고가 2회의 음주운전을 하였으나, 이 사건 음주운전은 첫 음주운전으로부터 약 5년이 경과한 이후의 일이어서 첫 음주운전으로 인한 책임이 상당 부분 희석된 상태였고, 원고의 음주운전 전력이 공기업 직원으로서의 품위 손상이나 참가인의 사회적 평판 훼손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운전면허취소 사유에 해당하는 혈중알콜농도 상태에서 상당히 긴 거리를 운전하는 등 이 사건 음주운전 자체의 죄질이 나쁘기는 하나, 이 사건 음주운전으로 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았고, 원고가 경찰관의 음주측정을 거부하거나 현장에서 도망하는 등 추가적인 범죄 행위를 저지르지도 않았다. 나아가 이 사건 음주운전의 죄질이 무거운 편이라고 하더라도, 원고와 참가인이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비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은 형사적인 관점에서 평가한 죄질과는 다를 수 있다.
원고는 참가인 재단에 입사한 후 경영지원팀, 공간사업기획단TFT, 미래문화팀, 지역문화확산팀의 팀장으로 근무하면서 관리자로서 부서업무를 총괄하는 업무를 하였다. 원고의 업무는 운전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이 사건 음주운전으로 인하여 참가인 재단 내에서 원고의 업무 수행에 지장이 올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원고는 참가인 재단에 입사하고 여러 부서에서 총괄 업무를 맡으면서 나름대로 성실하게 근무하여 왔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나이와 경력을 고려할 때 원고가 이 사건 재단에서 해고될 경우 재취업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어서 이 사건 해고가 사실상 원고를 노동시장에서 배제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가 51세의 가장으로서 부모 및 미성년자인 두 명의 자녀를 부양해야 하는 점, 원고에게 음주운전 이외에 참가인과의 신뢰관계를 훼손할 만한 다른 징계사유는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이 사건 음주운전만을 이유로 원고를 해고하는 것은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측면이 있다.
원고는 이 사건 음주운전 이후 자기 소유 자동차를 처분하여 다시는 음주운전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표시하였다.
소결론
이 사건 해고는 징계절차에 위법이 없고 징계사유도 존재하나, 징계양정이 과다하다고 판단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을 취소되어야 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강상우 이슬아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