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고 B(C생, 이하 '망인'이라 함)의 사망
망인은 D 주식회사 등에서 할석공으로 근무하였던 사람으로, 2016. 12. 13.자 진폐정밀진단결과 병형 2/1, 심폐기능 F1(경도), 장해등급 7급 15호로 판정을 받았고,2019. 9. 2.자 진폐정밀진단결과 병형 2/3, 심폐기능 F1(경도), 장해등급 7급 15호로 판정을 받고 폐기종(em)이 진단되어 입원요양을 하였음.
망인은 2022. 7. 29. 방광암을 진단받고 2022. 8. 23. 로봇을 이용한 근치적 방광절제술 및 방광조형술을 시행받은 뒤 다음날 산소포화도 저하, 의식 저하 등이 발생하여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나 2022. 9. 6. 사망하였음. 사망진단서상 직접사인은 '칸디다혈증', 간접사인은 '방광암'임.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는 2023. 8. 10. 피고에게 망인의 사망은 진폐증 및 그 합병증에 의한 사망이라고 주장하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진폐유족급여 및 장의비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3. 10. 26. 원고에게 '망인의 사망시까지 진폐증의 특별한 악화 소견은 없었던 반면, 방광적출술 후 발생한 칸디다혈증에 의한 패혈성 쇼크로 사망에 이르게 된 경과 등을 고려해 볼 때, 진폐의 악화나 그 합병증보다는 망인의 개인 질병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라는 의학적 소견에 따라 진폐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함)을 하였음.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망인은 2022. 8. 23. 방광절제술 및 방광조형술을 받고 회복가능성이 높았으나 진폐증 및 그 합병증으로 인해 폐렴이 발생하였고 폐기능 저하로 인해 회복하지 못하고 2022. 9. 6. 조기에 사망한 것이므로 진폐증 및 그 합병증에 따른 사망이라고 보아야 한다.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2 내지 4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 법원의 E내과의원,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장, F병원장(직업환경의학과, 비뇨의학과)에 대한 각 사실조회회신, 이 법원의 G병원장(신장내과, 이하 '신장내과 감정의'라 한다), H병원장(호흡기내과, 이하 '호흡기내과 감정의'라 한다)에 대한 각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망인의 사망과 진폐증 및 그 합병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지 아니하다.
망인이 방광암으로 인해 근치적 방광절제술 및 방광조형술을 받고 하루 뒤에 전신상태 악화로 중환자실 치료를 받던 중 칸디다혈증에 의한 패혈성 쇼크로 사망에 이른 경과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의 사인에 해당하는 칸디다혈증은 근치적 방광절제술 및 방광조형술과 직 · 간접적으로 관련된 감염 합병증일 여지가 큼. 진폐증은 칸디다혈증을 직접 유발하지 않으므로 망인의 진폐증 및 그 합병증은 칸디다혈증과는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음.
망인은 근육침습방광암(T2 high grade)을 진단받고 2022. 8. 23. 방광 전체와 전립선, 정낭, 골반림프절을 제거하는 근치적 방광절제술 및 소장을 잘라서 방광 형태로 만들어주는 방광조형술을 받은 후, 다음 날 갑작스러운 산소포화도 저하, 의식 저하와 함께 급격히 진행되는 중증 패혈증 양상을 보였고, 혈액검사 및 흉부 X-선 검사결과 폐렴 소견이 확인되었으며,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칸디다혈증에 의한 패혈성 쇼크로 2022. 9. 6. 사망하였음.
근치적 방광절제술 및 방광조형술은 방광을 제거한 후 소장 등을 이용해 인공방광을 만들고 요로를 재건하는 수술로, 수술시간이 길고 출혈 · 조직손상이 커 감염위험이 높다고 알려져 있음. 수술로 인한 도뇨관 유지, 중심정맥관 유지, 항생제 사용등도 감염의 위험을 높일 수 있음. 망인의 2022. 8. 25.자 의무기록사본에 '기저 진폐증, 회장 절제 통한 방광재건술을 고려하였을 때, 폐, 위장에서 기원한 감염 가능성이높다'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망인의 객담 배양검사상 병원균이 확인되지 않은 점, 망인이 방광적출술 후 단기간 내에 칸디다혈증이 발생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폐를 일차감염원으로 한 칸디다혈증일 가능성은 낮음. 오히려 칸디다가 위장관 등에 상재하는 기회감염균이라는 점, 수술 과정에서의 장관 손상, 중심정맥관 · 도뇨관 등의 침습적인 기구 사용 등을 고려하면, 장관 또는 의료기구를 경유하여 칸디다가 혈류로 침투하여 칸디다혈증이 유발되었을 가능성이 더 큼.
망인의 주치의인 F병원 비뇨의학과 전문의는 사실조회회신에서 '칸디다가 망인의 패혈증 쇼크의 원인균이고 호흡부전과 패혈증쇼크가 조절되지 않아 사망에 이르렀다고 판단하여 직접사인을 칸디다혈증으로 기재하였다. 칸디다균의 감염시기와 감염경로를 정확히 추정하기는 어렵지만 수술 후 회복과정에서 감염되었을 것으로 생각되고 도뇨관, 기관삽관 등 외부로부터 삽입되어 있는 관을 통해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라는 소견을 밝혔음.
피고의 호흡기내과 자문의들도 '망인은 수술 후 발생한 칸디다혈증에 의한 패혈성 쇼크로 사망한 것으로 판단되며, 진폐증에 의한 것이라기보다 수술 후 발생한 복강 내 감염, 그로 인한 패혈증으로 인한 것이다', '방광암 수술 하루 뒤부터 전신상태악화로 중환자실 치료를 받던 중 사망하였고 혈액에서 진균이 동정된 점을 보면 수술후 칸디다 패혈증이 합병된 것으로 판단된다'라는 소견을 밝혔음.
2022. 8. 25. 흉부 CT상 양폐 하부에 폐렴 소견이 확인되기는 하나, 망인의 진폐증 및 그 합병증이 위 폐렴 발병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거나 폐렴이 사망을 초래할 만한 수준이었다고 평가하기 어려움.
망인의 주치의인 F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는 '2022. 8. 25. 흉부 CT상 양폐 하부에 폐렴 양상 확인되었고 객담 배양검사상 병원균 확인되지 않았으며 패혈증으로 인한 의식저하 발생 후 폐렴 소견이 확인된다. 따라서 망인의 폐렴은 의식저하로 인한 흡인성 폐렴의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되며 흡인성 폐렴의 발병에 기전상 진폐증및 그 합병증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2022. 9. 2. 촬영한 흉부CT에서 폐렴 및 폐부종이 호전되는 소견을 보였기 때문에 흡인성 폐렴의 악화가 있었는지 여부가 불확실하다. 망인의 진폐증 및 그 합병증이 흡인성 폐렴의 악화에 영향을 미쳤는지 판단할 수 없다'라는 소견을 밝혔음.
피고의 호흡기내과 자문의도 '2021. 8.과 사망 당시 흉부 영상검사에서 진폐증 악화가 확인되지 않는다. 사망 하루 전 패혈증에 의한 폐부종이 확인될 뿐이고, 사망을 초래할 만한 폐렴은 확인되지 않는다'는 소견을 밝혔음.
F병원 비뇨의학과 전문의가 '진폐증으로 인한 폐기능 저하로 흡인성 폐렴이 발생하여 이로 인한 패혈증으로 사망하였다'라는 소견서를 작성한 바 있기는 하나, 위와 같은 판단의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앞서 본 망인의 사인(칸디다혈증에 의한 패혈증)과 배치되는 소견인 점, 위 전문의는 사실조회회신에서 '진폐증으로 인한 폐기능 저하는 기도보호 능력을 약화시켜 흡인성 폐렴 위험을 증가시킬수 있다'라고 하였으나 이는 일반적 · 추상적 가능성에 불과하고, 망인의 진폐증 및 그 합병증이 폐렴 발병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거나 폐렴 발병이 사망을 초래할 만한 수준이었다고 판단할 근거가 되기 부족함.
2022. 7. 7. 촬영된 흉부단순방사선 영상과 2022. 8. 22. 흉부 CT에 의하면 우폐 상엽에 대음영 소견, 양폐 하부에 폐섬유화 소견 및 폐기종이 확인되어 망인의 진폐증은 제4형 대음영 B에 해당하기는 하나, 진폐증의 중증도는 폐기능 저하 정도, 호흡곤란 등 임상 증상, 합병증 유무 등을 종합하여 판단되는 것으로, 영상 소견만으로 망인의 진폐증이 매우 심각한 상태라고 단정할 수 없음. 망인의 마지막 진폐정밀진단검사(2019. 9. 2.) 결과는 병형 2/3, 심폐기능 F1(경도), 장해등급 7급 15호이었고, F병원의 2020. 8. 7.자 폐기능검사상 심폐기능이 F1(경도)이었으며, 2022. 7. 27.자 폐기능검사상 심폐기능이 F2(중등도)이었는바, 망인의 심폐기능이 점차 악화되기는 하였으나 사망을 초래할 정도의 중증이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움.
피고의 호흡기내과 자문의는 '2021. 8.과 사망 당시 흉부 영상검사에서 진폐증 악화가 확인되지 않는다. 사망 하루 전 패혈증에 의한 폐부종이 확인될 뿐이고, 사망을 초래할 만한 폐렴은 확인되지 않는다'라는 소견을 밝혔고, 이 법원 호흡기내과 감정의도 '수술 전후 진폐증 악화를 확인할 수 없어 사망과 진폐증과의 직접적이고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라는 소견을 밝히며, 망인의 진폐증 및 그 합병증과 사망 간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은 피고측 소견, 심사결정, 재심사결정에 중대한 의학적 오류가 관찰되지 않는다고 하였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망인의 사망 전 진폐증이 폐렴 발병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정도로 악화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려움.
호흡기내과 감정의는 '수술 후 진폐증 악화를 확인할 수 없어 사망과 진폐증과의 직접적이고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71세 고령, 고혈압, 당뇨병, 관상동맥질환, 신부전과 함께 진폐증과 만성폐쇄설폐질환이 폐렴 발병 후 치료 및 회복을 어렵게 하는 장애요소로 작용하였다'라는 소견을 밝혔고, 신장내과 감정의는 '단기간 내 급격한 사망은 이례적인 경우로 진폐증이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망인의 진폐증 및 그 합병증이 수술 후 진균에 의한 폐렴 발생 및 치료 · 회복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생각된다'라는 소견을 밝히기는 하였음. 그러나 망인의 진폐증 및 그 합병증이 수술 후 면역력 · 회복력 저하, 감염 방어력 감소 등의 측면에서 간접적인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하더라도, 그 영향이 사망과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정도로 크다고 보기는 어렵고 망인의 직접적인 사망원인이 된 칸디다혈증은 수술 후 감염 합병증일 여지가 크므로, 위와 같은 소견만으로 망인의 사망과 진폐증 및 그 합병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된다고 보기 어려움.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호성호(재판장) 강상우 이슬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