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4. 8. 22. 원고와 피고 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원가용역 컨설팅업, 원가계산업무 용역업 등을 영위하고 있는 회사이다.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22. 11. 1. 아래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LCC 사업본부장'의 직위에서 수명주기비용(Life Cycle Cost, LCC)을 분석하고 연구하는 업무를 담당하였다.
원고는 2023. 12. 29. '① 대표이사 업무지시 불이행, ② 업무수행 역량 부족, ③ 법인카드 무단사용'의 해고사유로 참가인을 해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4. 30. '참가인이 근로자에 해당하고, 원고가 주장하는 해고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F). 중앙노동위원회도 2024. 8. 22.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4호증, 을가 제1~4, 10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므로,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 · 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 · 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 · 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재심판정은, ① 참가인이 2022. 11. 1.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의 임원으로 등기되어 있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전 임직원이 7명인 원고 조직도상 참가인과 같은 비등기 임원이 약 57%에 해당하는 4명으로 그들 모두가 사용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원고가 참가인에게 사업계획서 제출을 요청하거나 참가인이 외부업체와의 미팅 사실 · 결과를 보고하는 등 업무수행과정에서 상당한 지휘 ·감독을 받았다고 보이는 점, ③ 참가인은 매월 고정된 금액을 지급받았고 별도의 이익배당을 받은 적도 없는 점, ④ 참가인의 출 · 퇴근시간 및 근무장소가 지정되어 있고, 출장 및 연차사용 등에 관하여도 사전 보고를 하였다고 보이는 점, ⑤ 원고는 참가인이 독립적으로 인력을 채용할 정도로 독립성 · 자율성을 가지고 있었다고 주장하나, 해당 직원은 원고 대표자가 참가인과 함께 면접을 진행한 후 채용을 결정하였다고 보이는 점, ⑥ 일반 근로자들보다 높은 급여를 지급받았다는 것만으로 보수의 근로 대상적 성격을 부정할 수 없고, 법인차량 · 법인카드 지원은 근로계약 내용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참가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재심판정이 적절하게 설시한 위와 같은 사정들에 더하여, ⑦ 원고가 참가인의 '대표이사 업무지시 불이행'을 해고사유 중 하나로 삼은 것만 보더라도 업무수행과정에서의 지휘 · 감독 관계를 부인하기 어려운 점을 아울러 고려하면,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다. 이를 다투는 원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정당하다고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해당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는지 여부는 해당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해당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 여러 개의 해고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해고사유만으로도 해고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해고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않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다4142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재심판정은, ① 원고는 2024년 사업계획서 작성에 관하여 참가인에게 2023. 10.경 1차 지시를 하였으나 보고가 없었고 2023. 11. 25.경 2차 지시를 하였는데도 참가인이 작성 기한(2023. 12. 26.)을 넘겨 제출하였다고 주장하나 그 주장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만한 충분한 자료가 없는 점, ② 원고가 참가인의 업무수행 능력 부족에 관한 근거로 삼고 있는 2024년 사업계획서는 참가인이 제출한 사업계획서와 내용이 일부 다르고, 그런데도 원고는 참가인이 최종적으로 제출한 계획서가 맞는지 확인하지 않았으며, 그 외에 참가인에 대한 객관적 업무평가 내용이나 업무능력과 관계된 근거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점, ③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법인카드 사용 기준을 명확히 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해고 전까지 원고가 참가인의 법인카드 사용을 문제삼은 적도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해고사유가 모두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에 제출된 증거들을 종합하여 보더라도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 ①, ③판단은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21~27호증, 을가 제8호증, 을나 제7~9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원고의 인적 · 물적 규모와 사업내용, 참가인의 채용 경위, 담당 직무, 실제 수행한 업무 내용과 달성한 매출의 정도 등에 관한 아래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참가인이 자신의 직급과 역할에 맞는 적정한 매출을 달성하는 등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하기 위한 전제로서의 업무수행 역량을 충분히 갖추지 못하였다는 해고사유를 인정할 수 있고, 다른 해고사유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위 해고사유만으로도 해고의 타당성이 충분히 인정된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와 달리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원고는 무기체계 개발 비용계산 관련 컨설팅 · 용역 등의 업무를 수주하여 매출을 올리는 것을 주된 사업 방식으로 하는 회사이다. 참가인 근무 당시 원고는 대표자를 포함하여 총 임직원이 7명에 불과한 소규모 회사였고, 참가인 등 4명이 각각 본부장, 이사 등의 직함을 사용하면서 원고의 주요 사업 부문별 책임자를 맡고 있었다. 이러한 원고의 사업 방식과 조직 구조를 고려하면, 원고의 사업 지속을 위해서는 원고 대표자와 부문별 책임자들 사이의 밀접한 관계가 꾸준히 유지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 기본적으로 부문별 책임자들이 일정한 수준 이상의 용역을 수주하여 매출을 올리는 것이 필수적으로 요구되었다. 따라서 원고 대표자와 근로자 사이의 신뢰가 상실되거나 근로자가 자신에게 요구되는 일정 수준 이상의 업무 실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근로관계가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고 평가할 수 있고, 그 기준은 다층적 · 복합적인 인력 구조를 갖추고 세밀하게 개별 근로자의 역할을 구분하고 있는 대규모 회사의 엄격한 기준에 비해서는 유연하게 설정될 필요가 있다.
참가인은 원고처럼 국방 무기체계 관련 군수지원 사업을 영위하는 ㈜G에서 대표이사로 재직하다가 원고로 영입되었고, 'LCC본부장/대표 컨설턴트'라고 기재된 명함을 사용하면서 해당 부문 영업에 관하여는 광범위한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활동하였으며, 일반 근로자에 비해 높은 급여를 지급받으며 법인차량과 법인카드를 지원받기도하였다. 이처럼 참가인의 고유한 경력과 배경 및 이를 토대로 한 영업활동이 다수의 용역 수주를 통해 원고 매출에 크게 기여하리라는 기대가 참가인의 채용에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으므로, 반대로 참가인이 그와 같은 수준의 업무수행 역량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다면 더 이상 높은 급여와 많은 혜택을 지원받으면서 광범위한 권한을 가지는 지위를 보장받을 수도 없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런데 참가인이 최종적으로 작성한 2024년 사업계획서의 내용에 의하더라도, 참가인은 스스로 LCC 부문 2023년 매출목표를 총 2억400만원으로 설정하였으면서도 실제로는 그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1억1,600만원(+α)의 매출만을 달성하였을 뿐이다 (을나 제7호증 11면). 참가인은 이에 관하여, 자신이 원고 대표자가 사실상 동일한 회사로 운영하는 ㈜H(이하 'H'이라 한다)의 근로자로도 가입되어 있었는데, 위 사업계획서상 4,000만원의 매출이 발생한 'IPS + LCC 비용분석 사업 영업/수주'의 경우 전체사업금액이 3억3,000만원인 신속획득사업(AI경계시스템)의 일부분이었고, 참가인이 위 사업 전체를 수주하였으나 원고 대표자 결정에 따라 'LCC 비용분석 사업' 관련 매출은 원고에게, 'IPS 사업' 관련 매출은 H에 각각 귀속된 것일 뿐이므로, 사실상 참가인이 위 사업과 관련하여 달성한 매출은 신속획득사업 전체 사업금액인 3억3,000만원이고 이를 '+d'의 형태로 명확하게 표시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이 실제로 신속획득사업 전체를 수주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오히려 원고가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원고와 H은 엄연히 별개의 회사로서 참가인이 H의 근로자로 가입되어 있던 것은 단지 H 명의로 된 법인차량의 지원 때문이라고 보이고, 나아가 위 신속획득사업은 'I'에서 실시한 사업으로 이미 2008년경부터 H과 I 사이에 원고 대표자등의 기여를 통해 형성되어 있던 사업상 관계의 일환으로 수주되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므로, 이와 달리 참가인 주장처럼 신속획득사업 매출 전체를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기여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나아가 참가인은 원고 내 다른 부문인 '비용분석 사업연구' 관련 매출 중 'J 선행연구 비용분석'의 50%는 참가인의 실적으로 인정되어야 하고, 참가인이 수주를 주도한 '조달청 긴급용역과제(K 용역)'는 원고 대표자의 과실로 수주가 불발된 것일 뿐이므로 이 역시 참가인의 실적에 참작되어야 하며, 참가인이 담당한 LCC 사업의 난이도가 다른 사업보다 훨씬 높다는 것도 감안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참가인은 이러한 업무수행 내역을 뒷받침할 만한 미팅 내역, 보고서 등의 객관적인 자료 역시 전혀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참가인이 스스로 작성한 내역에 의하더라도 목표 매출을 현저히 달성하지 못하였는데도 자신의 구체적인 업무수행 내역과 실적을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마저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정을 앞서 본 원고의 규모, 사업 방식, 참가인의 채용 경위 등에 더하여 보면, 참가인이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업무수행 역량을 보이지 못하였다는 해고사유는 충분히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설령참가인이 주장하는 대로 원고 내 다른 부문 책임자들이 참가인보다 부족한 매출 달성 률을 보였다고 하더라도, 원고 대표자와의 신뢰관계 상실, LCC 사업 부문의 향후 전망, 참가인의 장래 업무수행 역량에 관한 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참가인과의 근로관계만 단절한 원고의 판단이 부당하다고 볼 수도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참가인이, 나머지는 패소한 피고가 각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재판장) 오민관 방민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