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1970년생이고 피고 소속 8급 여성 공무원으로서, 2022. 1. 1.부터 B구 보건소 보건위생과에서 근무하였고, 2024. 1. 1.부터 2024. 3. 31.까지 같은 과 '위해업소 단속 T/F팀'에서 원고보다 23년 연하이지만 직급이 높은 7급 남성 공무원 C과 함께 근무하게 되었다. 원고와 C은 매주 화요일, 목요일 야간에 C이 운전하는 차량을 이용하여 관내 위해업소 단속업무를 함께 수행하였다.
원고가 2024. 4. 1.부터 B구 보건소 보건지소로 전보발령되어 그때부터 C과 다른 부서에서 근무하게 되었는데, C은 2024. 4. 3. B구청 감사담당관에게 '원고가 함께 근무한 기간에 자신을 3차례 성희롱하였다'며 직장 내 성희롱 고충 진정을 제기하였다. 피고는, 감사담당관의 조사와 B구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원고가 아래와 같이 C에 대하여 3차례 성희롱을 하여 지방공무원법 제55조(품위 유지의 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지방공무원 징계규칙」제2조 제1항 [별표 2의2] '성 관련 비위 징계기준'을 적용하여, 2024. 5. 30. 원고에 대하여 감봉 1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가 소청심사를 청구하였으나, 서울특별시지방소청심사위원회는 2024. 7. 25. 원고의 소청심사 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3, 5호증, 을 제1~4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징계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징계의결요구서, 징계의결서 및 징계처분서에는 원고의 어떤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것인지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에는 행정절차법상 이유제시의무를 위반한 하자가 있다.
제1, 3징계사유 관련 발언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주는 내용이 아니었고, 제2징계사유의 경우에도 C에게 단순히 만남을 권유한 것일 뿐 강요의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C이 당시 상황이나 원고의 발언 내용 · 취지를 허위 · 과장하여 진술하였을 가능성도 높다.
원고의 해당 발언은 고의적인 성희롱이 아닌데도 이 사건 징계처분으로 상당 기간 승진이 제한되는 큰 불이익을 입게 되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지나치게 과중하여 위법하다.
절차적 하자 인정 여부
행정절차법 제23조에서 정한 처분의 이유제시의무는 행정청의 자의적 결정을 배제하고 당사자로 하여금 행정구제절차에서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따라서 처분서에 기재된 내용, 관계 법령과 해당 처분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인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처분 당시 당사자가 어떠한 근거와 이유로 처분이 이루어진 것인지를 충분히 알 수 있어서 그에 불복하여 행정구제절차로 나아가는 데 별다른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처분서에 처분의 근거와 이유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처분을 취소하여야 할 절차적 하자로 볼 수 없다(대법원 2019. 12. 13. 선고 2018두41907 판결 참조).
갑 제1, 2, 3호증, 을 제2, 3호증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비록 이 사건 징계의결요구서, 징계의결서 및 징계처분서에는 원고의 3차례 성희롱 발언의 일시, 장소만 특정되어 있을 뿐이고 구체적인 발언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는 않으나, 원고는 감사담당관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 C이 성희롱으로 특정한 일시, 장소, 상황과 발언 내용을 제시받고 이에 대해 자신의 기억과 입장을 구체적으로 진술한 사정, 원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에 대하여 제소기간 내에 이 사건 취소소송을 제기하였고 소장에서 3가지 징계사유를 구체적으로 반박하는 청구원인을 주장한 사정을 알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 당시 원고가 어떠한 근거와 이유로 징계처분이 이루어진 것인지를 충분히 알 수 있어서 그에 불복하여 행정구제절차로 나아가는 데 별다른 지장이 없었다고 인정하기에 충분하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처분에 행정절차법상 이유제시의무를 위반하여 처분을 취소하여야 할 정도의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징계사유 인정 여부
지방공무원법 제55조는 "공무원은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품위'는 공직의 체면, 위신, 신용을 유지하고, 주권자인 국민의 수임을 받은 국민 전체의 봉사자로서의 직책을 다함에 손색이 없는 몸가짐을 뜻하는 것으로서,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국민의 수임자로서의 직책을 맡아 수행해 나가기에 손색이 없는 인품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품위손상행위에 해당하는가는 그 수범자인 평균적인 공무원을 기준으로 구체적 상황에 따라 건전한 사회통념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4. 25. 선고 2011두23221 판결,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두47472 판결 참조).
'성희롱'이란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 ·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제2조 제2호 및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참조).
을 제3호증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을 제3-3호증(문답서)에 의하면, 원고는 자신의 발언을 정확히 기억하지만 못하지만 대략 유사한 발언을 한 사실 자체는 인정하였다].
원고는 2024. 2. 15. 22:00경 야간 단속업무 차량 안에서, 연예인 D가 결혼하지 않은 채 제3자의 정자를 제공받아 출산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C에게 '만약에 나에게도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제공자는 주임님처럼 젊고 건강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우리 둘 사이에서 아이가 태어난다면 신체도 건강하고 머리도 똑똑할 것', '만약에 정자제공을 받게 된다면 주임님과 나는 아는 사이이니 자연스런 과정으로 진행되면 좋겠다'고 말했다('제1징계사유').
원고는 2024. 2. 22. 20:47경 소속 부서의 1차 회식이 끝나고 혼자서 귀가하는 길에 집근처에서 C에게 전화하여 '지금 보고 싶다. 이리로 와 줄 수 없느냐.'라고 말했다. 이에 C이 '자신은 2차 회식에 참석하여야 해서 갈 수 없다'고 말하자, 원고는 '난 지금 자기가 필요해. I need you.'라고 말했다('제2징계사유'). 그날 원고는 통화를 마친후 C에게 '2차 마치면 늦어도 전화 줘 나 지금 카오스 상태야'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C은 원고에게 '주임님 내일 말씀하시죠. 저도 술 마셨고 더 대화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원고는 2024. 2. 23. 주간 순찰업무 차량 안에서, 지난 밤 통화(제2징계사유)에 관한 오해를 풀자고 하면서 C에게 '주임님을 이성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다. 막말로 섹스 이런 건 강남 호스트바에 가면 충분하다.'고 말했다('제3징계사유').
원고가 C에게 위와 같은 발언을 한 전체적인 경위와 맥락을 종합하면, 원고는 상대방이 원치 않는데도 23년 연하의 직장 동료인 C에게 연애감정을 품고 3차례에 걸쳐 성적 대화를 시도하거나 사적인 만남을 요구한 것이어서 '성희롱'에 해당하며 공무원의 품위유지의무 위반이라고 평가하기에 충분하다.
재량권 일탈 · 남용 여부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그러므로 징계권자가 재량권을 행사하여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는지는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그 징계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경우 정해진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두47472 판결 참조).
「지방공무원 징계규칙」제2조 제1항 [별표 2의2] '성 관련 비위 징계기준' 제2호는 '성희롱'에 대하여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 감봉에서 견책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징계기준에다가, 원고가 한편으로는 '자신의 행위로 인하여 결과적으로 피해자가 느꼈을 정신적 피해에 대하여 몹시 죄송스런 마음을 가지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하면서도 피해자가 당시 상황을 허위 · 과장하여 진술하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을 모두 참작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패소한 원고가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재판장) 오민관 방민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