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이 사건 재심판정의 경위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16호증, 을가 제1, 2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이 사건 징계사유 인정 여부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 사건 징계사유 중 참가인의 피해자들에 대한 폭언 행위는 징계사유로 인정되지만 피해자 F에 대한 폭행 행위는 그 존재를 확인할 만한 구체적인 증빙자료가 없어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그러나 근로자의 어떤 비위행위가 징계사유인지 여부는 구체적인 자료들을 통해 징계위원회 등에서 그것을 징계사유로 삼았는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고, 그 비위행위가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는 취업규칙상 징계사유를 정한 규정의 객관적인 의미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문제 되는 비위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함을 특정하여 표현하기 위해 징계권자가 징계처분 통보서에 어떤 용어를쓴 경우, 그 비위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는 원칙적으로 해당 사업장의 취업규칙등 징계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징계사유의 의미와 내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단지 그 비위행위가 통보서에 쓰인 용어의 개념에 포함되는지 여부만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1. 4. 29. 선고 2020다270770 판결 참조).
이 사건 징계사유는 징계의결서 중 징계사유를 특정하는 부분, 즉 "위와 같은 징계혐의자의 행위는 근로기준법에서 명시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된다."라는 기재(갑 제9호증 징계의결서 제3항)에 의하더라도 2023. 7. 20. 및 2023. 7. 21. 참가인이 피해자들에게 한 일련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 그 자체를 지칭하는 것임이 명백하다. 징계의결서에 '폭언' 및 '폭행' 등의 용어가 사용된 이유는 참가인이 가한 일련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의 사실관계를 설명하기 위함이지, 피해자들에 대한 폭언과 피해자 F에 대한 폭행을 분리하여 폭행사실 자체를 별개의 징계사유로 삼는다는 취지로 보이지는 않고, 이는 이 사건 징계처분의 근거 조항으로 징계의결서에 적시된 원고 취업규칙 및「일반직원 징계규정」의 각 규정 문언에 비추어 보더라도 그러하다.
피해자들과 목격자들의 진술(갑 제5, 8호증) 및 당시 현장을 촬영한 CCTV 영상(갑 제17, 18호증)에 의하면, 적어도 참가인이 폭언 직후 흥분하여 피해자 F이 앉아 있는 의자 쪽으로 달려들자 주변에서 참가인을 급하게 제지한 사실 자체는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행위가 형법상의 폭행죄를 구성하는지 여부와는 무관하게 이를 포함한 참가인의 일련의 행위가 피해자들에게 신체적 ·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서 징계사유로 인정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달리 이 사건 징계사유 중 피해자들에 대한 폭언에 한정되는 일부만이 인정된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의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양정 적정 여부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해져야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7두979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17~33호증, 을가 제3~5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비록 이 사건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참가인의 비위행위로 피해자들이 상당히 큰 정신적 고통을 받아 참가인과의 단절을 강하게 희망하고 있으며, 참가인의 평소 근무태도나 인사평가결과가 불량하였다는 등 원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징계사유 외의 정황들을 모두 충분히 감안하더라도, 참가인과의 고용관계를 곧바로 단절하는 해임의 징계양정이 지나치게 과중하다는 이 사건 재심판정의 판단은 충분히 합리적인 것으로서 수긍할 수 있다.
이 사건 징계사유는, 참가인이 피해자들을 상대로 수차례 폭언을 하고 흥분과 분노를 참지 못해 피해자 F에게 위협적인 태도로 달려든 것은 물론, 다음날 아침 피해자들에게 재차 삿대질을 하면서 다가가다가 제지당하자 '한 달간 이렇게 할 것이다'라며 2차 가해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함으로써 일련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였다는 것이다. 참가인과 피해자들의 나이나 경력, 직급 차이가 상당한 점, 참가인의 행동에는 물리적인 폭력을 행사할 것 같은 위협도 포함되어 있었던 점, 참가인이 비위행위 이후 자신의 잘못을 진정으로 반성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부족한 점, 피해자들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면서 참가인과의 분리를 간곡히 희망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의 비위의 정도가 상당히 무거워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징계처분이 가해질 필요가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원고 내부 규정상 직원들에 대한 징계처분은 중징계인 '파면', '해임', '정직' 처분과 경징계인 '감봉', '견책' 처분으로 나뉘고, 그중 고용관계를 곧바로 단절하는 파면 또는 해임처분은 징계대상자에게 가해지는 불이익이 지나치게 크므로 비위의 정도가 매우 중하거나 그 아래 단계의 징계로는 징계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때에 한하여 신중히 내려져야만 한다. 비록 참가인의 비위의 정도가 상당히 중하기는 하나, 장기간 반복되거나 물리적 폭력이 동반된 것이 아니라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흥분과 분노 상태에서 이루어진 위협적인 언행으로 볼 여지가 있는 이 사건 징계사유의 내용을 고려하면, 해임 수준에 이르지 않더라도 다른 중징계인 정직처분 등으로는 도저히 재발 방지 및 직장 내 질서 회복이라는 징계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이 사건 징계사유보다 현저히 중한 수위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도 얼마든지 쉽게 상정할 수 있음을 고려하면, 이 사건 징계사유를 근거로 한 해고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것은 향후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전체적인 형평성 자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적절하지 않다.
특히 해임의 징계양정이 결정된 데에는 피해자들이 참가인과의 물리적 분리를 강하게 요청한 것이 크게 반영되었다고 보인다. 하지만 이 사건 병원의 규모나 조직 현황, 내부 구조, 당사자들의 업무 특성상 피해자들과 참가인의 완전한 분리를 시행하기는 어렵더라도, 업무분장을 조율하거나 근무시간을 조정하는 한편 참가인에게 피해자들과의 접촉을 엄격히 금지하는 방법으로 직장 내에서 일반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수준의 분리조치조차 전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원고의 주장을 그대로 따를 경우 사실상 일정한 조직 규모를 넘거나 물리적으로 사업장이 분리된 일부 회사를 제외하고서는 피해자가 희망할 경우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가 피해자와의 분리 명목으로 그 비위의 경중을 불문하고 모두 해고될 수밖에 없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
원고가 주장하는 것처럼 참가인이 민원인들에게 불친절하게 대응하거나 근무시간에 잠을 자는 등 불성실한 근무태도를 보인 것은 물론, 동료 근로자들에게도 수차례반말과 고성 지르기를 반복하는 등 조직 분위기를 저해하고 화합을 방해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고, 실제로 징계 과정 및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원고와 참가인이 제출한 상반되는 내용의 탄원서가 작성된 경위, 작성자, 작성 시점 등을 비교하여 보면 상당수의 근로자들이 그동안 참가인의 행동으로 고통을 받아왔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이 징계양정에 일정 부분 반영될 수는 있다고 하더라도, 징계의 기본 원칙상 징계양정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하는 요소는 징계사유로 명시된 비위행위의 정도이고, 그 외의 제반 사정이 비위의 정도와 징계양정 사이의 균형을 현저히깨뜨릴 정도로 중대하게 반영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참가인은 이 사건 징계처분이전에 직장 내 괴롭힘 행위와 무관한 '근무지 무단 이탈, 직무태만, 병원 위신 손상, 복무질서 문란' 등 근무태도와 관련한 징계사유로 약 8년 전에 감봉 1개월의 징계를 한 차례 받은 전력이 있을 뿐이고, 그 외에 원고가 그동안 적절한 지도, 경고나 단계적인 수위의 징계처분을 하는 등으로 참가인이 위와 같이 불량한 근무태도를 취하거나 직장 분위기를 해하지 않도록 충분히 계도하여 왔다고 볼 만한 자료도 부족하다(원고가 제출한 자료들은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일반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진 교육내용과 관계된 것일 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발적으로 발생한 비위행위에 해당하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만을 이 사건 징계사유로 명시하고서도, 그동안의 참가인의 근무태도나 근무평가 성적 등까지 한꺼번에 문제 삼아 참가인과의 고용관계를 일시에 단절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징계양정이 과중하여 이 사건 징계처분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결론에 있어 정당하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패소한 원고가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재판장) 오민관 방민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