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12. 11. 선고 2024구합86918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 경위

가.

참가인은 첨단 계측 장비의 개발 · 제조 · 판매 및 수출입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나.

원고는 2022. 2. 14. 참가인에 입사하여 2023. 1. 1.부터 경영지원부 실장으로 근무하던 중 2024. 1. 24. 부당하게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되었다면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경지지방노동위원회는 징계사유인 '업무상 지휘명령 위반' 및 '고의로 업무능률을 저해하거나 업무수행을 방해'한 사실이 모두 인정되고, 징계양정도 적정하다는 이유로 이를 기각하였다.

원고의 재심신청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도 같은 이유로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1, 2호증의 각 기재

2.

관계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인정사실

1)

원고는 2022. 2. 14. 참가인에 상무 직급으로 입사하여 2022. 5. 1.부터 영업전략팀 팀장, 2023. 1. 1.부터 경영지원부 실장으로 근무하였다.

2)

참가인은 2024. 1. 1. 자로 조직개편을 예정하고 있었다. 조직개편안에 따르면 원고는 상무급으로 전무 D이 부문장을 맡게 될 산업장비사업부문 내 산업장비영업부 부서장으로 발령될 예정이었다. 참가인에서는 2023. 12. 동안 직원의 인사이동을 포함한 대대적인 조직개편 과정이 진행되었다.

3)

조직개편과 관련하여 원고는 미래부 차장 E의 영업부 겸직, 산업장비사업부문영업부 차장 F의 부서 이동을 추진하였는데, 이와 관련된 논의 등은 아래와 같다.

4)

위와 같은 E의 영업부 겸직, F의 거취(연구장비사업부의 영업부와 산업장비사업부의 영업부 사이의 부서 이동)에 관하여, 관련자들의 진술은 아래와 같다.

5)

참가인은 2023. 12. 29. 원고에게 2024. 1. 1. 자로 직위해제 및 대기발령을 통보하였다.

6)

참가인은 2024. 1. 10. 원고에게 '업무상의 지휘명령 위반(직원 인사이동 관련상사의 지휘명령 위반), 고의로 업무능률을 저해하거나 업무수행을 방해(직원 인사이동 관련 직원 협박)'를 징계안건으로 하여 2024. 1. 19. 징계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임을 통보하였다.

7)

원고는 2024. 1. 15. 참가인에게 위 징계안건과 관련하여 'D 전무가 납득할 만 한 사유 없이 영업부에 필요한 인력의 임시 겸직을 반대하였고, F 차장이 오히려 조직의 문화를 훼손하고 기강을 무너뜨리는 언행을 하였다'는 내용의 서면진술서를 제출하였다.

8)

참가인은 2024. 1. 19. 원고가 출석한 가운데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해고'로 의결하였다. 징계위원회에서의 주요 발언은 아래와 같다.

9)

참가인은 2024. 1. 24. 원고에게 '업무상의 지휘명령 위반, 고의로 업무능률을 저해하거나 업무수행을 방해'를 징계사유로 하여 2024. 1. 24. 자 징계해고를 의결하고, 이를 서면으로 통지하였다.

[인정 근거] 갑 제6 내지 14호증, 을 가제 3 내지 8호증, 을나 제5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가 있는 경우 각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나.

이 사건 해고 절차의 위법 여부

1)

원고의 주장

가)

참가인의 취업규칙(이하 '취업규칙'이라 한다) 제135조 제7호는 해고시 '인사위원회 및 징계위원회의 결의와 대표이사의 결재'가 필요하다고 규정함에도 이 사건 해고 당시 하나의 결의만 거쳤다. 참가인은 인사위원회와 징계위원회가 동일한 위원회로 운영되었다고 주장하나, 취업규칙 규정의 문언 및 해고에 신중을 기하라는 취지, 근로자인 원고에게 불리한 해석을 하여서는 아니되는 점 등에 비추어 취업규칙에 따라 인사위원회와 징계위원회의 결의를 모두 거쳐야 적법하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필수적 절차를 준수하지 않아 위법하다.

2)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는 2024. 1. 10. 개시되었고, 2024. 1. 19. 징계위원회가 개최되었는데, 참가인은 그 이전인 2024. 1. 1. 조직개편안에 따른 새로운 조직도를 발표하면서 원고가 내정되어 있던 산업장비사업부분 영업부서장으로 K를 발령하고,2024. 1. 10. 이후 수회에 걸쳐 원고에게 사직을 종용하였다. 이는 참가인이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기 이전부터 원고를 해고하려는 의사가 확고했다고 볼 수밖에 없고, 징계절차는 요식행위에 불과하였으므로 징계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2)

판단

가)

취업규칙 제135조 제7호가 '해고'에 대하여 '회사경영 상 또는 사원의 중대한 귀책사유로 인하여 직무수행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인사위원회 및 징계위원회의 결의와 대표이사의 결재로 해고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참가인은 2024. 1. 10. '징계위원회 출석통지서'라는 이름으로 원고에게 2024. 1. 9. 열리는 징계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지한 후 2024. 1. 19. 위원으로 감사 N, 전무 O, 상무 P과 Q(간사)의 참석 하에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였고, 2024. 1. 24. '인사위원회 징계실시(안)'에 대해 위 4인과 참가인 대표이사 R이 결재하는 방식으로 최종 의결한 사실이 인정된다. 즉 2024. 1. 19'징계위원회'라는 명칭으로 이 사건 해고에 대해 심의한 후 2024. 1. 24. '인사위원회'라는 명칭으로 이 사건 해고를 의결하였으므로, 인사위원회와 징계위원회의 각 결의를 거쳤다고 볼 수는 없기는 하다.

취업규칙 제2장은 '인사'에 관하여 정하면서 제7조에서 '사원의 인사는 대표이사가 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대표이사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그 권한의 일부 또는 전부를 부서장에게 위임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 한편 제9조에서 '회사는 인사, 승진, 표창, 징계 등 인사 전반에 대한 중요한 사항을 심의하기 위하여 인사위원회를 설치하며, 이에 따른 필요사항은 별도의 규정에서 정한 내용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취업규칙 제9장은 '표창과 징계'에 관하여 제128조부터 규정하고 있는데, 제133조는 징계사유, 제134조는 징계해고의 기준을 정하고 있고, 제136조는 '징계절차'에 관하여 '징계위원회의 구성은 별도로 정한다'(제1항), '회사는 징계안건을 심의하고자 할 때에는 징계대상자에게 징계위원회의 참석을 4일 전에 통보하여야 한다.'(제2항), '사원이 징계위원회에 회부되는 경우 징계위원회가 정하는 절차에 따라 출석하여 소명할 수 있다. 다만 출석통지에 불응시는 소명의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제3항)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① 취업규칙 제9조와 제136조 제1항에서 별도로 정하도록 한 인사위원회에 관한 사항이나 징계위원회 구성에 관한 사항을 정한 참가인의 내부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고, ② 참가인은 2024. 1. 19. 개최된 원고에 대한 징계를 위한 위원회는 '징계위원회'라고 지칭하면서도(갑 제14호증의 1, 2) 그 회의록은 '인사위원회 회의록'이라고 지칭하고 있고(갑 제14호증의 3), 2024. 1. 24. 개최된 이 사건 해고를 의결하기 위한 위원회를 '인사위원회'라고 지칭하면서[그에 관하여 작성된 인사위원회 징계실시(안)에는 '인사위원회: A 상무 징계건'이라고 명시하고 있고, 2024. 1. 19. 열린 위원회에 대해 '인사위원회'라고 기재하고 있다], O, P, N, Q을 '인사위원'으로, 참가인 대표이사 R을 '징계권자'라고 각 기재하는 등 인사위원회와 징계위원회라는 명칭을 혼용하고 있는 점, ③ 취업규칙 제7조 외 징계에 관한 별도의 규정이 없는 한 인사위원회는 징계위원회를 겸하고 있다고 보아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참가인의 인사위원회와 징계위원회는 하나의 위원회라고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위와 같은 사정에 ④ 인사위원회는 징계에 대해서도 심의할 권한이 있는 점, ⑤ 취업규칙 제135조 제7호의 취지는 징계해고에 대해서는 신중을 기하라는 취지임과 동시에 징계대상자의 방어권을 충실히 보장하라는 취지라고 봄이 타당한 점, ⑥ 이 사건 해고에 관련된 절차에 관하여 원고가 자신의 입장을 담은 진술서를 미리 제출하였을 뿐만 아니라 2024.1. 19. 징계위원회에 직접 출석하여 소명한 점, ⑦ 징계절차에 참여한 위 4인 위원 외이 사건 징계사유에 관련되었다고 할 수 있는 전무 D, H, I은 모두 인사위원 또는 징계위원에서 제외되어 인적 구성에서 불공정할 우려를 사전에 방지한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취업규칙 제136조 제7조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해고의 효력에 영향을 미칠 만큼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나)

원고는 2024. 1. 1. 자로 직위해제 및 대기발령을 받아 업무를 수행할 수 없었으므로, 2023. 12.에 논의된 조직개편안에 따라 원고를 산업장비사업부분 산업장비영업부서장으로 발령할 수는 없고, 앞서 본 징계위원회의 개최 및 원고의 출석과 소명,그 이후의 이 사건 해고 의결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제출의 증거들만으로 참가인이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기 이전부터 원고를 해고하려는 의사가 확고하였다거나, 해고를 위한 절차가 요식행위에 불과했다고 볼 수 없다.

다.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1)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징계사유가 있었던 2023. 12. 19.부터 2023. 12. 29.까지는 확정적인 인사명령이 이루어지기 전으로 조직개편안에 따른 최적의 인력구성 및 사업부 운영방식에 관한 논의가 전개되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원고와 D 사이에서 E의 겸직 문제와 F의 부서 이동 문제에 대해 이견이 있었던 것일 뿐이지, 이를 업무상 지휘명령위반이라 할 수 없다. 또한 원고는 위 2가지 인사 문제에 관하여 참가인의 대표이사, D과 협의했던 내용과 그에 대한 원고의 이해를 영업부서원들에게 전파했을 뿐이므로 고의로 업무능률을 저해하거나 업무수행을 방해하였다고 할 수 없다.

2)

판단

앞서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의 행위는 취업규칙 제133조 제4호의 고의로 업무능률을 저해하거나 업무수행을 방해한 때에 해당하면서 징계해고의 기준을 정한 제134조 제5호의 다른 사원에게 폭행, 폭력, 협박 등을 가하거나 업무를 방해한 자 중 '업무를 방해한 경우'에 해당한다. 또한 취업규칙 제133조 제10호의 업무상 지휘 · 명령에 위반한 때에 해당하면서 징계해고의 기준을 정한 제134조 제3호의 업무상 정당한 상사의 지시명령을 불복종하거나 반항, 폭언, 폭행, 협박 등 위력행위자 중 '업무상 정당한 상사의 지시명령을 불복종한 경우'에 해당한다.

가)

취업규칙의 규정

취업규칙 제133조 제4호는 '고의로 업무능률을 저해하거나 업무수행을 방해한때', 제10호는 '업무상 지휘명령을 위반한 때'를 징계사유로 명시하고 있고, 제134조 제3호는 '업무상 정당한 상사의 지시명령을 불복종하거나 반항, 폭언, 폭행, 협박 등 위력 행위자', 제5호는 '다른 사원에게 폭행, 폭력, 협박 등을 가하거나 업무를 방해한 자'에 대해서는 징계해고에 처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위 규정에 의하면, 취업규칙 제134조 제3호 사유 중 '업무상 정당한 상사의 지시명령을 불복종'과 제5호 사유 중 '다른 사원의 업무를 방해'하는 경우만으로 각 징계해고의 기준을 충족하였다고 할 것이고, 그 각 사유가 반항, 폭언, 폭행, 협박에 해당하여야 한다거나, 폭행, 폭력, 협박을 가하여 업무를 방해한 경우여야 징계해고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업무상 정당한 지시명령 불복종 여부

(1)

2023. 12. 이 사건 징계사유 발생 당시 논의되던 조직개편안에 의하면, D은 원고가 발령 예정된 산업장비사업부의 책임자(부문장)로 원고의 직속 상급자로서 원고를 지휘 · 감독할 지위에 있고, D에게는 산업장비사업부 내 산업장비영업부(갑 제7호증상 'Sales'로 표시된 부분으로 원고가 책임자가 될 예정이었다)를 포함하여 산업장비사업부에 소속될 직원들을 인선하는 등으로 산업장비사업부의 조직을 구성할 권한이 있다. 따라서 E의 겸직 문제나 F의 부서 이동 문제(산업장비사업부에서 연구장비사업부로 이동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에 관하여는 D이 원고에 대하여 지휘 · 명령권을 가진다. 더욱이 취업규칙에서 '인사'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 출석통지서에는 징계안건으로 '직원 인사이동 관련 상사의 지휘명령 위반'이 명시되어 있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인사에 관한 명령은 당연히 업무에 관한 명령이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사유의 전제가 되는 D의 지시는 산업장비영업에 관련된 구체적인 업무수행 방법이나 내용에 관한 것이 아니므로 업무상 지휘명령이 아니라는 원고의 주장은 그 자체로 이유 없다.

(2)

원고 주장과 같이 2023. 12. 22.경이나 그 이전에 참가인의 대표이사나 미래부 전무 H이 E의 영업부 겸직에 동의하거나 승낙하였다고 하더라도 아래의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그에 반대하는 직속 상급자인 D의 E 및 F의 인사에 관한 지휘명령 또는 지시명령 및 대표이사의 지시를 여러 차례 정면으로 위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부분 징계사유는 충분히 인정된다.

(3)

원고는 반복하여, 2023. 12. 22. 및 그 이전에 참가인 대표이사, 미래부 전무인 H 등과 E의 영업부 겸직에 대해 협의하였다거나 그들의 동의 내지 승낙이 있었고, 적어도 대표이사가 E의 영업부 겸직에 관하여 긍정적인 의견을 주었음을 부인할 수 없으며, D도 2023. 12. 20. 원고가 대표이사와 그에 대해 논의하는 것을 승인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설령 원고 주장이 일부 사실에 부합한다고 하더라도,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오히려 D은 E의 영업부 겸직에 대한 원고의 대표이사와의 논의를 D이 승낙하였다는 2023. 12. 20. 이후인 2023. 12. 22.부터 명시적인 반대의견을 여러 차례 밝혔고, 특히 2023. 12. 23.에는 이메일을 통해 그에 대한 반대이유까지 설명하였으며, 더불어 D의 지시에 대해서는 D과 논의하고 대표이사나 다른 부서 임원들을 참조인으로 하여 이메일을 보내지 말 것 등을 지시하였음이 분명하고, 참가인의 대표이사 또한 2023. 12. 23. 직접 원고에게 이메일을 보내어 'E의 영업부 겸직은 바람직하지 않고 D이 반대한다면 실행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혔으며, 그 이후의 D의 지시명령은 대표이사의 의견에 부합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원고는 D이 위 이메일을 보낸 2023. 12. 23.답장을 통해 'E의 겸직 문제는 여전히 D, S, 대표이사와 협의되거나 동의한 사항'이라는 주장을 피력하였고, 위 대표이사의 이메일을 받은 이후에도 계속 E의 영업부 겸직을 주장하면서 영업부서 직원들에게 그것이 대표이사의 결정사항이자 D과 협의한 사항이라고 공표한 점이 넉넉히 인정된다. 따라서 원고와 D의 대립이 조직개편안에 관한 의견 차이와 그 차이를 좁히기 위한 논의 과정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고, 한편으로 원고의 위 주장이 2023. 12. 23. 이후에 반복된 원고의 업무상 정당한 상사의 지시명령에 대한 불복종이 있었다는 사실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없다.

원고의 F의 부서 이동에 관한 부분도 적어도 D은 2023. 12. 26.부터 명시적으로 반대의견을 표시하였고, 그 같은 D의 의사 및 대표이사의 의사에 따라 F 스스로도 산업용 영업 담당으로 업무를 수행하겠다고 밝혔음에도 원고는 D이나 F에게 계속 'F은 임시적으로 산업용 영업을 담당하다가 대체할 수 있는 후임자를 채용하여 업무인수인계가 완료되면 F은 연구용장비 영업담당으로 발령하겠다'는 자신의 주장을 고수하거나, F에게는 자신의 의견을 따르지 않으면 함께 일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하였으므로, 이 부분 역시 상사인 D의 정당한 업무지시에 불복종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다)

업무 방해 여부

앞서 본 사실 및 위 나)에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의 대표이사와 원고의 직속 상급자가 될 산업장비사업부 부문장인 D이 E의 영업부 겸직 및 F의 부서 이동에 대해 반대의견을 명시적으로 여러 차례 밝혔음에도 원고는 영업부서원들에게 E의 영업부겸직과 F의 부서 이동이 참가인 대표이사의 결정사항이라거나, D과 협의 완료된 사안 이라 공표하였고, 이와 관련하여 F에게는 원고가 제안한 내용이 관철되지 않으면 F에게 인사 불이익을 줄 것처럼 말하였음이 충분히 인정된다. 이러한 행위는 영업부 조직내 혼선을 초래하는 등 참가인의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한편 D이 2023. 12. 28.경 원고에게 E의 영업부 겸직을 반대하는 이유를 설명하며 당사자에게 전달하지 말라고 부탁하였으나, 원고는 재심심문회의에서 'D이 E과 함께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말하였던 두 가지 사유에 대해서도 E에게 말하였다'고 진술하였는바, 이로 인하여 향후 E이 소속된 미래부와 영업부 간에 협업에 차질이 야기될 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앞서 본 바와 같이 D은 E의 영업부 겸직을 반대하면서 TRM 업무 등 필요한 경우 미래부와 협조할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이 점에서도 원고의 행위는 '고의로 업무능률을 저해하거나 업무수행을 방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라.

징계양정의 위법 여부

1)

원고의 주장

가)

조직개편에 관한 의견 차이일 뿐이었고, E 문제는 결국 D과 협의하여 영업부 겸직을 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되었다. 한편 취업규칙 제133조는 이 사건 징계사유에 관하여 정하면서, 제134조에서 '징계해고' 사유를 따로 정하고 있는데, 그 징계해고 사유는 '업무상 정당한 상사의 지시명령에 불복종하거나 반항, 폭언, 폭행, 협박 등 위력행사자'(제3호), '다른 사원에게 폭행, 폭력, 협박 등을 가하거나 업무를 방해한 자'(제5호)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징계사유를 이유로 징계해고를 하려면 업무상 지휘명령의 위반의 정도 및 업무능률을 저해하거나 업무수행을 방해하는 정도가 폭행, 폭력, 협박 등을 수반하는 정도로 심각한 경우에 한하는 경우로 해석해야 한다. 그런데 원고는 이 사건 징계사유 발생 과정에서 폭행 등을 행한 바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징계양정 기준을 위반한 것이다.

나)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를 할 때 원고의 근무성적, 과거 징계사항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개전의 기회도 부여하지 않았다.

다)

참가인이 문제 삼은 원고의 행위 중에는 D이 자신과 협의 하에 의사결정을 하라고 지시하였음에도 원고가 이에 따르지 않고 D의 상급자와 상의하고 그 상급자를 참조인으로 하여 이메일을 보냈다는 사실도 포함되어 있는데, F도 원고와 합의 후 의사결정을 하라는 원고의 지시가 있었음에도 원고를 배제한 채 원고의 상급자인 D 등과 상의하였고, 그 내용을 원고에게 이메일로 보내면서 D과 다른 부서원들을 참조인으로 하여 보냈다. 그런데도 참가인은 F에게 어떠한 징계도 하지 않았는바, 이는 징계 형평성에 반한다.

2)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것이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2. 9.27. 선고 2010다99279 판결 등 참조). 한편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근로자의 행위로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3)

구체적인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중 위 가) 부분 주장이 이유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나)

앞서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해고사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처분으로 볼 수 없다. 또한 원고의 근무경력, 과거 징계사항 등을 고려하지 않았다거나 형평에 맞지 않다고 볼 수도 없다.

(1)

원고가 참가인과 체결한 근로계약에는 근로조건 등은 취업규칙에 따른다고 정하였고(제10조), 취업규칙 제5조는 성실의무를 규정하면서 제2항에서 '사원은 회사의 명령을 성실히 준수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즉 회사의 명령이 위법하거나 현저히 부당하지 않는 한 회사의 명령에 따를 의무는 근로자인 원고가 참가인에 대해 지는 가장 기본적인 의무라 할 수 있다.

(2)

원고는 직속 상급자인 D의 명시적으로 수회 표명된 의사에 반하여, 그리고 2023. 12. 23.부터 2023. 12. 29.까지 사이에 참가인의 대표이사도 E의 영업부 겸직등을 분명하게 반대하였음에도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영업부서원들 전원에게 마치 대표이사의 결정사항이고 D과 협의된 사항인 것처럼 공표하였다. 이는 참가인의 대표이사와 D의 의견 및 인사 관련 업무상 지휘명령 또는 지시명령에 명백히 반하는 행위이고, 그로써 참가인의 사내 질서를 심각하게 손상하였을 뿐만 아니라 F에게는 F이 원고의 의견에 따르지 않으면 불이익을 줄 것처럼 말하는 등으로 F으로 하여금 심한 스트레스를 겪게 하였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영업부 직원들 전원이 분명하게 반대하는 E 영업부 겸직 문제는 영업부 직원들의 업무 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임에도 그에 대해 사실과 달리 부문장인 D과 대표이사의 결정이 있는 것처럼 공표한 것은 참가인 조직 내 혼선을 심각하게 초래한 것이다.

앞서 본 회사의 업무상 명령을 준수할 의무의 성격, 이 사건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의 양태 및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업무상 정당한 지시명령에 대한 불복종의 정도는 상당히 크고, 그로 인한 참가인의 업무 혼란 및 사내 질서 훼손의 정도도 결코 적지 않다.

(3)

단기간이기는 하나, 원고가 D의 업무상 정당한 지휘명령 내지 지시명령을 위반한 횟수는 여러 차례이고, 그러한 업무상 지휘명령 내지 지시명령에는 참가인의 대표이사의 지시도 포함되어 있는 점, D이 원고에게 E의 영업부 겸직에 반대하는 이유를 당사자에게 이야기하지 말 것을 지시하였음에도 원고는 E에게 이를 말하였고, 또한 이메일을 보낼 때 참가인의 대표이사와 타 부서 임직원을 참조인으로 포함하지 말라고 지시하였음에도 이를 어겨, 부서 간 또는 임직원 간 갈등을 야기하거나 참가인 내 부서 간 화합을 해할 우려도 있었다. 다른 한편 원고는 상무 직위로 입사하여 한 부서의 책임자의 지위에 있었는바, 그러한 지위에 있는 원고의 업무상 정당한 지휘 · 명령에 대한 불복종은 일반 근로자의 경우보다 참가인의 조직 내 인화와 사내질서 유지에 더큰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4)

취업규칙 제137조는 '징계결정'에 대하여 '근무성적, 공적, 과거 징계사항, 징계사유, 소명자료 등을 참작하여 공정성과 객관성의 원칙에 따라 징계를 결정한다', 제138조 제1항은 '위반사실이 경미하거나,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고 개전의 정이 현저하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징계를 감면할 수 있다'고 각 정하고 있다. 원고 제출 증거들만으로 이 사건 해고 과정이 공정성이나 객관성에 반하였다는 사정은 찾아보기 어렵고, 다른 한편 이 사건 해고사유가 경미하다거나 원고에게 정상 참작의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징계위원회 등에서의 원고의 주장 내용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 개전의 정이 현저하다고 볼 수도 없다.

(5)

이 사건 해고사유는 업무상 정당한 상사의 지시 · 명령 불복종 및 업무방해이다. 여기에는 원고가 D의 분명한 지시가 있음에도 그 지시에 반하여 대표이사 등을 참조인으로 이메일을 보냈다는 사실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F의 부서 이동에 관하여는 F이 원고 주장과 같이 원고의 상급자와 상의하고 그들을 참조인으로 하여 원고에게 이메일을 보내기(2023. 12. 26. 이다) 이전에 이미 원고의 상급자인 D이 원고의 F에 대한 부서 이동에 반대의 뜻을 표명한 경우이므로(2023. 12. 22. 및 12. 26.), 설령F이 원고 주장의 지시에 반하여 위와 같은 행동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징계사유인 업무상 지휘명령 또는 지시명령을 위반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또한 F은 2023. 12. 26. 원고가 F의 산업용장비 영업 담당을 계속하겠다는 의사에 반하여 연구용장비 영업 담당으로 발령하겠다고 하자, 이에 관한 대표이사의 뜻을 확인하기 위해 대표이사와 면담하는데 앞서 D의 승낙을 받았고, 그에 따라 대표이사와의 면담 후2023. 12. 26. 원고에게 이메일을 보내면서 D 등을 참조인으로 하였으므로, 이를 원고의 정당한 지휘명령 내지 지시명령을 위반한 것이라고 할 수도 없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재원(재판장) 류지선 김찬미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