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4. 9. 27.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강등, 부당보직해임, 부당전보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 중 부당강등에 관한 부분을 취소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 사단법인 B(이하 '참가인' 또는 '참가인 협회'라 한다)는 1964. 7. 6. 설립되어 상시 1,220여 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기업 안전관리 업무 대행 및 교육, 산업안전 관련 진단 및 컨설팅, 각종 인증 및 검사 등의 사업을 운영하는 비영리사단법인다. 원고는 1995. 6. 14. 참가인 협회에 입사하여 광주지역본부 전북지회장으로 근무하였다.
참가인은 2024. 3. 27. 원고가 참석한 가운데 인사위원회(이하 '이 사건 인사위원회'라 한다)를 개최한 후 아래와 같은 사유로 원고에 대하여 강등의 징계를 의결하였다(이하 기재 순번대로 '제○ 징계사유'라 하며, 통칭하여 '이 사건 각 징계사유'라 한다).
참가인은 2024. 3. 29. 이 사건 인사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강등의 징계를 하였고(이하 '이 사건 강등 처분'이라 한다), 2024. 4. 1. 원고에 대하여 광주지역본부 전북지회장 보직에서 해임하고 대전지역본부 충남서부지회 근무를 명하는 인사명령(시행일 2024. 4. 8.)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인사명령'이라 한다).
원고는 2024. 4. 1.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강등 처분과 이 사건 인사명령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고,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5. 30. '이 사건 강등 처분은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하여 부당하고, 부당한 이 사건 강등 처분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인사명령 역시 부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D).
이에 참가인이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9. 27. '이 사건 강등 처분은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과다하다고 볼 수 없으며, 징계절차상 하자가 없으므로 정당한 징계처분에 해당하고, 이 사건 인사명령은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생활상 불이익이 현저하지 않으며, 협의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무효라고 할 수 없으므로 정당한 인사명령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인용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가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참가인의 조직은 중앙회를 중심으로 7개의 지역본부와 지역본부 산하의 21개 지회 및 연수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중앙회는 회장과 3명의 상임이사(경영기획이사, 안전총괄이사, 건설진단이사) 및 상임이사가 통괄하는 본부 조직과 감사 기능을 수행하는 별도의 감사실로 구성되며, 지역본부와 지회는 각 업무를 총괄하는 지역본부장, 지 회장 밑으로 여러 부서를 두고 있다. 중앙회 회장의 임기는 3년이고 1회 연임할 수 있다.
참가인의 정회원은 총회에서 선거권, 피선거권, 의결권을 가진다. 정회원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보건관리책임자, 관리감독자, 안전관리자, 안전보건관리담당자, 협회의 임원·감사실장·본부장·지회장·산하기관장·노동조합위원장·노동조합사무처장·노동조합부위원장(4명)에 해당하는 사람 중 회장의 승인을 받은 사람으로 구성된다. 총회는 재적회원 과반수 출석으로 개회하고 출석회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참가인은 전임 회장 E의 임기 만료(2023. 12. 10.)가 다가오자 2023. 10. 26. 제28대 회장 선출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를 개최하여 E을 포함한 3명의 후보자를 선정하였다.
참가인 노동조합 위원장이 참가인에게 후보자 재추천을 요구하으나, 참가인은 2023. 11. 13. 임원추천위원회를 개최하여 재추천 심의를 하지 않기로 의결하였고, 이에 참가인 노동조합은 임원추천위원회의 의결에 대하여 항의하는 내용의 항의문을 게시하였다.
참가인은 제28대 회장 선출을 위하여 2023. 12. 14. 제53차 정기총회(이하 '이 사건 정기총회'라 한다)를 개최하였으나, 회장 선출 투표에서 3명의 후보자 모두 과반수 득표를 하지 못하여 회장 선출이 무산되었다. 이에 이 사건 정기총회에서 기존 회장 E이 직무를 수행할 것인지, 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할 것인지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E의 회장 직무 수행에 대하여 반대하는 원고 및 F, G, H, I 등 5명의 참가인 기관장들(이하 '이 사건 기관장들'이라 한다)은 2023. 12. 18. 줌(Zoom) 화상회의를 하면서 전임 회장 퇴진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고용노동부에 제출하자는 논의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화상회의'라 한다).
이 사건 기관장들 중 H이 2023. 12. 19.경 진정서의 초안을 작성하였고, 원고는 H로부터 진정서 초안을 전달받아 이를 다시 참가인 협회 노동조합 사무국장에게 전달하였으며, 위 노동조합 사무국장은 2023. 12. 20. 노동조합 SNS 게시판에 진정서 작성요청 공지사항을 게시하였다. 당시 게시된 진정서의 문안은 아래와 같다.
참가인 경영기획이사 J은 2023. 12. 22. 내부 전산망에 '총회 임원선출 부결 이후 회장 권한사항 알림'이라는 제목으로, '제53차 정기총회에서 차기 회장 선출이 부결되었으나 전임 회장이 정관 규정에 따라 후임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회장 직무를 수행할 수 있고, 정관에 근거한 직무 수행 외에 무리한 범위로 일을 확장하거나 과도한 권한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며, 빠른 시일 내에 후임 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할 것이다'는 취지의 공지문을 게시하였다.
이 사건 기관장들은 참가인 협회 직원 1,012명으로부터 앞서 본 진정서 문안을 토대로 작성된 진정서를 취합하였고(이하 진정서 문안 및 취합된 진정서를 구분하지 않고 통칭하여 '이 사건 진정서'라 한다), 2023. 12. 26. 고용노동부를 방문하여 이 사건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참가인은 2024. 1. 4. 이 사건 기관장들에 대하여 '고용노동부에 이 사건 진정서를 제출하여 참가인 협회의 위상을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3개월의 직위해제 처분을 하였다. 이에 이 사건 기관장들은 각 지역 지회를 관할하는 지방노동위원회에 각각 부당직위해제 구제신청을 하였고, 각 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3.경 '인사위원회 심의·의결절차를 거치지 않은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구제신청을 인용하였으며(K, L, M, N), 참가인은 2024. 3. 29. 위 직위해제 처분을 모두 취소하였다.
참가인 감사실은 이 사건 기관장들이 고용노동부에 이 사건 진정서를 제출한 행위 등에 대하여 2024. 1. 15.부터 2024. 3. 13.까지 특정감사를 실시한 후 원고에 대하여는 '강등'을, 나머지 4명의 기관장들에 대하여는 '정직 1월'의 징계를 각 요구하였다.
이에 참가인은 2024. 3. 27. 이 사건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강등을 의결한 후 2024. 3. 29. 이 사건 강등 처분을 하였으며, 그 무렵 나머지 4명의 기관장들에 대하여는 정직 1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앞서 든 증거, 갑 제7 내지 10, 12 내지 16호증, 을가 제5 내지 7, 9 내지13호증, 을나 제5, 6, 14, 19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이 사건 강등 처분에 관한 판단
징계절차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강등 처분은 절차상 위법한 직위해제 처분 직후에 이루어진 것으로 징계절차에서 공정성이 지켜지지 않았다. ② 이 사건 인사위원회 위원 중 경영기획 이사 J은 제1 징계사유에 관한 직무명령을 발령한 자로서 직접적인 피해자에 해당하므로 제척사유가 있음에도 인사위원회에 그대로 참석하였다. ③ 원고가 경영지원본부장O에 대한 기피를 신청하였으나 기피 여부 논의 과정에 기피 신청 대상자인 O이 개입하였다.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1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강등 처분 관련 징계절차에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징계절차의 하자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참가인이 2024. 1. 4. 원고 및 이 사건 기관장들에 대하여 직위해제 처분을 하였는데, 그 대상자들이 각 관할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제기하였고, 각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위 직위해제는 인사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치지 않은 절차적 위법이 있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인용하였으며, 참가인이 2024. 3. 29. 위 직위해제 처분을 모두 취소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이 사건 강등 처분은 앞선 직위해제와는 별도의 독립된 징계처분이므로 위 직위해제에 존재하는 절차상 하자는 이 사건 강등 처분에 어떠한 영향을 준다고 할 수 없다. 이 사건 강등 처분은 직위해제가 이루어진 후 별도의 감사절차를 거쳐 이 사건 각 징계사유를 확인한 후, 원고가 출석한 가운데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소명기회를 부여하는 등 징계절차를 준수하여 이루어진 것 으로, 그 과정에 특별한 하자가 있다고 볼만한 자료는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단순히 '이 사건 강등 처분이 위법한 직위해제 이후에 이루어졌으므로 절차적 공정성이 지켜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상적 의혹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고, 제척 및 기피 신청에 관한 하자 외에 구체적으로 어떠한 절차적 위법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주장·증명이 없는바, 직위해제 처분에 절차상 하자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강등 처분에 절차적 하자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참가인 인사규정 제55조 제4항은 '인사위원 중 징계대상자의 친족 또는 직상위자나 징계사유와 관계가 있는 자는 인사위원에서 제척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징계사유와 관계가 있는 자'는 당해 징계혐의 사유와 관련이 있는 모든 자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의 직접적인 피해자 측을 의미하는데(대법원 2016. 11. 24. 선고 2015두5475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인사위원회 당시 참가인의 회장이었던 E은 퇴진 운동 및 진정서 제출의 직접적인 피해자로 볼 여지가 있으나, 2023. 12. 22. 내부 전산망에 '총회 임원선출 부결 이후 회장 권한사항 알림'공지문을 게시한 것에 불과한 J은 이 사건 각 징계사유의 직접적인 피해자라고 보기 어렵다(인사규정 제8조 제2항에 의하면 E이 인사위원회 회장이 되나 위와 같은 이유로 제척되었고, 인사규정 제8조 제3항에 의하여 J이 위원장으로 지명되었다). 원고는 제1 징계사유는 '경영기획이사의 정당한 직무명령을 위반하였다'는 것을 내용으로 하므로, 직무명령의 발령자인 J이 직접적인 피해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직무명령은 J이 참가인을 대표하여 발령한 조직적·행정적 조치일 뿐 이에 대하여 J이 어떤 이해관계를 갖는 것이 아니므로, 원고가 직무명령을 위반하였다고 해도 그 발령자가 직접적인 피해자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가 이 사건 정기총회에서 E은 회장 권한을 행사할 수 없고 J이 회장 직무를 대행하여야 한다는 입장을 취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J 사이에 이해관계의 충돌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는, 경영지원본부장 O이 기피에 관한 의결을 하기 전에 자신의 입장을 밝힘으로써 논의 절차에 관여하였고, 이는 적법절차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그러나 참가인 인사규정에는 인사위원회에서 기피 대상이 된 위원에 대한 기피 결정을 할 때 해당 위원의 의견 진술 자체를 금지하는 취지의 규정이 없다. 더욱이 O이 기피 관련 논의에서 한 발언 내용을 보더라도, '규정과 절차에 따라서 회피할 생각도 있다. 다만 제 개인이 아니라 위임 전결 규정에 따라 감사 요청을 했는데 그것이 기피 대상이 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저도 쉽게 판단이 서질 안는다. 지금 기피 신청한 것에 대하여 거부를 할 생각은 없다. 규정 적용이 적정한지 여부에 대하여 판단을 해 주시면 그것에 따를 의향이 있다'고 하였는바, O이 이 사건 인사위원회의 기피에 관한 논의에 부당하게 개입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앞서 든 증거, 갑 제18, 20호증, 을가 제3, 4, 8호증, 을나 제7 내지 12, 15, 23 내지 25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제1 징계사유에서는 구체적인 내용으로 '경영기획이사의 정당한 직무명령을 위반하여 회장의 권한에 이의를 제기하며 회장 퇴진을 요구하였고, 노동조합과 단체행동에 나서 이 사건 진정서 작성을 권유하였으며, 회장 퇴진을 압박할 목적으로 고용노동부에 이 사건 진정서를 제출한 행위'를 들고 있는데, 집단적으로 이 사건 진정서 작성을 권유한 행위는 제2 징계사유, 고용노동부에 이 사건 진정서를 제출한 행위는 제3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결국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원고가 이 사건 정기총회 이후 전임 회장 E의 퇴진을 요구하며 직원에게 이 사건 진정서를 배포하고, 고용노동부에 이 사건 진정서를 제출한 일련의 행위'로 평가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각 징계사유를 구분하지 않고 제1 징계사유를 중심으로 아래에서 함께 판단한다).
참가인 정관 제14조 제3항은 '임기가 만료된 임원은 후임자가 선출될 때까지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17조 제2항 후단은 '회장이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직제규정에서 정하는 순위에 따라 그 직무를 대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정기총회에서는 총 3명의 후보자에 대한 회장 선출 투표가 이루어졌고 어떤 후보도 과반수의 동의를 얻지 못하여 의결정족수 미달로 회장 선출안건이 부결되었을 뿐 E에 대한 해임 안건이 가결된 것이 아닌 점, 정관 제14조 제1항은 회장이 1회에 한하여 연임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연임에 실패하였을 경우 이를 불신임으로 간주하는 취지의 규정은 찾아볼 수 없는 점, 후임 회장이 선출되지 아니한 채 E의 임기가 만료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E은 정관 제14조 제3항에 규정된 '임기가 만료된 임원'으로서 그 후임자가 선출될 때까지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앞서 본 것과 같이 E이 후임 회장이 선출되기 전까지 직무를 계속하는 것은 정관 규정의 해석에 부합하고, E이 회장 직무를 계속 수행하는 것이 명백히 부당하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도 찾아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원고는 2023. 12. 18. 이 사건 화상회의를 개설하고, 다른 기관장들과 함께 E의 퇴진을 요구하는 이 사건 진정서를 작성하고 이를 관계기관에 제출하기로 논의하였다. 이어 노동조합에 협조를 요청하면서 이 사건 진정서를 전달하였고, 노동조합은 이를 근거로 전 직원에게 E 퇴진운동 참여를 독려하면서 진정서 양식을 배포하였다. 그 결과 전체 직원의 약 80%에 이르는 1,012 명이 약 6일 내에 이 사건 진정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이 사건 진정서는 단순히 정관의 해석에 관한 견해 차이나 임기가 만료된 회장의 직무수행 권한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는 차원을 넘어, "E은 회원들에게 불신임을 받아 재선에 실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불복하고 퇴진하지 않고 있다. 이는 참가인 설립 이래 전무후무하고 무도한 사건으로 1,200여 명의 조직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하여 마치 이 사건 정기총회에서 E에 대한 불신임 의결이 이루어진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면서 E의 퇴진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참가인 직원의 대다수가단시간 내에 이 사건 진정서에 서명을 한 것에는 위와 같은 이 사건 진정서의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과장된 표현의 영향도 컸을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은 이 사건 기관장들이 노동조합을 통하여 이 사건 진정서를 배포하는 등 조직 내부적으로 혼란이 발생하자 2023. 12. 22. 회장의 직무수행 권한에 대한 불필요한 확대 해석을 자제하여 줄 것을 요청하면서, 빠른 시일 내에 후임 회장 선출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공지문을 게시하였다. 원고는 참가인의 회원으로서 정관 제7조 제2항에 따라 '정관 및 규정 준수의무, 총회 및 이사회 결의사항 이행의무, 품위 유지의무'가 있고, 참가인을 구성하는 단위 조직의 수장인 지회장으로서 참가인의 의사결정 사항을 이행하고 이를 휘하 직원들에게 전파하고 지도·설득하여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럼에도 원고는 참가인의 위 공지문 게시 이후에 오히려 이 사건 진정서를 취합하여 고용노동부에 제출함으로써 내부 의사결정에 대한 집단적인 반발 의사를 표시하였으며, 고용노동부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과정을 사진으로 촬영하고 이를 다시 전파하기도 하였다.
이 사건 정기총회에서 회장 선출이 부결되었을 경우 정관 제14조 제3항에 따라 전임 회장이 후임자 선출 전까지 직무를 수행할 것인지, 회장 선출 부결을 궐위로 보아 정관 제17조 제2항에 따라 직무대행 체제로 이행할 것인지에 관하여 이 사건 정기총회에 참석한 회원들 사이에서 이견이 있었고, 이에 대하여 참가인 및 노동조합이 자문을 의뢰한 법무법인들에서도 상반된 답변을 하는 등 참가인 정관 규정의 해석이 통일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기는 하였으나, 이와 관련한 문제는 상임이사에 대한 건의나 기관장협의회 등을 통하여 내부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타당하다. 참가인이 2023.12. 22. 회장의 직무 수행 및 차기 회장 선출 안건에 관한 공식 입장을 정리하여 공지하였음에도 원고가 아무런 내부적인 해결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이 사건 기관장들과 함께 불과 4일 후인 2023. 12. 26.에 고용노동부에 진정서를 제출 것은 정상적인 문제제기 방식이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이 사건 진정서의 배포 및 고용노동부에 제출한 일련의 행위들은 이 사건 정기총회에서 회장 선출이 부결된 이후의 혼란을 해결하기 위한 정당한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고, 그 방법에 있어서도 주무관청의 관리·감독을 요청한 것에 불과하여 합리적인 범위 내에 있으므로, 이를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의 회장 선출 및 그 권한에 관한 문제는 정관 규정에 따라 조직 내부에서 대화와 협의를 거쳐 해결되어야 하는 사안임에도 외부 행정기관에 대한 집단적인 문제 제기로까지 이어지게 되어 참가인의 대외적인 신인도와 공신력이 훼손된 점, 이 사건 진정서는 단순히 주무관청에 차기 회장 선출 과정을 관리하여 달라고 요청하는 취지가 아니라 전임 회장 E에 대한 비방 및 그 퇴진을 요구하는 내용인 점, 원고를 비롯한 이 사건 기관장들이 이 사건 진정서를 전체 직원에게 배포함으로써 전임 회장의 직무수행 권한을 두고 혼란이 가중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행위를 정당한 것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징계양정이 비례원칙을 준수하였는지 여부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강등 처분은 이 사건 각 징계사유의 비위 정도에 비추어 지나치게 무거워 비례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 판단된다.
원고 인사규정 제54조 제1항은 면직, 강등, 정직, 감급, 견책의 5가지 징계를 규정하고 있고, 인사규정 [별표2] 징계양정 결정기준에서 각 징계의 처분 기준을 규정하고 있는데, 강등의 경우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 정직의 경우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로 규정되어 있다.
참가인은, 이 사건 기관장들에 대하여 징계를 하면서 원고가 진정서 작성 및 그 제출 등 일련의 행위를 주도하였다고 보아 원고에 대하여는 강등 처분을, 나머지 기관장들에 대하여는 정직 1월의 처분을 하였다. 원고가 이 사건 화상회의를 개설하였고, 이 사건 진정서를 노동조합 사무국장에게 전달하여 전체 직원에게 전파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원고가 이 사건 화상회의의 대화방을 개설한 기술적인 역할을 한 것 외에 참석자를 모집하고 의제를 제시하는 등 주도적으로 회의를 진행하였다고 볼만한 명확한 정황은 찾을 수 없다. 더욱이 이 사건 진정서 초안은 H이 작성하였고, 노동조합에 협조를 구하고 그 조직을 활용하여 이 사건 진정서를 전파하자는 의견을 누가 주도하여 제안하였는지도 분명하지 않다.
이 사건 기관장들 중 F은 이 사건 정기총회에서 경영기획이사에 의한 직무대행 체제를 처음으로 제안하였고, 원고는 F의 제안에 동조하여 이를 긴급안건으로 상정할 것을 주장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E의 퇴진 관련 논의를 주도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화상회의도 평소 비슷한 생각을 가진 기관장들이 어느 정도 공감대를 가진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모여서 개최하였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원고가 E 퇴진 요구와 관련한 행위를 주도하였다고 볼만한 마땅한 근거가 없는 이상, 원고에 대하여만 강등의 징계를 하는 것은 원고를 제외한 나머지 기관장들과의 관계에 있어 형평에 어긋난다.
이 사건 진정서를 전체 직원에게 배포하는 과정에서 참가인 내부적으로 혼란이 발생하기는 하였으나 그러한 혼란이 장기화되었다거나 그로 인하여 참가인의 사업에 지장이 발생하였다고 볼만한 자료는 없다.
원고는 참가인 협회에서 약 30년 가까이 근속하면서 2005년경 모범직원 표창을 받는 등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그 공적을 인정받아 고위관리자인 지회장의 직위까지 오르게 되었다. 이 사건 각 징계사유를 이루는 원고의 일련의 행동이 사익을 추구하거나 불법적인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정관 규정의 해석에 관한 의견 차이와 전임 회장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바, 이를 이유로 두 번째로 중한 징계인 강등 처분을 하는 것은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
소결
이 사건 강등 처분은 그 절차에 하자가 없고, 징계사유도 모두 인정되나, 징계양정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서 비례의 원칙에 위반한 위법이 있다.
이 사건 인사명령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고,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결정되어야 하고, 업무상의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7두11566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전직처분 등을 할 때 요구되는 업무상의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두20447 판결,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6두44162 판결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와 을나 제21, 2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인사명령은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이로 인한 생활상의 불이익이 통상적인 범위를 현저하게 벗어났다고 볼 수 없으므로, 참가인의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로서 정당한 인사명령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업무상 필요성
참가인 인사규정 제24조 제2항은 '보직을 부여 또는 해임할 때에는 자격, 경력, 능력, 훈련 및 적성, 직제변경, 징계처분, 경고처분, 기관장 요청사항 등의 업무상 필요성을 고려하며 보직해임 세부기준은 인사규정시행규칙에서 따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인사규정 시행규칙 제14조는 '회장은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고려하여 보직 부여 및 변경, 해임 등의 결정을 할 수 있으며, 세부사항은 회장이 별도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각 호에서 고려사항으로 역량평가 결과, 성과평가 결과, 종합판정등급 결과, 보직 경력, 수석부장 경력, 직무 경력, 기타 업무상 필요 사유를 들고 있다. 한편 참가인 인사규정 제29조 제1항 본문은 '회장은 부서간(중앙회, 지역본부와 지회 포함)에 상호교류의 필요가 있다고 인정할 때에는 전보를 명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본 것과 같이 이 사건 강등 처분은 징계양정이 과중하여 부당하나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자체는 모두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는바, 이 사건 각 징계사유의 내용과 경위 등에 비추어 직원을 통솔하여야 하는 위치에 있는 기관장으로서 가져야 하는 책임감, 리더쉽 등이 결여되어 있다고 평가할 여지가 있다.
참가인 직제규정 시행규칙은 지역본부장은 일반직 1급, 지회장은 일반직 1급 내지 2급, 각 부서장은 일반직 1급나 내지 3급으로 보하는 것으로 되어 있고, 기관장 및 부서장의 보직을 받지 않은 자들 중 1급, 2급 직원은 최고위 직급으로 기술위원의 직명을 부여하고 있다. 참가인은 구조적으로 기관장, 부서장 등 고위관리자 보직의 정원이 부족한 상태인 것으로 보이고, 이에 인사 적체를 해소하기 위하여 매년 특별한 징계 사유가 없어도 일정한 숫자의 기관장, 부서장을 보직에서 해임하고 보직이 없는 기술위원을 기관장, 부서장으로 발령하고 있다. 참가인은 실제로 2020년부터 2023년 사이에 29명의 기관장, 부서장을 보직해임하고 기술위원으로 발령하였고, 19명의 기술위원을 기관장, 부서장으로 신규 임명하였으며, 기관장, 부서장 내부에서 보직을 하향하거나 상향 발령한 사례까지 포함하면 상향 보직자는 31명, 하향 보직자는 54명에 이른다. 참가인이 시행한 보직해임의 전례에 비추어 보아도 이 사건 인사명령이 이례적 이라거나 업무상 필요성이 없음에도 원고에 대한 보복의 목적만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2023년 역량평가와 기관장 종합판정에서 모두 하위권인 C등급을 받았다. 이는 이 사건 강등 처분의 비위행위가 반영된 결과로 보이는데, 그 비위행위인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는 이상 위와 같은 평가 결과가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참가인 인사규정 제26조는 보직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전보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진급 또는 해임으로 보직변경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원고는 2023. 9. 4. 전북지회장의 보직에 임명되었고, 2024.4. 8.자로 보직 해임되었으므로, 위 규정에 따른 원칙적인 보직 기간 6개월을 초과한 것인바, 이 사건 인사명령이 원고의 지회장 보직을 부당하게 단축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생활상 불이익
원고는 이 사건 인사명령으로 전북지회장에서 보직 해임되고 충남 서부지회로 전보되었는데, 원고의 주소지인 세종특별자치시는 기존의 근무지보다 오히려 신규 발령된 근무지에서 더 가깝다.
원고가 지회장에서 보직 해임되어 업무활동비 지급이 중단되었으나, 업무활동비는 기관장으로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전제로 지급되는 필요 경비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업무활동비 지급이 중단된다고 하여 원고에 대해 생활상 불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그 외 원고가 주장하는 소속 직원에 대한 인사권, 정회원 자격 등은 모두 지회장 보직을 전제로 부여되는 것이고 그러한 권한과 자격이 박탈된다고 하여 원고의 생활에 어떠한 불이익이 가하여지는 것이 아니므로, 이를 이유로 이 사건 인사명령으로 인한 생활상 불이익이 현저하다고 평가할 수도 없다.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
참가인이 이 사건 인사명령을 할 때 별도의 협의절차를 거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직처분 등을 할 때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직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는바(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두20447 판결,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6두44162 판결 등 참조), 참가인의 정관, 인사규정 등에 보직해임 및 전보 시에 대상자와 협의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은 찾을 수 없는 점, 참가인은 매년 다수의 기관장, 부서장에 대하여 보직해임을 하고 있는데 그때마다 대상자와 협의절차를 거치고 있다고 볼만한 자료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이 사건 인사명령을 하기 전에 별도의 협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이 사건 인사명령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소결론
이 사건 강등 처분은 징계양정이 재량권의 범위를 초과한 것이거나 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나, 이 사건 인사명령은 정당한 인사명령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이 사건 강등 처분에 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이 달라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하고, 이와 결론이 같은 이 사건 인사명령에 관한 부분에는 어떠한 위법이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강상우 이슬아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