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고 B(B, C생, 이하 '망인'이라 함)의 사망
망인은 중국 국적의 남성으로, 2014. 12.경부터 청주시에 위치한 D 유한회사(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함)가 운영하는 불한증막에서 불을 때는 업무 등을 수행한 자임
망인은 2023. 1. 11. 이 사건 사업장 3층 불한증막 내에서 엎드려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음
망인의 자녀인 원고가 피고에게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임을 주장하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유족급여 및 장례비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4. 8. 22. 원고에게 '망인의 업무시간과 근로형태 및 업무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재해발생 전 업무와 관련된 돌발 상황이나 평상 시 수행업무와 다른 특별한 가중요인은 확인되지 않고, 재해발생 전 12주간 주당 평균 업무시간이 55시간 11분으로 확인되는 바 업무상 과로가 있었다고 보기에는 미흡하다고 판단되어 심혈관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주어 사망을 초래할 만한 과중한 업무상의 요인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의학적으로도 음주 등 생활습관에 따른 개인 소인에 의한 영향으로 판단되어 망인의 사망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라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함)을 하였음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5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망인은 9년 동안 사업주가 제공한 컨테이너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혼자 장작 불 때기, 불가마 실내 청소 및 흙질, 입고된 나무 정리 및 쌓기, 장작 쪼개기, 쓰레기 분리수거, 화단 정리, 주차 관리, 옥상 물청소 등을 하였다. 매일 04:00부터 17:00까지 점심시간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휴게시간 없이 근무하였고 매월 휴일이 3일을 넘지 않았는바, 만성적인 과로 상태에 있었다. 사망 당일 기온은 영하 7도임에 반해 찜질방 실내 온도는 100~150도로 한랭과 고온의 급격한 온도 변화가 있는 유해한 작업환경이었고, 평균10일 이상 연속으로 근무하여 휴일이 부족한 업무이었으며, 근무일정의 예측이 어렵고, 육체적 · 정신적 부담이 상당하였는바, 업무부담 가중요인이 다수 있어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의 관련성이 강하다. 망인의 부검감정서 및 건강보험 수진내역상 망인에게 심장 질환이나 사망에 이르게 할 만한 기존 질환이 없었다. 따라서 망인의 업무와 사망 간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함이 타당하다.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3, 7 내지 15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이 법원의 D 유한회사,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울과학수사연구소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회신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와 같은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처분에는 위법이 없다.
부검감정서상 망인의 사망 원인에 관하여 '뇌바닥동맥에서 국소적인 동맥경화가 보이고, 심장은 다소 비대해져 있으며, 심비대와 관련된 혹은 이와 무관한 갑작스러운 심장 기능 이상과 같은 내적 원인에 의한 사망을 우선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는바, 망인의 사망 원인은 '급성 심장사'라고 추정됨
망인의 업무시간은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이하 '이 사건 고시'라 함)'에서 정한 단기적 또는 만성적 과로 기준에 미치지 못함
피고는 망인이 작성한 업무수첩일지, 사업주의 진술 등을 근거로 망인이04:00부터 05:30까지, 09:00부터 17:00까지 근무하였고 점심시간은 12:00~13:00이므로 하루에 총 8시간 57분을 근무하였음을 전제로, 망인의 사망 전 1주간 업무시간을 53시간 42분으로, 사망 전 4주간 주당 평균 업무시간을 55시간 56분으로, 사망 전 12주간주당 평균 업무시간을 55시간 11분으로, 사망 전 2주~12주간의 주당 평균 업무시간을55시간 19분으로 각 산정하였음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가 야간근무에 대해 30% 가산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피고는 망인의 업무시간 중 야간근무에 해당하는 04:00부터 05:30까지에 대하여 30% 가산을 하여 1시간 57분(= 90분 × 130%)으로 산정하였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음
원고는, 망인이 수행한 업무량에 비추어 보면 04:00부터 17:00까지 휴게시간 없이 근무하였을 것이라고 주장하나, 망인이 장작 불 때기 이외에 불가마 실내 청소 및 흙질, 입고된 나무 정리 및 쌓기, 장작 쪼개기, 쓰레기 분리수거, 화단 정리, 주차관리, 옥상 물청소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망인의 업무시간이 04:00부터 17:00까지라고 단정할 수 없음
원고는, 사망 당일 사우나 내부 CCTV 영상에 의할 때 망인이 05:30 이후에도 근무한 모습이 확인되므로 05:30부터 09:00까지를 휴게시간으로 볼 수 없고 업무시간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충북청주흥덕경찰서의 입건 전 조사 결과보고서에 의하면 위 CCTV 영상에서 망인이 04:17경 3층 찜질방 내부로 걸어들어오는 모습, 04:24경 작업복(모자 착용)으로 갈아입는 모습, 05:18경 한증막 옆 통로에서 앉아 쉬는 모습, 05:34경 한증막 옆 기둥에 누워 쉬고 있는 모습, 06:46경 한증막 옆벽에서 일어나 한증막 내부로 들어가는 모습이 각 확인되었는바, 망인이 사망 당일 05:30 이후에도 컨테이너가 아니라 한증막 밖이나 내부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당시 망인은 비틀거리거나 한증막 밖에서 앉거나 누워서 쉬는 모습을 계속 보였는바, 망인의 사망 직전의 위와 같은 모습만으로 망인이 위 시간 동안 계속 일하였다거나 평소에도 그 시간 동안 근무를 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움.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음
위와 같이 피고가 산정한 망인의 업무시간은 이 사건 고시에서 정한 '단기간 동안 업무상 부담 증가'의 기준(발병 전 1주간 업무시간이 이전 2~12주간의 1주 평균 업무시간보다 30% 이상 증가),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로서 업무와 질병 사이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되는 기준(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 초과, 발병 전 4주간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4시간 초과)에 각 미치지 못함. 업무시간이 길어질수록 업무와 질병의 관련성이 증가하는 기준(발병 전 12주간 1주 평균 업무시간이52시간 초과)에는 해당할 수 있으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고시에 따른 업무부담 가중요인을 인정하기 어려움
망인의 사망 무렵 업무량이 증가하였다거나 업무 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있었다는 등의 특이사항이 보이지 아니하므로, 망인의 사망 전 24시간 이내에 망인의 신체에 뚜렷한 생리적 변화가 생길 정도로 업무와 관련한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긴장 · 흥분 · 공포 · 놀람 등과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움
망인에게 이 사건 고시에 따른 업무부담 가중요인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움- 원고는, 망인이 1달에 휴일을 3일밖에 가지지 못하여 과로하였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망인의 업무수첩일지에 의하면 망인이 대개 한 주에 6일 근무하고 한 달에 약 3일을 휴무한 것으로 인정되고, 피고도 이를 기준으로 망인의 업무시간을 산정하였으나, 이 사건 고시상 단기적 또는 만성적 과로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점, 망인이 거의 매주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중에 하루 휴무를 가졌던 것으로 보여 특별히 근무일정 예측이 어려운 업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망인이 불 때는 일 이외에 여러 시설관리 업무를 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망인이 작업 속도를 스스로 조절하면서 업무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휴일이 부족한 업무, 근무일정 예측이 어려운 업무, 정신적 긴장이 크거나 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라고 보기는 어려움
망인의 사망 당일 청주의 날씨는 평균기온 2.6도, 최고기온 9.5도, 최저기온영하 2.8도이고(기상청 날씨누리 과거관측 참조), 망인이 발견된 3층 불한증막의 내부온도는 100 내지 150도이므로 한랭 또는 고온의 환경으로 볼 수 있기는 하나, 사망 당일보다 낮은 기온인 날이 이전에 다수 있었고, 망인은 9년간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여 왔는바, 위와 같은 환경이 평상시와 달리 망인의 심혈관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주어 사망을 초래할 만한 요인이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움
부검감정서에 의하면 망인의 심장에서 급성 심장사의 중요 위험 인자인 심비대(400g), 심근세포비후가 확인되는 점, 망인이 78세로 고령인 점, 망인이 거주한 컨테이너 내 쓰레기통 안에 많은 소주병 등이 담겨있었던 점, CCTV 영상에 의하면 망인이 사망 당일 비틀거리거나 작업실 입구 바닥에 누워있는 모습이 확인되는 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울과학수사연구소장에 대한 사실조회회신 결과에 의하면 '망인의 간에서 특기할 이상 소견은 확인되지 않았고 혈액에서 에틸알코올이 검출되지 않았는바, 부견 소견으로 망인의 음주와 흡연 과거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라고 하나, 알코올은 빠르게 대사되어 시간이 경과되면 검출되지 않을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사망 전날 음주를 한 후 고온의 환경에 노출되어 심혈관계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 설령 망인이 사망 전날 음주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의 업무시간, 업무 내용 및 강도 등에 비추어 급성 심장사를 유발할 만 한 업무상 요인이 확인되지 않는 이상, 망인의 사망이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함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강상우 이슬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