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고 B(C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24. 2. 16. 인천 남동구 D에 위치한 E사 가공선로 지중화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 현장에서 전선 지중화를 위해 전선관로를 전봇대에 결속하는 작업 후 내려오던 중 바닥으로 추락하였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의료기관으로 후송되었으나 같은 날 사망하였다.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가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4. 10. 24. '망인은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한 실질적 사업주에 해당하고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이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조사한 후 '망인이 개인사업주로 추정된다'는 취지로 작성한 보고서에 기초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나, 망인이 개인사업자 등록을 한 사실이 없고 과거에 다수의 전기설비 업체에서 단기간 근로한 사실이 있는 점, 망인이 'F' 소속이라는 취지의 진술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F 또는 다른 업체에 소속되어 이 사건 공사를 수행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망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받는지, 노무 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소송과정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2, 3호증, 을 제3 내지 6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 법원의 인천세무서장에 대한 과세정보제출명령회신 결과, 이 법원의 G, H, I, 한국전력공사 남인천지사에 대한 각 사실조회회신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망인이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처분에는 위법이 없다.
E사는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신도인 J을 통하여 평소 사찰의 단순 작업을 도와주던 K로부터 망인을 소개받았고, 망인과 J이 이 사건 사업에 관한 구두계약을 체결하였다. 당시 망인은 J에게 직함이 'L 이사'로 기재된 명함을 건네주었는데, 망인은 L의 이사로 등재된 사실이 없고 L의 대표이사는 '망인과 옛날에 같이 일하였으나 이 사건 공사는 L와 관계가 없고, 망인이 허락 없이 마음대로 명함을 만들어서 쓴 것이다'라고 진술하였다.
망인은 2013년, 2016년, 2017년 등에 단기간 일용근로자로 근무한 사실이 확인될 뿐이고, 2020년 이후에는 2022년에 종합소득세를 신고한 사실이 있을 뿐 근로소득내역이 확인되지 않는다. 원고는 망인이 'F' 소속 근로자라고 주장하나, 'F'를 포함하여 망인이 이 사건 사고 당시 특정 전기공사업체에 고용되어 이 사건 공사와 관련된 업무를 하였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다(E사의 대표인 M는 '교인 중 한명인 K가 F라는 업체를 추천하였고 망인이 스스로 F 소속이라고 말을 하였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제출하기는 하였으나, M에게 망인을 소개한 K는 망인이 'L'의 이사 명칭을 사용하였다고 진술한 점, 망인은 ㈜L의 이사라고 기재된 명함을 사용한 점, 달리 'F'라는 업체의 존재 여부는 확인되지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해 보면, M가 언급한 'F'는 'L'를 착각하여 진술하였을 가능성이 크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F'는 망인이 개인사업에 사용하는 상호명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근무한 N은 '망인이 이 사건 사고 2~3일 전 불러서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일하게 되었고, 망인이 지시하는 대로 일하였다'고 진술하였고, K는 '망인이 단순한 일만 도와달라고 하여 일하게 되었고 작업지시는 망인이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이에 의하면 망인이 이 사건 공사 현장을 지휘·감독하는 역할을 하였던 것 으로 판단된다.
N과 K는 '이 사건 공사 외에도 망인에게 고용되어 일당을 받으면서 일한 적이 있고, 이 사건 공사에서도 망인이 일당을 줄 것으로 생각하였으며, 작업에 필요한 도구들은 망인이 가져온 것이다'라고 진술하였는바, 망인이 자신의 계산으로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한 사업을 영위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이 사건 사고가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중대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E사의 관련자들 및 N, K 등을 조사한 후 'E사는 이 사건 공사의 발주자 지위에 있고, 망인은 실질적으로 소속된 곳이 없으며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한 사업주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사고가 산업안전보건법에 규정된 중대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내사종결하였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호성호(재판장) 강상우 이슬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