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2024. 7. 27. 제134회 건설안전기술사 필기시험(이하 '이 사건 시험'이라 한다)을 실시
피고는 2024. 9. 4. 아래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시험에서 총점 633점(평균52.75점)을 득점하여 원고의 점수가 합격기준인 평균 60점에 미달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불합격 통지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2024. 9. 11. 피고 서울지역본부에서 1시간가량 원고가 작성한 답안지를 열람한 후 2024. 9. 12.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심판을 청구하였으나,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2024. 11. 19. 원고의 위 심판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8호증 및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은 재량을 일탈·남용한 것이므로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다른 종목의 기술사 시험의 경우 통상적으로 채점위원이 1인 당 50~300명의 답안을 채점하는 데 비하여 이 사건 시험의 채점위원들은 1인 당 1,000명의 답안을 5주가량의 짧은 기간 내에 채점하여야 했으므로, 채점위원들이 원고를 포함한 시험 응시자들의 답안을 제대로 검토하기 어려웠다.
원고는 이 사건 시험의 영역 2 및 영역 3 과목에서 각 130점대의 점수를 받았는데, 이는 원고가 이전에 치러왔던 건설안전기술사 필기시험에서 받았던 영역 2 및 영역 3 과목의 점수에 비하여 지나치게 낮다. 특히 원고가 작성하였던 답안지를 열람한 결과, 원고는 영역 2의 6번 문제(「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등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 4가지에 대하여 설명하시오.」 )의 출제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필요한 내용을 충실히 기술하였음에도 75점 만점에 29점밖에 얻지 못한 점에 비추어 보면 채점이 부당하게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 사건 시험 응시 인원 1,000명 중 15명만이 합격하여 합격률이 1.5%에 불과한데, 이는 최근 2년간 6회가량에 걸쳐 시행되었던 다른 건설안전기술사 필기시험이나 다른 종목의 기술사 시험의 합격률과 비교하여 보아도 지나치게 낮다.
관련법리
논술형 시험은 응시자의 관련 분야에 관한 전반적 이해의 정도, 논리적 사고력, 문제에서 제시되고 있는 제반 논점의 해결과 관련된 응용능력, 창의성 및 조직적 서술능력 일체를 전반적으로 평가하기 위하여 시행되는 것으로서 객관식 내지 선택형 시험이나 단답형 시험을 통하여 좀처럼 발견할 수 없는 응시자의 총체적인 학업성취도와 사고능력을 측정하는 데 유용한 수단이다. 이러한 논술형 시험에 대한 채점행위는 객관식 시험과 같은 일의적인 정답을 그 기준으로 하기보다는 덕망과 책임감 높은 평가자가 스스로 보유하고 있는 고도의 전문적 식견과 학식 등에 근거한 평가에 전적으로 의존할 것이 예정되어 있음을 그 본질적인 속성으로 하고 있는 사무이므로, 논술형으로 치르는 시험에 있어 채점위원은 시험의 목적과 내용 등을 고려하여 법령이 정하는 범위 내에서 전문적인 지식에 근거하여 그 독자적 판단과 재량에 따라 답안을 채점할 수 있는 것이다(대법원 2007. 1. 11. 선고 2004두10432 판결 참조).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 갑 제2, 7, 9, 10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이 이 사건 시험의 채점기준표, 원고가 이 사건 시험에서 작성한 답안지, 위 답안지에 대한 채점표를 모두 비공개로 열람·심사한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과 앞서 본 법리를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답안에 대한 채점이 현저히 부당하게 이루어졌다거나 이 사건 처분이 재량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는 이 사건 시험 모든 영역의 모든 문제에 대하여 자의적인 채점을 방지하고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비교적 상세한 채점기준을 미리 마련하여 두었고, 3인의 출제위원 겸 채점위원이 각각 답안지를 전부 채점한 후 이들이 부여한 점수를 모두 합산하는 방식으로 응시자의 점수를 산정하였다. 원고의 답안에 대한 채점 역시 위와 같은 방식에 따라 채점위원 1인에 의한 자의적인 채점을 배제하고 채점위원 3인이 채점기준표에 근거하여 실시된 것으로 보이며, 달리 이 사건 시험의 채점기준 내지 채점방식 등이 현저히 불합리하다거나 채점위원들이 원고의 답안에 대하여만 현저히 부당하게 낮은 점수를 부여하였다고 볼만한 정황을 찾아보기 어렵다.
원고는 제129회 건설안전기술사 필기시험 영역 2 과목에서 164점, 영역 3 과목에서 171점을, 제130회 건설안전기술사 필기시험 영역 2 과목에서 195점, 영역 3 과목에서 163점을, 제132회 건설안전기술사 필기시험 영역 2 과목에서 182점, 영역 3 과목에서 167점을 각각 받은 바 있으므로, 이 사건 시험의 영역 2 과목 점수 139점, 영역 3 과목 점수 136점은 원고가 기존에 받아왔던 점수에 비하여 상당히 낮은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 사건 시험의 영역 2 및 영역 3 과목에 종전과 동일한 문제가 출제되어 원고가 종전과 동일한 답안을 작성하였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원고가 이 사건 시험의 영역 2 및 영역 3 과목에서 종전과 달리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점만으로 원고에 대한 채점이 현저히 부당하게 이루어졌다고 추단할 수는 없다.
특히 원고가 부당하게 낮은 점수가 부여되었다고 주장하는 영역 2 과목의 6번 문제는 '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등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 4가지에 대하여 설명하시오.」 '였고, 이는「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 각 호와 동법 시행령에서 정한 사업주와 경영 책임자의 안전 보건 확보의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할 것을 요하는 문제였는데, 원고는 위 내용을 간단히 기술한 채 위 문제에서 묻고 있는 것과 별다른 관계가 없는 '중대재해처벌법의 목적',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산업재해와 중대시민재해의 구분', '향후 발전 방향 및 제언' 등의 서술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였으므로, 원고가위 문제에 배정된 75점 중 29점을 받은 것이 심히 부당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원고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시험의 채점위원들이 1인 당 1,000명의 답안을 5주가량의 짧은 기간 내에 채점하여야 했으나, 이전에 시행되었던 건설안전기술사 필기시험의 응시 인원, 채점 인원 및 채점 기간 역시 이 사건 시험과 큰 차이가 없는 점, 이 사건 시험의 채점위원들이 5주 정도의 기간 내에 1,000매의 답안지를 전부 채점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불가능하다고 보이지 아니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시험 답안에 대한 채점이 현저히 부실하게 이루어졌으리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 밖에 이 사건 시험에서의 합격률이 1.5%(1,000명 중 15명 합격)에 불과하여 제132회 건설안전기술사 필기시험에서의 합격률 3.3%(1,005명 중 33명 합격) 및 제133회 건설안전기술사 필기시험 합격률 3.8%(1,058명 중 40명 합격)에 비하여 낮은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바로 원고의 답안에 대한 채점이 현저히 불합리하게 이루어졌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에 원고 주장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진현섭(재판장) 이현우 백송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