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4. 10. 21. 원고에 대하여 한 평균임금정정 불승인처분 및 보험급여차액 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 경위
원고는 1982. 8. 23.부터 2012. 12. 31.까지 사이 기간 동안 B 주식회사(이하 회사명에서 ‘주식회사’는 생략함)에서, 2013. 12. 1.부터 2014. 11. 29.까지 사이 기간 동안 C에서 각 용접 및 사상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2022. 1. 18. 진단받은 양쪽 감각신경성 청력소실에 대해 2024. 9. 11. 업무상 질병(‘이 사건 업무상 재해’)으로 인정받고 장해등급 제11급 제5호 결정을 받았는데, 피고는 C을 평균임금 적용사업장으로 보아 141,468.79원을 기준으로 장해급여를 지급하였다.
원고는 2024. 10. 16. B을 평균임금 적용사업장으로 하여 보험급여차액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4. 10. 21. ‘신청 상병의 발병 원인이 되는 주된 사업장을 명확히 파악하기 어려워 마지막으로 유해요인에 노출된 사업장을 적용사업장으로 판단하였다’는 이유로 평균임금정정 불승인처분 및 보험급여차액 부지급처분(‘이 사건 처분들’)을 하였다(처분서 송달일: 2024. 10. 23.).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음
이 사건 처분들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평균임금을 정함에 있어 이 사건 업무상 재해와 상당인과관계가 가장 높은 사업장인 B을 적용사업장으로 하여야 하는데, 피고 내부 지침에 정한 전문기관 역학조사 심의의뢰를 이행하지 않은 채 최종사업장인 C을 적용사업장으로 한 이 사건 처분들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관련법리
근로자가 여러 사업장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후 진폐 등 직업병 진단이 확정되어 평균임금을 산정할 때 그 기준이 되는 퇴직일은, 원칙적으로 그 직업병의 발병 또는 악화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를 수행한 사업장들 중 직업병 진단 확정일에 가장 가까운 마지막 사업장에서 퇴직한 날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직업병에 원인을 제공한 사업장은 대체로 근로자가 장기간 근무하였던 곳이므로 그 임금수준이 근로자의 생활임금을 적정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진단 시점과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직업병에 원인을 제공하지 않은 사업장에서 받은 임금을 기초로 평균임금을 산정하도록 한다면, 동일한 사업장에서 근무하다가 직업병에 걸린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그 직업병 진단 직전에 근무한 사업장이 어디인지라는 우연한 사정에 따라 평균임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사업장이 달라질 수 있는데, 이러한 결과는 업무상 재해에 대한 공정한 보상이라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의 목적에 어긋난다. 또한 업무상 재해는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근로자의 부상, 질병, 신체장해 또는 사망을 의미하고,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존재는 산재보험법에 의한 보험급여의 지급요건이 되며,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업무상 재해를 보상하는 제도는 제정 근로기준법에서 도입되어 산재보험법에 규정되기에 이르렀는데, 근로기준법상 재해보상은 사용자가 사업장의 업무로 인하여 발생한 재해에 대하여 그 사업장에서 지급받은 평균임금을 기초로 보상하는 것이다. 산재보험법은 업무상 재해와 평균임금 산정기준이 된 사업장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을 것을 명시적으로 요구하고 있지 않지만 위와 같은 산업재해보상보험 제도의 내용과 연혁 등에 비추어 보면, 직업병에 대한 적절하고 공정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직업병의 발병 또는 악화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를 수행한 사업장을 평균임금 산정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합리적이다. 통상 근로자의 생활임금을 가장 사실대로 반영하는 것은 직업병의 발병 또는 악화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를 수행한 사업장들 중 최종 사업장에서 지급받은 임금액일 것이므로 이를 기초로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이 평균임금에 따라 보험급여를 산정하도록 한 산재보험법의 취지에 부합한다(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두60380 판결 취지 참조).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에서는 당해 처분의 적법을 주장하는 행정청인 피고에게 그 적법 여부에 대한 증명책임이 있고(대법원 1984. 7. 24. 선고 84누124 판결, 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09두22980 판결), 피고가 주장하는 당해 처분의 적법성이 합리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일응의 증명이 있는 경우에는 그 처분은 정당하다 할 것이며 이와 상반되는 주장과 증명은 그 상대방인 원고에게 그 책임이 돌아간다(대법원 2007. 1. 12. 선고 2006두12937 판결 등).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5, 8, 9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거나 추단되는 다음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마지막으로 소음에 노출된 사업장을 평균임금 적용사업장으로 판단한 것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들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피고는, 여러 사업장에 종사하면서 업무를 수행하던 중 각각의 사업장에서 유해요인의 유해요인에 노출되어 업무상 질병이 발생한 경우 적용사업장 판단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요양결정 시 적용업무 관련 판단에 관한 처리지침(제2007-31호, ‘이 사건 지침’)’을 마련하였다. 한편 위 판단기준 내용을 구체화한 ‘소음성 난청 업무처리기준(‘이 사건 업무처리기준’)’은, 이 사건 지침의 적용사업장 판단기준 중 제1순위에서 정한 ‘전문기관’이란 ‘산업안전보건연구원 등 역학조사기관을 의미하며 역학조사 결과 소음성 난청의 상당인과관계가 높은 사업장이 확인되면 해당 사업장을 적용사업장으로 결정’하되, 소속병원은 전문기관이 아닌 것으로 정하고 있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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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피고는 ‘피고 D의원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라 신청상병의 발병원인이 되는 주된 사업장을 명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을 하였는바, 아래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주장하는 사유나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D의원의 조사결과만으로 마지막 소음노출 사업장을 적용사업장으로 판단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들의 적법성에 관하여 합리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일응의 입증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에 관하여 피고는, 산재보험법 시행규칙 제22조, 피고 요양업무처리규정 제9조에 따라 소음성 난청에 관한 자문을 직업환경연구원이 아닌 직업환경의학 외래기관인 피고 D의원에 의뢰하였고, 위 의원에서 ‘주된 사업장을 판단하기 곤란하다’는 소견이 회신되었기 때문에 이 사건 지침에 따라 ‘마지막으로 유해요인에 폭로된 사업장’인 C을 적용사업장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산재보험법 시행규칙 제22조는 업무상 질병 여부를 결정할 때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제1호) 또는 그 밖에 업무상 질병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관(제2호)에 자문할 수 있다고 정하고, 요양업무처리규정 제9조 제1항 제3호는 ‘소음성 난청 등과 같이 유해요인에 대한 측정 등이 필요한 질병’의 경우 산재보험법 시행규칙 제22조 제2호에 해당하는 기관에 자문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바, 이는 ‘업무상 질병 여부를 결정할 때’ 그 질병과 유해ㆍ위험요인 사이의 인과관계 등에 대한 자문이 필요한 경우 적용되는 규정으로서, 위 규정에 근거한 피고의 의뢰에 따라 피고 D의원 소속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가 업무관련성 특별진찰을 실시한 결과 적용사업장에 관하여 ‘주된 사업장을 판단하기 곤란하므로 소속기관에서 이 사건 지침에 의거 적용사업장 결정하기 바란다’는 취지의 소견을 회신한 이 사건에서, 피고로서는 이 사건 지침 및 업무처리 기준에 정한 판단기준 순위와 방법에 따라 ‘전문기관’인 산업안전보건연구원 등 역학조사기관에 가장 상당인과관계가 높은 사업장이 확인 가능한지 심의를 의뢰하였어야 한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가 주장하는 사유 외에 이 사건 지침 및 업무처리기준에 정한 요건과 절차에 따른 조사를 거치지 않고 적용사업장을 결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 인정기준을 정한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 차목 제7호 차목에서는 ‘소음성 난청’에 관하여 ‘85dB’이상인 경우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고, 이 사건 업무처리기준에 따르면 소음성 난청은 ‘소음에 노출된 상태로 10년~15년이 지나면 최대손실에 달하는 양측성 청력손실’의 특징이 있는바, 위와 같은 소음성 난청의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 및 특징, 원고가 B에서 업무를 수행하면서 노출된 소음 정도와 그 노출 기간에다가 2022년 특별진찰 시 기준으로 원고에게 약 10년 이상 난청 증상이 있었던 점까지 더하여 보면, B이 이 사건 업무상 재해 발생 또는 악화와 가장 상당인과관계가 높은 사업장으로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보인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한다.
판사 정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