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4. 11. 1. 원고에게 한 대지급금 등 확인신청 각하 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주식회사 B(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은 2022. 5. 4. '미디어콘텐츠창작업' 등을 영위하기 위하여 설립되었으나, 2023. 4. 27. 서울회생법원 2023하합100151 결정으로 파산선고를 받았다.
원고는 2024. 4. 25. 피고에게 대지급금 등 확인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24.11. 1. 원고에게 '고소사건의 수사 결과에 따르면,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워, 원고를 임금채권보장법에 따른 대지급금 청구 및 지급대상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대지급금 등 확인신청서 각하 통지(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를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31호증, 을 제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가 이 사건 회사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함에도 원고를 이 사건 회사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본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인정사실
이 사건 회사는 '미디어콘텐츠창작업' 등을 영위하기 위하여 2022. 5. 4. 설립된 회사로서, 설립 당시 발행주식의 총수는 100주, 자본금의 액수는 1,000,000원이다. 이 사건 회사의 설립 당시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는 C이고, 사내이사는 원고이다.
원고는 2022. 5.경 이 사건 회사와 근로개시일을 2022. 6. 1.로, 채용직급을 마케팅 담당으로, 연봉을 60,000,000원(월 지급액 5,000,000원)으로 정하여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는 2022. 5. 3. C과 'C은 이 사건 회사 설립 시 회사의 발행주식 90주(90%)를 소유하고, 원고는 회사의 발행주식 10주(10%)를 소유하며, 회사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익의 분담은 민법 제711조에 따라 지분율에 비례한다'는 내용의 주주간 계약(이하 '이 사건 주주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2022. 12. 13. C과 위약벌 조항을 삭제하는 등 이 사건 주주간계약을 일부 수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1>
원고는 2023. 2. 22. C에게 '원고가 C으로부터 도산대지급금 제도를 통해 2023년 1월과 2월 미지급 급여 합계 10,000,000원 중 상당액을 지급받기로 약속받았는바, C과 원만히 합의하며 향후 급여 지급 지연 및 미지급에 관하여 민 · 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합의서 및 처벌불원서'(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를 작성해 주었다.
원고는 2023. 2. 25. C과 'C은 대표이사로서 변호사 선임료, 파산 예치금, 미지급 급여, 상품매입대금, 카드대금 등과 같이 정상적인 경영 과정 및 파산절차에서 발생하는 통상적이고 적법하며 예상 가능한 비용에 대해 책임을 지고 주도적으로 해결하기로 하고, 그 비용에 대해 민법 제711조에 따른 손익의 분담에 관한 법률 및 부속규정과 상관없이 C은 동업자인 원고에게 그 책임과 부담을 요구하지 않으며(제2조), 본 계약의 체결일부터 이전 주주간계약서에서 명시한 의무 및 권리는 소멸한다(제7조 제2항)'는 내용의 '회사 청산에 따른 수정 동업자 계약'(이하 '이 사건 수정동업자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회사는 2023. 3. 17. 파산신청을 하였고, 2023. 4. 27. 서울회생법원 2023하합100151 결정으로 파산선고를 받았다.
원고는 2024. 4. 25. C을 임금 체불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서울서부지방검찰청 검사는 2024. 11. 4.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처분을 하
였다(서울서부지방검찰청 2024년 형제25775호).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25호증, 을 제7, 9, 10, 13, 30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에 대한 위 여러 징표 중 일부 사정이 결여되었거나 다른 지위를 아울러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8도11087 판결 참조). 한편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 · 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 · 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등의 지휘 · 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0다57459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8 내지 11, 18, 21, 23, 24, 28, 30, 35, 36,40호증, 을 제11, 15, 19 내지 21, 31, 3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이 사건 회사는 C이 사업의 내용을 착안하고 주도하여 2022. 5. 4. 설립된 이른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으로서, 근로자 4명 내외의 소규모 회사이다. 원고는 2021. 12. 말경 구직 사이트인 'D'를 통해 C이 올린 채용 공고를 보고 C에게 연락하여 만남과 연락을 이어간 후 2022. 2.경부터 C과 근로계약의 세부 조건을 논의한 다음, 이 사건 회사 입사 무렵인 2022. 5.경 이 사건 회사와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갑 제24호증 제1 내지 8면 참조).
이 사건 근로계약에는 원고의 채용직급이 '마케팅 담당'(제2조), 담당직무가 '마케팅 전략 수립, 마케팅 콘텐츠 기획, 온/오프라인 마케팅 채널 관리, 마케팅 집행 및 성과 분석, 마케팅 예산 관리, 기타 마케팅 관련 업무'(제4조)라고 기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근무장소 및 부서(제3조), 근무시간(제5조), 휴일 및 휴가(제8조), 경업금지(제11조), 재직 중 겸업제한(제12조)에 관한 조항도 마련되어 있다.
원고의 주요 업무는 이 사건 회사의 마케팅 업무였다. 이와 같은 업무는 '중요한 자산의 처분 및 양도, 대규모 재산의 차입, 지배인의 선임 또는 해임과 지점의 설치 · 이전 또는 폐지 등 회사의 업무집행'(상법 제393조 1항)이나, 회사 관리 · 운영 등 사용자 측의 경영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 원고가 이 사건 회사의 사내이사로 등재되어 있었고 2022. 12.경 이후 직함이 'CBO(Chief Brand Officer)' 또는 'CMO(Chief Marketing Officer)'라고 기재되어 있는 명함을 대외적으로 사용하였으나<2>, 원고가 이 사건 회사 내부적으로 '이사'로 호칭되지 않았고<3>, 이 사건 회사의 이사회가 실질적으로 개최되었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다.<4> 더욱이 이 사건 회사의 운영상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원고와 C 사이에 일부 논의가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마케팅 등 업무를 수행하고 이 사건 회사의 각종 경영사항에 대하여 단순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 직원 채용이나 이 사건 회사 운영에 관한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등 통상 사업체의 운영자 또는 동업계약의 당사자가 갖는 권한을 행사하였거나, 그와 같은 권한이 있는 것처럼 행세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최종적인 결정 권한은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인 C에게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가 '근로자'가 아닌 '임원'으로서 직무를 C의 관여 없이 독자적으로 수행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원고가 마케팅 업무와 관련하여 비교적 폭넓은 재량권을 갖고 업무를 진행하여 온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① 이 사건 회사가 적은 수의 근로자로 운영되는 소규모 스타트업으로서 각자의 업무와 개성을 존중하는 비교적 자유로운 조직 분위기를 갖고 있던 점, ② 원고는 최소한 C의 최종적인 승인 아래 해당 업무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C에게 보고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사용자 측의 전반적인 지휘 · 감독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볼 수 있고, C이 원고의 업무 하나하나에 대하여 개별적으로 지휘 · 감독을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원고는 이 사건 회사에 전속되어 고정적인 보수를 지급받았다. 즉, 원고는 이 사건 회사 입사 무렵 이 사건 회사와 체결한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매월 5,000,000원의 고정 보수를 지급받았고, 이 사건 근로계약 제12조 제1항은 '근로자는 회사에 재직 중인 동안 회사가 수행하고 있는 사업과 동종의 사업을 독자적 또는 제3자와 동업으로 경영하거나, 타인의 동종 사업장에 종사하는 형태로 동종의 사업에 관여하는 행위를 일체 행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근로자는 회사에 재직 중인 동안 이종 사업장에 종사하고자 할 경우 사업주에게 서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나아가 이 사건 근로계약에는 원고에게 이 사건 회사의 취업규칙이 적용된다는 취지의 조항(제8조 제12항 등)이 여럿 있고(다만 이 사건 회사의 취업규칙이 존재한다고 볼 자료는 없다), 원고는 이 사건 회사를 사업주로 하는 국민연금, 국민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의 이른바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다(갑 제24호증 제9면 참조).
한편 원고는 이 사건 회사 입사 무렵 C과 사이에 이 사건 회사의 주식 10%를 받기로 약정하였으나, 그 주식 수는 이 사건 회사의 발행주식 총수 중 일부에 불과하고, 이 사건 회사의 주주명부상 원고가 이 사건 회사의 주주로 등재되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찾을 수 없다.<5> 특히 그러한 주식 부여는 기업이 인재를 영입하거나 근로자의 근로를 장려하기 위한 인센티브로서 활용할 수 있고, 특히 스타트업의 경우 근로자에 대한 주식 부여가 비교적 보편화되어 있기도 하므로, 위와 같은 주식 부여 약정 사실만으로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것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 개발 업무를 담당한 E이 이 사건 회사의 주식 부여를 약속받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직군과 경력에 따라 충분히 다른 대우를 받을 수 있으므로, 원고가 E과 차별화된 대우를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정할 수 없다.
원고가 자기 몫의 보수를 지급받는 것 이외에 이 사건 회사의 자금 운용에 관여하였다거나 이 사건 회사의 운영 과정에서 생긴 손실을 부담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나타나지 않는다. C이 2022. 11. 16. 원고와 E에게 보낸 이메일(갑 제18호증)에는 '더 이상 끌어올 자금도 없다. F 3200만, G 500만, 대표 개인 자금 4800만(+약 1200만 예정), 기보 1억. 없는 생활비 쪼개가며 사비 털어 쓴 돈도 꽤 된다. (중략) 누군가에게는 고작 6개월이겠지만, 3년이다. 이 사업을 위해 준비하고 인고하며 밀고 왔던 시간이. (중략) 두 분께 제 파트를, 제 몸을, 제 돈을 쥐어짜 가면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지원은했다'고 기재되어 있는데, 이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C과 동일하게 이 사건 회사의 성장을 위한 위험을 떠안은 것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E은 2023. 5. 2. '원고는 비용 집행을 제외한 마케팅 전 분야에 대해서 독단적으로 업무를 수행했다'는 사실확인서(을 제
31호증의 1)를 작성하여 원고에게 적어도 비용 집행 권한이 없었음을 인정하고 있다.
C은 2022. 11. 16. 원고에게 위 이메일을 보내 이 사건 회사의 자금 상황이 어렵다고 밝히면서도 원고에게 매달 지급되는 고정적인 보수를 뒤늦게 지급하거나 지급하지 못하였을 뿐이고, 별다른 대가 수령이나 정산 없이 2023. 2. 25. 원고와 'C은 이 사건 회사 경영 과정 및 파산절차에서 발생하는 통상의 비용에 대해 원고에게 그 책임과 부담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이 사건 수정동업자계약을 체결하였다. 이는 조합원들간 손실의 분담을 그 내용으로 하는 통상의 동업 계약(조합계약)과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원고가 자신의 근로시간과 근무장소를 비교적 자유롭게 정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① 원고뿐만 아니라 E도 이 사건 회사 측으로부터 별도의 출, 퇴근 관리를 받지 않았는바(을 제32호증 제5면 참조), 이는 이 사건 회사의 자율적인 근무방식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근로계약도 탄력근무 등이 필요할 때에는 근로장소나 근로시간은 변경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 점(제3조 제2항, 제5조 제2항), ② 원고의 업무 특성상 반드시 지정된 근무시간에 지정된 장소에서 근무할 필요는 적었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의 근무방식에 대하여 C이 허락 내지 양해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자신의 근로시간과 근무장소를 비교적 자유롭게 정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인할 수 없다.
C은 2021. 12. 29. 원고에게 '현재 공동창업자 포지션으로 들어오지만, 근로계약에 따라 법인격에 종속되어 일정한 내용을 가지고 노무에 종사하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는다'고 설명해 주었고(을 제11호증의 2 참조), 이 사건 회사 설립 전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창업사업화 지원사업 사업계획서'에는 C이 '대표자'이고, 원고가 '마케팅, 콘텐츠 기획 담당 팀원'이라고 기재되어 있다(갑 제10호증 제9, 10면 참조). 원고는 C의 요청에 따라 2023. 2. 22. C에게 'C과 원만히 합의하여 향후 급여 지급 지연 및 미지급에 관하여 민 · 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해 주었고, C은 2023. 5. 16. 원고, E 등에게 도산대지급금을 지급받기 위한 서류 등을 안내하는 이메일을 보내면서 원고와 E 및 H이 그 지급대상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C은 주주간계약서 작성이나 사내이사 등재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회사 설립 전부터 이 사건 회사 설립 이후 이 사건 회사에 대한 파산선고가 이루어질 때까지도 원고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인식하였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