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B(C생)은 광업소에서 채탄부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B은 2019. 5. 23. 양측의 감각신경성 난청(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을 진단받고 피고에 장해급여를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1. 8. 10. B에게 부지급 결정을 하였다. B이 다시 피고에 장해급여를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3. 5. 15. 위와 동일한 이유로 부지급 결정을 하였다.
이후 B이 사망하였고(이하 B을 '고인'이라 한다), 고인의 배우자인 원고가 미지급보험급여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24. 12. 4. 원고에게 부지급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위 각 장해급여 부지급 결정 및 이 사건 처분의 근거가 된 장해통합심사회의 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제3 내지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고인은 1960.경부터 1979. 12. 31.경까지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채탄부로 근무하면서 상당한 소음에 노출되어 이 사건 상병이 발병 또는 악화된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판단
관련 규정 및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는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는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9. 9. 선고 2017두4593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기준을 정하고 있는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 제7호 차.목은 소음성 난청에 관하여 '85dB 이상의 연속음에 3년 이상 노출되어 한 귀의 청력손실이 40dB 이상으로, 1) 고막 또는 중이에 뚜렷한 손상이나 다른 원인에 의한 변화가 없을 것, 2) 순음청력검사결과 기도청력역치와 골도청력역치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없어야 하며, 청력장해가 저음역보다 고음역에서 클것의 요건을 충족하는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규정하면서 '내이염, 약물중독, 열성 질병, 메니에르증후군, 매독, 머리 외상, 돌발성 난청, 유전성 난청, 가족성 난청, 노인성 난청 또는 재해성 폭발음 등 다른 원인으로 발생한 난청은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 판단
위 각 증거에 따르면, 피고의 직업력 조사 결과 고인이 1975. 5. 1.경부터 1979. 12. 31.경까지 4년 7개월 동안 100.4dB의 소음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되었고(원고는 고인이 1960.경부터 2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채탄부로 근무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피고는 그와 같은 기초에서 고인이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3]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기준 제7호 차.목이 정한 '85dB 이상의 연속음에 3년 이상 노출될 것'의 요건은 충족하였다고 보았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본 사실 및 증거들에 갑 제9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D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고인이 업무 중 노출된 소음으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거나 악화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고인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지 않다.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을 당시 고인은 만 87세로 충분히 노인성 난청이 호발할 수 있는 연령대였다. 또한 고인은 소음노출 작업을 중단한 후 40년이 경과한 시점에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았는데, 소음성 난청으로 인한 청력 약화가 시작되는 주파수 영역과 일상 영역에서의 주파수 영역에 차이가 있어 소음성 난청의 발병 시기와 진단 시기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 시간적 간격이 지나치게 길다.
소음성 난청은 농(Profound hearing loss)을 일으키지 않고, 일반적으로 청력의 저음한계는 약 40dB, 고음한계는 약 75dB이며, 초기 저음역(500Hz, 1,000Hz,2,000Hz)에서보다 고음역(3,000Hz, 4,000Hz, 6,000Hz, 특히 4,000Hz)에서 청력손실이 현저히 심하게 보이다가 8,000Hz 음역에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C5dip 현상). 그런데 2020. 3. 25. E병원에서 실시된 특별진찰에서의 순음청력검사결과<1> 고인의 청력은 아래와 같이 고주파수에서 75dB을 초과하고, 소음성 난청과는 다른 하강형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고인의 경우 만 87세의 나이에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은 것이므로, 노화 등 다른 영향으로 인하여 C5dip 현상이 관찰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소음성 난청의 경우 소음 노출이 중단되었을 때 그 결과로 인한 청력손실이 진행하지 않는 점, 지속적인 소음 노출 시 고음역에서의 청력손실이 보통 10~15년에 최고치에 이르는 점, 고인의 경우 소음 노출 기간이 비교적 길지 않고 이 사건 상병 진단 이전까지 청력 손실과 관련한 수진내역이 존재하지 않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위와 같은 청력 저하에 40년 전의 소음노출이 유의미한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 이 법원의 진료기록 감정의(이비인후과)는 '① 고령이나 난청이 심한 경우 뇌간유발반응검사의 청력역치가 순음청력검사의 청력역치보다 낮은 경우가 흔하고, 순음청력역치와 어음청취역치 차이가 5dB 이하이므로 특별진찰검사의 신뢰도가 인정된다. ② 특별진찰 당시 고인의 난청 패턴은 소음성 난청 및 노인성 난청이 혼재되어 있는 급하강형의 청력도이다. 소음과 노화의 영향을 정확히 따질 수 없지만, 워낙 고령의 나이로 노인성 난청의 영향이 클 것이나, 소음성 난청의 특징인 저음
역의 청력은 어느 정도 보존되고 고음역의 난청은 매우 심한 급하강형의 난청을 보이므로, 고인의 난청의 원인으로 소음의 영향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다.
위 감정의의 소견의 주된 내용은 고인의 청력손실의 주된 원인은 노화라는 것으로, 위 감정의가 고인의 청력손실이 소음과 무관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소음 노출력이 인정되는 상황에서 소음의 영향을 전적으로 배제할 수 없다는 추상적인 가능성을 밝힌 것에 불과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다 하더라도 업무상 요인이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 악화시켰다면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두5794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앞서 본 고인의 직업력, 연령, 진단 시점, 청력손실의 패턴, 감정의의 소견 등을 두루 고려하면, 고인이 업무를 수행하는 동안 노출된 소음이 난청의 발생 또는 악화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하더라도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정도로 그 기여도가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은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