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3. 11. 17. 원고에게 한 장해급여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B생)는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여러 사업장에서 형틀목공 등 작업을 수행하였다.<1>
원고는 2022. 5. 12. 양측 상세불명의 감각신경성 청력소실(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고 한다) 진단을 받고, 2022. 8. 23. 피고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고 한다)에 따른 장해급여를 청구하였다.
피고는 2023. 11. 17. 원고에게 '원고의 소음 노출 정도가 산재보험법 시행령에 규정된 소음노출수준 85dB(A) 이상의 연속음과 소음 노출기간 3년 이상의 조건을 미충족하여 소음성 난청 인정기준에 해당하지 않아 업무관련성이 낮다고 판단된다.'라는 이유로 장해급여 부지급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피고에게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24. 5. 21. 기각되었고, 이에 다시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24. 12. 19.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다수의 건설 사업장에서 장기간 형틀목공 작업 등을 수행하면서 85dB 이상의 소음에 노출되었다. 원고가 업무상 소음에 노출된 기간과 정도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간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함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판단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6, 7, 8, 10, 11, 13 내지 37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H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상병은 원고가 소음사업장에서 근무하면서 노출된 소음으로 인하여 발병하였거나 악화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처분이 원고가 소음노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였음을 주된 근거로 삼아 업무와 상병 간의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은 것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타당하지 않다. 가) 원고가 85dB 이상의 소음에 3년 이상 노출이라는 기준을 충족하였을 개연성을 쉽게 배제하기 어렵다(이러한 고려에서 위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중 원고가 소음노출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였다는 전제에서 수행된 감정내용 부분은 취신하지 않는다).
피고가 원고의 소음노출수준을 80~84.9dB로 인정한 데에는 합리적 · 구체적인 근거가 부족하다. 반면, 원고가 수행한 형틀목공(고속도로 건설공사 제외)을 85dB 이상의 소음에 노출되는 직종으로 분류하고 있는 피고의 업무처리지침인 '건설업 직종별 소음노출수준 판단 요령'에 의하면, 원고가 형틀목공 작업을 수행하면서 노출된 소음의 수준이 85dB 이상이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형틀목공의 소음 노출 수준이 최소 86.7dB, 최대 97.2dB이라는 연구결과도 발표되어 있다.<2>
원고가 형틀목공 작업을 수행하며 노출된 소음 수준을 85dB 이상으로 추정할 경우 그 기간은 직업력 조사에 따르더라도 8년 11개월에 이른다. 원고가 수령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여기에 더하여 원고가 2018년 10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약 11개월 동안에도 보통인부로서의 작업이 아닌 형틀목공으로서의 작업을 수행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원고가 소음노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업무상 노출된 소음이 이 사건 상병의 발병 또는 악화에 기여하였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산재보험법 시행령상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 기준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경우를 예시적으로 규정한 것이고, 그 기준에서 정한 것 외에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질병을 모두 업무상 질병에서 배제하는 규정으로는 볼 수 없다(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2두24214 판결 등 참조).
개인의 소음 감수성에 따라 노출된 소음의 수준이 85dB 미만이더라도 난청의 발생이 가능할 여지가 있다. 이 법원의 감정의 역시 '85dB 이하에서는 소음 손상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라는 소견을 밝혔다.
원고가 노출된 소음 수준인 80~84.9dB은 산재보험법 시행령이 정한 소음노출기준에 근소하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원고는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기 약 2년 7개월 전까지 소음노출 업무를 수행하였고,2018. 10. 16.에는 청력에 대한 장애진단을 받은 적도 있다. 이와 같이 원고의 업무수행과 난청의 발생 사이에 시간적 관련성 · 밀접성이 단절되었다고 평가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 경과하지 않았다. 원고가 2018년 10월부터 2020년 6월까지 기간에도 형틀목공작업을 수행하였다면, 이러한 시간적 관련성 · 밀접성이 단절되었다고 평가하기는 더욱 어렵다.
원고는 만 68세이던 특별진찰 당시 최소가청 기도청력역치가 우측 56dB, 좌측56dB로 측정되었다. 이는 소음 노출력이 없는 60대 남성의 평균청력역치인 19.90 ±10.30dB(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기준)에 비하여 난청의 정도가 심한 편에 속한다.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 특별진찰 의사는 원고의 양측 고막과 중이에 뚜렷한 병변이 관찰되지 않고, 기도청력역치와 골도청력역치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없으며, 청력 장해가 저음역보다 고음역에서 크게 나타난다는 소견을 밝혔다. 이는 이 사건 상병이 소음성 난청의 특징에 부합하는 것으로 평가되게 하는 충분한 근거가 된다.
원고의 양측 귀 청력손실이 수평형에 가깝다고 보더라도, 이는 소음이라는 요인과 노화라는 요인이 경합하여 영향을 미친 결과로 볼 수 있다. 원고가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을 당시 노화에 의한 청력손실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연령(만 67세)이기는 하였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은 원고의 소음노출 기간 및 정도, 소음 노출 작업의 중단시점 등 다른 요소를 고려하지 않은 채 노화라는 추상적인 사유에만 기초하여 업무상 노출된 소음과 난청 사이의 인과관계를 일률적 · 기계적으로 부정할 수는 없다.
원고에게 청력손실을 초래할 만한 다른 질환은 발견되지 않았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 상병과 업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대현
각주1) 직업력 조사를 기준으로 기재하였다.
각주2) '건설 공사에서 소음 발생원 및 소음 수준 조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