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2. 12. 선고 2025구단5292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주식회사 B(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대표이사로 등기되어 있는 사람이다. 이 사건 회사는 중소기업이어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24조에 따라 그 사업주 또한 피고의 승인을 받아 근로자처럼 산업재해보상보험에 피보험자로 가입할 수 있는데, 원고는 가입되어 있지 않았다.

나.

원고는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으로 2024. 12. 26. 14:00경 창문을 통해 회사건물 밖으로 뛰어내려, '우측 경골 및 비골 근위부 분쇄 골절, 우측 슬와 오금 동정맥손상, 우측 대퇴부 원위부 이하 절단' 등의 부상(이하 '이 사건 부상'이라 한다)을 입었다.

다.

원고는 이 사건 부상에 관하여 피고에게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이 사건 회사의 사업자등록증 및 보험관계변경이력, 원고의 고용·산업재해보상보험 이력 등을 검토한 결과 원고는 사고 당시 이 사건 회사의 사업주로 확인되고 중소기업사업주 산업재해보상보험 가입내역은 확인되지 않는다.'며 2025. 3. 7. 요양불승인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가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 되어 있으나 그것은 명목에 불과하고 실질은 임금을 목적으로 1999. 5. 1.부터 이 사건 회사에 고용된 근로자이다. 원고는 이 사건 회사의 실질적 대표이사인 주주들로부터 구체적 지휘, 감독을 받으며 직접 현장에서 근로를 제공하여 왔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로 인해 자살을 기도한 것이므로, 이 사건 부상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판단

1)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그런데 원고는 이 사건 회사와의 종속적인 관계를 증명할 만한 증거로 업무용 달력이나 단편적인 카카오톡 메시지(갑 제4, 5, 6호증) 외에 의미 있는 자료들을 전혀 제출하지 않았다. 원고의 주장에 따르면 그 근무이력은 1999년부터 2024년까지 무려 25년간에 달하므로, 그것이 사실일 경우 사용자에 의한 업무 지시나 감독 등 회사와의 종속적 관계를 짐작할 수 있는 자료들은 충분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들은 원고의 근로자성을 증명하기에 너무나도 빈약한바, 이는 이 사건 회사의 등기부가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반영하고 있음을, 즉 원고가 실제 대표이사임을 의미한다.

게다가 원고가 제출한 심리평가보고서(갑 제9호증)에 따르면, 그가 심리검사를 받으며 '1999년경 직장 팀원들과 함께 9명의 주주로 이루어진 사업을 차렸다.'고 진술하였음이 확인된다. 이 사건 회사의 성립연월일이 1999. 5. 8.인 것을 고려하면 원고는 처음부터 이 사건 회사의 창립자, 사업주의 지위에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였다는 주장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2)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24조에 따르면 중소기업 사업주는 피고의 승인을 받아 자기 또는 유족을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 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따라서 영세한 규모로 인해 원고가 회사 내 지위와 관계없이 일반 근로자처럼 현장 업무를 수행하였더라도 산업재해보상보험의 피보험자 지위를 유지하는 방법이 마련되어 있다. 그럼에도 원고는 이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그에 따라 보험료도 전혀 납부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원고가 업무 과정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인해 이 사건 부상에 이르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해 요양급여를 지급할 수는 없다.

3.

결론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윤상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