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1. 28. 선고 2025구단53162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4. 8. 16. 원고에게 한 요양불승인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B생, 남성)는 11년 10개월 이상 건설현장에서 자재 운반, 형틀 및 슬라브 설치 등의 형틀목공 작업을 수행한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21. 8.경 '양쪽 원발성 무릎관절증'(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을 진단받고, 피고에 요양급여 신청을 하였다.

다.

피고는 2024. 8. 16. '원고의 직력, 병변의 진행 상태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상병 부위 누적 신체 부담은 낮은 것으로 보이고, 업무상 요인보다는 연령의 증가, 비만등 개인적 요인에 의한 자연경과적인 퇴행성 변화로 판단된다'는 업무상 질병판정위원회의 판정에 기초하여 원고에게 요양불승인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제5, 8호증, 을 제1,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약 30년 동안 형틀목공으로 근무하면서 무릎에 부담이 가는 부자연스러운 자세를 반복적으로 취할 수밖에 없었고, 유로폼 운반 등 중량물 취급 작업으로 인해근골격계 부담이 누적되기도 하였다. 이 사건 상병은 원고가 수행한 업무로 인하여 발병 또는 악화되었다 할 것임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5조 제1호에 정한 '업무상의 재해'는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근로자의 부상, 질병, 장해 또는 사망을 뜻하므로 이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업무와 재해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하여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면 증명된 것으로 보아야 하고,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인과관계가 증명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 4. 28. 선고 2016두56134 판결 등 참조).

2)

앞서 본 사실 및 증거들에 갑 제6호증, 을 제2 내지 6호증, 제8, 9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C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 촉탁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가 수행한 업무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병 또는 악화되었다고 판단된다.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가)

고용보험, 소득금액증명 등 객관적 자료에 따르면, 원고가 19833. 1. 1.경부터 1990. 4. 12.경까지 D 등에서 포장 및 운반 업무를 수행하고, 2004. 11. 8.경부터 2021. 8. 4.경까지의 기간 중 약 11년 10개월 동안 형틀목공으로 근무한 것으로 확인된다. 원고의 형틀목공 업무에 관하여 보면, 원고는 건설공사 현장의 일용근로자로서 하루 7시간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작업시간의 대부분을 차지하였던 형틀설치 과정에서 형틀 하부 핀을 고정하거나 슬라브 작업을 하면서 무릎을 꿇거나 쪼그리는 부적절한 자세를 반복적으로 취하여 무릎에 상당한 부담이 가해졌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의 산정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이와 같이 무릎에 부담이 되는 작업을 하루 2시간 정도 수행하였다. 또한 원고는 형틀을 설치하기 위해 필요한 자재를 작업 장소까지 운반하는 작업을 일부 담당하기도 하였는데, 18kg에 이르는 소프트 합판 등의 중량물을 취급하면서 무릎의 부담이 누적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원고는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4항 [별표3]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 인정기준 '2. 근골격계 질병'에서 규정하는 신체부담 업무를 오랜 기간 수행하였다.

나)

이 법원의 진료기록 감정의[정형외과(무릎관절)]는 '① 형틀목공 업무의 핵심특성인 무릎 꿇기 · 쪼그려 앉기, 중량물 취급, 불안정한 작업 환경은 무릎 관절에 지속적이고 과도한 기계적 부하를 가함으로써 연골의 손상과 퇴행을 촉진하고 내측 관절면을 중심으로 한 무릎관절 퇴행성 관절염의 발생 및 악화에 기여하는 의학적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원고의 약 12년간의 업무는 무릎관절에 누적적인 기계적 손상을 줄 수 있다. ② 방사선 사진상 원고의 양측 무릎관절의 골관절염의 진행 정도는 Kellgren-Lawrence grade 3으로, 이와 같은 중등도 이상의 관절염이 양측에 동시에 나타나는 것은 단순한 노화만으로 설명되기 어려운 추가적인 위험요인(비만, 작업적 과 부하 등)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 ③ 원고의 경우 원고가 수행한 업무가 이 사건 상병에 50% 정도의 기여하였다고 판단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다. 위와 같은 의학적 소견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적이지 않다는 등 이를 배척할 만한 특별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고, 피고 E병원 업무관련성 평가 특별진찰의 도 이와 동일한 소견을 제시한 바 있다. 피고는 위 감정의가 원고의 신체 상태를 고려하였을 때 직업력 없이도 그와 같은 상병상태에 이를 수 있다고 회신한 부분을 주장의 근거로 들기도 하나, 해당 부분의 기재는 어디까지나 추상적인 가능성에 관한 답변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고, 위 감정의의 전체적인 회신 취지는 원고의 작업이 이 사건 상병의 발병이나 악화의 유력한 요인으로 작용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위와 같은 소견에 따르면, 원고의 직업력을 고려할 때 2017년경부터 양쪽 무릎과 관련한 수진 내역 역시 업무와 관련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을 당시 만 65세의 나이였고, 2021. 7. 12. 건강검진 결과에 따르면 키 169.9cm, 몸무게 84.5kg로 과체중(BMI 25~29.9)에 해당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2023년 건강검진 결과 키 169.3cm, 몸무게 91.2kg로 비만에 해당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원고가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은 후의 사정이므로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의 판단에 있어서 유의미하게 고려할 것이 아니다). 그러나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다 하더라도 업무상 요인이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 악화시켰다면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두5794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원고의 직업력, 업무 내용, 감정의의 소견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수행한 업무로 인하여 이 사건 각 상병이 발생하였거나 적어도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악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4.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은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