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분진 사업장에서 근무하였던 사람으로, 2024. 11. 8. B내과영상의학과의원에서 진폐증 진단을 받고, 피고에게 진폐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피고는 2024. 11. 25.부터 2024. 11. 27.까지 C의료재단 D병원에서 원고에 대한 진폐정밀진단을 하고 진폐심사회의의 심사를 거쳐, 2025. 2. 11. 원고에게 원고가 '진폐병형 정상(0/0), 심폐기능 정상(F0)'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진폐보험급여 부지급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E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이 법원 감정의는 원고의 진폐병형을 제1형, 심폐기능을 정상으로 각 판단하였고, 이에 의하면 원고는 진폐장해등급 제13급인 보험급여 대상자라 할 것이므로, 원고에 대하여 진폐보험급여 지급을 거부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판단
진폐판정의 기준 및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91조의2는 '근로자가 진폐에 걸릴 우려가 있는 작업으로서 금속이나 유리섬유 등을 취급하는 작업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분진작업에 종사하여 진폐에 걸리면 업무상 질병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산재보험법 제91조의8은 진폐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어 보험급여가 지급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업무상 사유에 의할 것'이라는 요건 외에 진폐병형, 합병증의 유무 및 종류, 심폐기능의 정도 등에 대한 의학적 판정도 받아야 한다고 정하면서, 진폐판정에 필요한 기준을 대통령령이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83조의2 제1항 [별표 11의2]는 구체적인 진폐병형 및 심폐기능 정도의 판정기준, 진폐장해등급 기준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산재보험법과 그 시행령 규정들 및 국가가 국민에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사회보장 수급권에 관한 행정청의 심사 · 결정 근거가 되는 입법을 할 경우 국가의 재정부담 능력, 전체적인 사회보장 수준과 국민감정 등 사회정책적인 고려, 상충하는 국민 각 계층의 여러 이해관계 등 복잡 다양한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하므로, 이에 대한 기준을 설정하는 데에는 입법부 또는 입법에 의하여 다시 위임을 받은 행정부 등 해당 기관에 상대적으로 광범위한 재량이 있는 것으로 봄이 타당한 점(대법원 2021. 3. 18. 선고 2018두47264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5두2864 판결 참조) 등에 비추어 볼 때, 진폐판정에 필요한 기준을 정한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83조의2 제1항 [별표 11의2]는 산재보험법 제91조의8 제1항의 위임에 근거한 것으로서 이를 단순한 예시적 규정으로 볼 수 없고, 그 재량의 범위를 넘어서는 등 헌법이나 상위 법령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구체적 판단
돌이켜 이 사건에 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실들 또는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진폐병형은 의증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진폐병형이 제1형에 해당하지 않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진폐증은 분진이 폐 상피세포나 염증세포에 독성효과를 일으켜 폐의 섬유화를 유발하는 증상으로, 흡입된 분진의 침착 및 섬유화의 과정이 세기관지기관의 주위로 발생하면서 방사선학적으로는 미만성의 소결절 혹은 미세망상소결절의 양상으로 나타난다.
원고에 대한 B내과영상의학과의원에서의 2024. 11. 8. 자 및 C의료재단 D병원에서의 2024. 11. 25. 자 각 흉부 단순방사선영상에 의하면, 원고의 양측 폐 상엽에서 진폐결절로 보이는 크기 1.5에서 3㎜ 미만의 둥근 결절이 소수 관찰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에 대하여 이 법원 감정의는 위 각 흉부 단순방사선영상만을 따를 경우 원고의 양쪽 폐 음영은 제1형보다는 적은 소음영(q/q, 0/1)이고 대음영 및 합병증이 없어 진폐병형은 의증(0/1)에 해당된다는 의학적 소견을 밝혔고, 이에 경험칙을 위반하였거나 합리적이지 않은 오류 등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앞서 본 원고의 주장은 B내과영상의학과의원에서의 2024. 11. 8. 자 흉부컴퓨터단층촬영(CT, 이하 'CT'라고 한다)영상으로 흉부 단순방사선영상을 보완하여 원고의 진폐병형을 판정하여야 한다는 내용으로 보이고, 이 법원 감정의가 '위 각 흉부단순방사선영상에 위 흉부 CT영상을 보완 판독할 경우 원고의 우측 폐 상엽에 진폐결절이 더 많이 관찰되고 흉부 단순방사선영상에서는 관찰되지 않던 중엽과 하엽에서도 진폐결절이 관찰되어 원고의 진폐병형이 제1형(q/q, 1/0)에 해당한다'라는 소견을 밝힌 바도 있으나, 이 사건과 같이 흉부 단순방사선영상에 대한 명확한 판독이 가능한 경우에는 그에 따라 진폐판정을 함이 앞서 본 법령에 정한 진폐보험급여 지급기준에 부합한다 할 것이고, 이러한 경우에까지 흉부 CT영상을 흉부 단순방사선영상과 함께 참고하거나 판단의 보조수단으로 삼아 진폐판정을 할 수 있다고 볼 수는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진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