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B생 남성)는 다음과 같이 소음 사업장에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19. 1. 24. 양쪽 감각신경성 난청(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을 진단받고, 업무상 노출된 소음으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장해급여를 청구하였다.
피고는 2019. 9. 19. 원고에게 소음노출 기준은 충족하나, 소음작업장을 떠난 후 장기간 경과하였고, 특별진찰 당시 만 64세의 고령이므로 노인성 난청에 의한 청력 악화를 함께 고려해야 할 것으로 사료되고,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만 60세 이상 성인의 연령 증거에 따른 청력저하 중위값이 1dB/년이었음을 고려하였을 때 소음성 난청 장해 인정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피고 자문의의 의학적 소견에 따라 장해급여부지급결정(이하 '종전 부지급결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종전 부지급결정에 불복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에 따른 심사청구를 하였고,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는 2020. 3. 30. 종전 부 지급 결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장해등급을 제14급 제1호로 결정하였다.
피고는 2020. 4. 17. 원고에게 원고의 최종 근무 사업장인 F를 평균임금 적용사업장으로 하여 평균임금을 96,172원 88전으로 산정하여 위 장해등급에 따른 장해일시금을 지급하였다.
원고는 2025. 4. 16. 피고에게 최장 근무 사업장인 D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평균임금을 정정하고 보험급여 차액을 지급할 것을 청구하였다.
피고는 2025. 4. 23. 원고에게 '원고가 근무했던 유해사업장 중 하나의 사업장을 질별 발생 주된 사업장으로 명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이므로 마지막으로 유해요인에 폭로된 사업장인 F를 적용사업장으로 산정한 것은 타당하다'는 이유로 평균임금정정을 불승인하고 보험급여차액을 부지급하는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5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상병과 상당인과관계가 있을 정도로 원고가 가장 오래 근무한 사업장은 D이므로, 피고는 D을 평균임금 적용사업장으로 하여 원고에게 보험급여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
피고는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잘못 판단하여 종전 부지급 결정을 함에 따라 원고에 대한 보험급여 지급이 지체되었는바, 이는 정당한 이유 없이 보험급여의 지급을 거부하거나 지급을 늦춘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보험급여를 지급함에 있어 평균임금을 진단일이 아닌 지급결정일까지 증감하여야 한다.
평균임금 적용사업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산재보험법상 장해급여는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려 치유된 후 신체 등에 장해가 있는 경우 그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것이고(산재보험법 제57조 제1항), 장해급여금은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하도록 되어 있다. 직업병에 원인을 제공한 사업장은 대체로 근로자가 장기간 근무하였던 곳이므로 그 임금수준이 근로자의 생활임금을 적정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산재보험법은 업무상 재해와 평균임금 산정 기준이 된 사업장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을 것을 명시적으로 요구하고 있지 않지만, 산업재해보상보험 제도의 내용과 연혁 등에 비추어 보면, 직업병에 대한 적절하고 공정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직업병의 발병 또는 악화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를 수행한 사업장을 평균임금 산정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합리적이다. 결국 근로자가 여러 사업장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후 직업병 진단이 확정되어 평균임금을 산정할 때 그 기준이 되는 퇴직일은, 원칙적으로 그 직업병의 발병 또는 악화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를 수행한 사업장들 중 직업병 진단 확정일에 가장 가까운 마지막 사업장에서 퇴직한 날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두60380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평균임금을 최종적으로 소음에 노출된 사업장인 F로 하여 원고의 평균임금을 산정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는 산재의료기관에 대한 업무관련성 전문조사 필요성에 관한 자문 결과 '불필요' 소견이라는 이유로, 원고가 근무했던 유해사업장 중 하나의 사업장을 질병 발생 주된 사업장으로 명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라고 보아, 마지막으로 유해요인에 폭로된 F를 적용사업장으로 결정하였다. 피고가 원고의 소음성 난청 발병이나 악화와 관련하여 전문적인 평가나 심의를 실시하지 않은 것은 부적절하다고 볼 수는 있으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
원고가 각 사업장에서 석재 가공업무를 수행하는 동안 이 사건 상병을 유발하는 유해 요소에 노출된 정도, 그러한 유해 요소에 의한 상병 발생을 예방 · 최소화하기 위한 사업장들의 조치가 있었는지 여부나 조치의 종류 등을 알 수 있는 객관적 자료는 제출되지 않은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가장 장기간 근무한 사업장이라는 등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이나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D이 '가장 상당인과관계가 높은 사업장'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F의 근무내용이나 소음노출 수준이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는 석재 가공업무 외에도 건설현장 시공업무를 수행하였는데, 피고는 원고가 그 중 석재 가공업무를 수행하면서 소음성 난청을 유발할 정도의 소음에 장기간 노출되었다고 평가한 점, 피고는 F의 산재 적용업종이 '석재 및 석공품 제조업'임을 확인한 점, 원고는 2019. 4. 2.경 피고에게 F에서 건축자재 가공업무를 하였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제출한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F에서 석재 가공업무를 수행하면서 소음에 노출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D에서 근무한 기간이 4년 10개월에 이르는바, 위 사업장에서 소음에 가장 많이 노출되었을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원고는 D에 근무한 후로도2003년 E에서 5개월, 2013년 F에서 45일 정도 근무하면서 소음에 노출되었고, F에서 마지막으로 소음에 노출된 이후 약 5년이 지난 2019. 1. 24.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았다. 소음성 난청의 특성과 진행경과, 2019. 6. 24.자 G병원 특별진찰결과(순음청력검사 우측 42dB, 좌측 38dB), 이 사건 상병 진단시점 등에 비추어, C, D, E, F 모두 이 사건 상병의 발병 또는 악화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사업장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F에서 소음 노출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고 하여 F에서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할 것은 아니다.
근로자가 직업병의 원인이 된 유해요소에 지속적으로 노출됨에 따라 업무능력이 저하되고 그 결과 마지막 사업장에서의 임금수준이 현저하게 낮아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임금액은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로 삼을 수 없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근로자의 생활임금을 가장 사실대로 반영하는 것은 그 직업병의 발병 또는 악화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를 수행한 사업장들 중 최종 사업장에서 지급받은 임금액일 것이므로 이를 기초로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이 평균임금에 따라 보험급여를 산정하도록 한 산재보험법의 취지에 부합한다(위 대법원 판결 참조). 원고가 이 사건 상병의 원인이 된 유해 요소에 지속적으로 노출됨에 따라 업무 능력이 저하됨에 따라 F에서 임금이 감소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찾아볼 수 없다.
지급결정일까지 평균임금을 증감하여야 하는지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종전 부지급결정 당시 피고는 자문의의 의학적 소견에 따라 이 사건 상병과 원고의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장해급여 부지급결정을 하였고, 이후 종전 부지급결정에 대한 원고의 심사청구가 인용됨에 따라 원고에 장해급여를 지급하였는바, 이러한 경우에까지 피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그 지급을 거부하거나 늦춤으로 인하여 보험급여의 실질적 가치를 하락시켰다고 볼 수 없다. 원고가 주장하는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19두45616 판결의 사안은 이 사건과 사실관계를 달리하여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영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