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5. 5. 9. B에게 한 요양급여승인 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 소속 근로자 B은 2025. 1. 11. 01:27경 서산시 C 소재 원고의 서산공장에서 야간 생산작업을 완료한 후 공장 맞은편 야외 주차장(이하 '이 사건 주차장'이라 한다)에 주차되어 있던 본인 차량 근처에 이르러 빙판에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바닥에 머리를 부딪친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로 인하여 '열린 두개내상처가 없는 외상성 경막하출혈' 등의 상병을 진단받았다.
B은 2025. 2. 11. 피고에게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재해원인을 '출퇴근 재해'로 하여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피고는 2025. 5. 9. B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를 '업무상 사고'로 인정하여 요양급여 승인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사고는 업무 종료 후 사업장을 이탈하여 외부에 있는 이 사건 주차장에 주차된 자신의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 발생하였고, 이 사건 주차장의 이용 여부는 근로자의 전속적인 권한에 속하며, 원고는 이 사건 주차장의 관리주체도 아니므로, 이 사건 사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37조 제1항 제3호 '출퇴근 재해'에는 해당할 수 있으나 같은 법 제37조 제1항 제1호의 '업무상 사고'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근로자가 업무시간 종료 후에 사업주가 관리하는 시설물을 이용하던 중에 또는 그 시설물 내에서 어떠한 행위를 하다가 재해를 당한 경우, 그 행위가 근로자의 본래의 업무행위이거나 업무의 준비행위 또는 정리행위, 사회통념상 그에 수반되는 생리적 행위이거나 필요한 것으로 인정되는 행위, 사업주의 지시나 주최 하에 이루어지는 행사 또는 취업규칙, 단체협약 기타 관행에 의하여 개최되는 행사에 참가하여 한 행위라는 등 그 행위과정이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있거나, 또는 그 시설의 결함이나 사업주의 관리 소홀로 인하여 재해를 당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때에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5. 4. 23. 선고 2014두46218 판결 등 참조).2) 위 인정사실에 갑 제2, 5호증,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다음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사고는 '업무상 사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출퇴근 재해'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이 사건 주차장은 원고 소유 부지에 설치되어 있으나, 원고가 관리하는 시설물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주차장은 사업장 내부가 아니라 원고 서산공장 정문 출입구 맞은편 외부에 따로 위치하고 있으며, 주변 여러 업체가 함께 이용하고 있다. 또한 이 사건 주차장은 주차관제시스템 등 출입통제장치가 전혀 없어 외부인 출입이나 외부차량 주차가 자유로우며, CCTV 운영 및 주차관리 업무는 원고가 아닌 D 주식회사가 E 주식회사에 위탁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설령 이 사건 주차장이 원고가 관리하는 시설물이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사고가 원고의 지배·관리하에 발생하였다거나 시설의 결함 등으로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B은 자신의 의지와 판단에 따라 출퇴근 방법과 경로를 정하여 자유롭게 이 사건 주차장을 이용한 것으로 보이는바, 업무가 종료한 이후의 시간은 기본적으로 근로자의 사적인 영역으로서 근로자가 이를 자유롭게 이용하는 것이 보장되어 있으므로, B이 업무 종료 후 사업장을 벗어나 이 사건 주차장을 이용한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주차장에 시설 결함이나 원고의 관리 소홀이 있었다고 볼 만한 구체적인 정황을 찾아볼 수 없는바, 이 사건 사고 당시 B이 이 사건 주차장에서 미끄러져 넘어졌다는 사정만으로는 시설의 결함이나 원고의 관리 소홀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곧바로 단정하기 어렵다.
피고는 퇴근 과정은 작업준비 및 마무리행위 등 작업에 수반되는 필요적 부수행위에 해당하여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주장하나, 산재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3호가 제1호의 업무상 사고 외에 출퇴근 중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별도로 인정하고 있는 데서 보듯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퇴근 과정까지도 업무를 위한 준비행위나 정리행위로 확장하기는 어렵다. 이 사건 사고는 그 사고 경위, 이동 경로 등에 비추어 산재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3호 나목에서 정한 '그 밖에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는 중 발생한 사고'라고 볼 수 있다. 재해근로자 본인인 B 역시 이 사건 사고가 '출퇴근 재해'에 해당함을 전제로 피고에게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영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