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7. 8. 선고 2025구단54423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4. 5. 21. 원고에게 한 장해급여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7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상병은 원고가 설탕 포장 업무 중 컨베이어벨트 소음 및 설비 가동음, 원자재를 망치로 부수는 소음, 헌옷 분류 업무 중 컨베이어벨트 소음 등 과도한 소음에 노출되어 발생한 업무상 질병에 해당한다. 피고가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원고에 대한 특별진찰 결과(F병원 2023. 10. 5.)

1)

순음청력검사

2)

언어청력검사: 어음명료도 우측 68%, 좌측 72%, 어음청취역치 우측 25dB, 좌측 20dB

3)

임피던스 청력검사: 우측 A, 좌측 A

4)

뇌간유발반응 청력검사: 우측 55dB, 좌측 55dB

5)

검사결과에서 고막 또는 중이에 뚜렷한 병변 없음

[인정 근거] 갑 제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5조 제1호가 정하는 '업무상 사유에 따른 질병'으로 인정하려면 당해 질병이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는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두13841 판결, 대법원 2013. 7. 25. 선고 2011두10874 판결 등 참조).

한편,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기준을 정하고 있는 산배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 제7호 차.목은 소음성 난청에 관하여 '85데시벨 이상의 연속음에 3년 이상 노출되어 한 귀의 청력손실이 40데시벨 이상으로, 1) 고막 또는 중이에 뚜렷한 손상이나 다른 원인에 의한 변화가 없을 것, 2) 순음청력검사결과 기도청력역치와 골도청력역치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없어야 하며, 청력장해가 저음역보다 고음역에서 클 것의 요건을 충족하는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규정하면서, '내이염, 약물중독, 열성 질병, 메니에르증후군, 매독, 머리 외상, 돌발성 난청, 유전성 난청, 가족성 난청, 노인성 난청 또는 재해성 폭발음 등 다른 원인으로 발생한 난청은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앞서 든 증거, 갑 제6, 8, 11, 13, 17, 23, 28, 33호증, 을 제2,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이 법원의 G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다음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소음노출업무를 수행하면서 지속적으로 상당한 수준의 소음에 노출되었고, 그로 인하여 발생한 소음성 난청이 연령에 의한 난청과 경합하여 현재의 난청 상태에 이르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가)

산재보험법 제37조 제4항은 업무상 재해의 구체적인 인정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고,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3]에 의하면 소음성 난청의 경우 '85dB 이상의 연속음에 3년 이상 노출되었을 것'을 규정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산재보험법 시행령상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기준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경우를 예시적으로 규정한 것이고, 그 기준에서 정한 것 외에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질병을 모두 업무상 질병에서 배제하는 규정으로는 볼 수 없다(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2두24214 판결 등 참조).

나)

다음과 같이 원고가 ㈜C 및 H 소속으로 근무하면서 85dB 이상 또는 이에 상당한 수준의 소음에 노출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1)

원고는 ㈜C 소속으로 약 9년 11개월 동안 I(주) 인천1공장(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 포장공정에서 근무하였다. 원고 근무 당시의 작업환경측정결과는 확인할 수 없고, 피고는 이 사건 사업장 포장공정에 대한 2017년 상반기부터 2021년 하반기까지 작업환경측정결과를 토대로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에서 85dB 미만의 소음에 노출되었음을 전제로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그러나 피고가 확인한 위 작업환경측정결과 중 세부 제품별 일부 측정결과는 85dB 이상(2017년 상반기, 2017년 하반기, 2019년 하반기, 2020년 하반기)으로 확인되고, 피고가 확인한 기간보다 앞선 2010년 상반기, 2011년 상반기, 2012년 상반기 작업환경측정결과에 의하면 포장공정에서 세부 제품별로 85dB 이상의 측정결과가 다수 확인된다. 또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식음료 산업의 소음관리에 관한 기술지침'(2016. 12.)에 의하면, 식음료 제조 사업장에서 85dB을 초과하는 높은 소음수준의 제조공정이 많고, '포장, 포장 제거, 자루 넣기, 포장 기계' 공정의 일반적인 소음수준은 85~95dB이다.

(2)

피고는 D가 2016. 8. 13.경 폐업하여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없고, D에 대한 작업환경측정결과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D에서의 업무를 80dB 미만의 비소음 작업으로 평가하였다. 그러나 D는 재활용의류 수출전문기업으로 대량의 헌옷을 취급하였고, 이를 위해 컨베이어벨트, 지게차 등의 설비를 갖추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비록 업종이 다르기는 하나 컨베이어벨트 가동음, 지게차 운전 소음 관련 작업환경측정결과에서 80~84.9dB 또는 85dB 이상의 측정결과가 확인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D에서도 85dB에 가까운 상당한 수준에 노출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3)

위 작업측정결과, 원고의 근무기간 등과 함께 원고가 근무한 과거의 작업환경은 더 열악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 포장공정에서 여러 제품별로 순환근무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 및 H에서 85dB 이상의 소음에 노출되었거나, 적어도 85dB에 가까운 난청을 유발할 수 있는 수준의 상당한 소음에 장기간 노출되었음을 추단할 수 있다.

다)

다음과 같이 원고의 업무상 소음노출과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1)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 및 H에서 총 10년 6개월 동안 85dB 이상 또는 85dB에 가까운 상당한 수준에 노출되었고, 원고에게 내이염, 약물중독, 열성 질병, 메니에르 증후군, 매독, 두부 외상, 돌발성 난청, 유전성 난청, 가족성 난청 등 청력 저하를 유발하는 다른 원인은 확인되지 않으며, 중이나 내이 부위에 난청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병변이나 염증이 발견되지 않는다.

(2)

원고에게 소음성 난청의 전형적인 청력도 양상(C5 dip 또는 Notching 현상)이 나타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소음으로 인한 청력손상의 경우 4,000Hz 음역대부터 청력의 손상이 시작되고 시간이 경과하면서 고음역대에도 청력 손상이 확산되고 그 후 저음역대에도 청력 저하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소음성 난청이 노인성 난청과 병합됨에 따라 C5 dip 또는 Notching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3)

원고는 만 75세에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았고, 이는 2007. 2.경 소음노출 업무를 중단하고 약 16년이 지난 후이다. 그러나 소음성 난청 초기에는 일상대화에서 크게 지장을 주지 않는 고음역대에서 청력저하가 이루어져 이를 자각할 수 없다가 점점 저음역대로 진행되어 시간이 한참 흐른 후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낄 정도가 되어서야 난청임을 인지하게 되어 뒤늦게 발견된 수 있다. 원고는 피고의 조사과정에서 2002년 이후부터 난청이 시작된 것 같다고 진술하였고, 2013. 7. 26.부터 같은 해 8. 8.까지 상세불명의 감각신경성 청력소실로 진료받은 이력이 있는 등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기 훨씬 전부터 청력이상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소음노출 중단 이후 상당한 기간이 지난 후에 이 사건 상병 진단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의 청력손실과 업무와의 관련성을 부인하기 어렵다.

(4)

이 법원 감정의(이비인후과)는 이 사건 상병에 가장 기여도가 높은 원인은 우선 노화를 고려해야 한다는 소견을 밝혔으나, 이는 원고가 소음노출 이력을 인정받지 못함을 전제로 한 소견이며, 위 감정의는 비록 소음 노출 정도가 규정에 미달한 상태라도 노화 이외의 다른 요인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소음의 영향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소견을 함께 제시하여 이 사건 상병에 있어 소음의 영향을 배제하지 않았다.

(5)

고주파수에서 청력손실이 상대적으로 심한 원고의 청력 상태, 앞서 본 원고의 소음 노출력 등을 종합해 보면, 원고의 업무가 이 사건 상병의 발병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노화 등이 복합된 결과라고 하더라도, 업무상 노출된 소음의 영향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영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