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석재 절단, 재단 및 조각 업무 등에 종사하였던 사람으로, 2025. 1. 17. 진폐증(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 진단을 받았다.
원고는 피고에게 진폐보험급여를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2025. 5. 29. 원고에게 '진폐병형 정상(0/0), 심폐기능 정상(F0)'라는 진폐심사회의 심의결과를 근거로 부지급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에 대하여 2025. 1. 17. 실시된 CT 촬영 판독 결과 진폐증 제2형에 해당함에도 이와 달리 원고에 대해 진폐보험급여 지급을 거부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음
진폐판정의 기준
사회보장수급권은 법령에서 실체적 요건을 규정하면서 수급권자 여부, 급여액 범위등에 관하여 행정청이 1차적으로 심사하여 결정하도록 정하는바(대법원 2021. 3. 18. 선고 2018두47264 전원합의체 판결), 국가가 국민에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사회보장수급권에 관한 행정청의 심사 · 결정의 근거가 되는 입법을 할 경우 국가의 재정부담 능력, 전체적인 사회보장수준과 국민감정 등 사회정책적인 고려, 상충하는 국민 각 계층의 여러 이해관계 등 복잡 다양한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하므로, 이에 대한 기준을 설정하는 데에는 입법부 또는 입법에 의하여 다시 위임을 받은 행정부 등 해당 기관에 상대적으로 광범위한 재량이 있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5두2864 판결 취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 제91조의8 제1항은 '진폐판정에 필요한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83조의2 제1항 [별표 11의2]에서는 진폐병형 판정기준에 대하여 '진폐에 걸렸는지와 진폐의 진행 정도는 흉부 단순방사선영상을 판독하여 결정한다. 흉부 단순방사선영상에 따른 진폐의 병형분류는 국제노동기구의 진폐 방사선영상 국제분류법(2000년)에서 규정하는 완전분류에 따른다.'라고 정하고 있다.
산재보험법은 근로자가 진폐에 걸린 경우 그 질병이 '업무상 사유에 의한' 질병인지 여부에 대한 제91조의2에서 근로자가 '진폐에 걸릴 우려가 있는 작업으로서 금속이나 유리섬유 등을 취급하는 작업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분진작업에 종사하여' 진폐에 걸린 경우 업무상 질병으로 보도록 정하고, 산재보험법 제91조의8에 의하면 진폐로 인한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업무상 사유에 의할 것'이라는 요건 외에 진폐판정을 받아야 하는데, 위 조항은 진폐판정에 필요한 기준을 대통령령이 정하도록위임하고 있고, 그 위임에 의한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83조의2 제1항 [별표 11의2]는 진폐판정을 위한 진폐병형, 합병증의 유무 및 종류, 심폐기능의 정도 등과 이에 따른 진폐장해등급의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다.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83조의2 제1항 [별표 11의2]는 진폐가 '업무상 사유에 의한' 질병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서 마련된 것이 아니라 보험급여를 지급하기 위한 최소한의 진폐병형과 심폐기능의 정도 등을 판정하기 위한 기준을 규정한 것으로서, 업무상 질병에 관한 예시적 규정에 해당하는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의 규정(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2두24214 판결, 대법원 2023. 4. 13. 선고 2022두47391 판결 등)과는 규정 취지, 규율 대상및 성격을 달리하고, 진폐판정에 필요한 기준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한 산재보험법 제91조의8 제1항의 위임에 근거한 것으로서 단순히 예시적인 규정이라고 할 수 없으며, 또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진폐판정에 필요한 기준에 관한 시행령 규정들이 그 재량의 범위를 넘어서는 등 헌법이나 상위 법령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증거들에 이 법원의 B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촉탁 회신,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 및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진폐병형은 의증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진폐병형이 제1형에 해당하지 않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진폐증은 분진이 폐 상피세포나 염증세포에 독성효과를 일으켜 폐의 섬유화를 유발하는 증상으로서, 흡입된 분진의 침착 및 섬유화의 과정이 세기관지기관의 주위로 발생하면서 방사선학적으로는 미만성의 소결절 혹은 미세망상소결절의 양상으로 나타난다.
원고에 대한 2025. 1. 17. 자 및 2025. 3. 10. 자 각 흉부 단순방사성영상에 의할 때 양측 폐에서 음영이 관찰되고 음영의 모양이 둥글며 크기가 1.5~3mm이고, 위 음영이 상엽에 분포되어 있는바, 이에 관하여 이 법원의 감정의는 단순흉부방사선 영상에 따를 때 진폐결절로 보이는 1.5mm~3mm의 둥근 결절이 양측 폐 상엽에 소수 관찰되나 1형보다는 적어, '진폐병형은 의증(0/1)에 해당된다'는 의학적 소견을 밝혔다.
원고는 흉부 CT 영상(컴퓨터단층촬영영상)에 의하여 진폐병형을 판단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법원의 감정의가 원고에 대한 2025. 1. 17. 자 흉부 컴퓨터단층촬영영상(CT영상)을 보완 판독할 경우 우측 폐 상엽에 진폐결절이 더 많이 관찰되고 단순흉부방사선 영상에서는 관찰되지 않던 중엽과 하엽에서도 진폐결절이 관찰되어 CT영상을 기준으로 볼 경우 진폐병형은 1형(p/q, 1/1)에 해당한다는 소견을 밝히면서, 이처럼 차이가 나는 것은 2차원 영상인 흉부 단순방사선영상에 비하여 CT 영상은 전체 폐를 단면으로 잘라서 보여주므로 정확도가 높기 때문이라는 소견을 밝혔다. 결국 원고의 경우흉부 단순방사선영상에서는 보이지 않던 진폐결절이 CT 영상에만 나타난 경우인데, 원고의 주장에 의할 경우 단순방사선영상이 아닌 CT 영상에서 관찰되는 결과로 대체하여 진폐판정을 하게 되는바, 이는 법령에 정한 보험급여 지급기준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세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