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및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 보조참가인(2020. 10. 5. D 주식회사에서 운송사업을 분리하여 설립된 회사로, 이하 분할 전 · 후를 구별하지 않고 '참가인' 또는 '참가인 회사'라 한다)은 상시근로자 약 1,200명을 고용하여 고속버스 운송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2016.11. 11.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고속사업부에서 승무사원으로 근무하면서 주로 전주고속버스터미널 내 고속버스를 운행하던 자이다.
원고는 2023. 1. 17. 11:47경 (차량번호 1 생략) 전주발 오산행 고속버스를 운전하여 전주시 덕진구 E 앞 조촌교차로를 F 방면에서 전주IC 방면으로 우회전하여 진행하던 중, 교통섬과 교통섬을 연결하는 신호기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던 G(여, 71세, 이하 '피해자'라 한다)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채 우회전하여 진행한 과실로 고속버스 전면부로 피해자를 충격하는 교통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일으켰다. 이 사건 사고로 인해 피해자가 2023. 2. 6. 14:34경 뇌간기능부전으로 사망하였다.
원고는 2023. 6. 22.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으로 기소되어 2023. 11. 1. 제1심 법원에서 금고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전주지방법원 2023고단1037호). 원고는 위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고, 이에 항소심 법원은 2024. 5. 23. 원고의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하였으며(위 법원 2023노1801호), 위 판결은 2024. 5. 31. 확정되었다.
참가인은 2024. 3. 18. 원고가 참석한 가운데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사고를 징계사유로 하여 취업규칙 제63조 제9호 및 상벌규정 제7조에 따른 해고를 의결하였고, 2024. 3. 20. 원고에게 2024. 3. 21.자 해고를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원고는 2024. 3. 22. 참가인에게 재심을 신청하였고, 참가인은 2024. 4. 1. 원고가 참석한 가운데 재심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초심유지(해고)'를 의결한 후 2024. 4. 3. 원고에게 의결 결과를 통보하였다.
원고는 2024. 6. 11.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8. 5. 징계사유가 존재하고 징계양정이 적정하며 징계절차의 적법성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이 사건 해고가 정당하다며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H).
원고는 2024. 8. 26.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11. 20.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가 제1, 2, 3, 5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징계절차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참가인의 상벌규정 5.8.1.에서 "본위원회 의결사항은 대표이사의 결재를 얻음으로써 확정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재심 인사위원회 의결사항은 대표이사의 결재를 얻어야 비로소 그 효력이 확정된다. 그런데 2024. 4. 1. 재심 인사위원회 당시 대표이사인 I이 아니라 전임 대표이사인 J이 재심 인사위원회의 의결사항을 결재하였으므로 위 결재는 무효이고 이 사건 해고 역시 무효이다.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을가 제9, 11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① 참가인의 상벌규정(2023. 12. 1.자로 개정 · 시행된 것) 5.2.1.에서 "위원회의 위원장은 고속부문장으로 한다', 5.8.3.에서 "사장은 인사위원회 결재과정에서 의결된 사항을 변경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점, ② 참가인 회사는 2023. 12. 1.자로 J 대표이사를 총괄사장으로, I 전무를 대표이사 및 고속부문장으로 인사발령하였고, 2024. 3. 29.자 주주총회에서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가 J에서 I으로 변경된 점, ③ 2024. 4. 1. 개최된 재심 인사위원회에서 당시 대표이사 및 고속부문장인 I이 위원장으로 의결에 참여하였고, 사장인 J이승인자로 서명한 점을 종합하여 보면, 재심위원회의 구성 및 의결이 위 상벌규정에 부합하므로, 이 사건 해고의 징계절차에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원고가 주장하는 상벌규정은 2024. 4. 3.자로 개정 · 시행된 것인데, 재심 인사위원회는 그 이전인 2024. 4. 1. 개최되었으므로, 2024. 4. 3.자로 개정 · 시행된 규정의 적용을 전제로 한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징계시효의 도과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참가인의 상벌규정 5.4.2.에서 "비위행위 발생일로부터 1년 이내에 누적 징계사유 또는 CSP벌점이 -10점 미만(상점 미반영 상태에서)인 경우에는 인사위원회 회부를 유예할 수 있다. 단, CSP벌점 부과대상이 아닌 즉시 징계사유, 별표에서 별도로 정한 사유, 교통사고 또는 중대한 사안은 유예기간 없이 인사위원회에 회부하여 징계집행한다", 5.4.3.에서 "5.4.2.의 유예기간 중 타 비위행위로 인사위원회에 회부된 경우에는 징계사유를 병합하여 징계하며, 최초 비위행위 발생일로부터 유예기간 동안 누적징계사유가 CSP벌점 10점을 초과됨이 없이 유예기간이 도과한 때에는 최초 비위행위는 징계사유에서 소멸된다"라고 각 규정하고 있는바, 이에 의하면 징계시효는 1년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참가인은 원고의 징계사유 발생일인 2023. 1. 17.부터 1년이 지난 뒤에 이 사건 해고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징계시효를 도과한 것으로 무효이다.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① 상벌규정 5.4.2. 규정은 누적 징계사유 또는 CSP(고객만족포인트) 벌점 등 비위행위 정도가 낮은 근로자 등에 대하여 인사위원회에 회부하지 않고 일정기간 징계 집행을 유예하는 방식으로 근로자에게 자율 개선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조항이라고 해석되는바, 징계 소멸시효 규정으로 볼 수 없는 점, ② 게다가 상벌규정 5.4.2. 단서에서 "단, CSP벌점 부과대상이 아닌 즉시 징계사유, 별표에서 별도로 정한 사유, 교통사고 또는 중대한 사안은 유예기간 없이 인사위원회에 회부하여 징계집행한다"라고 정하고 있는데, 원고는 취업규칙 제63조 제9호의 '고의 또는 과실로 중대사고 및 교통사고를 발생시킨 자'에 해당하여 위 단서에 따라 징계유예의 적용을 받지도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상벌규정 5.4.2. 규정이 징계 소멸시효 규정으로써 원고에게 적용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징계양정의 재량권 일탈 · 남용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K, L, M는 사망사고를 발생시켰음에도 정직 6개월 처분을 받았는바, 이 사건 해고는 위 정직처분과 형평에 맞지 않는 점, 원고의 면허가 취소되지 아니하였고 원고가 이 사건 사고 발생일로부터 14개월 간 정상적으로 근무를 한 점, 승무사원의 해고 사유에 '금고 이상의 형을 받기로 확정된 자'가 있으나, 원고가 이 사건 사고를 이유로 최종적으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은 점, 상벌규정에서 '포상을 받은 후 이후의 첫 징계사유인 경우'를 징계 감경사유로 정하고 있는데, 원고는 2022. 5. 안전공로 은장(5년)을 받은 사실이 있고, 이 사건 사고는 위 포상을 받은 후 첫 징계사유에 해당함에도 이를 징계 감경사유로 삼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해고의 징계양정이 과하여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이다.
판단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을가 제4, 8,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해고는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버스 운전기사의 운전능력과 교통법규를 준수하는 운전습관은 승객과 일반 국민의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이는 버스운송업을 영위하는 참가인 회사가 소속 버스기사와의 고용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된다.
이 사건 사고의 발생 시각이 11:47경으로 어둡지 않았고 원고의 시야를 가리는 장애물이 없었음에도 원고는 전방 주시 및 안전운행 주의의무를 게을리함으로써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 피해자를 충격하는 이 사건 사고를 발생시켰다. 사고 경위 등에 비추어 원고의 과실이 크고 피해자가 사망하였으므로 사고 결과 역시 중하다. 피해자의 유족들은 2023. 5. 1. N연합회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제1심 법원은 2024. 9. 24. 원고의 과실을 80%, 보행자의 과실을 20%라고 인정하여 일부 인용판결을 선고하였으며(전주지방법원 2023가단24352호), 이에 피해자의 유족들이 항소하였고, 항소심 법원에서 2025. 4. 10. 강제조정으로 소송이 종결되었다(전주지방법원 2024나11484호).
이 사건 사고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의 12대 중과실 사고에 해당하여 원고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으로 기소되었고, 초범인 점, 피해자 유족에게 2억 원을 지급하고 합의한 점 등이 고려되어 벌금 1,000만 원의 형사처벌을 받았다.
참가인은 이 사건 사고로 약 4,000만 원의 물적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이고(참가인은 피해자 입원료 6,000만 원 포함하면 피해액이 약 1억 원에 이른다고 주장한다), 사고 차량에 탑승 중이던 고객 등이 이 사건 사고를 목격함으로써 고속버스 운행을 주 사업으로 하는 참가인 회사의 대외 이미지에 악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⑤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63조 제9호는 "고의 또는 과실로 중대사고 및 교통사고를 발생시킨 자(별도 규정된 회사규정에 따른다)"를 해고사유로 정하고 있고, 상벌규정 7.2.1.23은 "대인, 대물사고시 그 과실이 중대하다고 인정되어 승무사원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자", 7.2.1.33은 "회사의 명예를 손상 또는 신용을 실추시킨 자"를 해고사유로 정하고 있으며, 상벌규정 <별표1> 징계기준 2. 인적 피해기준에 의하면 사망사고의 경우 피해자 수가 1명이어도 해고한다고 정하고 있다.
원고는, 참가인의 상벌규정 7.7.2.1.에서 "포상을 받은 이후의 첫 징계사유인 경우(단, 수시 포상과 5년 미만 안전공로 포상은 제외) 징계의 1/2을 감경하거나 한 단계 더 경한 징계를 내릴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으므로 위 규정에 따라 징계 감경을 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위 규정은 임의규정이어서 반드시 감경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고, 원고가 받은 안전공로 은장(5년)은 포상자가 매년 약 80% 이상에 이를 정도로 대다수의 승무사원이 수상하는 포상이며, 원고에게는 7.7.1.5.의 징계가중사유(승무사원이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1항 단서의 소위 10개 항목에 해당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참가인이 징계 감경을 하지 않은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참가인은 2012년 이후 사망교통사고를 발생시킨 승무사원 10명에 대하여 예외없이 해고(당연퇴직 포함) 또는 권고사직의 조치를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와 유사한 사망사고 사안에서 정직 6개월에 그친 사례와 비교하여 이 사건 해고가 형평에 어긋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들의 사고는 2010년 이전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사고 발생 경위, 피해 규모와 정도, 사고 경력, 징계 경위 등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없어, 이 사건 해고와 이들에 대한 징계처분을 단순 비교하여 징계양정의 형평성을 따지기 어렵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발생일로부터 14개월간 징계절차가 진행되지 아니하고 원고가 참가인 회사에서 위 기간 동안 계속하여 근무한 점을 들어 향후에도 해고되지 않으리라는 신뢰가 형성되었다고 주장하나, 참가인 회사로서는 이 사건 사고와 관련된 민 · 형사 재판절차가 어느 정도 확정된 이후 징계절차를 진행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로서도 향후 민 · 형사 재판 결과에 따라 징계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점을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
소결론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적정하며 징계절차의 적법성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와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에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강상우 이슬아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