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2. 26. 선고 2025구합51216 판결

부당징계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4. 11. 28. 원고와 주식회사 B, C 주식회사 사이의 D, E(병합) 부당징계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대하여 한 재심판정 중 부당징계에 관한 부분을 취소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50%는 원고가, 5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19. 10. 7. 주식회사 B(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하고, 회사명에서 '주식회사' 기재를 모두 생략한다)에 입사하여 생산관리 업무를 담당하였고, F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 G분회의 사무장으로 활동하였다.

나.

이 사건 회사는 2024. 5. 9. 다음과 같은 징계사유로 원고에 대하여 2024. 5. 10.자로 정직 1개월 및 보직변경의 징계처분을 하면서 변경된 보직은 추후에 결정하여 통보할 예정이라고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회사의 원고에 대한 정직 1개월 처분을 '이 사건 정직'이라 하고, 보직변경 처분을 '이 사건 보직변경'이라 하며, 이 사건 정직 및 보직변경을 통칭하여 '이 사건 징계'라고 한다).

다.

원고는 2024. 5. 13. 이 사건 회사에 이 사건 징계에 대한 재심을 신청하였고, 이 사건 회사는 2024. 5. 27. 재심 징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종전 징계처분을 유지하기로 결정하였다.

라.

이 사건 회사는 2024. 6. 10. 보직변경 사유를 '2024. 5. 9. 자 징계통보서에 따른 징계양정'으로 하여 원고의 보직을 사무직(생산관리)에서 현장생산직(조립/시험반)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인사명령을 하였다.

마.

원고는 2024. 5. 31.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회사 및 C을 피신청인으로 하여 이 사건 징계가 부당징계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7. 23. 'C은 원고의 사용자가 아니므로 당사자적격이 인정되지 않는다. 이 사건 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보직변경은 인사명령에 불과하므로 징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정직의 경우 제1, 4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으나, 제2, 3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고, 인정되는 징계사유에 비추어 볼 때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부당징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며, 이 사건 정직이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I, J(병합)].

바.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24. 8. 3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11. 28. 초심판정과 동일한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D, E(병합),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사.

이 사건 회사의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각주1>

이 사건 재심판정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1)

부당징계

가)

원고는 H과 이 사건 회사 사이에 발생한 법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려는 목적으로 H에게 자료를 전달하였을 뿐 이 사건 회사에 피해를 입히거나 사익을 취하려는 의도가 없었던 점, 원고가 H에게 전달한 자료를 통해 재판 절차에서 사실이 규명될 수 있었던 점, 원고가 H에게 전달한 자료가 조작되거나 허위로 작성되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제2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나)

당시 이 사건 회사의 현장 직원들로부터 동복 지급 요청이 있었기 때문에 신속히 동복 구매 절차를 진행할 필요가 있었고, 원고는 담당자로서 필수적인 현장 업무를 신속하게 처리하려는 목적으로 동복 구매 발주를 한 것이므로, 제3 징계사유 역시 인정되지 않는다.

다)

이 사건 회사가 2024. 5. 9. 원고에게 교부한 징계통보서에 이 사건 보직변경이 징계처분으로 기재되어 있고, 이 사건 회사는 2024. 6. 10. 원고의 보직을 변경하면서 징계처분의 일환으로 보직변경을 한다는 취지로 고지하였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보직변경으로 인하여 고정적으로 지급받던 시간외 근무수당을 받지 못하게 되는 등 불이익을 입었으므로, 이 사건 보직변경은 실질적으로 감봉의 징계처분에 해당한다. 그

러므로 이 사건 징계는 이 사건 회사의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서 징계의 종류로 정하지 않은 징계처분을 병과한 것이므로 이중징계에 해당하여 절차적으로 위법할 뿐만 아니라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라)

설령 제2, 3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당초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2개의 징계사유만이 인정되는 점, 원고의 비위행위로 인하여 이 사건 회사가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은 점, 원고가 장기간 이 사건 회사에서 성실하게 근로하여 온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정직은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2)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

이 사건 회사는 이 사건 노동조합이 설립된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노동조합 활동을 탄압하여 온 점,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는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에 대한 부당노동행위로 형사처벌을 받은 바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회사는 원고등을 정리해고하였다가 중앙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인용 판정에 따라 원고가 복직하게 되자 원고가 이 사건 노동조합의 간부로서 노동조합 활동을 적극적으로 주도한 것에 대한 보복적 조치로 이 사건 징계를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징계는 원고의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한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나.

이 사건 징계가 부당징계에 해당하는지 여부

1)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요지<각주2>

이 사건 재심판정은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제출된 증거들을 종합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제2, 3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고 판단하였다.

(1)

원고가 H에게 H의 징계와 형사재판 절차 과정에서 2023. 2. 작성된 2023. 2. 2~3주차 이 사건 회사의 생산 및 납품 계획과 그 기간 실적 보고자료를 전달한 사실이 인정되고, 원고 스스로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원고가 H에게 전달한 생산및 납품 계획과 실적 보고자료의 경우 이 사건 회사의 생산, 납품 능력에 대한 것으로 고객사의 회사명이 기재되어 있는 등 그 내용이 일반에 공개되더라도 아무렇지 않을 내용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위와 같은 자료들이 이 사건 회사 소속 근로자들에게 공개되었다거나 근로자들이 그 내용을 알 수 있었다고 보이지 않음에도 원고는 아무런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임의로 H에게 위와 같은 자료들을 전달하였으므로,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이 사건 회사의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을 위반하여 회사의 기밀을 누설 및 유출한 행위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제2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2)

원고가 2023. 11. 10. 동복 상의, 조끼 등 1,214,500원 상당의 동복 구매를 발주하는 내용의 '발주서/거래명세서'를 작성하였고, 이에 대해 담당 이사와 대표이사의 검토 및 승인 결재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2023. 11. 20. 임의로 공급업체에 해당동복의 발주요청서를 발송한 사실이 인정된다. 여기에다가 최종 승인 결재가 이루어지기 전에 발주를 하는 것이 이 사건 회사의 업무 관행이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려운 점, 원고가 동복 구매 발주와 관련하여 결재를 올린 무렵에 이 사건 회사와 이 사건 노동조합이 정리해고에 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었으므로 이 사건 노동조합 G분회의 사무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원고로서는 동복 구매가 필요한 인원수에 변동이 있으리라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회사의 사내이사가 2023. 11.27. 원고가 기안한 동복 발주서의 내용을 검토한 다음 인원 변동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발주를 최종 보류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이 사건 회사의 승인 없이 동복을 발주한 행위는 이 사건 회사의 취업규칙을 위반하여 직무상의 권한을 넘거나 그 권한을 남용하여 독단적인 행위를 한 행위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제3 징계사유 역시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나)

이 법원의 판단

제2, 3 징계사유를 다투는 원고의 주장은 노동위원회 단계에서의 주장과 대부분 동일하고, 이 법원에 제출된 증거 역시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제출되었던 증거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바, 원고와 피고가 이 법원에 제출한 증거들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제2, 3 징계사유에 관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모두 충분히 합리적인 것으로서 수긍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2)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

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0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회사는 2024. 5. 9. 원고에게 징계통보서(갑 제4호증)를 교부함으로써 이 사건 징계를 통보하였는데, 위 징계통보서에는 이 사건 정직뿐만 아니라 이 사건 보직변경이 '징계처분'이라고 명시적으로 기재되어 있고, '변경 보직 추후 결정하여 통보'하겠다고 기재되어 있는 점, ② 이 사건 회사는 2024. 6. 10. 원고의 보직을 사무직(생산관리)에서 현장생산직(조립/시험반)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인사명령(갑 제9호증)을 하면서 보직변경의 사유를 위와 같은 2024.5. 9. 자 징계통보서의 징계양정에 따른 것이라고 고지한 점, ③ 이 사건 보직변경에 따라 원고는 기존 직책인 과장 직책을 상실함과 동시에 사무직(생산관리)으로서 시간외근로 여부와 관계없이 고정적으로 지급받던 시간외 근무수당을 지급받지 못하게 됨에 따라 실질적으로 불이익을 입은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보직변경은 징계처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징계는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므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또는 이에 근거를 둔 징계규정에서 징계종류로 명시되어 있지 않은 징계처분을 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징계규정에서 징계절차 및 징계종류를 규정한 것은 징계권의 공정한 행사를 확보하고 징계제도의 합리적인 운영을 도모하기 위한 것인데, 징계규정에 징계종류로 규정되어 있지 않은 징계처분을 인정하는 경우 근로자로 하여금 징계의 종류를 전혀 예상할 수 없게 하고, 징계권자의 자의적 징계를 허용하는 결과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회사의 단체협약은 징계의 종류로 경고, 견책, 감봉, 정직, 해고만을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회사의 취업규칙은 징계의 종류로 견책, 감급, 출근정지, 징계해고만을 규정하고 있을 뿐, 이 사건 회사의 내부 규정상 보직변경을 징계의 종류로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회사가 아무런 근거 규정 없이 이 사건 징계를 하면서 이 사건 보직변경을 징계처분에 포함한 것은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

다)

이처럼 이 사건 보직변경이 위법하여 그 효력을 인정하기 어려운 이상, 이 사건 회사가 이 사건 징계로서 이 사건 정직만을 하였을 것이라고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 나아가 이 사건 징계는 원고에 대한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모두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됨을 전제로 이루어진 것인데,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제2, 3 징계사유만이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고, 나머지 제1, 4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보직변경을 하는 것이 위법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일부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이 사건 회사가 다시 원고에 대한 징계양정을 하더라도 이 사건 정직과 동일하게 정직 1개월의 처분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보직변경이 위법한 이상 이 사건 회사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는 전부 위법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라)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다.

이 사건 징계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사용자의 행위가 노동조합법에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 여부를 추정할 수 있는 모든 사정을 전체적으로 심리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에게 있으므로, 필요한 심리를 다하였어도 사용자에게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존재하였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아니하여 그 존재 여부를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로 인한 위험이나 불이익은 그것을 주장한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하여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징계나 해고 등 기타 불이익한 처분을 하였지만 그에 관하여 심리한 결과 그 처분을 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면 사용자의 그와 같은 불이익한 처분이 부당노동행위 의사에 기인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5두4120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제2, 3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는 점, ②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모두2023년에 발생한 원고의 비위행위를 문제 삼고 있는 것인데, 이 사건 회사는 2024. 1. 1. 원고를 포함한 11명의 근로자들에 대하여 정리해고를 통보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 등이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여 2024. 2. 26. 이 사건 회사의 원고 등에 대한 정리해고가 부당하다는 취지의 초심 판정이 내려졌으며, 이에 따라 원고 등이 2024. 4.25. 이 사건 회사에 복직하였으므로, 이 사건 회사가 원고의 복직 이후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를 개시한 것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다고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회사가 부당노동행위의 의사로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를 개시하였다고 추단할 만한 구체적인 정황이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회사가 원고가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려는 의사로 이 사건 징계를 하였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

따라서 이 사건 징계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종합

이상 살핀 바와 같이 이 사건 징계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어서 위법하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 중 부당징계에 관한 부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이현우휴직으로인한서명날인불능재판장(재판장) 진현섭 백송이

각주1) C은 원고의 사용자가 아니므로 당사자적격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과 제1, 4 징계사유가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에 관하여는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각주2) 제1, 4 징계사유가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에 관하여는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제2, 3 징계사유에 관하여만 살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