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당사자의 지위
참가인은 2002. 5. 20. 원고에 입사하였고, 입사 이후 회계 업무를 담당하다가 2012. 5. 22. 회계팀장으로 승진하여 2018. 12. 31.까지 근무하였으며, 2019. 7. 16.부터는 제도혁신팀에서 검사등록 업무를 담당하였다.
참가인에 대한 선행 징계처분
원고는 2022. 6. 1. 다음과 같은 징계사유로 참가인에 대하여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선행 징계처분'이라 한다).
참가인은 2022. 6. 20.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선행 징계처분이 부당징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8. 17. '제1, 2 징계사유만이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고, 인정되는 징계사유에 비추어 볼 때 선행 징계처분은 징계양정에 관한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E).
원고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2. 9. 2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11. 25. '제1, 2, 3 징계사유만이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고, 인정되는 징계사유에 비추어 볼 때 선행 징계처분은 징계양정에 관한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F).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에 불복하여 2023. 1. 4. 이 법원 2023구합50516호로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이 법원은 2024. 3. 7.'제1, 2, 3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나, 위 징계사유만으로 참가인에게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한 것은 징계양정에 관한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으므로, 선행 징계처분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인 재심판정은 정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으며,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선행 행정소송'이라 한다).
참가인에 대한 후행 징계처분
원고는 2024. 3. 22. 제1, 2, 3 징계사유에 아래와 같은 징계사유를 추가하여 참가인을 2024. 4. 26. 자로 해고한다고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
참가인은 2024. 6. 1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8. 16. '이 사건 해고는 제1 내지 4 징계사유가 모두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적정하다.'는 이유로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I).
참가인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에 불복하여 2024. 9. 19.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12. 20. '이 사건 해고는 제1 내지 4 징계사유가 모두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나,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는 이유로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15호증, 을가 제1 내지 4호증, 을나 제9,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제1 내지 4 징계사유는 모두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고, 참가인이 저지른 비위 행위의 정도가 심각하고 중대한 점, 참가인이 제4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업무상횡령죄의 유죄판결을 받은 점, 참가인이 G으로부터 H 명의의 차명계좌를 개설하여 비자금을 조성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회계담당자였던 참가인은 상급자의 부당한 지시를 거부할 수 있었음에도 횡령 범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였던 점, H는 G의 지시에 의해 횡령 범행에 가담하기는 하였으나 본인 명의의 차명계좌를 교부한 사실만이 인정되어 업무상횡령의 방조로 처벌되었을 뿐이므로 참가인이 저지른 비위행위의 정도는 H에 비해 무겁다고 보아야 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해고가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각주1>
제1, 2, 3 징계사유
행정소송의 수소법원이 관련 확정판결의 사실인정에 구속되는 것은 아니지만, 관련 확정판결에서 인정한 사실은 행정소송에서도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행정소송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관련 확정판결의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9. 7. 4. 선고 2018두66869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앞서 본 것처럼 선행 행정소송에서 제1, 2, 3 징계사유가 모두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는 판결이 확정되었고, 달리 위와 같이 선행 행정소송에서 확정된 사실관계를 뒤집을 만한 객관적인 정황이 새롭게 확인되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제1, 2, 3 징계사유는 모두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제4 징계사유
갑 제9, 2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제4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G 및 참가인은 2023. 6. 14. 업무상횡령 혐의로, H는 같은 날 업무상횡령
방조 혐의로 각각 약식명령이 청구되었고, 그 무렵 서울남부지방법원으로부터 각각 약식명령을 받은 사실(2023고약5795호), ② H는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에 대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않았고, G과 참가인은 서울남부지방법원 2023고정828호로 정식재판을 청구하였으나 위 법원은 2024. 2. 14. G과 참가인에 대한 업무상횡령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여 G에게는 벌금 500만 원을, 참가인에게는 벌금 150만 원을 각각 선고한 사실, ③ 이에 대하여 G과 참가인이 서울남부지방법원 2024노346호로 항소하였고, 위 법원은 2025. 10. 16. 'G이 비자금을 조성하기 위하여 참가인, H로 하여금 비자금 계좌를 개설하게 하고 원고의 자금을 횡령하는 범행에 가담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다.'는 이유로 G에 대하여는 무죄를 선고하는 한편, '참가인이 불법영득의사로 과다계상된 원고의 자금을 횡령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항소를 기각한 사실, ④ 위 항소심 판결에 대하여 참가인이 대법원 2025도17855호로 상고하였으나, 2025. 12. 12. 상고기각결정이 내려져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 사실(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이 인정된다. 나) 그런데 앞서 든 증거들, 갑 제6호증, 을나 제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G이 참가인에게 카카오톡이나 문자메시지를 통해 H 명의의 비자금 계좌에서 직원 상여금, 회식비 등을 지출하도록 수차례 지시하였던 것으로 확인되는 점, ② 위와 같이 G이 참가인에게 직원 상여금, 회식비 등의 지출을 지시한 시기와 H 명의의 비자금 계좌에서 현금으로 출금된 내역 및 비자금 장부에 기재된 비자금 사용 내역이 대부분 일치하는 점, ③ 2016. 12.경까지는 원고의 내부 규정상 원고의 예산으로 유관기관을 상대로 현금성 경 조사비를 지급하는 것이 불가능하였고, 원고는 H 명의의 비자금 계좌가 해지된 이후인 2017. 1.경 이후에 이르러서야 현금성 경조사비 지급에 관한 내부 규정을 마련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H 명의의 비자금 계좌에는 거래처로부터 반환받은 인쇄비 외에 협회 회원사들로부터 경조사비, 협회 회원사 직원들의 출장비 등 명목의 돈이 입금되었는데, 참가인은 원고의 업무와 관련하여 위 돈의 입금 목적과 용도에 맞게 이를 지출한 점(원고는 참가인에 대하여 이 돈을 횡령한 혐의로도 고소하였으나, 이 돈의 횡령혐의는 경찰의 송치결정에서 제외되었고, 이에 따라 원고는 참가인의 징계사유에 이돈의 횡령 혐의를 포함하지 않았다.) 등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은 G의 지시에 따라 개설된 H 명의의 계좌를 관리하며 원고의 자금으로 들어온 인쇄비를 과다계상한 후 거래처를 통해 위 계좌로 돈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하여 보관한 후, G의 지시를 받고 위 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함으로써 업무상횡령을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제4 징계사유 역시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소결론
따라서 제1 내지 4 징계사유는 모두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므로, 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징계권의 행사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라고 하여도 공익적 목적을 위하여 징계권을 행사하여야 할 공익의 원칙에 반하거나 일반적으로 징계사유로 삼은 비행의 정도에 비하여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비례의 원칙에 위반하거나 또는 합리적인 사유 없이 같은 정도의 비행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적용하여 온 기준과 어긋나게 공평을 잃은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평등의 원칙에 위반한 경우에 이러한 징계처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처분으로서 위법하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2두10895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을 제1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해고는 지나치게 과중하여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선행 행정소송에서 '제1, 2, 3 징계사유만으로 참가인에게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하는 것은 징계양정이 과중하다.'는 이유로 선행 징계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이 확정되었음에도, 원고는 제1, 2, 3 징계사유에 제4 징계사유를 추가하여 참가인에 대하여 이 사건 해고를 하였다. 이 사건 해고는 근로자로부터 생계유지수단을 박탈하는 가장 무거운 징계처분에 해당하는바, 비록 제1 내지 4 징계사유가 사회통념상 경미한 징계사유로 보기 어렵고 참가인이 회계팀장으로 근무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참가인의 비위행위에 대한 엄중한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이 비위행위를 저지르게 된 경위나 그 비위행위의 내용 등에 비추어 근로자의 지위를 박탈하는 것이 타당한지 여부를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앞서 본 것처럼 참가인은 상급자인 G의 지시에 의하여 H 명의의 비자금 계좌를 개설한 후 위 계좌를 이용하여 과다계상한 인쇄비를 반환받았을 뿐만 아니라 업무 관련 유관기관의 직원들로부터 다양한 명목의 금원을 입금받았는데, 위 비자금 계좌의 존재는 대내외적으로 공개되어 있었으며, 참가인의 지위 및 직책 등을 고려하여 볼 때 참가인이 상급자의 지시 없이 독단적인 판단에 따라 비자금 계좌를 개설·관리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참가인이 비자금 계좌에 보관되어 있던 원고의 자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전혀 없다(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위 계좌에 입금된 돈 중 인쇄비 반환금을 제외한 다른 돈은 횡령하지 않았다.). 이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주도적으로 비자금 계좌를 개설하여 업무상횡령 행위를 실행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참가인이 제4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비위행위를 저지르게 된 경위에 참작할 만한 여지가 있다.
더욱이 이 사건 해고 당시 G은 원고의 상근부회장 직에서 이미 퇴임하였고, 원고는 H에 대하여는 사무국장의 보직에서 해임하였을 뿐 업무상횡령 행위에 관하여 아무런 징계를 하지 않았다. 이처럼 원고가 제4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업무상횡령 행위와 관련하여 참가인보다 상급자의 지위에 있는 다른 임직원에 대하여는 아무런 징계를 하지 않았음에도 참가인만을 해고하는 것은 형평에 반하고, 제4 징계사유에 관한 책임을 모두 참가인에게만 돌리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판단된다.
종합
이상 살핀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는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나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므로, 이와 같이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에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진현섭(재판장) 이현우 백송이 각주1) 원고와 피고는 이 부분에 대하여 다툼이 없으나, 참가인이 이를 다투고 있으므로 살펴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