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1968년생이고, 1991년에 지방소방사로 최초 임용된 후, 2018년에 지방소방령으로 승진 임용된 소방공무원이며, 2022. 7. 4.부터 2024. 7. 3.까지 B소방서 소방 행정과장으로 근무하였다.
B소방서 재난관리과 소속 사회복무요원 C은 2024. 2. 20. 행사 준비를 위해 강당에서 의자를 정리하는 작업을 하다가 허리통증이 발생하였고, 2024. 3. 5. D정형외과 의원에서 '요추 및 골반의 염좌 및 긴장'으로 향후 2주간 안정 및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고서 이를 '공무상 질병'으로 결정하여 줄 것을 신청하였고, 관련 서류 제출을 위해 2024. 3. 11. 11:10경 B소방서 소방행정과 사무실에 방문하였다. 당시 소방행정과장이었던 원고가 우연히 C와 마주치자 잠시 면담하였다(이하 '이 사건 면담'이라 한다). C는 같은 날 13:00경 B소방서 감찰계에 '이 사건 면담 과정에서 원고가 자신의엉덩이를 주무르듯 만지면서 "몸 좋네"라고 말해 성추행을 하였다'고 구두로 진정하였고, 그 다음날 인사혁신처 성희롱 · 성폭력 신고센터에서 피해신고를 하였으며, 2024. 3. 25.경 용산경찰서에 원고를 강제추행으로 고소하였다.
인사혁신처 소속 '국가공무원 성희롱 · 성폭력 심의위원회'는 2024. 5. 1. '이 사건 면담 과정에서의 원고의 언행이 상대방에 성적 굴욕감 ·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피고에게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의 의결을 하였다. 반면, 서울서부지방검찰청 검사는 '원고의 변소 내용을 고려하면 둘 사이에 신체 접촉은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해당 장소가 여러 사람이 근무 중인 공개된 사무실이었고 추행 장면을 목격한 사람이 없으며, 원고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검사에서 진실 반응으로 판정된 점을 고려하면, C의 진술과 같은 강제추행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2024. 7. 15. 원고에 대하여 불기소처분(증거 불충분 혐의 없음)을 하였다.
피고는 '국가공무원 성희롱 · 성폭력 심의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2024. 8. 1. 원고에 대한 중징계 징계의결을 요구하였고, 2024. 8. 2. 국가공무원법 제73조의3 제1항 제3호에 따라 원고에 대한 직위해제 처분을 하였다. 서울특별시 소방공무원 징계위원회는 '이 사건 면담 과정에서의 원고의 언행이 성희롱에 해당하여 국가공무원법 제63조(품위 유지의 의무),「소방공무원 행동강령」제24조(성희롱의 금지)를 위반하였다'는 징계사유는 인정되나 우발적 · 일회적이고 성희롱의 정도가 심하지 않았던 사정 등을 참작하고 「소방공무원 징계령」제16조, 「소방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소방청훈령) 제4조 제1항 [별표 1의3] '성 관련 비위 징계기준'을 적용하여, 2024. 8. 26. 원고에 대한 감봉 1월의 징계를 의결하였다. 피고는 징계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2024. 10. 7. 원고에 대하여 감봉 1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가 소청심사를 청구하였으나,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는 2024. 12. 17. 원고의 소청심사 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38호증, 을 제4~18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징계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면담 당시 원고의 언행이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판단은 부당하다. 원고가좁은 사무실 통로를 지나가면서 C과 엉덩이가 스쳤을 수는 있지만 고의로 만진 것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C이 당시 상황이나 원고의 발언 내용 · 취지를 허위 · 과장하여 진술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원고가 33년간 성실히 근무하였고 여러 차례 포상을 받았으며 이 사건 이전에는 징계받은 전력이 없는데, 이 사건 징계처분으로 상당 기간 승진이 제한되는 큰 불이익을 입게 되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지나치게 과중하여 위법하다.
징계사유 인정 여부
국가공무원법 제63조는 "공무원은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품위가 손상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품위'는 공직의 체면, 위신, 신용을 유지하고, 주권자인 국민의 수임을 받은 국민 전체의 봉사자로서의 직책을 다함에 손색이 없는 몸가짐을 뜻하는 것으로서,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국민의 수임자로서의 직책을 맡아 수행해 나가기에 손색이 없는 인품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품위손상행위에 해당하는가는 그 수범자인 평균적인 공무원을 기준으로 구체적 상황에 따라 건전한 사회통념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4. 25. 선고 2011두23221 판결,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두47472 판결 참조).
'성희롱'이란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 ·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제2조 제2호 및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참조).
갑 제1, 13호증, 을 제1~26호증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면담 당시에 원고가 사회복무요원 C이 허리통증을 이유로 공무상 질병으로 결정하여 질병 휴가 처리를 해줄 것을 신청하는 것을 탐탁히 않게 생각하여 C의 엉덩이를 만지면서 '몸좋네'라고 말하며 빈정댄 것으로 보인다. 을 제24호증의 영상에 의하면, 당시 면담 및 신체접촉이 이루어진 사무실 통로의 폭이 약 90~100cm 가량이었음을 알 수 있으므로 '통로가 좁아 지나가면서 엉덩이가 스쳤을 수 있다'는 원고의 변명은 납득하기 어렵고, 여러 정황상 원고가 손으로 C의 엉덩이를 만진 것은 분명하며(다만, 손으로 엉덩이를 주무른 것인지, 움켜쥔 것인지, 아니면 톡톡 두드리는 정도였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당시 원고의 언행이 C에게 성적 굴욕감 ·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성희롱'에 해당하여 공무원의 품위유지의무 위반이라고 평가하기에 충분하다.
재량권 일탈· 남용 여부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그러므로 징계권자가 재량권을 행사하여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는지는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그 징계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경우 정해진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두47472 판결 참조).
2)「소방공무원 징계령」 제16조,「소방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소방청 훈령) 제4조 제1항 [별표 1의3] '성 관련 비위 징계기준' 제2호 나.목은 가.목(반복 · 상습적이거나 피해자가 다수인 성희롱,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희롱) 외의 성희롱에 대하여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 '정직~감봉'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징계기준에다가, 원고가 여전히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피해자를 비난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을 모두 참작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패소한 원고가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재판장) 오민관 방민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