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원래 이름은 'B'이었는데 2024. 9. 12. 현재의 이름 'A'로 개명하였다)는 1980년생이고 피고 소속 일반임기제 6급 여성 공무원으로서, 2017. 8. 14.부터 C기관D담당관으로 근무하였는데, 2023. 4. 1. C기관로 배치된 1996년생 신규 7급 남성 공무원 E와 함께 근무하게 되었다. 원고는 2023. 10. 26.경부터 E가 여러 차례 거절하였는데도 계속적으로 E에게 저녁식사 등 사적인 만남과 교제를 요구하였고, 이에 E가 직장내 성희롱 고충 진정을 제기하였다.
피고는, 외부 조사위원의 조사와 성희롱고충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후 중앙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원고가 별지 기재와 같이 2023. 10. 26.부터 2024. 5. 14.까지 E에 대하여 지속적 · 반복적인 성적 대상화, 성적 언동, 일방적 구애를 함으로써 성희롱을 하여 국가공무원법 제63조(품위 유지의 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공무원 징계령」제17조, 제17조의3,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제2조 제1항 [별표 1의4] '성 관련 비위 징계기준'을 적용하여, 2024. 8. 12. 원고에 대하여 정직 1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2024. 8. 14. 임기만료로 퇴직하였다. 원고는 2024. 9. 7. 이 사건 징계처분에 대하여 소청심사를 청구하였으나,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는 2024. 12. 30. 원고의 소청심사 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호증, 을 제1~9호증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2024. 7. 4. 징계의결 요구가 이루어진 후 불과 15일 만에 2024. 7. 19. 징계의결 이 이루어져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가 지나치게 졸속으로 진행되어 원고의 방어권이 보장되지 않은 절차적 하자가 있다. 또한 징계의결일부터 15일이 지난 후에 이 사건 징계처분이 이루어졌으므로 공무원징계령 제19조 제1항을 위반하여 위법하다.
원고는 E와 단순한 직장 동료 관계가 아니라, 상호 호감을 갖고 있던 사이였으므로 원고의 E에 대한 언행은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
원고는 7년간 성실히 근무하였고 이 사건 외에는 징계받은 전력이 없으며, 원고의 E에 대한 언행은 악의적인 성희롱이 아니라 상호 호감을 갖고 있는 남녀 사이에서있었던 일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지나치게 과중하여 위법하다. 특히 이 사건 징계사유를 이유로 원고의 임기가 연장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실질적으로 해임과 같은 조치이다.
절차적 하자 인정 여부
행정청이 처분절차에서 관계 법령의 절차 규정을 위반하여 절차적 정당성이 상실된 경우에는 해당 처분은 위법하고 원칙적으로 취소하여야 한다. 다만 처분상대방이나 관계인의 의견진술권이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으로 지장이 초래되었다고 볼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절차 규정 위반으로 인하여 처분절차의 절차적 정당성이 상실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해당 처분을 취소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8. 3. 13. 선고 2016두33339 판결 참조).
국가공무원법 제81조 제2항의 위임에 따른 공무원징계령에 의하면, 징계의결등 요구권자는 징계의결등을 요구하면서 동시에 제6항의 공무원 징계의결등 요구서 사본을 징계등 혐의자에게 송부하여야 하고(제7조 제7항 본문), 징계위원회는 징계의결등 요구서를 접수한 날부터 30일(중앙징계위원회의 경우는 60일) 이내에 징계의결등을 해야 하며(제9조 제1항 본문), 징계위원회가 징계등 혐의자의 출석을 명할 때에는 출석통지서가 징계위원회 개최일 3일 전에 징계등 혐의자에게 도달되도록 하여야 한다(제10조 제1항 제1문). 징계위원회는 제10조 제1항에 따라 출석한 징계등 혐의자에게 혐의내용에 관한 심문을 할 수 있고(제11조 제1항), 징계등 혐의자에게 충분한 진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며, 징계등 혐의자는 의견서 또는 구술로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사실을 진술하거나 증거를 제출할 수 있다(제11조 제2항). 징계의결등 요구권자는 정년이나 근무기간 만료 등으로 징계등 혐의자의 퇴직 예정일이 2개월 이내에 있는 징계등 사건에 대해서는 관할 징계위원회에 우선심사를 신청해야 하고(제11조의3 제2항), 우선심사 신청서를 접수한 징계위원회는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해당 징계등 사건을 우선심사해야 한다(제11조의3 제4항). 징계위원회가 징계의결등을 하였을 때에는 지체 없이 징계등 의결서의 정본을 첨부하여 징계의결등의 요구자에게 통보하여야 하고(제18조 제1항 본문), 징계처분등의 처분권자는 징계등 의결서를 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징계처분을 하여야 한다(제19조 제1항).
관련 법리와 아래 사정 등을 종합하면,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절차가 다른 징계사건들에 비해 신속하게 이루어진 것은 원고의 임기만료가 얼마 남지 않아 공무원징계령 제11조의3 제2항, 제4항 규정에 따라 우선심사가 이루어졌기 때문일 뿐이고,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가 법령의 규정을 위반하여 졸속으로 이루어졌다거나 그 과정에서 원고의 방어권이 보장되지 않은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
공무원징계령 제9조 제1항에서 징계의결 처리기한을 원칙적으로 30일 또는 60일로 규정한 것은 징계의결이 신속이 이루어지도록 함으로써 한편으로는 징계등 혐의자의 신분이 장기간 불안정한 상태로 있는 것을 방지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후임자 충원 등의 행정작용이 원활히 행해지도록 하려는 취지로서(대법원 1993. 2. 23. 선고 92누16096 판결 참조), 징계등 혐의자의 방어권 보장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
원고는 2024. 6.경 이루어진 직장 내 성희롱 고충 진정사건의 처리절차에서 1차례의 대면조사와 2차례의 서면문답서를 작성 · 제출하는 과정을 거침으로써 징계사유를 충분히 알 수 있었고 그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진술하였다.
원고의 임기가 2024. 8. 14. 만료될 예정이었으므로, 피고는 2024. 7. 3.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 요구를 함과 동시에 공무원징계령 제11조의3 제2항에 따른 우선심사를 신청하였고, 그에 따라 중앙징계위원회는 즉시 원고에 대한 징계사건을 다른 사건들보다 우선심사하기로 하여 2024. 7. 19.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기로 결정 · 통보하였다.
원고는 2024. 7. 3.경 피고로부터 징계의결 요구서 사본을 제공받았고, 징계위원회 개최일 3일 이전에 출석통지서를 받았으며, 2024. 7. 19. 중앙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진술함으로써 공무원징계령에서 규정된 방어권 행사 기회가 보장되었다.
을 제9호증에 의하면, 중앙징계위원회는 2024. 7. 19.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을 한 후 2024. 8. 5. 징계처분권자인 피고에게 징계의결 결과를 통보하였고, 그에 따라 피고는 2024. 8. 12. 이 사건 처분을 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가 공무원징계령 제19조 제1항에서 정한 15일의 기한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공무원징계령 제19조 제1항에서 정한 15일의 기한은 신속한 업무처리를 하도록 독려하는 훈시규정이므로(대법원 1996. 7. 30. 선고 95누6328 판결) 그 기한을 넘겼다고 해서 징계처분이 위법해지는 것은 아니다. 원고는 중앙징계위원회가 2024. 8. 5.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서를 피고에게 송부한 것이 사실이라면 의결 후 '지체 없이' 결과를 통보하도록 규정한 공무원징계령 제18조 위반에 해당한다고도 주장하나, 이 사건에서 중앙징계위원회의 의결일과 결과통보일 사이의 간격은 위원회에서 위원들이 의결한 후 그 의결 내용에 따라 의결서를 작성하는 작업에 통상 소요되는 시간이었다고 보일 뿐만 아니라, 공무원징계령 제18조에서 정한 '지체 없이'도 신속한 업무처리를 하도록 독려하는 훈시규정이므로 다소 시일이 지체되었다고 해서 징계처분이 위법해지는 것은 아니다.
징계사유 인정 여부
국가공무원법 제63조는 "공무원은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품위가 손상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품위'는 공직의 체면, 위신, 신용을 유지하고, 주권자인 국민의 수임을 받은 국민 전체의 봉사자로서의 직책을 다함에 손색이 없는 몸가짐을 뜻하는 것으로서,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국민의 수임자로서의 직책을 맡아 수행해 나가기에 손색이 없는 인품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품위손상행위에 해당하는가는 그 수범자인 평균적인 공무원을 기준으로 구체적 상황에 따라 건전한 사회통념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4. 25. 선고 2011두23221 판결,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두47472 판결 참조).
'성희롱'이란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 ·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제2조 제2호 및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참조).
원고가 E에 대하여 별지 기재와 같은 언행을 한 사실은 카카오톡 메시지 등 객관적 증거에 의해서 확인되며, 원고도 자신의 언행 자체는 인정하고 있다. 그러한 언행의 전체적인 경위와 맥락을 종합하면, 원고는 상대방이 원치 않는데도 16년 연하의 직장동료인 E에게 일방적인 연애감정을 품고 지속적으로 사적 만남과 교제를 요구하였고, 상호 합의 하에 교제하는 사이가 아닌데도 '우리 둘이 사귄다고 용산까지 소문이 났다','하혈을 해서 팬티를 세 개씩 가지고 다녔었다', '우리 결혼할래요?', '난자와 정자, 수정시켜서 동결, 섹스도 해봐서 서로 잘 맞는지 알아야'와 같은 메시지를 보냈으므로, E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주는 '성희롱' 행위를 하여 공무원의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평가하기에 충분하다.
재량권 일탈 · 남용 여부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그러므로 징계권자가 재량권을 행사하여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는지는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그 징계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경우 정해진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두47472 판결 참조).
2)「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제2조 제1항 [별표 1의4] '성 관련 비위 징계기준' 제2호는 '성희롱'에 대하여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중과실인 경우' 강등에서 정직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징계기준에다가, 원고가 여전히 자신과 E의 관계가 상호 호감이 있던 사이여서 자신의 언행이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을 모두 참작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임기제공무원은 전문지식 · 기술이 요구되거나 임용관리에 특수성이 요구되는 업무를 담당하게 하기 위하여 일정기간을 정하여 채용하는 경력직공무원 임용제도의 하나로서(국가공무원법 제26조의5), 임기 없이 정년까지 근무할 것이 예정되어 있는 보통의 공무원에 비해 신분보장이 약하다. 일반임기제공무원의 임기는 5년의 범위에서 필요한 기간으로 정하며, 총 근무기간이 5년을 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는 공고 · 시험절차를 거치지 않고 임기를 연장할 수 있고, 총 근무기간이 5년에 이른 일반임기제공무원은 성과가 탁월한 경우에 한하여 소속 장관의 사전승인을 받아 공고 · 시험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정한 기간 단위로 근무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공무원임용령 제22조의5 제1항, 제3항, 제6항). 임기제공무원은 임기가 만료되면 당연퇴직하며(국가공무원법 제69조 제2호), 임기 연장 여부는 징계처분과는 구별되는 임용권자의 인사재량사항이다. 원고는 2017. 8.14. 임기 2년의 일반임기제공무원으로 최초 임용된 후 1~2년 단위로 임기가 연장되었고, 2022. 8. 14.부터 2년간 임기가 연장되었다가 2024. 8. 14. 임기 만료로 퇴직하였다. 원고의 임기 만료에 즈음하여 임기 연장 결정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것에 이 사건 징계처분이 영향을 미쳤을 것임은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으나, 징계사유의 구체적내용 및 원고의 태도 등에 비추어 원고의 임기를 연장하면서까지 원고를 계속 근무하도록 할 필요가 적다는 인사권자의 재량적 판단이 인사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패소한 원고가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재판장) 오민관 방민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