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5. 2. 28. 원고에게 한 주의 및 경고, 향후 일정기간 동안 연구참여 배제, 연구자 소속기관 및 관련 단체 통보 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당사자의 지위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이하 '이 사건 교육기관'이라 한다)은 서울교육정책의 연구 · 개발 등을 위하여 서울특별시교육감이 설치한 교육기관이고, 피고는 이 사건 교육기관의 원장이다.
원고는 'B 연구소'의 소장으로, 이 사건 교육기관의 2017년 위탁연구 연구책임자로 선정되어 2017. 11. 14. 이 사건 교육기관과 'C' 이름의 정책연구용역에 관한 계약을 19,600,000원에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과제'라 한다).
그밖에도 원고는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2017년 위탁연구 연구책임자로도 선정되어 D 이름의 정책연구용역을 수행하였다(이하 '이 사건 유사 과제'라 한다).
원고의 이 사건 과제 및 이 사건 유사 과제 수행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2018. 1. 13. 이 사건 유사 과제의 중간보고회를 개최하였고, 이 사건 교육기관은 2018. 1. 30. 원고로부터 이 사건 과제의 중간보고서를 제출받아 평가회를 개최하였다.
원고는 2018. 3. 16.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교육감에게 이 사건 유사 과제의 최종보고서를 제출하였다.
이 사건 교육기관은 2018. 3. 30. 원고로부터 이 사건 과제의 최종보고서를 제출받아 평가회를 개최하였고, 2018. 5. 8. 이 사건 과제의 최종보고서를 발간하였다.
이 사건 처분의 경위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감은 2024. 10. 22.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 E로부터 '이 사건 과제의 최종보고서와 이 사건 유사 과제의 최종보고서는 유사한 부분이 있고, 출처를 표시하지 않거나 출처를 표시한 경우에도 절 전체를 그대로 활용하여 자기표절이 의심되니 맞는다면 조치하기 바란다'는 서면질의서를 받았다.
이 사건 교육기관은 2024. 10. 24. 국회의원 E에게 'F(인터넷주소 1 생략)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이 사건 과제의 최종보고서와 이 사건 유사 과제의 최종보고서 간 유사성을 검사한 결과 표절률이 인용 · 출처표시 문장, 법령 · 경전 포함 문장, 목차 · 참고문헌을 포함할 경우 32%, 제외할 경우 30%로 확인되었다. 표절을 포함한 연구윤리 위반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여 그 결과에 따라 추후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는 답변서를 제출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과제의 최종보고서와 관련하여 연구부정행위 여부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하였다고 판단하여 예비조사 없이 바로 본조사에 착수하였고, 조사위원회는 2025. 1. 17. '원고가 출처를 일부만 표시하거나 정확하지 않게 표시하였고, 출처를 표시한 경우에도 그 활용이 양적 · 질적으로 적절한 범위를 벗어났다'는 이유로 구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2018. 7. 17. 교육부훈령 제26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이 사건 연구윤리지침'이라 한다) 제12조 제1항에서 연구부정행위로 정한 '부당한 중복게재'(제5호) 또는 '그 밖에 각 학문분야에서 통상적으로 용인되는 범위를 심각하게 벗어나는 행위'(제7호)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피고는 2024. 2. 4. 원고에게 이 사건 과제의 최종보고서 발간이 연구부정행위로 판정되어 주의 및 경고, 향후 일정기간 동안 연구참여 배제, 연구자 소속기관 및 관련 단체 통보의 제재조치를 취할 것임을 통보하였다.
이에 원고가 이의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조사위원회를 거쳐 원고의 이의신청을 기각하면서 2025. 2. 28. 원고에게 주의 및 경고, 향후 일정기간 동안 연구참여 배제, 연구자 소속기관 및 관련 단체 통보의 조치를 취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9 내지 14, 16, 18, 1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6, 8 내지 10, 12,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구 학술진흥법(2020. 12. 22. 법률 제176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5조 제1항은 '교육부장관은 학술진흥을 방해하는 연구자의 연구부정행위를 방지하고 건전한 학술연구의 기풍이 조성될 수 있도록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이하 "연구윤리지침"이라 한다)을 마련하는 등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시책을 세우고 추진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교육부장관으로부터 사업비의 지원을 받은 대학 · 연구기관 · 학술단체(이하 "대학등"이라 한다)는 연구윤리지침에 따라 연구부정행위의 방지 및 검증을 위한 자체 연구윤리규정을 마련하여 시행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조 제3항은 '제1항에 따른 연구윤리지침의 작성, 제3항에 따른 대학등의 조치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 학술진흥법 시행령(2022. 11. 8. 대통령령 제329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5조 제1항은 '교육부장관은 연구부정행위의 범위, 연구부정행위의 처리에 관한 사항 등을 포함하여 연구윤리지침을 작성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연구윤리지침(교육부훈령)은 '연구자가 자신의 연구결과와 동일 또는 실질적으로 유사한 저작물을 출처표시 없이 게재한 후, 연구비를 수령하거나 별도의 연구업적으로 인정받는 경우 등 부당한 이익을 얻는 경우(이하 "부당한 중복게재"라 한다)'와 '그 밖에 각 학문분야에서 통상적으로 용인되는 범위를 심각하게 벗어나는 행위'가 연구부정행위에 해당한다고 규정하면서(제12조 제1항 제5호, 제7호), 연구부정행위에 대한 검증책임은 해당 연구가 수행될 당시 연구자의 소속 기관에 있고(제16조 제1항), 대학등의장은 연구부정행위에 대한 판정과 이의신청에 관한 모든 절차를 종료한 후 연구부정행위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하며(제26조 제1항), 이때 대학등의 장은 징계 등의 조치가 당해 연구부정행위에 상당한 수준으로 비례성이 있는지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고(제26조 제2항) 규정하고 있다.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의 근거로 이 사건 연구윤리지침 제26조 제1항을 제시하고 있으나, 앞서 본 규정의 문언, 내용, 체계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연구윤리지침 제26조 제1항은 교육부장관으로부터 사업비의 지원을 받은 대학등의 장이 해당 대학등에 소속된 연구자의 연구부정행위에 대하여 해당 연구자의 재임용 거부, 징계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뿐이고, 특히 대학등에 해당하는 대학 · 연구기관· 학술단체 대부분이 행정청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연구윤리지침 제26조 제1항이 해당 대학등의 장에게 위탁연구용역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계약상대방에 대하여 '주의 및 경고, 향후 일정기간 동안 연구참여 배제, 연구자 소속기관및 관련 단체 통보'의 행정처분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것이라고 보이지는 않으므로, 이 사건 연구윤리지침 제26조 제1항은 이 사건 처분의 근거 법령이 될 수 없다. 나아가 이 사건 처분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고 계약에 따른 제재조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별다른 다툼이 없는 점,「교육부 정책연구용역 관리규정」제20조는 '국가'와 정책연구용역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계약상대방에게 적용되는 것으로 보일 뿐이고, 국가연구개발혁신법 제32조 제1항또한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부정행위 등에 대하여 해당 연구책임자 등에게 '국가'연구개발활동(연구지원 제외) 참여를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인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처분에 달리 계약상 또는 법령상 근거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행정청인 피고가 법률상 근거 없이 계약상대방인 원고에게 '주의 및 경고, 향후 일정기간 동안 연구참여 배제, 연구자 소속기관 및 관련 단체 통보'의 제재조치를 한 것이므로, 법률유보의 원칙에 위반된다.
설령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 사건 연구윤리지침 제26조 제1항이 이 사건 처분의 근거 법령이 될 수 있다고 보더라도,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른바 '자기표절'로서 연구부정행위로 평가할 수 있으려면 자신의 선행 저술의 존재를 아예 밝히지 아니하거나 후행 저술에 새롭게 가미된 부분이 독창성이 없거나 새로운 것으로 인정받기 어려워 해당 학문 분야에의 기여도가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야 하는 점(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5다5170 판결 참조), ② 원고는 이 사건 과제의 최종보고서에서 출처표시를 통하여 선행 저술인 이 사건 유사 과제의 최종보고서의 존재를 여러 차례 밝혔고, 피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과제의 최종보고서는 이 사건 유사 과제의 최종보고서와 비교하여 표절률이 30~32%라는 것이므로 독창성이 없거나 새로운 것으로 인정받기 어렵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③ 피고는 이 사건 과제의 최종보고서에서 선행 저술인 이 사건 유사 과제의 최종보고서의 활용이 과다하고 출처표시가 부정확하거나 일부 누락되었다고 지적하나, 학문이나 사상의 심화 · 발전 과정에서 저자 자신의 선행 연구물의 일부를 이용하는 것은 학문의 속성상 당연하고, 저자가 자신의 선행 저술을 이용하여 새로운 저술을 하면서 선행 저술의 존재를 출처로 표시할 때는 타인의 저술을 인용하는 경우에 비하여 요구되는 출처표시의 수준이 완화되는 점(위 대법원 2015다5170 판결 참조)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과제의 최종보고서 발간이 연구부정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어느 모로 보나 위법하므로,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취소되어야 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양순주(재판장) 송연정전출로인한서명날인불능 김영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