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5. 2. 14. 원고와 피고 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은 고속버스 여객자동차 운수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20. 11. 2.부터 2022. 8. 29.까지 고속사업부 영업부장, 2022. 8. 30.부터 2023. 5. 30.까지 창원사업소장, 2023. 5. 31.부터 원주사업소장으로 근무한 참가인의 근로자이다.
참가인은 2022년경부터 감사를 통해 직원들이 「법인신용카드 사용 및 관리지침」(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을 위반하여 법인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사례들을 적발하기 시작하였다. 참가인은 2023. 10.경 고속사업부, 2024. 3.경 원주사업소에 관한 감사를 실시하여 아래와 같은 원고의 비위행위를 적발하였고, 이를 사유로 2024. 6. 12. 원고를 징계해고 하였다.
원고가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강원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10. 22.'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징계양정도 적정하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고(D), 중앙노동위원회도 2025. 2. 14.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1, 2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제1징계사유
을나 제1, 2, 5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이 사건 지침에 반하여 법인신용카드를 사적용도로 사용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러한 행위는 참가인 취업규칙 제66조 제6항의 '회사의 제규정을 위반하였을 때'에 해당한다.
이 사건 지침에 의하면, 법인신용카드는 업무와 관련하여 사용해야 하고(제8조 제2항), 공휴일 및 휴무일, 비정상 시간대(23시~익일 6시), 업무관련성 없는 자택근처에서의 사용은 금지되며(제8조 제4항), 이를 위반할 경우 구체적인 입증자료를 제시하여야 한다(제8호 제6항). 참가인은 원고의 법인신용카드 사용내역 중 휴일 · 심야시간에 사용된 내역과 자택근처에서 사용된 내역, 일과 이후 또는 심야 택시이용에 사용된 내역을 특정한 후 원고의 소명을 거쳐 이를 징계사유로 삼았다. 법인신용카드가 사용된 시간 · 장소와 함께 원고가 징계절차는 물론 이 사건 소송에 이르기까지 위 법인신용카드 사용과 업무 사이의 관련성을 인정할만한 별다른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위 법인신용카드 사용을 업무와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없다. 설령 그 내역중 원고가 업무와 관련하여 법인신용카드를 사용한 것이 일부 있다고 보더라도, 사용후 참가인에게 업무관련성을 소명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입증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지침을 위반한 것은 마찬가지이다.
원고는, 자신에게 부여된 법인신용카드 한도액 65만원까지는 복리후생비로서 자유로운 사용이 가능하므로, 법인신용카드 사용과 업무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이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은 2018. 7. 4. 이 사건 지침을 작성하여 법인신용카드 사용에 관한 업무관련성 요건을 명시적으로 규정하였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공문을 통해 업무와 무관한 법인신용카드 사용을 금지하였는데, 법인신용카드가 직원의 자유로운 사용이 가능한 복리후생비의 성격이었다면 위와 같은 이 사건 지침의 내용과 참가인의 반복적인 업무 외 사용금지 지시를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다.
원고는, 법인신용카드의 사적용도 사용을 금지하는 이 사건 지침이 근로자 동의 없는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해당하므로 효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지침은 2018. 7. 4. 최초 작성된 것으로서 이를 '변경'이라고 볼 여지는 없고, 설령이 사건 지침이 취업규칙에 해당하며 참가인이 그 작성과정에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 따른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듣지 않았다고 가정하더라도, 이 사건 지침의 내용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1. 4. 9. 선고 90다16245 판결 참조).
제2징계사유
이 사건 지침에 의하면 법인신용카드는 부서별로 발급 · 사용 · 정산이 이루어지므로, 다른 부서의 사용내역을 자기 부서의 예산으로 정산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참가인 소속 안전부 직원들은 안전부의 법인신용카드로 전임 임원들의 전통주를 구매한 후 이를 원고가 속한 영업부의 예산으로 정산하고자 하였고, 그 과정에서 원고 휘하의 E이 안전부 직원들로부터 '영업부가 전통주 구입내역을 정산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E은 원고에게 전통주 정산내역 결재를 올리며 이에 관한 보고를 하였고, 원고는 그 정산내역에 결재하였다(을나 제1호증의7~9). 이에 따르면 원고는 이 사건 지침에 반하여 다른 부서의 법인신용카드 사용을 자기 부서의 예산으로 정산하는 것을 승인한 것이므로, 이러한 행위는 참가인 취업규칙 제66조 제6항의 '회사의 제규정을 위반하였을 때'에 해당한다[원고는 제2징계사유가 E의 책임이고 자신은 전혀 알지 못한 채 결재한 것이라 주장하나, 원고도 안전부 직원과 함께 전임 임원의 전통주를 직접 구매한 사람 중 하나이므로 위와 같은 예산전용 구매를 충분히 인지하였을 것으로 보인다(을나 제1호증의11,125면)].
제3징계사유
참가인 예산관리규정(을나 제1호증의4) 제16조 제2항에 의하면, 배정된 예산은 목적외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원고는 사업소에 배정된 업무용차량의 유류비를 목적외로 지인 및 F 직원의 차량 유류비로 사용하였으므로(을나 제1호증의10, 11), 이는 참가인 취업규칙 제66조 제6항의 '회사의 제규정을 위반하였을 때'에 해당한다.
징계재량권의 일탈 · 남용 여부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안에서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 을나 제3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는 비위 정도에 비하여 지나치게 과중하여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징계에 해당하므로, 이를 부당해고가 아니라고 판단한 이 부분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제1징계사유는 원고가 총 194차례에 걸쳐 합계 5,289,850원을 업무와 관련 없는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서 이에 관한 원고의 잘못은 충분히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 지침에 의하면, 법인신용카드의 주관부서는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사용내역을 활용하여 주기적으로 모니터링을 해야 하고(제11조 제1항), 총괄관리부서는 사용일시 등을 확인 · 점검하여 부적절한 지출서류는 보완 · 반려할 수 있으며(제15조), 감사부서 역시총괄관리부서의 협조를 받아 수시로 사용내역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데(제16조), 원고가 법인신용카드를 사용하는 동안 주관부서 · 총괄관리부서 · 감사부서 등이 그 사용내역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 하였다는 사정은 찾을 수 없다. 특히 원고의 사용내역 중 휴일 및 심야시간 사용의 경우 이 사건 지침 위반이라는 점이 비교적 쉽게 드러나는데도 그 동안 누구도 이를 지적하지 않았다. 이처럼 제1징계사유에는 참가인이 이 사건 지침에 따른 최소한의 관리 · 감독조차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책임 역시 존재한다.
제2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는 안전부가 구매한 전통주를 영업부의 예산으로 정산하는 것을 승인하였으나, 그러한 행위를 실질적으로 주도한 것은 안전부 직원들로 보이므로 원고의 비위행위 정도가 크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예산전용 횟수와 금액 역시 총 12건, 합계 1,388,000원에 불과하여 제2징계사유로 인해 원고의 회계질서나 직장 내 규율이 크게 문란해졌다고 보기도 어렵다.
제3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는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사업소에 배정된 업무용차량 대신 지인과 F 직원의 차량을 이용한 것이므로, 그 과정에서 업무용차량에 배정된 유류비를 목적 외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참작의 여지가 있다.
원고에 대한 징계양정이 해고에까지 이른 이유는 제1징계사유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참가인이 들고 있는 다른 징계해고 사례들과 비교하더라도 원고의 법인신용카드 부정사용의 횟수 · 금액 · 행위태양이 가장 중한 징계인 해고를 할 정도인지 의문이다(징계해고에 이른 사안들은 원고보다 부정사용의 정도가 크거나 다른 징계사유들까지 포함된 경우이다). 여기에 원고가 32년간 참가인에 근속하며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았고 오히려 20차례에 걸쳐 각종 포상을 받은 사정을 더하여 보면, 원고에 대한 정직 이하의 징계로도 그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참가인이 부담하며, 나머지는 패소한 피고가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재판장) 오민관 방민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