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5. 2. 27.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2000. 7. 18.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2017. 7.14.부터 소상공인팀 팀장(일반직 3급)으로 근무하였다.
원고에 대한 종전 징계처분
참가인은 2018. 2. 21. 징계의 종류에 '강등'을 추가하고 '성 관련 위법행위자'에 대한 양정기준을 별도로 마련하는 등의 내용으로 참가인의 인사규정을 개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개정'이라 하고, 개정 전·후의 인사규정을 각각 '개정 전 인사규정' 및 '개정 후 인사규정'이라 한다). 개정 전 인사규정과 개정 후 인사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별지 기재와 같다.
참가인은 2019. 5. 7. 자 인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2019. 5. 9. '원고가 2018. 5.경부터 2019. 3.경까지 소상공인팀 팀원들을 상대로 언어폭력, 성희롱, 성추행 등의 비위행위(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라고 한다)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개정 후 인사규정을 적용하여 원고에 대하여 일반직 3급에서 일반직 4급으로 직급을 내리고 2019. 5. 9.부터 같은 해 8. 8.까지 3개월간 직무를 정지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강등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종전 징계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2019. 6. 19.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종전 징계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고,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8. 19. 종전 징계처분이 정당하다고 보아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D).
원고는 전북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9. 9. 9.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12. 4. 초심판정과 동일한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E).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에 불복하여 2020. 1. 10. 이 법원 2020구합51044호로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이 법원은 2021. 3. 25.'이 사건 개정은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른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에 해당하는데, 이에 관하여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개정 후 인사규정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그러므로 원고에 대한 징계에 관하여는 개정 전 인사규정이 적용되어야 하는데, 개정 전 인사규정에는 징계의 종류 중 강등에 관한 규정이 없으므로, 종전 징계처분은 위법하고, 이와 달리 판단한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위 1심판결에 대하여 피고가 서울고등법원 2021누40722호로 항소하였고, 위 법원은 2022. 5. 12. '이 사건 개정은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른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고, 이에 관한 근로자들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아니하였으나, 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으므로 무효라고 볼 수 없다. 그런데 종전 징계처분은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같이 판단한 재심판정은 적법하다.'는 이유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위 항소심판결에 대하여 원고가 대법원 2022두43849호로 상고하였고, 대법원은 2023. 6. 29.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따른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유효성을 인정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항소심판결을 파기하였다.
이에 파기환송심인 서울고등법원은 2024. 5. 31. 2023누48843호로 위 대법원 판결의 취지에 따라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였고,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종전 징계처분에 대하여 진행된 행정소송을 '선행 행정소송'이라 한다).
원고에 대한 재징계처분
참가인은 2024. 6. 26. 선행 행정소송의 확정판결 취지에 따라 종전 징계처분을 취소하고 원고를 일반직 4급에서 일반직 3급으로 복귀시키는 인사명령을 하였다.
참가인은 2024. 7. 26. 다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징계사유를 이유로 개정 전 인사규정에 기하여 원고를 2024. 8. 13. 자로 해고하기로 의결하였고, 2024. 8.1. 이를 원고에게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
원고는 2024. 9. 4.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11. 4. '이 사건 해고는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적정하며, 징계절차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F).
원고는 전북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4. 12. 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5. 2. 27. 초심판정과 동일한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호증, 을가 제1 내지 14호증, 을나 제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각주1>
G은 악의적으로 원고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한 사실로 참가인으로부터 불문경고를 받은 자임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은 G을 2024. 7. 26. 자인사위원회에 참여시켜 진술을 청취하였으므로, 이로써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의 객관성이 훼손되었다. 그러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절차적으로 위법하다.
참가인의 인사위원회는 종전 징계처분을 할 때에는 이 사건 징계사유가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경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중과실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에게 고의가 있다고 인정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강등의 징계양정을 하였음에도, 재징계처분을 하면서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이 사건 징계사유가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를 해고하였다. 참가인의 인사위원회가 종전 징계처분 당시 원고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으므로 개정 전 인사규정에 의하면 최대 정직의 징계만이 가능함에도 참가인은 징계양정기준을 현저히 벗어나 종전 징계처분보다 무거운 해고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절차적 위법 여부
앞서 든 증거들, 을나 제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와 함께 참가인의 소상공인팀에서 근무하고 있던 G 주임은 2019. 3. 19. 다른 팀원들에게
'원고가 과거에도 직원들을 함부로 하거나 성차별적 발언 등으로 처벌을 받았고, 직원들을 함부로 하고 성차별적 발언을 하는 것에 대해 본인이 총대를 메고 원장님을 찾아뵙고 처벌을 요구하였으며, 행위의 경중을 따졌을 때 가볍게 생각할 것이 아니고 중상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 G은 다른 팀원들과 함께 2019. 4.경 원고에 대한 고충신고를 접수한 사실, 원고는 2019. 5. 22. 참가인에게 위와 같은 G의 발언은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조사를 해달라고 요청한 사실, 참가인은 조사 결과 2019. 6. 13. G에 대하여 '윤리강령 제10조 제1항에서 다른 직원을 비방하는 행위 등을 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사 결과 위 내규를 위반한 사실이 확인되었다.'는 이유로 불문경고를 한 사실, G은 2024. 7. 26. 자인사위원회에 참여하여 이 사건 징계사유에 관하여 진술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G은 이 사건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피해자의 지위에 있는 점, G은 2024. 7. 26. 자 인사위원회에 피해자로서 출석하여 이 사건 징계사유가 발생한 경위나 피해 정도 등에 대해 진술한 것인 점 등을 고려하여 볼 때, G이 2024. 7. 26. 자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진술을 한 사실만으로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의 객관성이 훼손되었다거나 이 사건 해고가 절차적으로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1, 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해고는 지나치게 과중하여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참가인은 종전 징계처분 당시 개정 후 인사규정을 적용하여 원고에게 강등의 징계처분을 하였는데, 개정 후 인사규정 제31조 제2항 및 [별표4-4]는 이 사건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그 밖의 성폭력'의 경우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경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중과실인 경우'에는 '강등 내지 정직'의 징계를,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중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 및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모두 '해임'의 징계를 하도록 정하고 있다. 종전 징계처분 당시 참가인의 2019. 5. 7. 자 인사위원회에 참여하였던 위원들은 원고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곧바로 원고를 해고하는 것은 과중하다고 판단하였고, 논의 끝에 이 사건 징계사유가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경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중과실인 경우'에 해당하는 것 으로 판단하여 원고에게 강등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원고에 대하여 적용되는 개정 전 인사규정 제37조 제1항 및 [별표 4]는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경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경하고 중과실인 경우'에는 '감봉'의 징계를,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정직'의 징계를,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면직(파면 내지 해임)'의 징계를 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런데 원고에 대한 재징계를 위해 개최된 참가인의 2024. 7. 26. 자 인사위원회에 참여하였던 위원들은 원고가 '품위손상 또는 이권행위(참가인의 공신력, 명예·위신을 손상하는 행위)' 및 '직권남용 행위(직권을 남용하여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를 저질렀으므로 이 사건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후, 이 사건 징계사유에 관한 원고의 고의가 인정되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않은 채 이 사건 징계사유가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해고를 하였다.
참가인은 종전 징계처분 당시 개정 전 인사규정을 적용하여 원고에 대한 징계를 하였어야 함에도 개정 후 인사규정을 잘못 적용하였고, 선행 행정소송의 확정판결을 통해 위와 같은 종전 징계처분이 위법하다는 판단이 이루어졌으며, 결국 참가인 측 귀책사유로 인하여 종전 징계처분이 취소되었다. 종전 징계처분과 이 사건 해고가 이루어진 시점 사이에 이 사건 징계사유 및 징계양정과 관련된 기본적인 사실관계에 아무런 변동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의 2024. 7. 26. 자 인사위원회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2019. 5. 7. 자 인사위원회가 종전 징계처분 당시 적용한 징계양정기준보다 무거운 징계양정기준을 적용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징계사유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비위행위가 장기간 지속되었다거나 피해자가 다수라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고의로 비위행위를 저질렀다고 쉽게 단정하기 어렵고(종전 징계처분도 원고가 고의로 비위 행위를 저질렀다고 인정하지 않았다.), 이와 같이 원고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려운 이상, 개정 전 인사규정에 따르면 원고에 대하여 '감봉' 내지 최대 '정직'의 징계만이 가능하므로, 이 사건 해고는 개정 전 인사규정이 정한 징계양정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
원고의 지위, 비위행위의 내용, 비위행위가 지속된 기간, 피해의 정도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징계사유의 비위 정도가 결코 가볍지 않으며 비난가능성 역시 작지 않다. 그러나 이 사건 해고는 근로자로부터 생계유지수단을 박탈하는 가장 무거운 징계처분에 해당하므로, 비록 원고가 저지른 비위행위가 사회통념상 경미한 징계사유로 보기 어렵고 그에 대한 엄중한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근로자 지위 자체를 박탈하는 것이 타당한지 여부를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현재 원고가 이 사건 징계사유를 모두 인정하면서 반성하고 있으므로, 원고에게 개전의 정이 전혀 없다고 보이지 않는 점, 원고는 2000년경 참가인에 입사하여 장기간 참가인의 직원으로 성실하게 근무하여 온 것으로 보이고 별다른 징계 전력을 찾아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으로서는 해고보다 낮은 수위의 징계를 통해 원고의 비위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음으로써 직장 내 질서나 근무기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절차적으로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으므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
판사 진현섭(재판장) 이현우 백송이
[별지]
각주1) 이 사건 징계사유가 인정된다는 점에 관하여는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