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12. 18. 선고 2025구합53693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5. 3. 6.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은 상시 14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D치과의원'(이하 '이 사건 의원'이라 한다)을 운영하고 있고, 원고는 2024. 6. 10. 참가인과 수습기간을 3개월로 정하여 수습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이 사건 의원에서 봉직 의사로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2024. 6. 27. 지정 근무일이 아니라서 출근하지 않았는데, 참가인은 같은 날 참가인의 진료가 끝난 후 원고를 이 사건 의원으로 불러 원고와 면담을 하였다(원고와 참가인이 위 면담 시 나눈 대화 내용 중 주요 부분을 발췌한 것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이하 위 면담을 '이 사건 면담'이라 한다).

다.

원고는 2024. 8. 23. 참가인이 이 사건 면담을 하면서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주장하며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10.28. '원고가 참가인의 사직 권유와 설득을 통하여 스스로 사직을 결심하였으므로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E).

라.

원고는 인천지방노동위원회의 위 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5. 3. 6. 위 초심판정과 동일한 이유를 들어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참가인은 원고에게 낮은 급여를 제시하는 등 원고가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를 함으로써 사직을 강요하여 원고가 마지못해 사직하게 되었으므로, 참가인은 실질적으로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참가인은 원고를 해고하는 과정에서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정한 서면통지의무를 준수하지 않았고, 원고를 해고하여야 할 정당한 이유도 없었으므로, 참가인의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것이라 할지라도, 사직의 의사가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대법원 2005. 11. 25. 선고 2005다38270 판결). 이때 의원면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경위, 사직서의 기재 내용과 회사의 관행, 사용자 측의 퇴직권유 또는 종용의 방법, 강도 및 횟수,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직서 제출에 따른 경제적 이익의 제공 여부, 사직서 제출 전후의 근로자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다255910 판결).

다.

참가인이 원고를 해고한 것인지 여부

1)

참가인은 원고가 이 사건 의원에 출근한 지 이틀 차였던 2024. 6. 12.경 이미 원고를 해고하려고 하였다가 다시 원고에게 2024. 6. 하순경까지 지켜본 후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말을 했던 것으로 보이고, 이후 같은 달 27. 이루어진 이 사건 면담은 대체로 아래와 같은 순서의 흐름대로 진행되었다(갑 제3호증의 기재 및 별지 참조).

2)

원고는 당초 세후 월 급여 800만 원가량을 받는 조건으로 근무를 시작하였는데, 참가인은 이 사건 면담 과정에서 근로를 시작한 지 2주가량밖에 되지 않은 원고에게 근로 조건을 'GP 1년차' 수준의 급여로 변경하여야만 원고가 계속 근로할 수 있다고 말하였고, 'GP 1년차' 수준의 급여는 세후 월 급여 300만 원가량인 점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원고의 2025. 10. 20. 자 준비서면 제4면 참조).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은 이 사건 면담 과정에서 원고로 하여금 사직하거나 매우 불리한 근로조건을 수용할 수밖에 없도록 압박하였고, 또한 원고에게 수습기간(3개월) 만료 이전에는 마음대로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하여 참가인보다 경력과 연령이 현저히 적은 원고를 속였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원고는 수습 기간이 종료되기 전까지는 참가인이 원고를 마음대로 해고할 수 있고, 설령 근로관계가 유지되더라도 원고로서는 'GP 1년차로의 근로조건 변경'이라는 심히 불리한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인식한 상태에서 어쩔 수 없이 참가인의사직 종용에 응하였고, 이에 따라 사직에 따른 후속 처리 등을 참가인 측에 문의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3)

한편 갑 제4호증 및 을가 제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2024. 6. 28. 참가인에게 '어제 말씀해주셨던 것처럼 6월 28일자로 해고된 것으로 정해진 게 맞는건지만 한 번 더 문의드려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2024. 7. 9. 부당해고 구제신청 등 조치를 취하기 위하여 노무사위임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인정되는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면담 과정에서 참가인으로부터 해고당하였다고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이와 달리 원고가 이 사건 면담 시에는 참가인의 권고를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수용하여 사직하였다가 후에 변심하여 부당해고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4)

이상의 사실 및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이 사건 면담을 하면서 실질적으로 원고를 해고한 것이라고 인정함이 타당하고, 원고가 참가인 측에 해고 이후 급여 입금 등 후속 절차를 문의하였다거나 참가인 측으로부터 정산한 급여를 지급받았다는 점 또는 을가 제3 내지 7호증 및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등 피고 및 참가인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라.

참가인의 해고가 부당해고인지 여부

참가인이 원고를 해고하면서 원고에게 이를 서면으로 통지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참가인은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정한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여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참가인이 원고를 해고할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참가인의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마.

소결론

이상 살핀 바와 같이 참가인은 이 사건 면담을 하면서 원고를 부당해고하였다. 그럼에도 원고가 스스로 사직하여 참가인의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참가인이 원고를 부당해고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

판사 진현섭(재판장) 이현우 백송이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