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4. 10. 선고 2025구합53781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

고 B(C생, 이하 '망인'이라 함)의 사망

-

망인은 D재단 콘텐츠진흥원(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함) 콘텐츠산업팀 팀장으로, 2023. 9. 18. 직원단합대회에서 점심 식사 후 12:30경 갑자기 피로감을 호소하며 본인 차량에 휴식을 취하러 갔으나 40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동료가 망인 차량에 갔다가 망인이 의식과 호흡이 없는 것을 발견하여 119를 통해 의료기관으로 이송하였으나, 같은 날 15시 31분경 사망하였음.

-

사망진단서상 직접사인은 '급성심장 또는 폐질환 추정'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부검 결과 망인의 사인은 '허혈성 심장질환(급성심근경색증 가능성 포함, 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함)'이라고 함.

○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는 피고에게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라고 주장하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유족급여 및 장례비를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4. 7. 1. 원고에게 '망인의 증상 발생 전 24시간 이내 돌발상황 또는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가 없었고, 발병 전 업무시간 및 업무량이 단기 및 만성적 과로 인정기준에 미달하며, 일부 스트레스 요인은 확인되나 이러한 요인만으로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라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음.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3,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망인은 업무수행 중 코로나 19에 감염된 동료 근로자로부터 코로나 19에 전염되었으므로 이는 그 자체로 업무상 질병에 해당하고, 코로나 19 감염은 이 사건 상병 발병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임이 의학적으로 확인되었다. 망인은 피고의 주장과 달리주당 평균 52시간을 초과하는 만성적 과로 상태에 있었고 극심한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렸으며, 이러한 과로, 스트레스, 코로나 19 감염 등 업무상 요인들이 망인의 기존 질환을 급격히 악화시키는 촉발요인으로 작용하여 사망에 이르렀는바, 업무와 망인의 사망 간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

나.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3 내지 7, 12 내지 18호증, 을 제2, 5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E병원(순환기내과)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업무와 망인의 사망 간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

2023. 9. 18.자 직원단합대회는 예정된 행사였고,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 제1호 가목 1)에서 말하는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정도의 긴장 · 흥분 · 공포 · 놀람 등과 급격한 업무 환경의 변화로 뚜렷한 생리적 변화가 생긴 경우'라고 보기는 어려움. 그리고 망인의 업무시간은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1주간 7시간 54분으로 발병 전 2주에서 12주까지의 1주 평균 업무시간인 49시간 32분에 비해30% 이상 증가하지 않았고, 발병 전 4주 및 12주 동안 주당 평균 업무시간은 39시간24분, 46시간 4분이므로, 근무시간의 양적인 측면에서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에서 정한 단기 및 만성 과로 기준에 미치지 못함.

○

이에 대해 원고는, ①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1주는 코로나 19 치료기간에 해당하므로 위 기간을 제외하고 발병 전 12주를 산정하여야 하고, ② 이 사건 사업장의 출퇴근 기록 시스템은 근로자가 출퇴근시 지문을 찍지 않으면 일괄적으로 9시~18시로 기록되므로 망인의 차량 출입기록을 기준으로 다시 계산해야 하며, ③ 망인의 출장 및 주말 행사 업무시간이 누락되었거나 주말 연장근로 시간이 정확히 반영되지 않다고 주장하며, 이를 반영하여 망인의 업무시간을 재산정할 경우 코로나 19 감염 직전 12주간 주당 평균 업무시간은 52.28시간에 달한다고 주장함.

그러나 ① 위 고용노동부 고시상 발병 전 12주라는 기간은 일정 기간 동안의 누적된 피로, 과로 등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므로 코로나 19로 인한 격리기간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포함하여 12주 동안의 업무부담을 산정하는 것이 합리적인 점, ② 재해조사서에 첨부된 업무시간 조사표에 의하면 '차량 입출차 기록을 기준으로 업무시작, 종료시간을 산정하되, 시간외 근무기록이 확인되는 날은 업무종료시점을 시간외근무 종료시점으로 산정한다'라고 기재되어 있고, 실제로 이러한 기준에 따라 망인의 차량 입출차 기록을 근거로 업무시간이 산정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가 주장하는 출장및 주말 행사 업무시간 중 객관적 증거에 의해 확인되는 부분은 이미 피고가 산정한 망인의 업무시간에 반영되어 있고, 그 밖에 원고가 제출한 사실확인서 등의 증거만으로 망인의 추가적인 업무시간을 인정하기 부족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산정한 망인의 업무시간이 과소하게 산정되었다고 볼 수 없음. 설령 원고의 주장대로 망인의 업무시간을 산정한다고 하더라도 위 고용노동부 고시에서 정한 만성 과로 기준(업무시간이 길어질수록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평가하는 기준인 1주평균 52시간)을 근소하게 초과할 뿐이고, 그 외에 망인에게는 뚜렷한 업무부담 가중요인을 인정하기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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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는, 망인이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12주 동안 토요일에도 매주 근무하며 휴일이 부족한 업무를 수행하였고, 50억 원 규모의 'F ICT 사업' 총괄 책임자로서 개관 지연에 대한 압박, 팀원의 업무 미숙으로 인한 '영상일기 공모전' 사업 부진 및 원장의 질책, 인력 미충원으로 인한 업무 부담 가중, 승진에 따른 포항 발령 문제로 인한 심리적 압박 등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으므로, 업무부담 가중요인이 인정된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망인이 콘텐츠산업팀 팀장으로서 융합산업팀 업무를 총괄하면서 업무상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 있었을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망인의 경력, 업무 환경, 업무내용, 업무 시간 등에 비추어 보면 휴일이 부족한 업무라거나 정신적인 긴장도가 통상적인 수준을 벗어날 만큼 과도하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우므로, 업무부담 가중요인을 인정하기 어려움.

○

오히려 망인은 2015년 순수고콜레스테롤혈증, 기타고지질혈증으로 여러 차례 진료를 받은 바 있고, 2022. 12. 15.자 건강검진에서 혈압 125/93mmHg, 공복혈당167mmHg, LDL 콜레스테롤 177mg/dL, 신장 171cm, 체중 110kg, BMI 37.6으로, 이상 지질혈증, 고혈압, 당뇨병, 비만 의심 소견을 받았는데,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 비만은 관상동맥경화나 이 사건 상병을 유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위험요인에 해당함. 감정의는 '업무상 요인을 배제하고도 상당한 다수의 위험인자를 보유하여 상당한 심혈관질환위험도가 있다'라고 소견하였고, 부검 결과도 '심장 검사상 심비대(509g)를 보고, 왼쪽 심장동맥 앞심실사이가지의 일부와 휘돌이가지의 일부에서 고도(내강의 75% 이상 폐쇄) 심장동맥경화증을 보며, 오른쪽심장동맥의 일부에서 중등도(내강의 50% 이상 폐쇄) 심장동맥경화증을 보며, 판막에서 특기할 소견을 보지 못함'이라고 하여, 망인에게 고도의 심장동맥경화증이 존재하였음이 인정됨. 이에 비추어 보면, 망인은 다수의 개인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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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는, 망인이 동료 G 팀장으로부터 코로나 19에 감염되었으므로 그 자체로 업무상 질병에 해당하고, 코로나 19 감염은 이 사건 상병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므로,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주장함.

그러나 ① 코로나 19는 감염된 사람의 비말을 통한 전파로서 간접 접촉이나 공기 중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어 그 감염 경로가 매우 다양하고 지역사회 어디에서든그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으며, 특히 망인이 확진된 2023. 9. 11.경에는 코로나 19가 이미 광범위하게 지역사회에 확산된 상태였고 무증상 · 경증 감염자도 다수 있으므로, 망인의 감염경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점, ② 원고는, G 팀장이 2023. 9. 6. ~ 9. 7. 100명 이상이 참석하는 정부사업 워크숍 참석차 제주도에 출장을 갔다가 2023. 9. 8.부터 코로나 19 감염 의심 증상이 발생하였고 그때부터 망인과 이 사건 사업장에서 자주 접촉한 뒤 망인이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은 반면, 망인은 대부분 사무실 내근만 하였고 퇴근 후 바로 집으로 갔으며 망인 가족들은 아무도 코로나 19에 감염되지 않았으므로 G로부터 전염된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하나, 망인 및 G에 대한 역학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망인의 감염경로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고, 망인과 G 모두 2023. 9.11. 같은 날 병원에 내원하여 코로나 19 확진을 받은 사실만 확인될 뿐, G 팀장이 망인보다 먼저 코로나 19 증상을 보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바, 망인이 직장 내 근무 과정에서 G로부터 전염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이 업무를 수행하던 중 코로나 19에 감염된 것이라고 추단하기 어려움. 또한 감정의에 의하면 코로나 19 감염으로 심장 혈관이 손상되었다는 명확한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으므로 코로나 19 감염이 망인의 심장 혈관 손상을 직접 초래하였다고 인정하기도 어려움.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음.

○

감정의는 '망인은 업무상 요인을 배제하고도 상당한 다수의 위험인자를 보유하여 상당한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급성악화 및 이를 촉발할 만한 요인이 함께 작용해야 하는데, 코로나 19 감염증이 영향을 끼쳤을 수 있고, 과로,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병했다고 생각된다. 다만 업무상 과로, 스트레스의 영향에 대한 평가는 고용노동부의 기준에 따라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라는 소견을 제시하기는 하였음. 그러나 감정의가 말하는 코로나 19 감염, 과로, 스트레스 등은 일반적 · 추상적 가능성에 불과하고 망인의 구체적인 업무 환경, 업무 내용, 근무 강도 등을 고려한 구체적인 감정의견으로 볼 수 없는 점, 망인의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서 이 사건 상병의 발병을 유의미하게 촉진한 요소가 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 반면, 망인에게는 이 사건 상병의 위험요인이 다수 존재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소견만으로 망인의 사망과 업무수행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는 근거로 삼기는 어려움.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호성호(재판장) 강상우 이슬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