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5. 29. 선고 2025구합54039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23. 8. 28. 서울 강남구에 D의원(이하 '이 사건 의원'이라 한다)을 개원하여 상시 12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일반 의원(醫院)업을 경영하였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24. 7. 15. 원고와 구두로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이 사건 의원에 입사하여 상담 업무를 수행하였다.

나.

원고와 참가인은 2024. 7. 18.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를 작성하고 서명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다.

원고는 2024. 7. 26. 참가인에게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라 한다).

라.

참가인은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가 부당하다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11. 13. '이 사건 근로계약은 시용근로계약이고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통보는 본채용 거부에 해당하는바, 본채용 거부에 합리적 이유가 없고 해고시기와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아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E, 이하 '초심판정'이라 한다).

마.

원고는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5. 4. 4.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5호증, 을가 제1,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요지

1)

참가인은 시용근로자이고,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는 본채용 거부에 해당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원고가 참가인을 채용할 때 게시한 구인광고에는 고용형태가 "정규직", 근무기간은 "1년 이상"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②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근로계약기간이 12일로 이례적으로 짧은 부분에 대하여 참가인은 '근로계약서상의 기간은 정규직을 전제로 한 수습기간의 의미로 이해하였고, 원고로부터 일을 잘 하여 수습기간을 짧게 정하였다고 안내를 받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원고는 '기간제근로계약으로 실제 근로계약기간을 정하였다'고 주장한다. ③ 위와 같이 구인광고의 기재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의 계약기간을 기재하여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이유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있는 점, 참가인의 업무는 상시적 · 지속적 업무로 기간제로 채용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 점, 원고는 초심판정 심문회의에서 "구인공고는 오랫동안 같이 근무할 직원을 채용하기 위해 올린 것"이라고 진술하여 모순된 진술을 하는 점, 참가인이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통보 직후 상급자에게 보낸 메시지의 내용에 비추어 참가인은 정규직 전환을 신뢰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는 참가인을 포함한 모든 근로자를 고용보험에 상시직으로 신고한 점 등을 종합하면, 정규직을 전제로 수습기간을 설정하였다는 참가인의 주장을 신뢰할 수 있다.④ 기간제근로계약의 경우 고용불안정, 차별 등 우려가 있으므로 당사자 사이의 명백한 합의가 전제조건이 되어야 하며, 상시적 · 지속적 업무에 대해 기간제근로계약을 손쉽게 인정하는 것은 기간제근로자 보호에 관한 법률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 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근로계약기간은 본채용 이전에 업무적격성을 판단하여 정식 채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일시적인 사용기간을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본채용 거부는 부당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원고는 본채용 거부사유를 제시하지 않았으므로, 본채용 거부에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 ④ 원고는 참가인에게 본채용 거부 사유 및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으므로 절차적으로도 위법하다.

나.

관련 법리

1)

근로계약서에 기간이 명시된 경우 그 계약이 시용근로계약인지 혹은 기간제근로계약인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채용공고, 근로계약서, 사용자의 채용 관행 등을 토대로 사용자와 근로자가 해당 기간을 정한 목적과 경위, 해당 기간에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해당 기간이 종료된 이후 근로자의 지위에 대해 정한 내용 등을 관찰하여, 사용자와 근로자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의사가 무엇인지 해석해야 한다.

2)

사용자가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서, 당해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목적에 비추어 볼 때 보통의 해고보다는 넓게 인정되나, 이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8두5965 판결 등 참조).

3)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27조의 내용과 취지,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근로계약 체결 거부의 정당성 요건 등을 종합하여 보면, 시용근로관계에서 사용자가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해당 근로자로 하여금 그 거부사유를 파악하여 대처할 수 있도록 구체적·실질적인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참조).

다.

이 법원의 판단

이 법원에 제출된 증거들 대부분은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제출되었던 것과 동일하고, 원고의 주장 즉 ① 원고는 2주간의 단기 계약직 채용을 지시하였으나 원무과장의 착오로 구인공고에 정규직이라고 기재되었던 것이고, ② 원고는 2024. 7. 8. 면접 당시 참가인에게 정규직 상담업무가 아니라 단기 인포데스크 업무를 제안하였고 참가인은 이에 동의하였으며, ③ 참가인은 실제로 인포데스크 업무만을 수행하다가 계약기간 만료로 퇴사하면서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주장 역시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제기하였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6 내지 11호증, 을가 제2, 4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재심판정의 판단은 합리적인 것으로서 수긍할 수 있고, 원고가 이 법원에서 특히 강조하거나 새롭게 제기하는 주장들 역시 모두 받아들이기 어렵다.

1)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3조는 근로계약기간을 12일로 정하면서(제1항), 근로계약기간 만료일까지 새로운 근로계약이 체결되지 아니한 경우 본 계약은 자동 해지된다고정하고 있다(제2항). 그러나 같은 조 제3항은 '계약만료 1주일 전후에 근무성적과 징계 여부 등을 고려하여 계약갱신을 결정한다'고 정하고 있고(이 사건 계약서는 계약만료일로 기재된 2024. 7. 26.의 '8일 전'인 2024. 7. 18. 작성되었다), 제6조는 기본급과 법정수당이 포함된 포괄임금제로 월임금을 3,399,560원으로 정하면서 익월 5일에 지급한다고 정하고 있다. 또한,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2조 나항은 참가인의 업무가 '인포, 상담'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기재만으로 참가인이 12일 동안 인포데스크 안내 업무를 담당하기로 하는 단기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2)

원고는 2024. 7. 초경 "고용형태: 정규직, 근무기간: 1년 이상, 담당업무: 고객상담 및 차트 · 서류 정리, 우대조건: 업무 관련 자격증 소지(코디네이터), 유사 업무 경험 등"이라고 명시한 구인공고를 게시하였고, 참가인은 위 공고에 따라 이 사건 의원의 채용에 지원하였다. 참가인은 초심판정 심문기일에 출석하여 이 사건 의원 근무 전에도 병원에서 정규직 상담원으로 근무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원고의 채용과정에서도 위와 같은 경력을 언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갑 제6호증 참조). 그렇다면 상담 업무 경험을 가진 참가인이 정규직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하였다가 면접 자리에서 갑자기 인포데스크 안내 업무를 담당하는 12일의 초단기계약 제안을 받고 이에 응하여 그대로 기간제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고, 오히려 원고가 정규직 전환을 전제한 시용계약을 제안하여 참가인이 이를 받아들였다는 참가인의 주장이 사회통념에 부합한다.

3)

참가인은 2024. 7. 26. 원고로부터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받은 직후 상급자인 F에게 '원고께서 다음 주에 상담이사님이 복귀한다고 하셨고, 그래서 오늘까지 근무로 말씀 주셨다. 정말 너무 당황스럽지만;; 오늘 퇴근 직전에 말씀 주셔서 얼굴도못 뵙고 이렇게 연락 남깁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참가인이 원고로부터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료를 통보받고 보인 위와 같은 반응은, 참가인이 처음부터 원고로부터 이 사건 근로계약이 초단기 기간제근로계약이라는 점을 고지받고 이에 동의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에 부합하지 않는다.

4)

원고는 정규직으로 기재하여 구인공고를 올린 경위에 관하여, 이 사건 소장에서는 '정규직 직원을 채용하기 위하여 구인공고를 올렸으나, 그 후 상황이 변동되어 면접 당시 참가인에게 단기 인포데스크 업무를 제안하였다'고 주장하였다가, 2026. 2. 26.자 및 2026. 4. 8.자 각 준비서면에서는 '원고는 원무과장에게 2주간의 단기 업무 지원을 위한 계약직 채용을 지시하였으나 원무과장의 착오로 정규직으로 잘못 기재된 구인 공고가 게시되었다'고 하며 기존 주장을 번복하였다. 또한, 원고는 구인공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근로계약기간에 차이가 있는 이유에 관하여, 이 사건 소장에서는 '상담이사 G가 퇴직하여 이를 대체할 정규직 직원을 채용하기 위하여 구인공고를 올렸으나, 그 후 G가 다시 복직하게 되어 참가인과 단기 기간제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주장하였다가, 2026. 4. 8.자 준비서면에서는 'G는 퇴직이 아니라 병가 상태였고, G의 단기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계약직 채용을 지시하였으나 원무과장이 착오한 것이다'라고 기존 주장을 번복하였다. 원고는 2026. 2. 26. 직업안정법위반 혐의에 대한 불기소결정 관련 자료(갑 제7, 8호증)를 제출하고, 2026. 4. 8. G의 병원 입퇴원 및 연차사용 관련 자료 (갑 제10, 11호증)을 제출하면서, 위 각 자료에 맞게 그때그때 사실을 재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일 뿐이므로, 원고의 주장은 일관성이 결여되어 믿기 어렵다.

5)

원고는 이 사건 의원에 근무하는 모든 근로자들의 고용보험 신고 시 계약직이 아닌 정규직으로 신고하면서도, 다수의 근로자들과 근로계약기간이 1개월 전후로 기재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사유가 계약기간 만료라고 주장하면서도, 참가인의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사유를 '개인사정으로 인한 자진퇴사: 다른 직장으로 옮기기 위해 이직한 경우'라고 신고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는 이 사건 의원을 운영하면서 근로관계의 실질을 정확히 반영하지 않고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거나 보험신고 사유 등을 신고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준영(재판장) 유경민 김수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