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6. 18. 선고 2025구합5417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19. 1. 7. 설립되어 상시 약 2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엔지니어링 서비스업, 농업 컨설팅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B, C, D은 각각 2023. 2. 1., 2023. 10. 23. 및 2023. 11. 13. 원고 연구개발팀에 입사한 자이다.

나.

원고 인사위원회는 2024. 6. 18. 아래와 같은 사유로 참가인들에 대한 징계해고를 의결하였고, 원고는 같은 날 참가인들에게 해고를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참가인들은 2024. 6. 25. 원고에게 재심을 신청하였고, 원고는 2024. 7. 2.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절차와 근거에 의하여 이루어졌으며, 이를 번복할 만한 새로운 증거나 사유가 부족하다'며 참가인들의 신청을 기각하였다.

다.

참가인들은 2024. 8. 16.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며 구제를 신청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11. 27. 참가인들의 신청을 기각하였다.

라.

참가인들은 2024. 12. 31.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 중 '사무실 내 음주행위'를 제외한 부분이 존재하고, 징계양정이 적정하나, '징계절차에 징계위원 4인이 참석한 것으로 되어 있으나 실제로 3인만 회의에 참석하여 내용을 녹취한 후, 별도로 징계위원 4인이 모여 녹음파일을 청취하고 징계 여부 및 양정을 결정한 점, 원고의 징계관리규정 제17조 제2항에 반하여 무기명 비밀투표를 실시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징계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참가인들의 신청을 인용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22호증, 을가 제1, 2, 7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이 사건 해고의 절차상 하자 존재 여부

1)

원고 주장의 요지

가)

원고는 징계관리규정을 수정하는 과정에 있었을 뿐 사규관리규정에 따라 사내규정으로 정식 공지 또는 등록한 바 없고,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 따른 집단적인 동의 또는 의견 청취 절차를 거친 사실도 없으므로, 징계관리규정은 취업규칙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원고는 참가인들의 요구에 따라 인사위원회 일정을 연기하는 등 참가인들에게 충분한 소명기회를 부여하였고, 징계위원회 위원들 중 I가 2024. 6. 12. 개최된 인사위원회에 불참하게 되어 그 권한을 위임받은 변호사가 인사위원회에 대신 참석하였으며, 참가인들의 동의를 구해 인사위원회 회의를 녹취하고, 다음날 오전에 위원들이 모두 모여 녹취록을 청취하고 각자 의견을 교환하여 이 사건 해고를 최종 의결하였다. 그러므로 이 사건 해고에 징계위원회 정족수에 관한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참가인들이 저지른 비위행위의 정도를 고려하면 원고가 징계관리규정에 따라 무기명 비밀투표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해고가 무효라고 볼 수 없다.

2)

징계관리규정의 취업규칙 해당 여부

앞서 든 증거, 을나 제4, 5,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징계관리규정은 취업규칙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통일적으로 적용될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으로서 그 명칭은 불문하는 것이고, 근로조건이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에서 임금·근로시간·후생·해고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조건을 말하는데(대법원 2022. 9. 29. 선고 2018다301527 판결 등 참조), 참가인은 근로자의 해고 등 징계기준과 절차에 관하여 정한 징계관리규정을 제정하여 참가인 내부의 '전사공유' 폴더의 '전사규정' 하위폴더에 이를 게시하였고, 위 징계관리규정 부칙 제1조는 '이 규정은 2024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해고시 시행 중이었음이 명확하며, '전사규정' 폴더에서 징계관리규정만 PDF가 아닌 한글 파일로 공유되었다는 사정(갑 제37호증)만으로 징계관리규정이 공식적으로 공지되거나 등록되지 않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징계관리규정은 원고의 취업규칙으로서 이 사건 해고에 적용된다.

나)

원고는 2024. 4. 9. 전 직원에게 사규 제정 방식에 관한 안내를 하였고(갑 제34호증), 같은 날부터 시행된 사규관리 규정에서 '모든 사규는 사규관리 규정이 정하는 절차와 형식에 따라 제정되어야 한다(제5조)고 정하고 있음에도(갑 제36호증의3) 징계관리규정은 사규관리 규정에서 정한 절차를 거쳐 제정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나, 위 사규관리 규정은 징계관리규정의 시행 이후에 제정 · 시행된 것이므로 징계관리규정에 관하여 소급하여 적용할 수 없다.

다)

원고는 징계관리규정에 관하여 근로기준법 제94조의 의견청취 또는 동의 절차를 거친 사실도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본문은 근로자의 의견을 존중하여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이를 반영시키기 위한 것으로서 그 의견청취절차규정 자체는 훈시규정에 불과하고 효력규정이 아니므로 이를 거치지 않았다

고 하여 그 취업규칙이 무효로 되지는 않는다(대법원 1989. 5. 9. 선고 88다카4277 판결<1>). 또한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따른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유효성을 인정할 수는 없으나(대법원 2023. 5.11. 선고 2017다35588, 35595 전원합의체 판결),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징계관리규정 제17조는 징계위원회의 정족수 및 의결방법에 관한 규정으로서 위 규정의 제정이 근로자에 대한 불리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에 관하여 근로자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고 하여 위 조항이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반하여 무효라고 볼 수도 없다.

3)

이 사건 해고가 징계관리규정 제17조에 반하여 위법한지 여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또는 이에 근거를 둔 징계규정에서 징계위원회의 구성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 경우 이를 위배하여 징계위원회를 구성한 다음 그 결의를 거쳐 징계처분을 하였다면, 그 징계처분은 징계사유가 인정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원칙적으로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20두31361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 갑 제18, 20호증, 을가 제6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해고는 징계관리규정 제17조 제1, 2항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그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으므로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절차상의 하자를 이유로 이 사건 해고를 무효로 보는 이상, 해고사유의 존재 여부 및 양정의 적정 여부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가)

징계관리규정 제17조(정족수)는 "① 징계위원회의 회의정족수는 4명 이상으로 한다. ② 의결은 위원장 및 위원의 무기명 비밀투표를 통한 다수결로 결정한다. 단, 표결결과 상이한 징계가 동수일 경우에 위원장은 하위의 징계를 결정한다."고 정하고 있다. 또한 징계관리규정 제15조(징계위원회 구성 및 관할) 제2항은 징계위원회가 위원장(인사 관련 임원), 부위원장(위원 중 위원장이 임명), 위원(이사 대우 이상 2명), 간사(인사 관련 부장)으로 구성된다고 정하고 있다[원고는 징계관리규정 제17조 제1항이"징계위원회의 회의정족수는 3명 이상으로 한다"는 내용으로 수정되어 업로드되었다고 주장하며 중앙노동위원회에 수정된 징계관리규정을 제출하였으나, 갑 제32호증의 기재만으로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오히려 을나 제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2024. 5. 28.경에도 제17조 제1항은 "징계위원회의 회의정족수는 4명 이상으로 한다"고 규정되어 있었음이 확인된다].

나)

원고는 2024. 6. 12. 원고들에 대한 징계 여부를 심의하기 위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다. 원고가 참가인들에게 한 인사위원회 소집 및 개최(변경) 안내에는 위원회 구성으로 위원장 F(대표이사), 부위원장 G(경영지원팀 팀장), 위원 H(사내이사), 위원 I(비상무이사)가 기재되어 있었으나, 인사위원회 당일 I는 참석하지 못했고, 인사위원회 종료 이후 I를 포함한 위원들이 다시 인사위원회의 녹취록을 함께 청취한 후 참가인들에 대한 해고를 의결하였다.

원고 징계관리규정 제17조 제1항은 징계위원회의 회의정족수를 4명 이상으로 정하고 있는데, 2024. 6. 12. 개최된 인사위원회에는 3명의 위원만 참석하였으므로, 위 규정에 따른 회의정족수가 충족되지 않았다. 징계위원회는 징계위원과 징계혐의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문답 등을 통하여 징계혐의자들에게 소명 기회를 부여하는 절차이므로, 단지 I를 포함한 위원들이 인사위원회 개최 다음날 모여 녹취록을 청취하였다는 것만으로 참가인들의 방어권이 충분히 보장되었다거나 징계관리규정 제17조 제1항을 위반한 하자가 치유되었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I의 권한을 위임받은 변호사가 인사위원회에 참석하였다고 주장하나, 인사위원회 회의록 기재상 원고 측 변호사가 위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보일 뿐 더 나아가 위 변호사가 I의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볼 증거가 없고, 설령 권한의 위임 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 징계관리규정에서 징계위원이 제3자에게 인사위원회에의 참석을 위임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지 않으며, 징계위원이 제3자에게 인사위원회 참석 권한을 위임할 경우 징계위원회의 위원 자격으로 '이사 대우 이상'을 정한 취지가 몰각되고, 원고의 인사와 무관한 자가 징계위원회의 위원으로 참석할 수 있게 되어 징계혐의자들의 혐의사실의 중대성, 원고에 미치는 영향 등을 정당하게 평가할 수 없게 되므로, 징계위원이 변호사에게 징계위원회 참석 권한을 위임할 수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원고 인사위원회가 참가인들에 대한 해고를 의결함에 있어 무기명 비밀투표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해고 절차는 징계관리규정 제17조 제2항에도 반한다. 징계의 의결을 무기명 비밀투표로 하도록 한 것은 투표의 비밀성을 보장하여 위원들로 하여금 자유롭게 의사표시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인데, 이를 준수하지 않음으로써 위원들의 의사결정의 자유가 제약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하여 위원들의 결정이 달라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라)

그 밖에 참가인들이 변호사를 선임하여 방어권을 행사하였고, 원고가 참가인들에게 충분한 소명 기회를 보장하였다는 등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 앞서 본이 사건 해고 절차상의 하자가 치유된다고 볼 수 없고, 참가인들이 저지른 비위행위의 존재 여부 및 그 정도는 이 사건 해고의 실체적 사유와 관련된 것으로서 절차상 하자의 중대성에 관한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나.

소결

이 사건 해고는 징계관리규정 제17조 제1, 2항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중대한 하자가 있으므로 무효이고, 이와 같은 결론에서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에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없다.

3.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재원(재판장) 박창현 이승은

각주1) 위 판결은 대법원 2023. 5. 11. 선고 2017다35588, 35595 전원합의체 판결로 변경되었으나 그 변경된 부분은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관한 부분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