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5. 13. 선고 2025구합54433 판결

부당징계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05. 1. 1. 한국철도공사법에 따라 설립되어 상시 30,0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철도운송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95. 8. 9. 원고에 기관조사로 입사하여 2008. 6. 1.부터 원고 대구본부 대구기관차승무사업소에서 기관사(운전4급)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원고 대구본부 대구기관차승무사업소에서 부기관사(운전6급)로 근무하는 C(이하 '신고인'이라 한다)는 2024. 4. 11. 원고에게 '참가인이 2024. 1. 15. 열차 승무 당시 자신에게 "너 싸 보인다."는 발언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발언'이라 한다)는 취지로 직장내 성희롱을 주장하여 괴롭힘 고충 조사를 신청하였다.

다.

원고 감사실 청렴조사처는 2024. 6. 13.부터 2024. 6. 26.까지 참가인, 신고인에 대한 대면 조사를 실시하였고, 원고 고충심의위원회는 2024. 7. 3. 위 감사실의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참가인의 이 사건 발언이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심의하였다. 원고는 참가인에게 위 고충심의위원회 심의 결과를 통보하였다.

라.

원고는 2024. 7. 5. 참가인에게 '취업규칙 제8조 제8호에 따라 직원은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됨에도, 참가인은 다른 근로자에게 부적절한 언어를 사용하여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등 직장 내 성희롱을 하였으므로 취업규칙 제8조를 위반하였을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직무수행 태도로 담당 직무를 계속 수행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업무상 장애요인 등을 사전에 예방하고자 인사규정 제46조 제1항 제6호의 규정에 의하여 그 직위를 해제한다'는 이유로 2024. 7. 5.부터 별도 조치 시까지 대구본부 승무처 대기근무를 명하는 직위해제를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직위해제'라 한다).

마.

원고 감사실은 2024. 7. 22. 원고 대구본부장에게 '이 사건 발언은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고, 참가인은 2024. 1. 15. 열차 승무 당시 편승하는 신고인을 운전실에 태워 운전실 무단 승차를 방조하였으며, 위 행위는 직장 내 성희롱 행위 및 그 밖에 성실의무 위반행위에 해당하고 비위의 정도가 경하고 경과실인 경우이다'고 하며 견책의 징계를 요구하였다. 원고 대구본부장은 2024. 9. 10. 원고 보통징계위원회위원장에게 참가인에 대한 경징계 의결을 요구하면서, 이 사건 직위해제의 사유를 인사규정 제46조 제1항 제6호 '취업규칙 제8조의 금지행위를 위반하여 직위해제가 필요한 사람'에서 같은 규정 제46조 제1항 제2호 '징계 의결 요구 중인 자'로 변경하여 참가인에게 통지하였다.

바.

원고는 2024. 10. 10. 참가인에 대하여 견책 처분을 하였고, 같은 날 복직과 동시에 D본부 E사업소 부전주재로 전출하는 인사발령을 하였다.

사.

참가인은 이 사건 직위해제가 부당직위해제라고 주장하며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고,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12. 17. 참가인의 신청을 기각하였다(F). 이에 참가인이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5. 5. 9. '참가인의 직장내 품위유지의무 및 성실의무 위반에 해당하는 신고인에 대한 부적절한 표현은 존재하나, 이를 이유로 한 이 사건 직위해제는 생활상의 불이익이 지나치게 커 부당하다'는 이유로 위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이 사건 직위해제가 부당직위해제임을 인정하며 원고에게 이 사건 직위해제의 취소와 그로 인한 임금 차액의 지급을 명하였다(B,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9, 10호증, 을가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달리 특정하지 않는 한 같다), 을나 제1, 19, 2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및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이 사건 직위해제의 근거인 원고 인사규정이 근로기준법에 위반하여 무효인지 여부1)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참가인

이 사건 직위해제의 근거 규정인 현행 원고 인사규정 제46조 제1항 제6호는 2010.2. 1. 인사규정 개정 시 제46조 제1항 제4호로 최초 도입되었다. 원고는 2010. 2. 1. 인사규정 개정 당시 과반수 노동조합인 G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였는바, 위 2010. 2. 1. 개정된 원고 인사규정 제46조 제1항 제4호 및 이를 계승한 현행 인사규정 제46조 제1항 제6호는 노동조합의 동의 없는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여 무효이고, 따라서 무효인 위 규정에 근거하여 위 규정 도입 전인 1995. 8. 9. 원고에 입사한 참가인에 대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직위해제 역시 위법하다.

나)

원고

2010. 2. 1. 개정된 인사규정 제46조 제1항 제4호가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으로 노동조합의 동의가 없어 무효라고 볼 수는 없고,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G노동조합은 위 규정에 대하여 사후적으로 수차례 동의하였으며, G노동조합 소속 참가인이 개정 이후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이후 위 조항에 대하여 해당 노동조합의 동의가 없어 무효라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하고 집단적 동의권의 남용으로 허용될 수 없다.

2)

관련 법리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서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고, 다만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한다고 할 것인바, 그 동의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1. 9. 24. 선고 91다17542 판결, 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등 참조).

3)

구체적 판단

가)

갑 제11호증의 4, 5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10. 2. 1. 인사규정을 전부개정하면서 제46조 제4호로 '취업규칙 제8조(금지행위)의 위반행위로 직위해제가 필요한 때'를 직위해제 사유로 신설한 사실, 원고는 2010. 1. 18. 원고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인 G노동조합과 H노동조합에 위 인사규정 전부개정안에 대한 의견 제출을 요청한 사실, G노동조합 위원장 직무대리는 2010. 1. 22. 위 인사규정 개정안 중 제18조 제2항, 제26조 제2항, 제42조, 휴직사유 및 기간에 대하여만 의견을 제시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나)

그러나 갑 제14호증의 1, 2, 을나 제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2020. 5. 18. 인사규정과 그 시행세칙을 일부 개정하기 위하여 인사규정 제46조 제1항 제4호를 제6호로 이동하여 신설하고 제4호와 제5호를 변경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개정안에 대하여 G노동조합에 의견을 조회한 사실, G노동조합은 2020. 5.26. 음주운전 징계양정과 승진후보자명부 통합 부분은 부동의하고, 나머지 의견조회에는 동의한다고 회신한 사실, 이에 따라 원고 인사규정 제46조 제1항 제6호가 2020. 6.26. 신설되어 현재까지 시행 중인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는바,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G노동조합은 적어도 원고 인사규정의 2020. 6. 26. 개정 당시에는 위 규정 제46조 제1항 개정에 동의하였으므로, 2020. 6. 26. 개정되어 현재 시행 중인 원고 인사규정 제46조 제1항 제6호에 근거한 이 사건 직위해제의 근거규정이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여 무효라는 취지의 참가인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1>

나.

이 사건 직위해제의 정당성

1)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

참가인의 이 사건 발언은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고, 징계절차가 진행되는 약 3개월의 기간 동안 관련 법령 등에서 요구되는 분리조치를 위하여 직위해제를 한 것은 참가인에게 발생하는 일부 생활상의 불이익을 고려하더라도 필요최소한에 그치므로 정당하며, 참가인의 직무 특성상 가해자인 참가인과 피해자인 신고인의 분리를 위하여 이 사건 재심판정에서 제시하는 것과 같은 교대근무 배치 등의 대안적 조치는 고려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와 달리 이 사건 발언이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인정하면서도 이 사건 직위해제가 생활상의 불이익이 지나치게 커 부당하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참가인

참가인은 자신이 1인 승무조로 운전하는 열차에 편승 중이다가 출입이 금지된 운전실로 찾아온 신고인에게 과거 신고인이 다소 과하게 소위 '폴더인사'를 한 사실이 생각 나 조언 차원에서 '폴더인사를 하지 말라. 싸 보인다'고 이야기하였을 뿐이므로, 이를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성적인 언동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한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바, 이 사건 직위해제는그 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고, 설령 이와 달리 보더라도 참가인에게 현저한 생활상의 불이익을 주어 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직위해제가 부당하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의 결론은 정당하고, 원고의 청구는 기각되어야 한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요지

이 사건 발언은 부적절한 성희롱에 해당하나, ① 그 경위, 대화 시간, 횟수에 비추어 비위행위의 고의성, 반복성·장기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점, ② 신고인의 최초 고충신고 당시 주로 직장 내 괴롭힘에 주된 신고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감사실에서도 이 사건 발언은 그 비위가 정도가 경하고 경과실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견책 처분을 권고한 점, ④ 이 사건 발언은 경과실의 비위행위에 해당하는데 참가인은 이 사건 직위해제로 인하여 승무에서 배제되었고, 그 기간 중 기본급의 50%만 지급받아 직위해제 전 약 월 620만 원에서 직위해제 이후 약 410만 원이 감소한 월 210만 원을 수령하게 된 점, ⑤ 이 사건 직위해제가 약 3개월 간 유지되어 급여 삭감으로 인한 생활상 불이익이 현저한 점, ⑥ 원고가 참가인과 신고인의 분리조치를 위한 다른 대안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인 직위해제처분을 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직위해제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결하여 부당하다.

3)

구체적 판단

가)

참가인의 행위가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

(1)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2조 제2호에서 규정한 '직장 내 성희롱'이라 함은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인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그 밖의 요구 등에 대한 불응을 이유로 고용상의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하고, 그 전제요건인 '성적인 언동 등'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하며, 위 규정상의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등 참조).

(2)

앞서 든 증거, 갑 제4 내지 8호증, 을나 제11, 2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①

신고인은 2024. 4. 9. 10:30경 원고 고충상담원에게 G노동조합 탈퇴 후 참가인을 비롯한 G노동조합 소속 원고 근로자 3인으로부터 모욕·무시, 따돌림·차별, 업무외 강요 등의 괴롭힘을 받고 있다는 취지로 고충 상담을 하였고, 당시 신고인이 소속된 I노동조합 J 등과 함께 상담을 받았다(을나 제24호증).

②

J은 위 고충 상담 이후 2024. 4. 9. 12:40경 참가인에게 전화를 걸어 '신고인이 참가인과 열차 운전실에서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참가인으로부터 왜 싼티나게 행동하냐, 조합은 왜 탈퇴했냐, 조합을 탈퇴했으면서 지부실은 왜 들어오냐는 등의 이야기를 들었다는 취지로 참가인을 신고를 해서 곧 조사가 들어갈 예정인데, 사과할 의향이 있다면 공론화하지 않겠다고 한다'고 이야기하며 신고인에게 개인적으로 사과할 것을 권유하였다. 이 중 이 사건 발언 부분에 대하여 참가인은 '그런 얘기 없었는데[을나 제11호증(녹취록) 01:19]', '그런 얘기한 적은 없는데 그거 와전됐다[을나 제11호증(녹취록) 06:00]', '그 의미는 다른 거였네. 너 저 90도로 폴더 인사하지 마라. 요즘 누가 그렇게 인사하노. 그런 식으로 얘기한 것 같네[을나 제11호증(녹취록) 14:36]'고 답변하였다.

③

이후 참가인은 같은 날인 2024. 4. 9. 신고인과 전화통화를 하였다. 위 전화통화에서 이 사건 발언에 관하여 신고인이 '그 때 많이 당황하고 수치심 들었던 게 저보고 싸 보인다는 표현을 하셨는데, 제가 헷갈릴 일도 없고 너무 충격적이어서 아직까지 기억한다. 성희롱으로 들릴 만큼 너무 강하고, 태어나서 그런 단어를 타인으로부터 들어본 적이 없어서 너무 충격적이었다'고 이야기하자 참가인은 '보편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동료 간 인사할 때에는 목례 정도로 하는데 유독 신고인 네가 폴더 인사를 하더라.그 단어를 선택한 것은 미안하다. 자연스럽게 하는 게 좋겠다고 얘기했으면 더 나았을텐데'라고 답변하였고, 신고인은 이에 대하여 '인사 가지고 말하신 게 아니다. 그 대화하다가 나온 얘기가 아니다.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는데 제 미래 계획, 결혼 얘기하다가 저한테 싸 보인다고 하셨다'고 이야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그런 것 같으면 진짜 미안한 일이네', '언행을 그렇게 했다면 진짜 미안하게 생각하고 사과할게'라고 이야기하고 통화를 종료하였다(갑 제5호증).

④

신고인은 2024. 4. 10. 참가인에게 문자메시지로 '참가인의 어제 말씀이 진정성 있는 사과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신고 절차는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이야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2024. 4. 11. '조폭 폴더인사가 천해보이니 하지 말란 얘기가 성적 수치심을 자극할만한 사안인지 조사 받아보면 알 테고(중략) 너의 행동에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답장하였다(갑 제6호증).

⑤

신고인은 2024. 4. 11. 원고에게 이 사건 발언을 포함한 참가인의 행위에 대하여 괴롭힘 고충 조사를 신청하면서 진술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는데, 그중 이 사건 발언에 관하여 '꿈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저에게 싸 보인다는 말을 하였는데 그 말을 듣자마자 아무 말 못 한 채로 얼어버리게 된 저는 굴욕적이고 수치스러워 얼굴이 빨갛고 뜨겁게 달아올랐다. 태어나서 싸 보인다는 표현을 들어본 일이 없었던 저는 일시적으로 눈앞이 캄캄해졌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갑 제3호증).

⑥

신고인은 2024. 6. 13. 원고 감사실 청렴조사처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꿈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남자친구랑 잘 지내죠. 결혼해야죠."라고 했더니 갑자기 "너 싸 보인다"라고 했는데, '남자친구가 있으면 싸 보이는건가? 결혼하는 행위가 싸 보이는 건가?' 싶고, 싸 보인다는 단어 자체가 갖고 있는 뉘앙스가 성적으로 비하하는 발언이라 생각이 들어서 거부감이 들었으며, 굴욕적이고 수치스러워서 얼굴이 빨갛고 뜨겁게 달아올랐다'고 진술하였다(갑 제7호증).

⑦

참가인은 2024. 6. 25. 원고 감사실 청렴조사처의 조사과정에서 '신고인에게 원고에 입사하였으니 다음 목표가 뭔지 물어보니 결혼이라고 하였고, 결혼 이야기를 하던 중 결혼하려면 <생략> 가 좋아야 한다는 생각에 과거 휴게실에서 신고인이 K 팀장 등 뒤에 대고 폴더인사를 했던 일이 생각나서 "폴더인사 싸 보이니 하지마라"고 표현했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조폭들이 인사하는 모습 같으니 부드럽게 인사해라'는 의미였다. 언어 선택이 좀 잘못됐던 것 같다. 태화강에서 영천까지의 구간이 터널이 많아 소음이 심해서 신고인이 제 얘기를 이어듣지 못하고 띄엄띄엄 들어서 오해가 생긴것 같다'고 진술하였다(갑 제8호증).

(3)

위 인정사실, 을나 제16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발언은 남녀고용평등법 제2조 제2호에서 정한 직장 내 성희롱 및 원고 취업규칙 제8조 제8호에서 정한 '직장 내 성희롱 행위'에 해당한다.

(가)

신고인은 참가인에 대한 고충서류 접수 시부터 원고 감사실 조사과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꿈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남자친구와의 결혼 이야기를 하니 참가인이 '싸 보인다'고 이야기하였다고 진술한 반면, 참가인은 2024. 4. 9. J과의 전화 통화 과정에서 이 사건 발언이 문제되고 있다는 사실을 최초 인지한 후 처음에는 이 사건 발언 사실 자체를 부인하다가 이후 폴더인사하지 말라는 의미로 발언하였다고 이야기하였고, 이후 2024. 6. 13. 원고 감사실 조사과정에서는 '결혼 이야기를 하던 중 결혼하려면 <생략> 가 좋아야 한다는 생각에 과거 휴게실에서 신고인이 K 팀장 등 뒤에 대고 폴더인사를 했던 일이 생각나서 "폴더인사 싸 보이니 하지마라"고 표현했다'고 진술하였는바, 참고인의 진술은 이 사건 발언 여부나 그 경위에 관하여 일관적이지 않고 시간이 경과할수록 점차 구체적으로 되고 있어 이 사건 발언 당시 소위 '폴더인사'를 언급하면서 이를 지적하였을 뿐이라는 참고인의 주장을 다소 믿기 어렵다.

(나)

참가인 역시 신고인의 장래 계획으로 남자친구와의 결혼 이야기를 하던 중 이 사건 발언을 하게 되었다는 사실 자체는 다투고 있지 아니한데, 이성인 상급자가 하급자를 상대로 하급자의 결혼 계획에 관한 이야기 중 '싸 보인다'는 발언을 하였다면 이러한 발언은 그 맥락 상 참가인의 내심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객관적으로 볼 때 대화상대방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발언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신고인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불쾌감 등을 유발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신고인 역시 2024. 4. 11. 원고에게 고충 조사를 신청할 당시부터 '이 사건 발언을 듣자마자 굴욕적이고 수치스러워 얼굴이 빨갛고 뜨겁게 달아 올랐다'는 취지로 성적 굴욕감을 느꼈다고 진술하였다.

(다)

남녀고용평등법 제2조 제2호에서 규정하는 '직장 내 성희롱'에서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라는 요건은 포괄적인 업무관련성을 나타낸 것으로, 업무수행 기회나 업무수행에 편승하여 성적 언동이 이루어진 경우뿐만 아니라 권한을 남용하거나 업무수행을 빙자하여 성적 언동을 한 경우도 이에 포함되는바(대법원 2006. 12.21. 선고 2005두13414 판결, 대법원 2021. 9. 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 등 참조), 기관사 업무를 수행 중이던 참가인이 자신이 운행하는 열차에 편승<2>하여 기관실에 동승하게 된 신고인에게 운전 업무 중 이 사건 발언을 한 것은 업무수행에 편승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업무관련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3>

나)

이 사건 직위해제의 정당성

(1)

근로자에 대한 직위해제는 일반적으로 근로자가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 또는 근무태도 등이 불량한 경우, 근로자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 근로자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등에 있어서 당해 근로자가 장래에 있어서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로서의 보직의 해제를 의미하므로, 과거의 근로자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로서의 징계와는 그 성질이 다르다(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7두1460 판결 등 참조).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한다. 그러나 대기발령과 같은 잠정적인 인사명령이 명령 당시에는 정당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대기발령의 목적과 실제 기능, 유지의 합리성 여부 및 그로 인하여 근로자가 받게 될 신분상·경제상의 불이익 등 구체적인 사정을 모두 참작하여 그 기간은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대기발령을 받은 근로자가 상당한 기간에 걸쳐 근로의 제공을 할 수 없다거나 근로제공을 함이 매우 부적당한 경우가 아닌데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없을 정도로 부당하게 장기간 동안 잠정적 지위의 상태로 유지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합리성이 없을 정도로 부당하다고 볼 만한 시점 이후부터의 대기발령은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4. 9. 12. 선고 2024다250873 판결 참조).

(2)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 을나 제30, 3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직위해제는 원고의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부당하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다.

(가)

앞서 본 법리에서 살핀 바와 같이 직위해제처분은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이 극히 불량한 근로자가 계속하여 직무를 수행할 경우, 또는 근로자에 대한 징계의결이 요구되거나 근로자가 형사사건으로 기소되어 파면 내지 해임의 징계의결을 받거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을 개연성이 높은 경우임에도 아직 판결 또는 징계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계속하여 직무를 보유할 수 있도록 할 경우에 그 근로자가 수행하던 업무에 구체적·현실적인 장애가 발생하고 그러한 장애상태가 상당한 기간 동안 지속될 것이 예견되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업무상 장애상태가 지속되는 동안 한시적으로 취해지는 잠정적 예방조치라고 봄이 상당하고, 원고 인사규정 제46조 제1항 제6호에서도 '취업규칙 제8조의 금지행위를 위반하여 직위해제가 필요한 사람'이라고정하고 있는바, 원고로서는 근로자가 직장 내 성희롱을 하여 원고 취업규칙 제8조 제8호를 위반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직위해제 조치를 할 수는 없고, 그 비위행위의 태양과 성질에 비추어 비위행위를 한 근로자를 당장 직무에서 배제시켜야 할 만큼 그로 인해 구체적·현실적인 업무상 장애가 발생되고 그러한 상태가 상당한 기간 동안 지속될지 여부를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나 원고는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직장 내 성희롱 관련 문제가 발생할 경우 예외 없이 사전적 조치로서 바로 직위해제를 하고 후속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이 사건 직위해제 당시 참가인의 이 사건 발언으로 인하여 참가인의 업무수행에 장애가 예상되었는지 여부를 고려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나)

이 사건 발언이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더라도 직위해제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는 그 비위행위의 태양 등에 비추어 업무상 장애 발생 가능성 및 지속성을 고려하여야 하는데, 이 사건 발언은 당시 참가인과 신고인의 관계(당시 참가인과 신고인은 함께 근무하는 관계가 아니었고, 참가인이 운행하는 열차에 신고인이 편승한 상태였으며, 편승 중에는 지정된 열차의 객실을 이용하여야 하고 운전실은 관계자 외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발언이 이루어진 횟수 및 시간 등에 비추어 고의성, 반복성, 장기성등을 인정하기 어려워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인다. 원고 감사위원회도 이와 같은 취지에서 참가인에 대하여 견책을 요구하였고, 최종적으로 참가인에게 견책의 징계가 내려졌다.

(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직장 내 성희롱의 피해자가 원하는 경우 분리조치를 반드시 하여야 하는데, 신고인과 참가인이 같은 사업소에서 근무하는 경우 동선이 겹치는 상황을 피하기 어렵고, 징계절차가 진행 중인 참가인이 열차 운행시간에 맞춰서 근무하기 어려우며, 다른 사무소로 이동하여 배치하는 방안 역시 운행 구간이 상이하여 상당 시간의 전입교육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쉽게 고려하기 어려우므로, 직위해제를 할 필요성이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은 1995. 8. 9. 원고에 기관조사로 입사하여 현재는 주로 혼자 승무 업무를 수행하는 '1인 승무조'로 근무하고 있어 부기관사인 신고인과 함께 승무 업무를 수행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이는 점, 원고는 이 사건 직위해제 이전에 이미 2024. 4. 11. 신고인으로부터 고충서류를 접수 받고 참가인과 신고인이 같은 사업소에서 근무하면서도 같은 승무조에 편성되지 않도록 조치하였는바, 반드시 직위해제가 이루어져야만 참가인과 신고인을 분리할 수 있었다고 보이지는 아니하는 점(신고인에 대한 2024. 4. 15. 자 고충상담일지에는 '신고인은 피신고인 이동 등 공간분리를 원함', '신고인 본인은 일근, 사업소 이동, 승무처 근무 등 이동 의사가 없음'이라고 기재되어 있는바, 사업소 이동이나 직위해제 외에도 참가인에 대한 일근, 승무처 근무 등의 분리조치도 가능하였다고 보인다), 참가인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사정만으로는 곧바로 참가인의 근무가 상당 기간 어렵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았을 때 직위해제 외에 비교적 참가인의 불이익이 심하지 아니하면서도 참가인과 신고인을 분리할 수 있는 다른 조치가 불가능하였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라)

원고 보수규정 제10조 제2항에서는 '성희롱으로 직위해제된 자의 보수는 기본급의 50%를 지급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참가인은 이 사건 직위해제 전 약월 620만 원의 임금을 받다가 이 사건 직위해제로 인하여 감액된 기본급인 약 월 210만 원만을 지급받게 되었고 이 사건 직위해제 기간이 약 3개월에 달하여 그 급여 삭감액이 약 총 1,200만 원에 이르렀는바, 참가인이 이 사건 발언으로 인하여 최종적으로 견책의 징계를 받게 된 점을 고려하였을 때 생활상 불이익의 정도가 지나치게 크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19. 12. G노동조합과의 단체협약 부속합의에서 성희롱과 같은 성범죄로 직위해제된 자의 보수를 기본급의 50%로 삭감하기로 정한 것으로 위와 같은 기본급 삭감에 재량권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직장 내 성희롱의 비위행위를 한 자에 대하여 언제나 재량 없이 직위해제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그 비위행위의 태양등에 비추어 업무상 장애 발생 가능성 및 지속성을 고려하여야 함은 앞서 살핀 바와 같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은영(재판장) 배상혁 유은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