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7. 16. 선고 2025구합5570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17. 3. 6. 학교법인 B(이하 'B'이라 한다)이 운영하는 D대학교 간호학과 조교수로 임용되었고, 2022. 3. 1. 부교수로 승진하였으며, 2023. 1. 1. 간호학과 학과장으로 임명되었다.

나.

D대학교 간호학과의 조교수 E은 2024. 7.경 원고가 15건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였다면서 부산지방고용노동청 통영지청에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하였고, 부산지방고용노동청 통영지청은 2025. 2.경 E이 신고한 행위 중 '보직자 회의에서 E에게 폭언을 한 행위', '간호학과 조교들에게 E이 녹음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인정하면서 이를 B에 통지하였다.

다.

B은 2025. 5. 14. '보직자 회의에서의 폭언 행위는 입증자료가 미흡하여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으나, 조교에게 E이 녹음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이하 '이 사건 발언 또는 발언 행위'라 한다)한 행위는 업무상 필요한 행위가 아니고 E의 명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한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견책의 징계처분을 의결하였다.

라.

원고가 위 징계처분에 불복하여 피고에게 교원소청심사청구를 하였고, 피고는 '이 사건 발언 행위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나, E이 원고와 조교 사이의 이메일을 확보하여 원고를 신고하는 근거로 사용하기도 하였으므로 이 사건 발언 행위는 원고가 자신을 방어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점, 이 사건 발언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점, 원고가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견책 처분은 과중하다'는 이유로 B이 한 견책의 징계처분을 불문경고로 변경하는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결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결정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원고는 단 한 차례 F 조교에게 'E이 대화나 통화를 녹음할 수도 있으니 말조심하라'고 말하였을 뿐 다른 조교에게는 그러한 발언을 한 사실이 없고, 이 사건 발언 행위는 원고가 E의 무분별한 신고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하여 부득이하게 한 것으로서 E의 사회적 명예를 훼손하려는 의도가 없었으며, 이 사건 발언의 내용이 E의 사회적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이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

2)

원고가 이 사건 발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이 사건 발언의 내용 등을 고려하면 불문경고는 비위 사실에 비하여 지나치게 무거운 징계처분으로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나.

이 사건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4 내지 6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발언 행위는 E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서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 규정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1)

D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G는 2024. 4. 6. 간호학과 조교 3명과 원고의 이 사건 발언 행위에 관한 면담을 하였고, 위 면담 당시 H는 "원고가 E 교수님에 대해서 저희한테 '녹음을 한다' 그렇게 말씀을 하셔서 솔직히 저희는 E 교수님이 이상한 사람인 줄 알았다. '저분(E)은 녹음하시는 분이구나. 그러면 우리가 조심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었다"고 진술하였고, I은 "(원고가) 항상 회의 같은 거 하고 오시면 '선생님들 말조심하세요'라고 저희 입단속을 시키셨다"라고 진술하였으며, F은 "원고가 H 선생님에게그렇게 말씀을 하셔서 저희가 전달을 받았고, 그 뒤에 학과사무실에 찾아오셔서 'E이 녹음을 하니 말을 조심하라'고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G와 면담한 간호학과 조교 3명은 비교적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관련자들로서 원고에게만 불리한 발언을 할 특별한 동기를 찾기 어렵고 상호간의 진술에 모순점이나 경험칙에 어긋나는 내용도 찾기 어려우므로 신빙할 수 있다. 간호학과 조교 3명의 위와 같은 공통된 진술에 의하면 원고가위 조교들에게 개별적으로 및 위 조교들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여러 차례 이 사건 발언을 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갑 제8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위 증거들은 원고와 I 사이의 대화 녹취록 및 I의 진술서로서 작성 경위가 분명하지 않고, 그 내용을 보더라도 앞서 인정한 사실과 배치된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F에게만 1회 이 사건 발언을 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F은 'H로부터 이 사건 발언을 전달받았고 그 이후 조교들이 다 같이 있는 자리에서도 원고가 이 사건 발언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원고의 위 주장은 믿기 어렵다.

2)

원고는, 이 사건 발언의 내용 자체는 E의 사회적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으로 볼 수 없고, 조교들이 스스로의 경험 등에 의하여 이 사건 발언을 'E이 이상한 사람이다'는 내용으로 받아들였을 뿐이므로, 이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① 어떠한 발언이 갖는 함의는 발언을 이루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뿐만 아니라 그 발언이 이루어진 상황, 화자와 청자의 관계, 발언의 목적, 평균적인 일반인의 인식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는바, 일반적인 사회통념상 직장 내에서 특정인을 지목하여 '대화를 녹음할 수 있으니 말을 조심하라'고 하는 것은 단순히 녹음 가능성을 알리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목된 상대방을 신뢰하기 어려운 사람 또는 언제든 자신의 발언을 문제 삼을 수 있는 사람으로 인식시키고 그와의 대화를 경계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큰 점, ② 학과장인 원고와 조교 사이의 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원고로부터 이 사건 발언을 들은 조교들로서는 이를 단순히 원고의 개인적인 의견이 아니라 간호학과 운영 책임자로서의 경고 또는 향후의 행동지침에 준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은 점(원고의 주장과 달리 이 사건 발언이 3명의 조교들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이루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③ 대학의 조교는 교수를 도와 수업 준비를 할 뿐만 아니라 학생과 교수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교수의 업무수행에 있어 조교와의 신뢰 형성이 중요한 점, ④ 원고가 이 사건 발언을 한 조교들은 원고에게 전속한 조교가 아니라 간호학과의 다른 교수들과도 업무를 하고 있는데, 이 사건 발언의 결과 위 조교들이 E과의 대화나 접촉을 자제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E이 조직 내에서 고립되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발언 행위는 E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

3)

원고가 이 사건 발언을 하기 전부터 원고와 E 사이에 분쟁이 있었고, E이 원고의 비위 행위 관련 증거를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조교와 접촉하여 이메일을 요구하기도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가 이 사건 발언을 하게 된 것은 향후 예상되는 분쟁에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측면이 있었다고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E이 조교들과의 대화를 녹음할 수 있다고 원고가 우려하거나 이러한 우려를 조교들에게 전달할 만한 합리적이고 충분한 근거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운바, 원고가 조교들에게 E을 지목하여 "대화를 녹음할 수 있으니 말을 조심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는 것이 정당화된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발언 행위는 직장 내의 다른 구성원들에게 E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형성시켜 E의 정상적인 직장생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로서 사회통념에 비추어 업무상 필요성이나 상당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 즉 ① 원고가 재량권 일탈·남용에 관하여 주장하는 사정은 모두 피고가 이 사건 결정을 함에 있어 충분히 고려된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라 피고는 원래의 징계처분인'견책'을 '불문경고'로 변경한 점, ② 이 사건 결정에 따른 '불문경고'는 원래의 징계처분인 '견책'보다 더 가벼운 것으로 사립학교법령 및 교육공무원 징계령 등에는 규정되어 있지 않은 매우 낮은 수위의 징계처분인 점(사립학교법이 규정하고 있는 가장 낮은 수준의 징계는 견책으로, 사립학교법 제61조 제6항은 견책에 대하여 '전과에 대하여 훈계하고 뉘우치게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결정에 따라 원고에게 불문경고 처분을 하는 것이 인정되는 비위사실에 비하여 현저하게 무거워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호성호(재판장) 강상우 이슬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