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해고의 정당성 여부
인정 사실
을 제1, 2, 8, 9, 12, 17, 19, 22, 25 내지 36, 41, 43, 63호증의 각 1, 2, 을 제1, 6, 10, 11, 13, 18, 20, 21, 42, 58 내지 60호증, 을 제3, 14, 16호증의 각 1 내지 4, 을 제4, 5호증의 각 1, 2, 3, 을 제7호증의 1 내지 5, 을 제24호증의 1 내지 5, 을 제47호증의 1 내지 12의 각 기재와 증인 유석종, 유완선, 송병록의 각 증언(단, 을 제42, 58, 59호증, 을 제43호증의 1, 2의 각 일부 기재와 위 각 증인의 각 일부 증언 중 뒤에서 믿지 않는 부분 각 제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을 제42, 58, 59호증, 을 제43호증의 1, 2의 각 일부기재와 위 각 증인의 각 일부 증언은 각 믿지 아니하며 달리 반증이 없다.
참가인 회사는 국내외의 철강회사로부터 원재료를 구입하여 자동차용 스프링, 시트 등 자동차 부품을 제작하여 기아, 아시아, 대우, 현대 등 국내의 자동차 제조업체에 판매하는 회사로서 서울의 본사와 인천 등 7개 공장에 상시 근로자 약 1,900명을 고용하고 있는 자본금 300억원의
상장회사이다.
참가인 회사는 1946년에 설립된 이래 꾸준한 성장을 계속하여 1996년까지는 계속 흑자규모가 증가하여 1996년의 경상수지이익이 45억원에 달하였는데, 1997년부터 국내의 전반적인 경제상태가 악화되고 1997.7월경 매출액의 15% 정도를 구입하는 기아자동차, 아시아자동차의 부도로 인하여 참가인 회사의 자금사정이 악화되기 시작하였고, 1997년 말경 IMF 관리체제 이후 환율상승으로 인한 원자재 구입비용 상승과 환차손으로 인하여 참가인 회사의 경영은 더욱 악화되었다.
참가인 회사는 이와 같은 매출감소, 환율상승 등으로 인한 경영악화로 1997년에는 12억원 정도의 적자를 보게 되었으나, 참가인 회사의 주식가격 폭락을 방지하기 위하여 연말 상여금 이월처리, 외환평가손실비용의 이연자산계정처리, 감가상각비의 일괄 회계처리 등의 방법으로 회계
장부상 12억원 정도의 흑자를 본 것으로 회계처리를 하였고, 이에 따라 참가인 회사는 주주에게 이익배당을 하고 근로자들에게도 1인당 20만원씩의 성과금을 지급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1998년 이후 경영상태가 한층 더 악화되어1998.6월 말 현재 112억원 정도의 순손실이 발생하였고, 그 이후에도 계속되는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참가인 회사는 1997.8.7 신속하고 유연한 의사결정체계를 구축하고 업무처리 효율향상 및 조직간소화를 위하여 대리 이상의 직책을 가진 사원의 구성비율이 타업체에 비하여 아주 높은 기존의 부·과 제도를 폐지하고 팀·담당제로 조직을 개편하기로 하여 서울 본사와 오류동, 부평,
천안공장의 회사조직을 개편한 바 있고, 이어서 같은 해 9.2에도 창원, 인천, 주안공장의 조직개편을 한 바 있으며, 그 이후 1998.1.19과 같은 해 2.3 및 같은 해 4.9에 걸쳐 참가인 회사의 조직을 위와 같은 내용으로 모두 개편하였다.
1997년 중 참가인 회사에서는 155명(사무직 100명, 기능직 55명)이 퇴사하였음에 반하여 18명만이 신규채용되었고, 부사장 2명과 이사 3명이 퇴사하였으며, 임원 및 상임고문의 보수를 동결하고, 1998.4월경 기능직 사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신청을 받아 220명의 기능직 사원을 감축하였다. 그리고 참가인 회사는 매출액 감소에 따라 1997.12.26부터 같은 달 31일까지 휴업을 실시하였고, 1998년 이후에도 부분적인 휴업을 수시로 실시하고 있으며, 1998.2월부터 같은 해 5월 사이에 회사 소유의 아파트 8세대를 매각하는 한편 그 외에도 시화공장, 오류동공장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참가인 회사는 회사차량 운전수당 등 각종 수당을 폐지하고 각종 사무용품 등의 절감운동을 전개하였고, 1998년도 승진대상자 145명에 대한 승진을 보류하는 등 각종 경비절감을 위한 조치를 시행하여 왔다.
참가인 회사는 1997.12.16과 같은 해 12.26 두차례에 걸쳐 노동조합과의 노사협의회를 통하여 참가인 회사의 어려운 경영사정 등을 알리고 위와 같은 경비절감 방안 등을 홍보하고 근로자들의 협조를 요청하여 왔으며, 위 12.26의 노사협의회에서는 사무직 근로자들의 일괄사직서 제출
에 관한 사항을 노동조합측에 통보한 바 있으나, 위 노사협의회에서는 사직서 제출자에 대한 수리기준을 협의하거나 그 내용을 통보한 바 없고, 아래 (자)에서 보는 바와 같이 1997.12.27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 등 8명의 고위직 임원만이 참석한 비상경영위원회에서 그 선별기준을 결정하여 이에 따라 60명을 수리 대상자로 확정한 후 공장장 등 각 부서장으로 하여금 사표수리사실을 통보하게 하였다.
참가인 회사와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 제4조에 의하면, 1994년부터 참가인 회사의 신규입사자는 입사와 동시에 당연히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되는 이른바 유니온숍 제도를 두고 있고, 다만 대리급 이상의 근로자와 총무, 인사, 노무, 경리, 수금, 회계, 원가, 전산, 기획담당 근로자, 본사 및 연구실 근무자, 별정직(영양사, 간호사 등), 여사원 등에 대하여는 그 적용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1997년도에 참가인 회사의 사무직 근로자들 457명 중 23명만이 노동조합원일 뿐이고 나머지 대부분의 사무직 근로자들은 비조합원이며, 원고들을 비롯한 사직서 수리 대상자 60명은 모두 비조합원으로서 그 중 대리급 이상 근로자와 여사원은 모두 52명(부장 5명, 차장 9명, 과장 14명, 대리 11명, 여사원 13명)이었다.
참가인 회사의 사무직 근로자들이 사직서를 일괄 제출한 후인 1997.12.27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 등 8명으로 구성된 경영진들은 본사 회의실에서 비상경영위원회를 개최하여 `① 인사고과 D등급 사원(유급자), ② 현직 부적합 사원, ③ 근무태도 불량 사원, ④ 관리자 자질부족 사원'을 사직서 수리대상자 선정기준으로 결정하고 위 기준에 해당하는 71명의 근로자 중 60명을 최종 사직서 수리 대상자로 확정하였다. 원고 배정호(과장), 김영철(과장), 송두범(과장)은 인사고과가 각 B등급이었고, 원고 노형철(과장), 오필재(과장), 김영식(차장), 최병수(과장), 박용환(대리)은 각 C등급이었으며, 원고 박대순(사원), 강희섭(사원), 최광윤(대리), 김낙균(대리)은 각 D등급이었고, 원고들은 모두 현직 부적합 판정 또는 관리자로서의 자질부족 등 각 소속부서장 또는 공장장의 종합의견이 반영되어 사직서 수리 대상자로 선정되었다.
사직서 수리 대상자로 확정된 위 60명은 1997.12월 말경 각 소속 부서장 또는 공장장으로부터 구두로 사직서 수리사실을 통보받은 후, 1998.1.15경까지 근무하였으며, 같은 해 2월경 참가인 회사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았다.
판 단
기업이 경영상의 필요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는 이른바 정리해고가 정당하다고 하려면, 그것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에 기한 것인지 여부, 사용자가 해고회피를 위하여 상당한 노력을 하였는지 여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의하여 해고대상자를 선정하였는지 여부, 근로자측과의 성실한 협의를 거쳤는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전체적,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당해 해고가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지닌 것으로 인정될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7.9.5 선고 96누8031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참가인 회사가 원고들의 사직서를 수리함으로서 원고들을 해고한 것이 정당한 정리해고로서의 요건을 갖추었는지에 관하여 본다.
참가인 회사가 1997년부터 국내의 전반적인 경제상태의 악화와 1997.7월경 기아자동차, 아시아자동차의 부도로 인하여 자금사정이 악화되기 시작하였고, 1997년 말경 환율상승으로 인한 원자재 구입비용 상승과 환차손으로 인하여 경영은 더욱 악화되었고, 그로 인하여 1997년에는 실질적으로 적자를 보게 되었으며, 1998년 이후 경영상태가 한층 더 악화되고, 그 이후에도 계속되는 적자가 예상된 점에 비추어 보면, 비록 1997년 상반기까지는 계속된 흑자경영으로 많은 순이익을 얻어 왔고, 1997년에도 회계장부상 12억원 정도의 경상수지 이익을 본 것으로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참가인 회사로서는 잉여인원을 감축하여야 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할 것이다.
그러나 참가인 회사가 1997.8월경부터 기존의 조직체계를 위와 같이 팀·담당제로 개편한 것은 회사 조직의 효율적 운영과 조직간소화를 위한 것으로서 그러한 조직개편으로 잉여인력이 발생한 것은 아니고, 의사결정과정의 단순화를 목적으로 한 것일 뿐 장차 있게 될 정리해고를 회피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보기 어렵고, 그 밖에 참가인 회사가 기능직 사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신청을 받아 220명의 기능직 사원을 감축하고, 1997.12.26부터 수시로 휴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1998.2월부터 회사 소유의 자산을 매각한 것 등은 모두 이 사건 정리해고 이후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역시 이 사건 정리해고 회피노력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그 외에 참가인 회사의 경비절감 조치, 신규채용 억제 등의 사유만으로는 참가인 회사가 1997년 상반기까지는 계속 증가된 순이익을 창출하였고 1997년 하반기에 와서야 비로소 경영이 악화되어 이 사건 정리해고 당시에는 향후의 경영상 어려움이 예견될 뿐이었던 상황이었던 점에 비추어, 참가인 회사가 경영상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하여 정리해고 외에 생산직 근로자와 사무관리직 근로자의 교류, 직제조정 등 회사측으로서 실현 가능한 경영상의 모든 조치를 강구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그러한 노력만으로는 경영상의 곤란을 극복할 수 없었거나, 정리해고 이외의 다른 경영상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기대하기 곤란한 사정이 있어 부득이 정리해고를 할 수 밖에 없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사직서 수리대상자로 확정된 근로자들 중에는 인사고과가 B 또는 C등급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소속 부서장 또는 공장장의 종합의견에 의하여 현직 부적합 판정 또는 관리자로서의 자질부족 등을 이유로 해고된 근로자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는 바, 인사고과의 기준 외에 그러한 부서장 등의 종합의견이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의하여 판정되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데다가, 참가인 회사가 결정한 위 사직서 수리기준은 근로자 대표와 사이에 협의를 거치지도 아니한 채 주로 회사측의 경영상의 이해관계만을 고려하여 결정되었을 뿐이고, 당해 근로자들의 연령, 가족관계, 근속년수, 재산관계, 재취업의 가능성, 건강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이라고 볼 수도 없다.
그리고 비록 참가인 회사가 이 사건 정리해고 이전에 노동조합과의 노사협의회를 통하여 참가인 회사의 경영사정 등을 알리고 근로자들의 협조를 요청하여 왔으며 이 사건 사무직 근로자들에 대한 정리해고 방침을 노동조합측에 통보한 적이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그 정리해고의 기준과 정리해고 대상자의 보호대책 등에 관하여 노동조합과 실질적인 협의를 거쳤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더구나 참가인 회사의 사무직 근로자는 상당수가 유니온숍의 적용에서 제외되어 그 중 극히 일부인 23명만이 노동조합원인 데다가 이 사건 정리해고 대상자의 대부분은 비조합원인 사무직 또는 관리직 근로자이고, 실제 해고된 사람들은 모두 비조합원이었으므로, 참가인 회사의 노동조합이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정리해고의 대상자가 모두 비조합원인 이상, 참가인 회사로서는 사무직에 대한 정리해고에 앞서 그 대상자들을 대표할 수 있는 자와 사직서의 수리기준 내지 해고 대상자 선정기준 또는 해고대상자에 대한 보호대책 등에 관하여 협의를 거쳤어야 함이 상당함에도, 그나마 노동조합과 사직서 수리기준조차 협의함이 없이 단지 참가인 회사가 노동조합에 정리해고 예정, 즉 일괄사직서 접수를 통보한 것만으로는 정리해고의 사전통보 및 협의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정리해고는 그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는 있었다고 할 것이나, 참가인 회사가 그 경영상 필요의 긴박성의 정도에 상응하는 해고회피의 노력을 다하였다고 볼 수 없고, 해고 대상자 선별기준의 합리성·공정성 및 근로자 대표와의 사전협의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결국 정리해고로서의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지닌 것이라고 볼 수 없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정리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음을 전제로 한 피고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구욱서(재판장), 여남구, 홍성준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