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사망원인이 된 위암이 업무로 인한 과로와 스트레스 그리고 불규칙한 식사 등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자연적인 경과 이상으로 급격히 진행됨으로써 악화된 것이라면 업무상재해에 해당된다 ( 1999.04.22, 서울행법 98구 2125 )
[요 지] 망인은 만성위축성위염 진단을 받은 이후에도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채 인천발전소 증설과 관련된 업무수행 과정에서 잦은 시간외 근무와 휴일근무를 하느라 과로한 데다가 현장파견근무로 인해 식사가 불규칙하고 인스턴트 식품을 과다 섭취함으로써 그로 인하여 만성위축성 위염이 상당히 악화되었다고 보여지고 과로와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사 등은 만성위축성위염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위암의 전구단계인 장화생, 이형성 등으로의 진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망인의 사망원인이 된 위암은 망인의 업무로 인한 과로나 스트레스 그리고 불규칙한 식사 등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유발되었거나 자연적인 경과 이상으로 급격히 진행됨으로써 악화된 것이라고 추정할 수 밖에 없다할 것이다.
* 사건 / 1999.4.22 선고, 서울행법 제12부 98구2125 유족보상금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 원고 / 최영옥,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진국
* 피고 /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방극윤
소송수행자 정동수, 정상훈, 김광주, 손지은, 이정범
* 변론종결 / 1999.3.18
[주 문]
피고가 1997.6.27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보상일시금및장의비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처분의 경위
[채택증거 : 갑1, 2, 갑3의 1, 2, 갑11, 12]
원고의 남편인 소외 권혁락 (이하 `망인'이라 한다)
1989.7.1 소외 한화에너지 주식회사(이하 `소외회사'라 한다)에 전기 분야 담당자로 입사
1995.3월경 인천발전소 증설현장 전기담당책임자로 파견근무
1996.11.15 위암복막전이로 사망
원고, 1997.6월경 이 사건 유족급여 등 청구
피고, 1997.6.27 이 사건 부지급 처분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인정사실
[채택증거 : 위 각 증거 갑5, 8, 9, 13의 1, 2, 을 3, 6, 증인 공명국, 대한의사협회장 및 서울대학교병원장에 대한 각 감정촉탁(각 일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부속 구로병원장 및 변흥열 내과의원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 변론의 전취지]
망인의 업무내용, 근무환경 등
망인은 1994.9월경 인천발전소 증설을 위해 발족된 복합화력팀의 전기담당과장으로 임명되어 서울 본사에서 근무하다가 1995.3월경부터 사망 당시까지 인천발전소 건설현장에서 전기담당책임자로 소외 공명국과 한팀을 이루어 외부 설계용역회사와 설비제작회가 작성한 송변전시설의 설계도면을 검토, 수정하여 도면을 완성한 후 이를 토대로 외부 건설회사의 건설공사를 감독하는 업무와 전기안전공사로부터 발전소 전기시설의 사용승인검사를 받는 업무를 담당하였다.
망인은 08:00경부터 평일은 19:00까지, 토요일은 15:00까지 근무하여 매일 2시간 정도의 시간 외 근무를 하였고 1단계 증설공사 완료를 앞둔 1995.4월경부터 6월경 사이와 2단계 증설공사 완료를 앞둔 1996.4월경부터 1996.6월경 사이에는 업무량이 늘어나 21:00까지 야간근무를 하였으며 공휴일이나 토요 격주휴무일에도 공명국과 교대로 출근하여 업무를 수행하였다.
망인은 아침 일찍 출근해야 하는 관계로 종종 아침 식사를 거르고 출근한 적이 있었고 늦게까지 야근하는 때에도 현장인근에 식당이 없는 관계로 자주 사무실에 비치된 컵라면으로 식사를 대용하곤 하였으며, 주량은 소주 2홉들이 1병 정도로 한달에 2∼3회 정도 공사현장 작업자들과 술을 곁들인 회식을 하였고 평소 담배를 즐겨 1일 2갑 정도를 피웠다.
망인의 건강상태와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경과
망인은 1956.6.2생으로 평소 특별한 질병이 없이 건강상태는 양호한 편이었는데 1995.6월경 속이 쓰리고 소화가 잘 되지 않는 등 이상증세를 느껴 같은 해 7.25 부천시 소재 변흥열 내과의원에 내원하여 진찰 결과 위염진단을 받고 같은 해 12.4까지 팀장의 양해하에 오전 또는 오후 근무만 한 채 8회에 걸쳐 통원치료를 받아 그 무렵 증세가 다소 호전되었다.
망인은 1996.4월경 전기안전공사로부터 발전소 전기시설의 사용승인을 받기 위한 준비작업을 하던 중 다시 상복부 통증, 구토 증세를 느껴 같은 달 27일 위 변흥열 내과의원에서 진찰을 받은 결과 만성미란성, 위축성위염 진단을 받고 같은 해 6.16까지 4회에 걸쳐 팀장의 양해하에 통원치료를 계속하였으나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같은 달 18일 고려대학교 의과대학부속 구로병원에 입원하여 정밀진단을 받았는데 그 결과 암세포가 위 조직을 넘어 복막으로까지 전이된 4기 위암이 발병하여 이미 수술적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임이 밝혀져 그 후 지속적인 항암치료를 시행받았으나 결국 같은 해 11.15 위암, 위암복막전이를 원인으로 사망하였다.
만성미란성·위축성위염과 위암 등
만성미란성위염은 음주, 진통소염제의 과다투약 등을 원인으로 위조직 내에 중앙부가 함몰된 매우 작은(수mm 정도) 결절이 산재됨으로써 만성적인 염증 소견을 보이는 상태를 뜻하며, 만성위축성위염은 에이치 파이로이(H. pylori)라는 세균감염을 주원인으로 하여 염증의 정도가 위선 부위까지 파급된 것을 의미하는데 그 전형적인 임상증세로는 상복부 통증, 소화불량, 구토, 위출혈 등을 들 수 있다.
위암의 발병원인은 현대의학상 명확하게 규명되고 있지 않으나 일반적으로 유전적 요인과 식생활을 중심으로 한 환경적 요인이 암세포 발생에 주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는데 특히 만성위축성위염에 걸린 환자의 경우 위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와 관련하여 최근 만성위축성위염이 장기간 지속되면 장화생(정상 위조직이 아닌 소장, 대장 조직이 위에 발생하는 것)이 유발되며 여기에 암세포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환경적 요인이 가미될 경우 이형성(dysplasia, 병리학적 의미에서 성숙세포의 형상, 크기, 구성 등의 변화)이라는 전구 단계를 거쳐 암으로 발전한다는 의학적 보고가 있다.
과로와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사와 인스턴트 식품의 과다 섭취는 만성위축성위염을 비롯한 모든 위염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며 만성위축성위염의 장화생, 이형성 등으로의 진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몸의 면역기능이 저하됨에 따라 암을 유발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현대 의학수준상 과로와 스트레스 등이 암의 직접적인 유발·악화 요인이 되는지, 과로와 스트레스 등으로 만성위축성위염이 악화되는 경우 그것만으로 위암으로 발전될 수 있는지에 관하여는 완전히 규명되어 있지 않다.
판 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소정의 업무상 질병 및 그로 인한 사망으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업무와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할 것이지만, 이 경우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다고 하더라도 직무상의 과로와 스트레스 등이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과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자연적인 경과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시켰다면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한편 업무와 질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위 인정사실에 의할 때 비록 망인은 현대 의학수준상 그 발병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어 있지 아니한 위암을 원인으로 사망하기는 하였지만, ① 망인의 기존 질환인 만성위축성위염은 위암의 주된 발병원인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만성위축성위염이 악화될 경우 장화생, 이형성 등의 단계를 거쳐 위암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과에 관하여는 의학상 나름대로 밝혀져있는 점, ② 망인은 만성위축성위염 진단을 받은 이후에도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채 인천발전소 증설과 관련된 업무수행과정에서 잦은 시간 외 근무와 휴일근무를 하느라 과로한 데다가 현장파견근무로 인해 식사가 불규칙하고 인스턴트 식품을 과다 섭취함으로써 그로 인하여 만성위축성 위염이 상당히 악화되었다고 보여지는 점, ③ 과로와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사 등은 만성위축성위염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위암의 전구단계인 장화생, 이형성 등으로의 진행에 영향을 미칠수 있는 점, ④ 만성위축성위염에 이환된 경우 신체의 면역기능이 저하됨에 따라 위암이 발생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의 사망원인이 된 위암은 망인의 업무로 인한 과로나 스트레스 그리고 불규칙한 식사 등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기존 질환인 만성미란성, 위축성위염과 겹쳐 유발되었거나 자연적인 경과 이상으로 급격히 진행됨으로써 악화된 것이라고 추정할 수 밖
에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망인의 사망은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부지급처분은 위법하다 할 것이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백윤기(재판장), 박성수, 김민기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