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1999. 1. 29. 선고 98구22846 판결

판결요지

원고는 김승철이 체불된 임금의 지급을 요구하며 작업을 거부하였기 때문에 1998.5.4 김승철을 퇴직시켰다가, 같은 달 9일 재취업시키지 않았을 뿐, 같은 달 9일 김승철을 해고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작업거부의 사유는 취업규칙 제47조에서 규정하는 퇴직사유 중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아니하기 때문에 이는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제한을 받는 해고로서 이율되어야 하므로, 김승철이 같은 달 4일 퇴직처리되었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 사건 / 1999.1.29 선고 서울행정법원 제3부 98구22846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고 / 정림토건 주식회사 대표이사 정 호

* 피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노태근

* 변론종결 / 1998.12.18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1998.9.25 원고와 김승철 사이의 98부해314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다음과 같은 사실은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김승철은 1997.12.24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원고가 시공하는 서울 지하철 6-5공구 공사현장에서 덤프트럭 운전기사로 근무하던 중, 1998.5.11 원고회사로부터 같은 달 9일자로 부당해고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1998.6.26 원고가 부당해고된 것으로 인정하고 `원고회사는 김승철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김승철이 계속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판정을 하였고(같은 해 7.6 원고에게 송달됨), 이에 원고회사가 불복하여 같은 달 15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같은 해 9.25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1)

원고가 시공하는 서울 지하철 6-5공구 공사현장의 중장비 기사 15명은 1998.4.30부터 체불된 1개월분의 월급의 지급을 요구하며 사전예고 없이 파업을 하였는데, 원고가 중장비 기사들의 행위는 불법이므로 같은 해 5.4까지 공사현장에 복귀하지 않으면 전원 퇴직처리하겠다고 통보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김승철을 비롯한 모든 중장비 기사들은 공사현장에 복귀하지 않았으므로, 원고는 같은 해 5.4 파업 중인 중장비 기사 전원을 퇴직처리하였다.

(2)

원고는 퇴직된 중장비 기사 15명 중 재취업을 원하는 7명에 대하여는 같은 해 5.9부터 신규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원고는 같은 달 5일부터 같은 달 8일까지 공사현장에 잔류하지 않았고, 원고에게 재취업하겠다는 의사도 표명하지 않았으므로 원고에 대하여는 재취업시키지 않았다.

(3)

따라서 김승철은 같은 달 9일 원고로부터 해고당한 것이 아니라, 같은 달 4일 퇴직처리되었을 뿐 해고당한 것이 아니고, 가사 원고가 같은 달 9일 김승철을 해고한 것으로 보더라도, 원고는 김승철이 불과 한달 정도 임금이 체불된 것을 기화로 사전예고 없이 파업을 일으키고, 무단결근한 책임을 물어 해고한 것으로서 이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 규정된 정당한 이유에 해당하므로, 결국 같은 취지의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피고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앞서 본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을 제3 내지 5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문기복, 김인식, 김승철의 각 일부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듯한 위 각 증인들의 각 일부증언은 믿지 아니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

(1)

원고의 취업규칙은 퇴직 및 해고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가)

퇴직에 관하여, 취업규칙 제47조 본문은 `종업원이 다음 사유에 해당할 때는 퇴직시킨다'라고 규정하면서, 제1호에서 `퇴직을 원할 때', 제2호에서 `사망하였을 때', 제3호에서 `근로계약이 만료하여 계약갱신이 되지 아니하였을 때', 제4호에서 `정년 연령이 되었을 때', 제5호에서 `종업원의 채용 결격사유가 입사 후 발견되거나 발생한 때'를 규정하면서 `단, 회사가 필요로 할 때는 예외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위 단서 규정은 회사가 종업원의 계속 근무를 필요로 할 때에는 퇴직사유에도 불구하고 퇴직시키지 않는다는 취지로 보인다).

(나)

해고에 관하여, 취업규칙 제51조는 `회사는 적당한 사유 없이 종업원을 해고, 정직, 전직, 감봉 기타 징벌을 행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제52조 본문에서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제51조에 의거한 징계조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제1호에서 제17호까지의 사유를 열거하고 있는데, 그 중 제3호에서 `계속하여 7일 이상 무단결근한 자'를 들고 있다.

(2)

김승철은 김인식, 이능주 등과 함께 1998.5.2 오후 원고 회사 현장소장인 문기복의 지시로 태릉수해복구공사현장에서 작업을 하고 복귀한 후, 원고의 당초 약속과는 달리 체불임금(같은 해 3월분 및 4월분)이 지급되지 않게 되자, 그 지급을 요구하며 다른 중장비 기사들과 함께 작업거부를 하였다.

(3)

현장소장인 문기복은 중장비 기사들에게 같은 달 4일까지 현업에 복귀하지 않으면 사직처리 한다고 통보하였으나, 중장비 기사들의 작업거부는 같은 달 4일까지 계속되었다. 하지만 어린이날로서 공휴일인 같은 달 5일이 경과한 후 같은 달 6일 약 10명의 중장비 기사들은 원고회사에 찾아가 일을 하게 해달라고 요청하였고, 같은 달 7일 김승철을 비롯한 중장비 기사 15명은 현장소장인 문기복을 찾아가 다시 일을 하게 해달라고 요청하였으며, 현장소장으로부터 사장님과 협의가 잘 되었으니 작업재개를 위하여 대기하라는 취지의 말을 듣고 작업재개를 준비하였다.

(4)

한편 당시 위 공사현장의 덤프트럭은 4대이고, 운전기사는 김승철, 김인식을 비롯한 6명으로서 이틀 일하고 하루 쉬는 방법으로 작업을 해오고 있었는데, 마침 같은 달 8일은 김승철이 쉬는 날이었기 때문에 운전기사 중 선임인 김인식은 김승철에게 같은 달 8일에는 쉬고, 같은 달 9일부터 출근하라고 지시하였다.

(5)

김승철은 같은 달 9일 공사현장에 출근하였으나, 문기복으로부터 일을 그만두라는 통고를 받았다.

다.

판 단

(1)

우선 원고가 김승철을 퇴직처리하였을 뿐, 해고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관하여 살펴본다.

(가)

사용자가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 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 한 경우, 그 당연퇴직 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 소멸사유로 보여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따른 당연퇴직은 근로기준법 제27조 소정의 제한을 받는 해고라고 보아야 하므로, 이와 같이 당연퇴직을 해고로 보는 이상에 퇴직처분 등 근로관계를 종료시킨다는 사용자의 의사표시가 있어야만 비로소 근로관계가 종료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7.2.14 선고 96다43904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을 보건대, 원고는 김승철이 체불된 임금의 지급을 요구하며 작업을 거부하였기 때문에 1998.5.4 김승철을 퇴직시켰다가, 같은 달 9일 재취업시키지 않았을 뿐, 같은 달 9일 김승철을 해고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작업거부의 사유는 취업규칙 제47조에서 규정하는 퇴직사유 중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아니하기 때문에 이는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제한을 받는 해고로서 의율되어야 하므로, 김승철이 같은 달 4일 퇴직처리되었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이를 해고로 본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회사의 현장소장이 같은 달 4일까지 현업에 복귀하지 않으면 사직처리한다고 구두로 통한 것만으로는 원고와 김승철 사이의 근로관계를 종료시킨다는 원고의 의사표시가 있다고 보기에 부족할 뿐만 아니라 임금체불을 이유로 2, 3일 작업거부를 하였다고 아무런 징계절차 없이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 의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고, 이 점에서도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으므로, 결국 원고는 같은 달 9일 김승철을 작업거부, 무단결근 등을 이유로 해고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2)

나아가, 원고가 같은 달 9일 김승철을 해고한 것이 정당한 이유 있는 해고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본다.

(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서 근로자에 대한 징계사유가 제한적으로 열거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와 같이 열거되어 있는 사유 이외의 사유로는 징계할 수 없고(대법원 1994.12.27 선고 93다52525 판결 등 참조), 또한 취업규칙 등의 징계해고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라도, 이에 따라 이루어진 해고처분이 당연히 정당한 것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8.11.10 선고 97누18189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을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취업규칙 제52조 제3호는 `계속하여 7일 이상 무단결근한 자'에 대하여 해고 등 징계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원고가 작업을 하지 않은 것은 같은 달 2일 오후부터 같은 달 8일까지의 기간으로서 6일에 불과한 점, 더구나 그 중 같은 달 2일은 이미 출근하여 수해복구작업지원 등 상당한 작업을 한 상태이고, 같은 달 5일은 어린이날로서 공휴일이며, 같은 달 8일은 덤프트럭 운전기사의 순환근무방법에 따라 정당하게 결근한 것으로서 이를 무단결근으로 볼 수 없는 점, 또한 김승철을 비롯한 중장비 기사들이 작업을 거부하게 된 경위는 원고의 임금체불에 기인한 것으로서 그 동기에 있어서 참작할 바가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김승철의 행위는 취업규칙에 열거된 해고사유에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김승철의 행위가 근로자로서의 기본적 의무의 하나인 근로제공의무를 저버리고 원고회사 내의 기업질서나 직장규율을 극도로 문란케 하는 행위로서 원고회사와 김승철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를 지속케 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될 정도의 중대한 귀책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므로, 결국 원고가 김승철을 해고한 것은 해고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행하여진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구욱서(재판장), 여남구, 김성진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