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회사가 들고 있는 징계사유 중 회사에 대한 폭언과 엔진 손괴는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를 해고사유로 삼을 수는 없다. 하지만 수개의 해고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인정되는 나머지 해고사유만으로도 당해 해고처분이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해고처분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원고는 지시명령거부, 운행질서 문란 및 이로 인한 수입금 감소, 배차지시 거부 및 무단결근 등만으로도 이미 형식적으로는 단체협약 해고사유에 해당한다.
* 사 건 / 2000.4.25 선고, 서울행법 제13부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남대식,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덕수합동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김기중, 도재형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이미경
* 피고보조참가인 / 광남자동차 주식회사 대표이사 이진항, 소송대리인 변호사 강성래
* 변 론 종 결 / 2000.4.4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이 사건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1993.9.18 피고보조참가인 회사에 입사한 이래 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여 왔다. 피고보조참가인은 1998.3.3 징계위원회의 해고결정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가) 1996.12.7 좌석버스 운행 중 수입금 부정행위를 확인하고자 하는 피고보조참가인의 하차지시에 불응하고 3시간 20분 가량 좌석버스를 임의 운행한 점(지시명령 거부), (나) 1997.1월∼4월까지 사이에 10회의 결행, 18회의 조기도착 등 운행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이로 인하여 운행수입금을 감소시킨 점(운행질서 문란 및 이로 인한 수입금 감소), (다) 1997.5.11자 배차이동지시를 거부하고 같은 해 5.17까지 무단결근한 점(배차이동지시 거부 및 무단결근), (라) 평소 동료 사원들에게 피고보조참가인 회사와 사장에 대하여 폭언을 한 점(회사에 대한 폭언), (마) 1998.2.19 버스의 무리한 운행으로 엔진을 파손시켜 495만원의 손해를 가한 점(엔진 손괴)을 징계사유로 들어 징계해고하였다.
원고는 1998.4.8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같은 해 6.8 그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같은 해 6.2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같은 해 10.8 원고의 재심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는 피고보조참가인이 들고 있는 징계사유들이 인정되지 않는 것이거나 일부 인정된다 하더라도 원고를 징계해고할 만큼 중대한 것이 아니므로, 그 징계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없고, 따라서 원고의 구제명령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피고보조참가인은 그 징계사유들이 모두 인정되는 등 그 징계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아래에서는 피고보조참가인이 들고 있는 징계사유들이 인정되는지 여부를 징계사유별로 살펴보고 이어 인정되는 징계사유 등을 기초로 그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는지 여부 등을 차례로 살펴본다.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사실 인정
갑22호증, 갑23호증, 을5호증의 1 내지 13, 을6호증의 1, 2, 을8호증, 을9호증의 1, 2, 을10호증, 을11호증의 1 내지 7, 을12호증, 을23호증의 1 내지 8, 을24호증의 1 내지 7의 각 기재, 증인 이득원, 복종규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합쳐 보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갑13호증의 1 내지 3, 갑16호증, 갑27호증, 갑31호증의 각 기재, 증인 노경재, 신문식의 각 증언은 믿기 어렵거나 다음 사실 인정을 뒤집기에는 부족한 증거들이다.
지시명령 거부
원고는 대구70자1070호 좌석버스를 배차받아 운행 중이던 1996.12.7 12:10경 피고보조참가인 회사의 상무 이열남 등이 “원고의 운송수입금 부정행위 여부를 확인하고자 한다”며 하차를 지시하자, 이에 불응하고 “언론에 호소한다”며 위 좌석버스를 운전하여 KBS 대구방송국 등을 방문하고, 3시간 20분 가량이 지난 같은 날 15:30경에야 회사로 복귀하였다. 이로 인하여 위 좌석버스에 대하여 예정되어 있던 왕복 1회의 운행이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피고보조참가인은 위 하차지시 직전, 소외 김경영으로부터 “원고가 성명불상자 3명과 자신 등 손님 4명으로부터 버스요금으로 받은 1,000원권 지폐 4장을 상의 호주머니에 넣었다”는 제보를 받고, 운행 중이던 원고에게 위와 같이 제보 확인을 위한 하차지시를 한 것이었는데, 그후 원고가 회사로 복귀하였을 때 경찰관의 입회와 원고의 동의 아래 원고의 상의 호주머니 등을 살펴보았으나 문제의 지폐는 찾지 못하였다(원고는 그 후 피고보조참가인 관계자를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하였으나, 수사기관은 “앞서 본 제보 경위 등에 비추어 그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며 무혐의 결정을 하였다).
운행질서 문란 및 이로 인한 수입금 감소
피고보조참가인은 `타코시스템'이라는 운행정보시스템을 설치하여 `버스들이 규정된 노선 및 운행시간을 준수하는지 여부'를 감독하고 있다. 운행정보시스템은 원고 운행의 위 좌석버스를 포함한 소속 버스에 운행상황을 저장하고 메인컴퓨터에 보고할 수 있는 기기를 장착하고, 노선상 정차지점 도로변에 코드를 발산하여 차량기기가 통과지점의 시간, 장소를 인식하도록 하는 송신기 등을 설치하여, 버스마다 각 노선의 정차지점별 도착시간, 대기시간, 출발시간 등을 파악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원고 운전의 위 좌석버스 운행정보시스템상, 1997.1월 중 결행 3회(6일, 7일, 8일), 조착 1회(21일), 2월 중 결행 4회(13일, 16일, 17일, 20일), 조착 2회(3일, 4일), 3월 중 결행 2회(10일, 23일), 조착 2회(27일, 28일), 4월 중 결행 1회(29일), 조착 13회(1일, 3일, 6일, 7일, 8일, 13일, 14일, 15일, 19일, 20일, 21일, 26일, 30일)가 이루어진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같은 기간인 1997.1월부터 4월까지 원고와 동일노선에 근무하는 다른 운전기사들의 월 평균 운송수입금 2,555,000원에 비하여, 원고의 그것은 1,546,000원으로 전자의 60% 정도 수준이다.
배차지시 거부 및 무단결근
피고보조참가인 회사의 이상렬 상무는 1997.4.21, 같은 해 5.4 및 같은 해 5.8에 걸쳐 원고에게 위와 같이 운행질서를 문란하게 한 데 대하여 질책을 하고, 배차간격이 20 내지 30분으로 길고 독자노선인 37번 노선의 대구70자1074 입석버스로 배차이동할 것으로 예고하면서 미리 노선을 숙지하도록 지시하고, 이에 따라 같은 해 5.11 위 예고에 따른 배차이동을 지시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그날인 1997.5.11부터 같은 달 15일까지 이에 항의하면서 위 입석버스의 교대장소에 출근을 하지 않은 채 노조사무실, 회사 마당에 주차된 자신의 승용차 등에서 소일하였다. 그리고 같은 달 16일은 피고보조참가인 회사에 전화로 “몸살이 났다”고 통보하면서 결근하였으나, 그후 같은 달 19일 결근계만 제출하였을 뿐 몸살 여부를 알아볼 만한 아무런 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다. 원고는 같은 달 17일은 “주휴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출근하지 않았다.
판 단
지시명령 거부
피고보조참가인의 확인 경위가 제보에 따른 것으로 그 방법도 원고에게 어떤 강제력을 행사하거나 모욕적인 처사를 하지 않은 채 단지 그 확인을 위한 하차를 요구한 상황에 불과하다면, 원고가 이에 대항하여 위 좌석버스를 임의로 운행하여 그 후 예정된 운행을 방해하면서까지 그 지시에 거부한 것은 피고보조참가인의 정당한 지시명령을 거부한 것에 해당한다(결과적으로 문제의 지폐가 나오지 않았다거나 확실한 물증 없이 경찰에 신고하여 몸수색을 받도록 하였다 하더라고, 이는 지시명령 거부 이후의 상황으로써 별개의 문제이다).
운행질서 문란 및 이로 인한 수입금 감소
운행정보시스템의 구조와 기능이 앞서 본 바와 같다면, 거기에 결행과 조착으로 기록된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실제로 그와 같은 결행과 조착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결행과 관련하여서는 “운행정보시스템의 고장 또는 조작 가능성이 있으므로 그 기록 내용을 믿을 수 없고, 1997.1.6과 1.7 결행은 결빙으로 운행이 불가능하였고, 같은 해 2.13, 3.10 및 4.29의 결행과 3.23의 지연출발은 버스에 부착하여야 할 횡성판이 없거나 버스의 고장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조착과 관련하여서는 “한산한 도로사정상 빨리 운행하는 것이 불가피하였고 다른 버스의 운행형태도 그와 같은데 원고만을 비난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운행정보시스템의 고장 가능성, 결빙 등으로 인한 운행의 불가능성과 관련하여서는 갑7호증, 갑8호증, 갑31호증, 각32호증의 1, 2의 각 기재만으로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앞서 배척한 증거 외에는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조착과 관련하여서는 시내버스의 운행시간 준수가 요구되는 사정, 원고의 조착 정도 및 회수 등에 비추어 원고의 행위는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은 것으로 판단된다.
배차지시 거부 및 무단결근
배차이동지시에 어떤 명백한 부당성이 보이지 않고 오히려 원고의 운행 질서문란이 인정되어 그 사유가 납득할 수 있는 사정임에도(원고가 위 배차이동지시를 부당전직으로 보아 구제명령을 신청하는 등 불복하였다고 볼 자료도 없다) 이를 거부한 채 근무지로 나가지 않고 노조사무실 등에서 소일한 것은 그 지시를 거부함과 동시에 무단결근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몸살로 인한 결근이라는 주장 부분도 앞서 본 경위 등에 비추어 이를 인정하기 어려워 무단결근이라고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1997년도 단체협약(을2호증) 제17조 제1항과 제2항이 “회사는 조합원이 1주간 소정의 근로일을 개근하였을 경우에는 1일의 유급휴일을 준다. 단, 회사는 노사합의로 조합원별 주휴일을 지정한다”, “회사는 조합원이 자기 주간 근로일에 결근이 있더라도 주휴지정일에 근로를 제공하여 자기 주간 근로를 제공한 일이 6일이 되면 주간 개근한 것으로 인정하여 지정된 주휴일은 근로일로, 결근일은 주휴일로 인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1997.5.17이 주휴로 지정되어 있었다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6일간 무단결근을 하여 개근하였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실제 주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원고가 제출한 갑28호증은 이러한 인정과 판단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부분 역시 무단결근에 해당한다.
그 외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가 평소 노동조합 사무실과 회사 마당 등에서 동료 운전기사들에게 “회사가 망하고 사장이 바뀌어야 대우가 더 좋아지고, 사장은 운전기사의 피를 빨아 회사를 운영해 왔다”고 말하고, 1997.6.13부터 산재요양기간 중 같은 해 12.13 동료 운전기사들에게 “내가 아픈 곳이 어디 있어. 입이 아프면 아팠지 허리는 아프지 않다. 또 다시 징계를 하면 또 드러눕겠다. 사장을 골병들이겠다”고 말한 사실, 원고가 1998.2.19 5:30경 대구70자1053호 버스를 운행 중 구마고속도로 성서인터체인지 부근에서 위 버스의 엔진이 파손되는 고장이 발생하여 그 수리비로 495만원이 소요된 사실은 이를 각각 인정할 수는 있다.
그러나 폭언 등과 관련하여서는 다소 감정적이고 모욕적인 언사로 비춰진다 하더라도, 사용자와 긴장관계에 있던 노동조합 조합원으로서 평소 친분이 있던 동료 운전기사들만을 상대로 한 것으로 그 경위나 태양 등에 비추어 그 자체만으로 취업규칙 제30조 제7호 소정의 “회사 내외를 막론하고 불온적인 선동을 하여서는 아니된다” 등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징계의 정도를 정함에 있어 근로관계 지속 여부의 판단자료가 될 수는 있다고 볼 것이다.
엔진 파손과 관련하여서는, 을21호증의 1 내지 9, 을22호증의 기재와 증인 이득원, 복종규의 증언만으로는 다른 가능성을 배제한 채 “피고보조참가인 주장과 같이 원고의 고의나 과실에 의하여 그와 같은 엔진 파손이 이루어졌다”고 단정하기에 부족하다.
해고의 정당 여부
징계 규정
1997년도 단체협약(을2호증) 제40조 제1항은 회사는 “조합원이 다음 각호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해고할 수 없다”고 하면서, 징계위원회에서 해고가 결정되었을 때(제4호), 무단결근을 계속 6일 이상 하였거나 출근 성적이 극히 불량할 시(제8호)를 들고 있다.
취업규칙(을3호증) 제25조는 해고사유로써, 출근성적이 극히 불량하여 3회 이상 징계처분을 받았거나 계속해서 6일 이상 무단결근을 하였을 때(제4호), 기타 위 취업규칙에 위반한 때(제10호)를 규정하고 있고, 한편 제14조는 “근로자로 채용된 자는 회사에서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배차시간표에 따라 근무하도록 한다”고, 제29조는 “근로자는 업무상 지시명령에 복종하고 솔선수범하여 자기 업무에 전념하고 작업능률 향상에 노력함과 아울러, 서로 협력하여 회사의 질서 유지에 전력하여야 한다”고, 제30조 12호는 기본의무 준수로써 “관계법령 및 직무상의 지시 또는 명령에 복종하여 근무기강을 확립하고 질서를 준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포상 및 징계규정(을4호증) 제12조는 징계사유로써, 정당한 사유없이 6일 이상 무단결근한 때 또는 출근 불량하고 근무에 불성실한 때(제1호, 제4호) 등을 규정하고, 그 양정기준으로써 `명령, 지시를 위반하거나 이를 태만히 하였을 때(1호), 5일 이상 정당한 사유없이 결근하였을 때(5호), 담당직무를 태만히 하여 회사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게 하였거나 사손을 초래하게 하였을 때(17호)' 각각 고의인 경우 면직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고의 정당성
피고보조참가인이 들고 있는 징계사유 중 회사에 대한 폭언과 엔진 손괴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이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를 원고에 대한 해고사유로 삼을 수는 없다.
그러나, 수개의 해고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는다 하더라고 인정되는 나머지 해고사유만으로도 당해 해고처분이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해고처분을 유지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위 인정되는 징계사유(지시명령 거부, 운행질서 문란 및 이로 인한 수입금 감소 배차지시 거부 및 무단결근)는 그것만으로 이미 형식적으로 단체협약상 해고사유에 해당한다.
뿐만 아니라, 위 인정되는 징계사유의 내용과 정도, 징계사유로는 인정되지 않지만 원고의 평소 사업주에 대한 언동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면, 원고에게는 사회통념상 피고보조참가인 회사와 사이에 근로계약관계를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귀책사유가 있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된다.
결 론
원고의 구제명령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 사건 재심판정은 원고 주장의 위법이 없으므로, 결국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판사 이재홍(재판장), 마용주, 김종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